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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17/04/22 22:46:42
Name 티모대위
Subject [LOL] LCK에서 승리하는 법: 준비의 힘
오늘 2017 LCK 스프링 결승전이 끝났습니다.

결과는 다들 아시다시피.... 바로 그 팀이 또 해먹었(?)습니다.

저는 MIG-아주부-CJ 팬으로서 2012년도부터 롤을 봐왔습니다. 그간 수많은 팀들이 LCK역사 속에서 부침을 겪었고
그 중에서 강자로 군림했던 팀들이 있었습니다. 아주부와 나진의 라이벌리는 많은 사람들의 피를 끓게 만들었죠.
하지만 롤판이 빠르게 변하는 만큼 그들의 왕좌는 영원하지 않았습니다. 여러 팀들이 LCK의 왕좌에 올랐고, 또 내려왔지요.

그게 얻그제 일 같은데... 어느 새 정신차려 보니 SKT T1은 사상 최초의 LCK 6회 우승을 달성했네요.
과거 SKK를 꺾었던 삼성 선수들이 뭉친 KT조차도 그들을 넘지 못했습니다.
롤판에 영원한 강자는 없다던 명제를 지워나가는 듯한 SKT T1의 힘은 무엇일까요?
아래에 지금까지 제가 생각하는 해답을 적어 보겠습니다.


1. 최강의 변수, 페이커 : 불가능을 가능으로 만드는 사나이, 누구도 보지 못하는 틈새를 보는... 마안을 가진 남자.

2. 최후의 관문, 뱅 : 팀의 최후 보루를 책임지는 SKT의 살아 움직이는 쌍둥이 포탑.

3. 무결한 상수, 울프 :  마지막으로 못했던 경기가 언제였는지 기억도 잘 나지 않는, 언제나 잘해서 오히려 눈에 띄지 않는 SKT의 기둥.


그런데, 제가 위 3명의 선수만큼이나 중요하게 생각하는 단 하나의 요소가 있습니다. 저는 그게 바로 준비의 힘이라고 생각합니다.

롤이라는 게임은 상대적이어서, 잘하는 팀은 부진하다가도 잘하고, 못하는 팀은 잘하다가도 귀신같이 무너져 내립니다.
정말 잘하는 것 같던 팀도, 더 강한 팀을 만나면 여지없이 무너져 내리는 모습을 우리는 많이 보아왔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LCK에서는 언제나 예상 외의 결과가 발생하곤 했죠.
이렇게 양 팀의 격차가 잘 드러나는 게임인데 어째서 예측 밖의 결과가 나올까요?
그것은 각 팀의 기량 외에, +@로서 작용하는 요소가 있기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너무 오래 전 이야기를 하기보다, 최근 KT를 예로 들어서 말해보겠습니다.

KT는 2라운드 들어서 삼성전을 기점으로 상당히 심각한 부진을 겪었습니다.
누가 봐도 저렇게 질 팀이 아닌데, KT는 무너져 내렸습니다. 그것도 대부분을 역전패했지요.
그런데, 그렇게 상처입은 채로 포스트 시즌에 돌입한 KT가 천적이라 불리던 MVP 상대로 완벽한 승리를 따냈죠.

그리고 많은 분들을 놀라게 했던 플레이오프.. KT는 3:0 승리로 삼성을 잡아냅니다.
2라운드 때 정신 없이 얻어맞았던 KT는 보이지 않았죠. 그리고 그 승리의 원동력은 바텀 집중공략이었습니다.

삼성은 KT보다 준비할 시간이 많았습니다. 그리고, 자신들의 약점도 아마 알고 있었을 겁니다. 삼성의 미드-정글은 매우 공고하죠.
KT가 아마 봇라인을 후벼파고, 거기서 발생하는 불균형을 통해 탑 라인에서도 이득을 가져오려 한다는 걸 삼성에서 예상 못했을 리 없습니다.
그런데, 차이는 그릇의 크기에서 발생했습니다.


