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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19/02/09 01:06:59
Name 휀 라디언트
Subject [기타] 그렇다. 나는 에이밍이 형편없다. (수정됨)
누가 나에게 20대 시절 이야기를 해보라고 한다면, 누구나 그렇듯 할 얘기는 많다. 
헌데 아마 얘기의 반은 PC방 장사를 하던 시절의 이야기일 것이다.
그도 그럴것이 내 20대는 그 험한 고3과 IMF를 같이 맞으며 시작 되었고, 실직하신 아버지를 설득하여 PC방 장사를 시작하였으며, 
자본은 집담보 대출금이었기에 정말로 필사적으로 장사를 했었다. (난 지금도 그 때문에 20대 시절 연애를 못한것이라 생각한다.)
필사적으로 장사를 해왔기에 재미있는 게임을 먼저 선점해서 서비스하려는 노력도 필사적이였고, 그런저런 이유로 당시 그 시점에 쉽사리 해볼수 없는 신작게임들도 장사를 명목으로 이것저것 많이 해보았다.
대부분은 나만 재미있고 끝나던 게임들이었지만 나름 손님들이 좋아하던 게임도 찾아서 뿌리곤 했었는데, 그 중 하나가 퀘이크3 아레나였다. 
(Teen버전으로 서비스했기에 중학생까지도 서비스가 가능했다.)



왜 그랬는지는 모르겠지만 PC방 주인은 적어도 손님들보다는 게임을 우월하게 해야한다는 고정관념이 있었고, 그래서 난 이것도 스타만큼 죽어라고 팠다. 
스타를 파던 것처럼 고수들의 플레이를 찾아보았고, 당시 퀘이크3는 리플레이 기능을 지원하였기에(!) 나는 Fata1ity같은 플레이어들의 영상을 보며 가속점프나 로켓점프를 밤새 연습하고 맵을 외웠다. 그리고 동네 애들을 학살했다.
그런 와중에도 한 녀석은 나와 정말로 비등하게 싸웠다. 그리고 그 친구는 레일건 샷발이 정말로 오졌다. 
물론 미로 구조의 맵에서 게임하면 내가 압살했었지만, 탁트인 평지맵이나 섬맵에서 플레이하면 그 친구가 레일건을 잡는 순간 정말로 은엄폐를 하면서 플레이를 해야했다.
한번은 기둥 뒤로 엄폐한 뒤 저녀석이 나를 보고있을 것이라 확신하면서 왼쪽으로 슬쩍 몸을 보여주고(정말로 그쪽으로 레이저가 날아왔다!) 오른쪽으로 돌아나가서 잡았었다. 
다음겜에서 똑같은 상황을 맞이하였고 나는 다시 왼쪽으로 몸을 보여주고 오른쪽으로 뛰어나가자마자 레일건에 죽었다. 이 녀석 레일건 만큼은 진짜 인정해줬야 했다. 



이 녀석과 개활지에서 맞싸움을 하려면 로켓런쳐로는 안되었고, 그래서 나는 레일건을 연습하려 했다. 그리고 느꼈다. 
"아...이건 도저히 연습만으로는 안되겠다..."
클릭하는 순간 마우스 커서가 움직였다. 나도 모르게 힘이 들어가는듯 했다. 힘을 빼려고, 손가락을 가볍게 톡 하듯이 누르려고 무던히도 연습해봤지만, 실전에 들어가면 어김없이 손가락은 나를 배신했다. 
나름 반사신경/운동신경/순발력 이런것들이 남들에게 뒤지지 않는다고 자부해왔지만, 도저히 이 마우스 클릭만은 내 맘대로 컨트롤이 되지 않았다. 
그래서 포기했다. 그냥 로켓런처를 좀 더 연습하였고 그렇게 목가적인 학살의 나날을 보내었다.



풍월량 님 방송을 보면서 정말로 너무나 답답하고 무언가 치밀어 올라오는 기분이 들어 나도 플스4와 용과같이0를 구매했다. (사실 플레이 타임은 위쳐3가 더 길었다.) 
진짜 뭐하냐 싶은 장면들을 보면서 아니 저게 안되? 싶은 맘에 잠을 못잤고, 그래서 구매를 하고 플레이 해보면서 "봐봐. 별로 어려운 게임도 아니네." 하면서 나름 재미지게 플레이를 하던 와중이었다.
키류가 자동차를 타고, 적들이 쫓아오고, 키류가 권총을 받고, 창 밖으로 몸을 내밀고 하는 영상이 나온 뒤 인플레이에 들어갔고, 나는 잊고 있었던 무력감을 다시 한번 느꼈다.
"아...이거 X됬다..."
적들이 나오는 타이밍, 동선, 움직임 이런걸 아무리 외워도 역부족이였다. 버튼을 누를때마다 힘이 들어갔고 그때마다 조준선은 어김없이 흔들렸다. 1트, 2트...시간은 1시...내일 출근해야하는데...아 내일 오전 컨디션은 조졌네...
그날 두 자릿수 이상의 리트라이가 있었고, 1시간 동안 그 구간만 플레이 했다. 겨우 진행을 하긴 했지만 이후 엔딩까지 게임을 하면서 제일 고비였던 구간은 그 구간이었다.
어쨋든 게임은 엔딩을 봤고(나도 초승달 님처럼 울었다.), 이 시리즈 재미있네 하는 맘에 용과같이:극을 추가로 구매했고, 다시 키류가 권총을 잡고 창 밖으로 몸을 내미는 순간에 전원을 껐다. 그리고 지금까지 플레이를 하지 않고있다.



