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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18/07/28 15:26:54
Name 손금불산입
Subject [오버워치] 오버워치 리그 그랜드 파이널 1차전 감상
1. 키포인트였던 서브힐러들

개인적으로 이번 플옵 메타에서 서브힐러들의 활약을 매우 중점적으로 보고 있습니다. 호라사와 저격딜러로 인해 아예 메르시 원힐이 정석 조합 중에 하나로 자리 잡은 상황에서 서브힐러가 타 포지션을 소화했을 때 어떤 기량이 나오게 되는가가 팀 전력에 꽤 중요한 부분을 차지하고 있다고 생각을 하거든요. 그게 단적으로 드러난게 지난 런던과 발리언트의 준결승 매치업이었다고 생각합니다. 지금은 리그 최고의 젠야타이며 그걸로 MVP까지 먹었던 쪼낙도 젠야타를 버리고 로드호그를 들어야만 하는 상황이 나오는 메타이니..

그것의 영향일지는 몰라도 필라델피아는 3, 4세트에서 아예 주전 서브힐러인 붐박스를 빼버리고 경기에 임했습니다. 필요한 경우에는 핫바 선수가 젠야타를 플레이 하는 방식이더군요. 반대로 런던의 비도신은 라인업에서 빠지지 않고 젠야타를 플레이하든, 로드호그를 플레이하든, 심지어 트레이서를 플레이할 때도 팀에서 1인분을 충분히 해냈습니다. 물론 준결승 때처럼 경기를 터뜨릴 수준은 아니었지만... 서브힐러가 잦은 역할군 변경에서 모두 1인분을 해냈다는 것은 그것만으로도 박수를 받을만한 일이죠. 특히 3세트 아이헨발데에서는 A거점을 뚫어내는 순간의 로드호그, 그 이후 성문 앞을 뚫어내는 순간의 트레이서가 모두 큰 역할을 해주면서 승기를 가져오는데 큰 공헌을 했습니다. 물론 필라델피아가 서브힐러를 뺀 것이 패인으로 작용하는 요소는 아니었지만 결과적으로 서브힐러의 활약에서 승리한 런던이 경기도 가져오게 되었군요.




2. 딜러로 흥한 팀, 딜러에게 압도당하나?

누가 뭐래도 필라델피아 퓨전은 딜러들의 힘으로 여기까지 올라온 팀입니다. 카르페야 말할 것도 없고 이코의 폼도 리그의 어떤 딜러를 데리고 와도 밀리지 않을 정도로 엄청난 상승세를 탔었죠. 하지만 오늘 경기에서 이들의 영향력은 상대 팀 런던의 버드링-프로핏 듀오에 미치지 못했습니다. 순간순간 번뜩이는 플레이는 여전했고 그것이 잠깐잠깐의 교전 승리를 가져오긴 했지만 경기 전체를 장악해버리며 팀을 말그대로 하드캐리하던 모습은 보이지 않았습니다. 오히려 유리한 아웃넘버 교전 상황에서 확정킬이 안나오면서 오히려 팀원들이 죽어나가고 순식간에 점수를 내주는 장면이 여러번 나올 정도였죠. 물론 버드링과 프로핏이 워낙 잘한 것도 있었습니다. 그리고 이코 같은 경우에는 플옵 들어와서에 2인분 씩을 담당해서 그렇지 오늘 1인분 정도야 충분히 했다고도 볼 여지가 많습니다. 다만 카르페 같은 경우에는 플레이오프 전체를 본인의 이름으로 지배하던 그 모습이 거의 보이지 않았고, 필라델피아 팀 자체가 딜러들이 멱살잡고 이끌어오던 팀이라는 것을 생각해보면 이들이 상대팀 딜러들에게 우위를 점하지 못한다거나 부진에 빠지게 되면 팀이 패배할 수 밖에 없다는 것은 당연한 일이기도 합니다.