제가 말하는 그릇이란 다름아닌, 준비의 역량과 시간을 담아 경기력으로 만들어낼 수 있는 그릇을 말합니다.
룰러 선수는 작년 롤드컵 때에 아쉬운 모습을 보였던 진을 갈고 닦아서, 자신의 주력 챔피언으로 만들어 버렸습니다.
그런데, 이런 과정을 플레이오프를 준비하는 2주 가량의 시간 내에 다시 해내는 것은 역시 쉬운 일이 아니었던 겁니다.
결국 봇듀오의 좁은 챔프폭이 삼성의 발목을 잡았고, KT는 이를 통해 삼성을 무너뜨립니다.

챔프 폭은 곧 전략의 폭으로 연결되며, 전략의 폭이야말로 길고 긴 준비 시간을 의미있게 만들어주는 핵심 개념입니다.
매우 극단적으로 말해서, 선수단의 전략의 폭이 넓지 않다면 준비 시간을 1주를 주든, 한달을 주든 똑같습니다.
경기에 사용할 조합과 밴픽 구상을 하고 나면 나머지 시간 동안에는 컨디션 조절과 경기력 유지 말고는 할게 없다고 봐도 과언이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삼성은 봇듀오의 챔프폭을 2주 내에 늘릴 수 없었고, 결국 기존의 방식을 고수할 수밖에 없었던 겁니다.
반면에, 시즌 내내 삼성의 룰러-코장에 밀려 출전 횟수가 적었던 스티치-레이스가 3세트에서 KT 상대로 좋은 모습을 보였죠.
저는 삼성이 3세트를 충분히 이길 수 있었다고 봅니다. 그 이유는 간단하게도, 스티치-레이스에게는 다른 색깔의 그릇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그들은 룰러-코장과 다른 그릇을 가지고 다른 내용물을 담아 왔기에, 기존의 룰러-코장을 겨냥하여 준비한 KT에게 대응이 가능했던 거죠.

그렇게 삼성을 이기고 올라선 KT 앞을 막아선 것은, 최종 보스 SKT였습니다.

SKT는 정규 시즌 우승을 했기 때문에, 정말로 길고 긴 준비 시간을 가질 수 있었습니다.
그간 SKT의 압도적인 모습을 익히 봤던 저로서도 의구심이 들었죠.
SKT는 이토록 긴 준비기간을 전부 자신의 그릇에 담을 수 있을까?

그리고 오늘 경기를 보고서는 깨달았습니다. SKT의 진정한 힘이 무엇인가를..
이 팀은, 다른 팀에 비해서 그 그릇의 크기가 다릅니다.
준비가 부족해서, 상대에게 허를 찔려서 패배한 적이 있을지언정, 충분한 연마와 전략 수립을 거친 뒤에는..
그 준비한 시간과 비례하는 힘을 결국에는 갖추게 되는 팀이라는 것이죠.

긴 시간을 주면 어느 팀이든 다 강해지게 마련입니다. 하지만 대부분의 팀들은 일정 이상의 준비를 거친 뒤에는 그릇이 가득 차 버려서,
더 이상 준비의 역량과 시간을 담지 못하게 됩니다. 그릇의 크기를 넓히기 전까지는 준비시간의 효과를 누리지 못하게 되는 거지요.
그런데 SKT는 다릅니다. 그들은 시간을 주면 줄 수록 강해집니다. 그들은 다름 아닌, 수행할 수 있는 전략과 역할의 폭이 압도적입니다.
어떤 팀보다도 다양한 챔피언과 전략을 구사할 수가 있습니다. 그리고 그 뒤에는 롤 역사상 최고의 코치, 김정균 코치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김정균 코치를 준비의 제왕이라고 부르고 싶습니다.
큰 경기가 있을 때마다 얼굴을 덮는 다크서클과 함께, 잠조차 제대로 못 잔다는 그의 인터뷰를 보며 저는 그런 생각이 들었죠.
'도대체 코치가 해야 할 일이 왜 저렇게 많은 걸까? 저 시간과 노력이 정말로 의미가 있을까?'
그리고 제 의문에 대해서 SKT는 롤드컵 역사상 최고승률 우승으로, 사상 최초 롤드컵 3회, LCK 6회 우승으로 대답했습니다.

그 누구보다도 크고 튼튼한 그릇을 빚어 내고, 완성된 그릇에 끊임없이 경기력을 채워 넣는 SKT 코치진..
부진은 있어도 몰락은 없다는 것은 그들을 두고 하는 말이 아닐까요?