원래 연휴때마다 여행을 가곤 했었지만, 이번 설에는 그냥 쉬자는 생각이 간절해서 별다른 여행 스케쥴은 잡지 않았다. 
설때 친척들 인사다니느라 정신없을 거라는 동기의 푸념을 뒤로하며 나는 질문을 던졌다.
"야. 이번 설에 GOTY 게임 엔딩 하나 볼려고 하는데 뭐 살까? 갓오브워? 레데리2? 요 두 개가 지린다네."
부러움에 치를 떠는 동기(이 친구는 기혼이고, 난 미혼이다.)를 뒤로 하고 나는 쿠팡에서 레데리2를 질렀다. 레데리2를 고른 이유는 그냥 배송이 빨라서였다.
배송이 오는 연휴 전 금요일에 맞추어 냉장고에 맥주와 와인도 쟁여두고, 주전부리와 비상식량도 채워두었다. 
거실 테이블에 한상 거하게 펼쳐둔 뒤 방금 받은 따끈따끈한 DVD를 데크에 넣으며 혼자 중얼거렸다.
"연휴가 꽤 긴데 그냥 두개 다 살껄 그랬나?"
눈밭에서 주인공이 등장했고, 영화 레버넌트 같은 영상미를 보며 "잘 뽑았네"하고 중얼거리며 영상을 관람하고, 이윽고 언덕을 넘고, 민가에 다가가 플레이가 시작되는 순간, 그 익숙한 무기력 감이 다시 찾아왔다.
"젠장...7만원짜린데...떠내려갔네..."
어찌저찌 그 장면은 넘기고 다음 퀘스트인 눈밭의 늑대를 마주하는 순간, 나는 컨트롤러를 던졌고 지금 그 DVD는 거실 테이블에 지금까지도 그대로 던져져있다. 

난 연휴동안 언제나 그래왔듯이 칼바람과 문명5를 하며 보냈고, 지금은 스팀 세일 소식을 접하고 리스트를 보고 있다. 

그래서 드리는 질문입니다...뭐를 사면 남은 이틀을 알차게 보낼 수 있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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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02/09 01:12
수정 아이콘
위쳐3 재밌게 하셨다면 쓰론브레이커 추천합니다.
소이밀크러버
19/02/09 01:13
수정 아이콘
크크 동감합니다. 그런 의미에서 호라이즌 제로 던은 꼭 피하세요.

이틀 정도의 시간이면 스파이더맨, 디트로이트 비컴 휴먼 괜찮겠네요.
어쌔신 크리드 오디세이도 재밌습니다.(전투는 위쳐 이상, 스토리 퀘스트는 위쳐 이하)

일본 만화나 애니 스타일도 부담없으시면 니어 오토마타도 좋아요.
시작버튼
19/02/09 01:28
수정 아이콘
요즘 이런 저런 게임을 해보면서 느낀건