반대로 런던 스핏파이어의 딜러 듀오들의 폼은 1라운드 때의 그것을 연상케 할 정도로 많이 올라와 있는 느낌입니다. '겐트를 각자 다 잘하는 듀오'라는 데에서 이미 이야기가 끝날 정도로 둘 다 영웅폭에 매달리는 선수들도 아니라는 점도 현 메타에서 꽤 도움이 되는 듯한 느낌. 다른 팀들은 조합 바꾸려고 이단 스왑까지 하는 와중에 런던 이팀은 요새 한조랑 위도우도 서로 번갈아가면서 플레이하더군요. 4세트 수비 상황에서 비비려고 들었던 메이의 궁극기 게이지가 꽤 차자 그대로 메이 들면서 바로 다음 한타 때 상대 라인하르트를 빙벽으로 고립시키고 궁극기 채워서 팀 전멸시키며 폭주 게이지 띄우던 모습은 소소한 명장면. 다른 변수가 아주 많다고는 하지만 어쨌든 이번 그랜드 파이널의 최우선 포인트는 필라델피아 딜러진들의 활약이 어느정도이냐 입니다. 내일도 버드링-프로핏 듀오가 카르페-이코 듀오를 억제하는데 성공한다면 초대 오버워치 리그 우승 트로피에 런던 스핏파이어 이름이 새겨질 확률이 매우 높겠죠.




3. 최고의 활약을 보여준 런던 탱커진

개인적으로 이번 경기 MVP를 뽑으라고하면 단연 제스쳐. 그야말로 박지성급 활동범위를 보여줬습니다. 경기를을 접수하는건 딜러이지만 그 판을 깔아주는건 탱커라는 말에 100% 부합한 활약이 아니었을지. 윈스턴으로 그렇게 뛰어들면서도 정작 가장 마지막까지 살아남는 모습이 꽤 인상적이었습니다. 개인적으로는 그 논란의 필라델피아 메인 탱커가 플옵 들어서 폼까지도 나름 좋은 모습을 보여주기에 굉장히 짜증이 났었는데 오늘 경기에서는 그야말로 그 존재감을 지워버릴 정도였습니다. 사실 요즘 메타에서는 탱커들의 역할이 꽤 제한되고 딜러들의 프리딜각을 열어주는 것 위주로만 움직이면서 탱커들의 존재감이 많이 떨어졌었는데 오늘 경기에서 제스쳐와 햘약은 메타를 비웃기라도 하는 것 처럼 대단했습니다. 퓨리 역시 궁극기를 여럿 먹어내면서 서브 탱커 그 자체를 보여주지 않았나 싶습니다. 2층 견제, 궁극기 차단, 파라 보기, 매트릭스 활욕 등 디바가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해내며 팀 승리에 공헌했죠. 물론 오늘 필라델피아의 디바들, 핫바와 포코가 자폭에서 엄청난 존재감을 보여주면서 분전한 덕에 스포트라이트가 디바 전에서는 그 쪽으로 쏠리긴 했지만...




4. 그래서 내일은?

필라델피아의 카르페와 그 메인 탱커. 그 둘이 얼마나 폼을 되살리느냐가 주요 포인트가 될 듯 합니다. 당연히 그 중에서도 카르페. 위도우라는게 안맞기 시작하면 계속 안맞아버리는 경향이 있는지라 하루만에 다른 모습을 보여줄 수 있을지 의문이긴 합니다만... 카르페가 트레이서도 잘한다지만 런던 스핏파이어에게 겐트로 맞붙는 것은 자살행위에 가깝습니다. 물론 애당초 나오지도 않겠다만... 솔저나 맥크리가 힘쓸 수 있는 메타도 아니고 무조건 위도우 폼이 되살아나서 버드링에게 위도우 미러전을 압승하는 것이 필라델피아의 유일한 돌파구가 아닐까 싶습니다. 암울한 점이 있다면 카르페만 밀리고 있는게 아니라 다른 포지션에서도 전체적으로 런던에게 밀리고 있다는 점. 다만 기세를 탔을 때의 필라델피아의 무서움이란 플레이오프 무대를 통해 계속해서 확인해봤으니 제정신만 차린다면 내일 경기 역전승이 나오는 것도 이상한 모습은 아니겠지요.




5. 오늘 경기 놓칠 수 없는 명장면



마지막 15초간 프로핏의 트레이서 5연킬


(1) 반피 콜이 나온 메르시를 물어서 킬

(2) 역행쓰고 본인을 놓친 카르페의 트레이서 뒤를 물어서 한탄창 컷

(3) 로드호그에게 펄스 부착 킬

(4) 외롭게 남아있는 오리사 킬

(5) 어떻게든 전황을 모면하기위해 자폭을 날린 포코의 송하나가 메카에 탑승하기 전 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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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thereum
18/07/28 15:41
수정 아이콘
프로핏 트레이서의 엄청난 하드캐리..
ridewitme
18/07/28 15:43
수정 아이콘
라이브로 봤고 마지막 장면은 정말 최고였네요.