글이 너무 길어서 걱정이네요... 이 글을 명료하게 요약할 능력이 없는 관계로.. 이대로 글쓰기 버튼을 누를 수밖에 없군요..

롤 계의 마왕 같은 모습으로 군림하는 SKT..
오늘 무릎 꿇은 KT가 다시 도전하여 왕좌를 얻을 수 있을 것인지, 아니면 또 다른 도전자가 그들을 위협할 수 있을지 지켜보는 것도 흥미로울듯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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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nobbism
17/04/22 22:51
수정 아이콘
페이커가 너무 사기스러운 것 같습니다.

으레 시그니처픽이라고 해서 선수들마다 주로 선호하고 승률이 높은 픽이 있는데

이 선수는 모든 픽이 다른 선수들 시그니처 픽 수준인거 같아요.
코치진이 야 우리 피즈 준비해야해 이거 연습해 해서 몇날며칠 갈고닦아야 쓸 수 있는 정도가 아니라

상혁아 결승 때 피즈 쓸 수 있겠어? 네

그리고 이 차이가 다른 팀보다 워낙 큰 것 같아요
티모대위
17/04/22 22:56
수정 아이콘
예전에 어떤 댓글을 본 적이 있습니다.
"김정균 코치는 페이커가 얼마나 사랑스러울까, 무엇을 요구하든 다 해낼 수 있는 선수잖아"

페이커라는 선수가 담아낼 수 있는 전략의 폭이 너무나도 넓은 것 같습니다. 이것이 다른 팀과의 차이를 만들죠.
snobbism
17/04/22 23:11
수정 아이콘
SKT가 준비하는 것 이상으로 준비할 수 있고, 그게 가능하다면 SKT를 몰아붙일 수 있다는 걸 보여준 유일한 팀이
작년 롤드컵 4강에서의 락스라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4경기에서 벵 더 정글 갓 기 님께서...
티모대위
17/04/22 23: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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락스가 진짜 강적이었죠.. 정석부터 변수창출까지, 굉장히 스펙트럼이 넓었던 팀이었고.. 초고속 합류전이 가능하다는 점에서는 SKT를 능가하는 모습까지 보였던 팀이죠. 구락스 팬분들은 많이 그리우시겠네요..
VinnyDaddy
17/04/22 23:39
수정 아이콘
작년 SKT T1 자체 필름중에 그런 장면이 있었어요. 꼬치가 경기전에 대기실에서 수첩을 넘기며 막 뭐라고 페이커에게 설명을 하자, 페이커가 간단하게 "저 그거 돼요."라고 답하고, 그걸 본 꼬치가 "그래?"하면서 환하게 웃는 모습. 티모대위님 댓글을 보니 그 장면이 확 떠오르네요.
비역슨
17/04/22 22: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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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T가 이번 결승전 정말 준비 잘 해 왔다, 하면 의심의 여지 없이 "네" 지만, SKT가 준비하고 현 시즌7 메타를 해석한 이 결승전 시리즈에서의 방식을 다른 팀들에게 시간을 주면 그대로 체득해서 따라할 수 있겠냐고 물으면 선뜻 "네" 라고 답하기 힘드네요. 너무 완벽하게 판을 잘 짜왔지만, 그것을 소화하는 선수들의 역량도 흠잡을 데 없는 수준이라 가능했던 준비 방식이 아니었나 싶은 생각이 들어서... SKT가 인게임이나 게임 밖에서의 연구와 준비나 흠잡을데 없이 그냥 최고의 팀이라는 것만 확실히 확인한 결승이었던 것 같습니다.
티모대위
17/04/22 2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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준비한 전략의 폭과 날카로움도 그것을 수행해낼 수 없다면 무용지물이겠지요.
SKT는 그 모든 준비의 시간을 힘으로 바꿀 수 있는 팀이라서 무서운 것 같습니다.
볼레로
17/04/22 23:04
수정 아이콘
3경기 룰루 미드로 돌리는게 엄청났죠.
피즈 카르마 룰루라니 진짜 생각도 못했네요.
티모대위
17/04/22 23: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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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상하는 거의 모든 것이 가능한 미드라이너가 팀에 이렇게 축복이지요.
17/04/22 23:18
수정 아이콘
'기존 메타를 더 다듬을 것인가? 아니면 그것을 카운터 칠 것을 준비할 것인가?'