매일같이 다른게임을 하는데도
어느정도는 수월하게 클리어하는걸 보면
풍월량님은 게임을 잘하시는 편이라는거..
같은 게임만 전문으로 하는 스트리머들과 비교하면 못할 수밖에요
19/02/09 01:31
수정 아이콘
풍형은 잘하는 게임도 못해 보이고
못하는 게임은 핵못해 보이는 재주가 있는...
cluefake
19/02/09 01:43
수정 아이콘
리듬 같은 거 빼면 잘하시는 편이죠.
19/02/09 03:49
수정 아이콘
게임 파악은 뛰어나신데 실력은 매운맛이시죠.
그래서 풍월량님 화면을 보고도 보는 입장에서는 공략법이 금방 윤곽이 잡혀서 훈수를 두는데 하는 입장에서는 못깨고 쩔절메는 순간이 생겨서 매콤합니다. 크크
사운드커튼
19/02/09 05:43
수정 아이콘
(수정됨) 홀스형이 나이대 치고 잘하는 것처럼 보여도 종일 게임만 붙잡고 사는 사람 치고는 못하는 거라던 해설자들의 평이 떠오르네요. 게임 스트리머랑 단순 일반인의 일대일 비교는 좀 그렇죠.
물론 전프로 중에서도 다양한 게임을 잘하는 케이스가 있고 자기 게임만 잘하는 케이스가 있습니다. 하지만 강퀴가 지금 풍월량보다 10살 더 먹어도 결혼 전 풍월량보다 게임 더 잘할 겁니다.
19/02/09 16:23
수정 아이콘
리듬세상 프로게이머 홀사장님..
19/02/09 01:33
수정 아이콘
용과 같이 재밌게 하셨으면 저지아이즈 하셔도 괜찮을 겁니다. 같은 제작진이 만들었고 사격 없는...
미야자키 사쿠라
19/02/09 01:53
수정 아이콘
순간 [어 왜 롤 카테고리가 아니지] 했네요 크크...
비역슨
19/02/09 02:22
수정 아이콘
내용과는 조금 동떨어진 이야기지만 요새 APEX 레전드를 플레이하면서 스스로 에임이 쓰레기임을 매일같이 느끼고 있습니다..
19/02/09 02:48
수정 아이콘
아..아니 질문은 질게로.....!
홍다희
19/02/09 03:06
수정 아이콘
이번에 어크 오딧세이, 니노쿠니2, 디비티니2, 토탈워2, 삼탈워, 크킹DLC 등등 샀네요. 곧 40대가 될 아재 게이머의 리스트였습니다.
SadOmaZo
19/02/09 09:08
수정 아이콘
그래도 레데리2는 조준 보정이랑 데드아이로 천천히 슬로우를 걸고 조준하는게 있어서 해볼만 하실거예요.
좀 더 참고 해보세요
flowater
19/02/09 10:36
수정 아이콘
컨트롤 필요없는 로스트 아크 ?? 나중에 레이드 돌땐 컨트롤이 필요하긴 하더라고요
그놈헬스크림
19/02/09 10:53
수정 아이콘
사실 dvd가 아니라 블루레이...
쿼터파운더치즈
19/02/09 11:20
수정 아이콘
저도 에임 쓰레기에 반응구려서 FPS 사격류 시스템 정말 싫어해요 공감갑니다 글 내용 ㅠㅠ 호라이즌 제로던할때 진짜 패드를 얼마나 많이 내팽겨쳤는지..그래서 많은분들이 좋아하시는 서양 어드벤쳐게임들을 좋아하지 않아요
그래도 레데리는 설정에서 자동조준세팅도 되고 안되는 구간은 스킵도 가능해서 괜찮더라구요 총못쏘겠다 싶은 구간은 그냥 총쏘는거 포기하고 자체사망으로 죽음화면 봐서 스킵할 수 있습니다 레데리 다시 해보셔요
드아아
19/02/09 12:23
수정 아이콘
다크소울 3요. 뭐 당연히 사셨겠지만
스덕선생
19/02/09 15:53
수정 아이콘
에이밍이 안 좋은것까진 다른 게임도 못 하니까 그런갑다 하겠는데 FPS만 하면 어지러워서 도저히 못 하겠더군요
러블세가족
19/02/09 16:07
수정 아이콘
"그 원딜" 얘기인 줄...
섹시곰팅이
19/02/09 18:02
수정 아이콘
저도 FPS는 패드로 도저히 못하겠더라구요 그래서 언차티드 호라이즌 제로던 등등 건들이지도 못하고 있습니다 크크크
19/02/10 01:37
수정 아이콘
음 아이디가 제가 판타지소설중 제일 좋아하는 캐릭이라 정감가네요..
좌종당
19/02/10 02:46
수정 아이콘
문명6은 안하시나요
유아린
19/02/10 17:07
수정 아이콘
오토에임 잡아주는 블러드본 강추드립니다.
19/02/11 11:30
수정 아이콘
솔직히 제목 보면서 "에이밍이 일베를 하긴 했지만 그래도 형편없다고 할 것 까지야..." 생각하면서 클릭하신 분 스무 명 쯤 될 겁니다
arq.Gstar
19/02/11 14:49
수정 아이콘
퀘이크 좋아하는분 만나니까 반갑네요. 저도 참 좋아했는데 ... 하필... 제일 좋아하고 많이했던 시기가 고3이었네요..ㅠ.ㅠ;;;
19/02/12 01:28
수정 아이콘
오버워치 하세요...
평양냉면
19/02/12 08:57
수정 아이콘
용과같이 총격전 너무 공감되네요 크크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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