1. A막히는 위기에서 퓨리의 미친 자폭(3킬?)으로 런던이 간신히 뚫어냄

2. 런던이 궁극기가 유리한 상황에서 넵튜노 자르는데 성공하고 바로 들어가면 되는상황

3. 필리 망하기 직전에 포코의 신들린 각폭 성공(2킬?)으로 기적같이 걷어냄

4. 난전 끝에 다 걷어냈다고 생각했는데 남아있던 프로핏의 한조가 미친듯이 잡아서 거의 거점에 남아있는 선수가 거의 없던 상황에 혼자 게이지 올림 - 0.7퍼센트 남기고 필리 비비는데 성공

5. 마지막 한타 남은 상황에서 프로핏의 미친 각성..

너무 재밌었어엽
손금불산입
18/07/28 15:50
수정 아이콘
사실 4번에서 거점 못밟고 그대로 끝났어도 역대급 장면이었을듯 합니다 크크크 마지막 장면은 다 좋은데 옵저버가 저걸 못잡아서...
国木田花丸
18/07/28 15:46
수정 아이콘
확실히 필라델피아는 그 메인탱이 고민 거리라고 봐요.
포코-핫바면 리그에서 준수한 서브탱커들인데, 메인탱이 되려 발목 잡고 있는 모양새를 많이 보여주는 듯.
레가르
18/07/28 16:29
수정 아이콘
그래서 프래기를 한번은 썼어야 한다고 봐요. 그녀석 징계 풀리자마자 프래기를 어떻게 단 한번도 쓰지 않고 후보로 넣어놓을수 있는지..
사파라
18/07/28 16:30
수정 아이콘
국내팬들에게 온갖 비아냥을 들으면서도 그탱커를 안고갔는데 지금활약은 많이 못미치죠 개인적으론 쌤통이긴 합니다
Aneurysm
18/07/28 22:52
수정 아이콘
사도가 엄청 못하진 않지만, 리그 상위급 메인 탱커까지는 아닌것 같은데
오랜 시간 합맞춰온 프레기 버리고 사도만 계속 고집하는건 이해할수없더군요.
레가르
18/07/28 16:27
수정 아이콘
놓칠수 없는 장면을 놓친 옵저버...
마지막 임팩트도 좋았지만 포코가 궁대박으로 막아내고 그리고 뚫리기 직전에 다시 합류해서 지키는것도 압권이였습니다.
1세트 필라가 추가시간에 밀어내는 저력을 보여준것도 좋았구요.

다만 필라가 오늘 같은 경기력이면 내일은 일방적으로 질수도 있겠다 생각이 듭니다. 필라 2딜러는 아직도 강하다고 생각합니다. 다만 탱커차이에서 해당 딜러들이 딜을 더 넣을수 있느냐가 갈렸다고 보여지구요. 그 전까지는 그럼에도 필라 딜러들이 딜을 넣어서 이겼다면 지금은 그렇게 되지 않는것 같구요.

내일 새벽부터 경기인데 누가이기든 3차전은 끌고 갔음 좋겠습니다.
18/07/28 18:42
수정 아이콘
정의구현으로 런던 우승 가즈아~
18/07/28 21:43
수정 아이콘
1번 항목은 사실 핫바의 젠야타/모이라가 그전 경기들때부터 나쁘지 않은 편이었어서 크게 갈린 요인은 아니었다고 봅니다. 아이헨발데에서 핫바 비도신 젠야타 전에서 핫바가 이겼던 킬로그도 있긴 했구요 크크;
라인 많이 쓸 수 있는 메타에서 프레기를 안쓰는게 아쉽긴 하네요, 다만 한국인들은 싫어하겠지만 퓨전에서 사도의 비중이 징계 풀리기 전부터 플레잉코치와 유사한 느낌이고 프레기의 스승 같은 역할을 했다는 소문들이 있어서 이번 시즌에서는 퓨전에서 사도를 빼고 가는게 어려울 겁니다.

버드링/프로핏의 준수한 더블한조, 더블트레 플레이가 이 팀을 더 강하게 만드는 것 같습니다. 시즌 초에 비웃음의 상징이었던 프로핏의 육군 파라도 환골탈태했구요, 마지막 교전에서의 트레이서는 정말 소름이었습니다.