SKT1의 대답은 후자였던거 같아요.
코치진의 노력도 많이 있었던거 같고, 오늘 경기 후 인터뷰를 보니 선수들도 많이 연구한 것처럼 보였습니다.

이제 MSI 대비해서 어느정도 격변의 패치가 기다리고 있는데, SKT1 은 그닥 걱정되지 않네요.
충분히 고민하고 연구해서 메타에 적응할 것이라 생각합니다. 그것도 다른팀보다도 빨리요..
카바라스
17/04/23 02:40
수정 아이콘
Msi버전은 지금메타랑 거의 똑같습니다 작년 메이지대격변 패치 용패치도 msi 끝난뒤 버전부터죠.
17/04/22 23:22
수정 아이콘
플옵 마치고, 실질적으로 킅이 준비할 시간이 한 5일 정도였을 것 같은데
새로운 걸 준비해오긴 힘들었겠죠

새로운 걸 준비했더라도 완성도가 떨어졌을 거며
레드 사이드 skt한테 소용없을 것 같았습니다
그래서 2경기 레드 택하지 않는 게 좀 아쉬움으로 남구요

뱅 선수가 트위치/케이틀린 위주로 연습했다 했을때
kt가 질수밖에 없었네라는 생각이 들었네요

skt 우승 축하합니다
kt는 서머 열심히 준비하자구요..
끝난거 아닙니다
숱한 밤들
17/04/22 23:36
수정 아이콘
3대0에서 끝나서 못보여준 카드가 뭔지가 너무 궁금하네요 흐 SKT 축하합니다!
17/04/22 23:42
수정 아이콘
미드라이너의 꿈이자 로망이죠...
모든 챔프를 장인 수준으로 다뤄버리니..
존재하는이유
17/04/22 23:52
수정 아이콘
초중반이 무지 강력한 KT상대로 준비한 쉴드메타가 너무 딱 맞아떨어졌네요
1경기 룰루 쉔 리신
2경기 룰루 카르마 리신
3경기 룰루 나미
진짜 한턴만 버티면 KT는 할게없더군요
티모대위
17/04/23 07: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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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드조합의 무서운 점은 딜견적이 안나온다는 점인 것 같습니다.
얼마나 퍼부어야 상대를 녹일 수 있는지 계산이 너무 힘들어요...
이러면 끊어먹기에 특화된 작전걸기 조합을 가져온 KT로서는 고통받을수밖에 없죠.
첫걸음
17/04/23 00:09
수정 아이콘
전략을 짜는 코치, 그걸 실제로 보여주는 선수의 조합이 없으면 할수 없는 일이죠
코치는 그걸 해내는 선수들을 보면서 얼마나 든든할 것이며 선수들은 최고의 전략을 짜오는 코치를 보면서 얼마나 믿음직스러울까요?
오늘 완벽한 하모니를 보여주는 걸 보면서 응원자인 저도 즐거웠습니다.
방민아
17/04/23 00:14
수정 아이콘
빠른별 코치의 영입도 큰 힘이 된 것 같아요. 기존의 skt는 구멍의 수습이 좀 느리지만 꼭꼭 메워가고, 상대의 변수는 차단하고 내가 잘 하는것은 다져가면서 그리고 그 틀 안에서 한 두개를 꼬아버리는 팀이었어요. 그런데 이번 시즌은 시즌 중에도 대처가 보다 유연해졌고, 결승에선 기존의 틀을 부셔버리는 조합들을 갖고 나왔습니다. 그리고 이것은 앞서 언급한대로 빠른별코치의 힘이 컸으리라 생각합니다.
티모대위
17/04/23 07:58
수정 아이콘
확실히 빠별코치가 온 뒤로 팀이 더 빠르게 변화하고 더 유연해진 것 같습니다. 굉장히 아이디어가 많은 코치라는걸 알고는 있었는데, 팀에 정말로 눈에 보이는 영향을 주는 것 같아요.
눈물고기
17/04/23 00:16
수정 아이콘
솔직히 현KT는 구 락스보다도 약하다 보는지라, 구 락스도 못넘은 SKT를 넘을 거란 생각은 들지 않네요..
아이군
17/04/23 06:16
수정 아이콘
음... 일리가 있네요... 솔직히 쿠로의 페이커 공포증을 감안해도 지금은 쿠로>폰인거 같습니다.
(아니 요새는 쿠로가 페이커 공포증을 좀 극복 한 것 같기도....)


