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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11/02 15:13
2019 롤드컵 8강전이 펼쳐지는 마드리드의 Palacio Vistalegre에서, 수천 명의 관객이 "페이커" 이상혁을 칭송했다. 팬들은 자리에서 일어나 사상 최고의 게이머 중 하나를 환영했다.
무대 앞자리(floor seating level)에는 코스플레이어들과 시끌벅적한 팬들, 그리고 다수의 미디어들이 가장 좋은 각도로 페이커를 촬영하려 애썼다. 그 한가운데에 한 노신사가 앉았다. 게임 대회에서는 흔히 보기 어려운 모습이었다. 그는 외투 아래에 페이커를 형상화한 캐릭터가 그려진 티셔츠를 입고 있었다. '페이커'를 연호하는 관중들은 이 한국인 프로게이머를 다양하게 부른다. 불사대마왕. 게임계의 마이클 조던. 더 간단하게는 신. 하지만 관중 뒤편에서 나머지 팬들과 함께 박수치는 남자에게, 스물세 살짜리 '신'은 그저 아들이었다. 이경준씨는 아들이 프로게이머가 되기 전 나눴던 대화를 기억한다. 그때는 십대였던 페이커가 저녁식사 시간에 말했다. 프로게이머가 되고 싶다고. "눈앞이 캄캄해졌어요." 이경준씨는 ESPN 인터뷰에서 그렇게 말했다. 하지만 페이커는 정말 프로가 되고 싶다고 말했고, 잘 될 거라고도 생각했다. 이경준씨는 아들과 타협했다. 아들이 얼마나 진지한지 알아본 다음, 그는 페이커에게 한 달만 시간을 달라고 했다. 긍정적인 면과 부정적인 면을 검토한 뒤 그는 아들의 꿈을 밀어주었고, 아들이 행복할 수 있도록 지지했다. "프로가 되려면 고려해야 할 게 많았지만, 반대하면 후회할 것 같았어요. (만약 페이커를 막으면) 원망을 살 것 같았고요. 그래서 한 달이 지난 다음 상혁이한테 물었죠. 아직도 프로가 되고 싶냐고. 상혁이는 되고 싶다고 했고.... 그래서 이렇게 말했습니다. 지지 말고, 열심히 해라." 아버지가 그렇게 격려한 뒤 페이커는 거의 그리 많은 패배를 겪지 않았고, 롤 프로게이머로서 뛴 칠 년간 끊임없이 노력했다. 프로가 된 첫 해에 LCK를 우승하고 LA에서 롤드컵에서 우승했을 때 페이커는 17살의 신인이었다. 그리고 이어진 커리어 동안 두 번 더 롤드컵에서 우승했고, 자국리그에서 여덟 번 우승했으며, 들을 수 있는 칭송은 전부 얻어냈다. 그중에는 몇 번이고 리그 MVP를 받고 롤드컵 결승전 MVP도 있다. 하지만 페이커의 커리어에서 이경준씨가 가장 선명히 기억하는 모습은 그런 승리가 아니라 2017년 중국 롤드컵이다. 4강에서 페이커와 SKT는 RNG에게 2:1로 열세였다. 티켓을 매진시킨 상하이의 홈 팬은 RNG의 승리를 응원했다. 그런 와중에도 페이커는 팀이 결승으로 올라갈 길을 찾으려 했고, 차아냈다. "상혁이가 어려운 시합을 뛰는 건 몇 번 봤지만, 우는 건 처음이었어요." 그날 밤 겪었던 후회는 아직도 페이커의 안에 남아 있다. 삼성에게 진 뒤, 2018년의 SKT는 일종의 리빌딩을 거쳤다. 그리고 페이커는 커리어 상 처음으로 경기의 절반 이상을 주전으로 뛰지 못했다. 팀은 한 번도 결승에 올라가지 못했고 잦은 로스터 변경에 시달렸다. 팀이 가라앉지 않기 위해 온갖 노력을 하는 동안 페이커는 벤치에 있었다. 롤드컵 선발전 때 다시 주전으로 돌아왔지만, 그때는 기적도 웃음도 없었다. SKT는 한국에서 열리는 세계 최대의 대회에 나가지 못했다. 2019년 베를린에서 ESPN과 인터뷰할 때 페이커는 말했다. "작년엔 롤드컵에 못 갔죠. 그리고 그 동안 사람들의 비판에 어떻게 대처할지, 어떻게 해야 잘 할 수 있을지 배웠어요." 초반부만 한번 다듬어봤습니다. 저도 오역 꽤 있을 거 같은데.... 더 하기엔 일이 바빠서....
19/11/02 17:19
[그는 지난 날 자신이 이룩한 그 업적들을 여전히 쫓고 있으며 설령 그가 4번째 우승을 거머쥐더라도 그가 과거의 자신을 따라잡지 못했다고 생각하게 되면 그는 여전히 성취감을 이루지 못한 채 남아있게 될 것이다.]
목마름. 굶주림. 프로선수로서 최정상을 노리고 그것을 유지하려는 이에게 어쩌면 제일 필요한 요소가 아닐까 생각이 드는군요. [무엇보다 이런 광고에 출연하는 것은 대중들에게 E스포츠가 무엇인지 더 잘 보여준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되도록 광고에 출연하는 것에 있어서 매우 적극적으로 임하고자 한다.] 이 부분은 현재 롤씬을 대표하고 E스포츠를 대표하는 선수로서의 마음가짐이 잘 드러나는 부분이 아닐까 합니다. 오래전 이 분야에 대한 인식을 바꾸고자 많은 노력을 했던 임요환 선수도 저런 마음이었겠죠? 일인자가 되었기에 해야만 하는 아니 할 수 밖에 없는 부분이라서 고마우면서도 미안한 마음도 듭니다. 현재의 페이커에게 고마운건 그가 인성적으로 문제될 만한 사건사고를 보여주지 않았다는거죠. 노잼 아재개그 페이커 = 티슈 2장쓰고 인성문제 얘기나온 유재석급이라서 넘나 다행입니다. + 번역 감사해요!!
19/11/02 18:28
이런 선수가 한국에서 나온 것도...
또한 롤판의 대표 스타 인성이 이러한 것도 축복이라 생각합니다. 진짜 [임] 그 분이 생각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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