조금만 자고 새벽 경기 봐야겠어요 재미있을것 같습니다.
손금불산입
18/07/28 23:24
수정 아이콘
네 1번은 결과적으로만 그리됐지 이번 매치업에서 큰 변수가 되진 못했죠. 그래도 비도신이 트레이서로 제몫하는게 재밌더군요. 해설들이 말하기로는 숙소때 매번 트레한다고 들때마다 욕먹었다던데 크크
18/07/28 23:51
수정 아이콘
크크 비도신이 핫바 트레전 이겼던거 같군요. 점점 멀티플레이어의 역할이 중요해지는 것 같아요. 2힐이 강제되지 않는 메타라는게 재밌는 상황을 많이 만들어내는 것 같습니다.
Aneurysm
18/07/28 22:53
수정 아이콘
옵치 대회에서 가장 멋있는 장면은 누가 뭐래도 겐지가 용검으로 다수킬 낼때인데,
요즘 겐지가 죽어버린게 아쉽네요.
레드미스트
18/07/28 23:21
수정 아이콘
그럴 때는 컨텐더스의 GC부산 웨이브 경기를 보시는 게...
현재 메타에서 거의 사장되다시피 한 나노용검으로 경기마다 한 세트씩 휩쓸고 다닙니다.
18/07/29 00:07
수정 아이콘
한 두명의 영웅을 극한까지 다루는 선수보다 여러 영웅을 상황따라 적절하게 쓸 수 있는 선수가 유리한 메타라서
비도신같은 힐러가 빛을 발할 수 밖에 없는 것 같아요. 팀적으로도 그런 비도신을 적재적소 활용하는 방식을 꾸준히 연습한 느낌이구요.
딜러진도 같은 연장선상에 있다고 봅니다. 물 만난 고기마냥 메타를 자유자재로 가지고 놀아요.
2스나로 상대하다가, 브리기테로 받아치기도하고 트레로 깜짝승부수도 던지고.. 프로핏이 리그 최고의 파라라곤 못하겠지만
'네가 상대할 여러 카드 중의 하나' 로서의 파라로는 상당히 귀찮게 만들 수 있었던 것 같아요. 필라델피아는
말씀하신대로 딜러캐리에 의존하는 팀인데, 그 선봉장인 카르페가 이른바 '긁히는' 활약을 보여주지 못해 아쉬울 것 같네요.

그래도 승부의 행방을 결정한 건 탱커진이었다고 봐요. 특히 메인탱 싸움에서의 격차가 크게 작용했다고 봅니다.
포코-핫바의 엄청난 폭발력이 주목받긴 했지만, 진짜 진국은 제스쳐의 전장 장악력이었습니다. 필라델피아 선수들 화면이 잡힐 때
항상 거기에 제스쳐가 있어요 크크크. 필라델피아는 제스쳐를 제대로 묶어두지 못하면 힘든 경기를 할 거라고 생각해요.

본방으로 보는데 무대도 엄청 멋지고 관중들도 열정적이라서 가서 응원하면 얼마나 신날까 싶더라구요.
엠스플은 이런 무대를 현장중계 안할거면 도대체 왜 중계권을 사온건지.. 큰 경기는 TV송출도 하겠다 그러더니 어느샌가 사라져버렸고..
아무쪼록 두 팀 다 재밌는 경기로 팬들의 성원에 답해줬으면 좋겠네요. 좋은 글 감사합니다.
화이트데이
18/07/29 17:29
수정 아이콘
저도 메인탱에 한 표 던집니다. 제스처 있는 경기와 없는 경기에서 런던의 경기력 차이보면 느껴지죠.
제스처가 빠진 런던은... 나사 하나 빠진 수준을 넘어서서 팀이 안 굴러가는 느낌입니다.

물론 포코, 핫바도 정말 잘했습니다. 거의 맵핵 수준의 궁각이었죠.
O2C4R.H.Sierra
18/07/29 06:55
수정 아이콘
런던이 초대 챔피언을 가져갑니다!
Jon Snow
18/07/29 10:46
수정 아이콘
오버워치 최강은 유럽이네요!
18/07/29 10:49
수정 아이콘
런던광역시 GC런던 축하축하!!
화이트데이
18/07/29 17:27
수정 아이콘
APEX 시즌4 때부터 느끼는거지만... 오버워치판 최고 재능러 둘 뽑으라면 리베로. 프로핏 둘 뽑을 것 같습니다.

특히 프로핏은 '최근에 안하던 영웅이지만 오랜만에 해봄' 같은 경쟁전에서나 할 법한 행동을 해서 진짜 먹히는 거의 유일한 선수인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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