그렇게 치면 어느 라인하나 KT>구 락스라고 할 라인이 없는 꼴이니...
더치커피
17/04/23 07:27
수정 아이콘
심지어 그 때 SKT보다 지금 SKT가 더 강하죠
17/04/23 00:25
수정 아이콘
작년엔 메타 완성 시키는건 잘했어도 선도와 거리가 멀었는데 올해는 둘다 해내는걸 보고 허허..
티모대위
17/04/23 07:59
수정 아이콘
위에 방민아님이 언급하신 빠른별 코치의 영입과도 관계가 있을 것 같아요.
새로운 것을 시도하는 모습은 SKT가 잘 안 보여줬었는데, 이번에는 좀 달랐죠.
우소프
17/04/23 00:39
수정 아이콘
김정균 코치의 1위팀에 걸맞는 전략과 밴픽 + 그걸 이상적으로 구현할수 있는 선수들의 그릇

세트를 치루면 치룰수록 SKT 선수들의 전략대처와 집중력은 올라가고..
반대로 결승상대방은 점점 강해지는 SKT를 보면서 심리적인 열세에 놓이게 되네요.
그리고 결국 철벽을 마주한것 같은 상대방은 평정심을 잃고 무리수를 두다 자폭..
-> 이런 시나리오가 자주 나오네요

이렇게 심리적인 열세에 놓이게 되는 원인을 추측해보자면
일단 1. 높은 무대 경험력과 2. 평소 스크림에서의 압도적인 모습이
상대방에게 "우린 이제 힘들거야.." 라는 좌절감을 스며들게 하는것 같습니다.

해외팀이든 LCK 팀이든 SKT를 결승에서 이기려면
평소 스크림에서 SKT 상대 승리 경험이 많아야 할거 같고
높은 무대 경험력이 뒷받침해줘야 할거 같습니다.
물론 김정균코치의 지략에 대적할만한 코치진 능력도 필요할거 같구요.

이기기 위한 조건이 너무 많네요..
러블리너스
17/04/23 00:53
수정 아이콘
SKT의 수호신조차 나오지 못할만큼 압도적인 경기력이었죠. 언더독입장을 좋아하는 저로선 경기가 재밌기보다는 kt에 감정이입하고보다보니 토나오더라구요. 3경기 폰블랑은 얼마나 멘탈이 나갔을지....페이커 정규시즌엔 룰루 안썼죠..? 예전에도 페이커가 룰루잡으면 답이없다고 했었는데 귀신같아요.
17/04/23 00:54
수정 아이콘
여담으로 페이커가 만약 축구를 했다면 월드컵 결승 승부차기 1번 아니면 5번을 믿고 맏길 수 있는 선수 같아요.
중복알리미
17/04/23 01:44
수정 아이콘
메타에 대한 해석이 다르고 예상이 달라버리면 이처럼 극단적인 결과가 나올 수 밖에 없습니다. 페이커 벵기 위주로 준비한게 보였다가 톰 이지훈에 카운터를 맞은 15 스프링이 생각난 일전이었습니다.

냉정하게 얘기하면 진영선택에서부터 모든면에서 준비가 부족했습니다. 이는 3위에서 결승으로 온 팀에게는 어쩔 수 없는 부분이었지만요. 대놓고 버티는 조합을 들고 온 팀이 40분 언더의 게임이 3:0이 나온것은 사실 진 팀에서는 분석이 필요한 게 아니라 멘탈관리가 필요한 정도의 완패죠.
누네띠네
17/04/23 01:53
수정 아이콘
팀 자체가 우승 해먹으려고 만들어진 팀..
김정균은 정석과 도박 픽을 자유자재로 다룰 수 있는 뻔뻔함과 담대함이 있는 코치고
미드 라이너로서 가지는 넓은 스펙트럼을 모두 최고급으로 다룰 수 있는 페이커
딜 넣는 각 하나는 귀신같이 잡고 캐리하는 뱅
행여 저 둘이 실수해도 본능적으로 지원해주는 울프
세체X에 대한 생각은 다를 수 있겠지만 적어도 저 셋은 각 포지션이 가져야할 기본 소양에 있어서 세계 최고라고 봅니다.
gallon water
17/04/23 03:13
수정 아이콘
페이커는 오래봐왔다고 생각하는데 볼수록 대단하네요
그냥 야구로치면 구종 다 던질 수 있고 완투도 되고 속구도 던지고 좌완 우완으로 바꿔 던질 수 있으며 선발 릴리프 마무리까지 되는 투수라는 거죠
뭐 저런 사기스런 미드가 있으면 팀 전체의 전략의 폭은 몇배나 커집니다
SKT 우승 정말 축하드립니다 MSI 우승도 기대됩니다
우소프
17/04/23 03:58
수정 아이콘
굳이 현역에 비유하자면 커쇼인데 포시에 미쳐날뛰는 커쇼 쯤...
엘제나로
17/04/23 10:58
수정 아이콘
현역으로 치면 자유투+슈팅 좋고 젊은 르브론에 기복없는 스플래쉬 듀오에 AD-KAT 다 달아준격이죠
gallon water
17/04/23 12:50
수정 아이콘
펠마메실력에 필요한 플레이 다해줌 패스, 슈팅, 헤딩, 드리블, 프리킥 걍 다잘함
래쉬가드
17/04/23 05:36
수정 아이콘
상수인 페이커야 뭐 찬양 이정도로 하고..(사람이 어떻게 상수일수있지?)
KT의 모든 플랜을 박살낸건 바텀이었고, 물론 기막힌 정글개입이 있었지만 SKT는 바텀이 무너지지 않는이상 몰락하지 않을 팀같습니다
최근 SKT 바텀이 훼손되었다시피 한 경험을 떠올려보면 롤드컵 결승 미포서폿이 생각나는데,
최소한 그정도로 뱅울프 눌러놓지 않으면 SKT 못잡습니다.
티모대위
17/04/23 07:53
수정 아이콘
저는 페이커가 상수보다는 변수 같습니다. 팀이 준비하는 전략대로 천변만화하는... 상대가 SKT를 예측하기 어렵게 하는 주 원인이죠.
그리고 구락스의 미포서폿은 롤드컵 4강전이었을 겁니다.

뱅도 망한 경기가 한 시즌에 몇번이나 될까 싶은 선수인데, 울프가 저는 사람 같지가 않습니다. 이 선수는 못하는 경기가 있기는 한 것인지.. 그냥 기본값 자체가 괴물 서폿입니다. 잘하는 날은 초괴물이고요...
래쉬가드
17/04/23 13:11
수정 아이콘
아 그런 의미의 상수는 아니었고요
SKT 입장에서 여러 변수들을 고려할때 '미드가 컨디션이 안좋으면 어떡하나?' 하는 가정을 할필요가 없을정도로
항상 일정이상 경기력이 보장되는 선수라는 의미였습니다
프로급 경기는 다양한 변수에 대해 예측 대응하고 연습해야 하는데
미드가 그것도 세계 최고수준의 경기력이 상수급으로 보장된다는건 정말 어마어마한 강점이죠
큰경기에 보잘것없는 활약을 하는 슈퍼스타들이 수두룩한데
페이커만큼 기대치를 항상 만족시키는 선수도 손에 꼽을겁니다
티모대위
17/04/23 21:13
수정 아이콘
크크크 그렇죠. 주사위를 굴려도 항상 3 이상이 나오는 선수죠. 온갖 집중견제를 받아도 귀신같이 복구해서 괴물이 되어 돌아오니.. 두려운 존재죠.
IRENE_ADLER.
17/04/23 06:03
수정 아이콘
룰러 이야기가 나와서 말인데 사실 룰러의 챔프폭 문제는 꽤 전부터 지적이 있었을 겁니다. 시즌 초반 르렝카/바라는 오피챔피언들이 고정밴되면서 밴카드가 모자란 덕에 특별히 공략되지 않은 것뿐이죠. 이는 룰러만의 문제가 아니라 다른 챔프폭 좁은 선수들의 문제였기도 하구요.

skt 선수들의 장점을 이야기하면 역시 챔프폭 얘기를 안 할 수가 없는데 이 선수들의 챔프폭 개념에는 당대의 메타 챔프만이 아니라 해당 포지션에 설 수 있는 거의 모든 챔프가 포함됩니다. 그래서 패치로 인해 메타가 바뀌어도 크게 흔들리지 않고 오히려 남들이 잘 안 쓰는 챔프를 뜬금없이 대회에서 꺼내도 충분히 숙달된 상태로 할 수 있지요.

KT가 삼성전에서 바텀을 후벼파는 픽밴 전략을 보여줬음에도 저는 skt 바텀을 크게 걱정 안 했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뱅은 케틀 트위치를 단시간에 연습해 그 정도로 끌어올렸고요. 그게 가능했던 이유로 물론 천부적인 재능도 있겠고 집중적인 연습도 생각할 수 있겠지만 1만 시간, 아니 어쩌면 그 이상의 시간을 투자해 모든 원딜 챔프에 대해 일정 이상 숙련도를 쌓아둔, 그 탄탄한 기본 바탕이 제일 크지 않았을까 싶습니다.

그런 의미에서 페이커 뱅 울프. 이 선수들은 특정 챔프가 아니라 그냥 미드 장인, 원딜 장인, 서폿 장인이라고 봅니다.
티모대위
17/04/23 07:34
수정 아이콘
제가 하려던 이야기를 잘 정리해서 다시 말씀해 주셨네요.
저는 뱅 선수가 가진 원딜러로서의 강력한 기본 바탕으로 인해, 새로운 챔프와 전략을 준비하는 것이 누구보다도 수월하다고 생각하거든요.
그게 그 선수의 그릇인 거고, SKT에게는 무기인 거겠죠.
17/04/23 06:47
수정 아이콘
skt가 전력을 다하지 않은건 아니지만
위기에 몰렸을때 꺼낼카드는 뭐였을까 너무 궁금합니다
코우사카 호노카
17/04/23 06:47
수정 아이콘
다른 탑 티어 미드 선수들의 챔프폭이 집중 밴을 당해도 할 수 있는 챔프는 있다 라는 느낌이라면
오늘 페이커는 그냥 한픽 한픽이 전부 필살픽이고 그 스펙트럼이 워낙 넓어 밴이 아무런 의미가 없다 같은 느낌이었네요.
가장 중요한 라인에 이런 선수가 있어서 SKT 가 먹고가는 전략적 이득을 생각하면 상대하는 팀 입장에선 정말 머리아플듯...
누네띠네
17/04/23 13:33
수정 아이콘
항상 말하지만 그래서 그냥 페이커한테는 전통ap미드 주는게 제일 나아보입니다.
유틸성 있거나 이동기 있는 챔프 주면 딜은 딜대로 나오고 무빙은 더 환상적이고..
아 작년 롤드컵 라이즈-신드라 고정밴 생각하면..
방민아
17/04/24 22: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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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년전이긴 하지만 락스가 라이즈 한번 줬다가 게임 폭.파.
더치커피
17/04/23 07: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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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롤드컵은 벌써 다 본 것 같아서 허무하네요
마음속의빛
17/04/23 15: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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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정이 아닌 결과에 너무 집중하셔서 그럴 겁니다.

우승이라 해도 어떻게 우승하는지 그 과정을 재미있게 지켜보시면 재미있을텐데...
도도갓
17/04/23 08: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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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lpl플옵에서 미드 카르마가 종종 나오길래 왜나오지 했었는데 슼이 쓰니 다르네요.. 와..
마이스타일
17/04/23 12: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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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 트위치를 잡고도 애쉬 상대로 라인전이 터지지 않았던게 가장 컸고
그 결과에는 뱅은 롱소드+3포션 vs 데프트의 도란검+1포션 시작이 가장 크지 않았나 싶습니다.
트위치가 좀 밀려도 포션과 나미 힐에서 오는 유지력의 차이로 애쉬 카르마가 제대로 된 압박을 못넣었죠
롱소드에 3포였다면 타워 다이브에서도 살지 않았을까... 아니 SKT가 다이브까지는 안하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드네요
룰러+코장도 SKT만큼 봇에서 반반 이상 갈 수 있었다면 3:0 으로 지진 않았을거라는 생각에 뱅 울프의 대단함에 감탄이 나옵니다.
래쉬가드
17/04/23 13: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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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리 그래도 같은 프로급인데 루시안 카르마잡고 몇분만에 바텀포블이 터져나가는 삼성과 트위치 룰루잡고 이겨내는 SKT의 차이는 참 뭐였을까 궁금하네요. 정글탓만 하기에는 삼성정글러도 나름 하루였는데.
17/04/23 13:28
수정 아이콘
뱅 선수가 어제 인터뷰에서 애쉬가 생각보다 OP가 아니더라 그래서 트위치와 케이틀린을 찾아냈고 이걸 진짜 많이 연습했다. 이런 말을 하더라구요 거기서 아마 차이가 난거 같습니다.
카바라스
17/04/23 22:02
수정 아이콘
사실 케틀은 애쉬 맞상대가 되는 라인전 최강캐라는건 거의다 아는 사실이고 삼성전에서도 데프트가 그걸로 바텀을 박살냈는데 트위치는 누구나 인정하는 라인전 최약캐인데 그걸로 그냥 반반을 가더군요.. 피넛덕도 있지만
IRENE_ADLER.
17/04/23 18: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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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경기 초반에 skt 바텀이 딜교를 일부러 걸었다가 망하는 것처럼 보여서 다들 걱정하는 분위기였는데 뱅이 롱소드 3포인 반면 데프트는 도란검 1포인 걸 보고 이거 초반에 스펠 포션빼서 갱킹각보는 건가 싶은 생각이 들었거든요. 아니나 다를까..

데프트가 롱소드 3포 스타트였다면 어떤 구도로 갔을까 하는 궁금함이 남더라고요.
17/04/23 16: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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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어제 인터뷰 들으면서 김정균 코치가 4,5 세트에 준비해놓았던 전략들이 더욱 궁금해졌습니다.
3실드 혹은 2실드의 조합의 카운터 조합까지 생각해 놓진 않았을지..
얼마나 더 대단한 것을 숨겨놓았던 것일까...
세체미
17/04/23 20:20
수정 아이콘
쉴드조하이 카운터 조합을 카운터피는 조합...?

꼬치 당신은 대체....?
SadOmaZo
17/04/23 17:37
수정 아이콘
SKT 는 세트플레이처럼 짜여진 날빌에 가까운 전략 카드와 일반 카드를 나눠 운영하는게 아닌가도 싶습니다.
리그때는 일반적인 운영으로 안정적으로 정석 기량 승부로 가다가 결정적일때 날빌 필살기 카드를 꺼내는게 아닌가 싶기도 해요.
평소 리그때는 뭔가 엽기적이라고까지 느껴지는 변칙 픽밴은 잘 안하는 걸 보면 이 필살기류는 결승용으로 항상 남겨두는 듯 싶어요.
그나마 결승전도 1경기용, 2-3경기용, 4-5경기용으로 나귀는게 아닌가 싶은게 지금까지 역사를 보면..
Faker Senpai
17/04/23 20:55
수정 아이콘
좋은 코치와 좋은 선수진이 열심히 준비해론 결과라고 봅니다. 그 공격적인 후니가 라인에서 꾹참으면서 탱커를 하고 스플릿하는 스멥상대로 절대 타워밑에서 안나오던 모습이나 누구보다 킬각을 잘잡는 페이커가 2,3경기 쉔이 밴이 되니까 캐리욕심 버리고 카르마나 룰루를 픽함으로 변수를 없애는걸보면서 선수들끼리의 또 코치진에 대한 강한 믿음을 볼수있었습니다. 그동안 철저하게 숨기고 사용하지 않았던 조합을 능수능란하게 쓰기까지, 또 그게 막혔을때 쓸 필살기까지 얼마나 준비에 준비를 더해온건지 상상이 안갑니다.

상대적으로 준비할시간이 부족했지만 그래도 그와중에 최선을 다한 KT선수들 코치진들도 수고하셨습니다.
17/04/24 01:13
수정 아이콘
3연애쉬, 2연 르블랑 나오는거 보면서 KT가 준비를 많이 못했다는 느낌이 들더군요. KT 플옵 승리 시나리오가 스맵과 데프트 마타가 라인전부터 두들기면서 압도하고 스코어가 맵 넓게 쓰면서 봐주는거 였는데 그림 자체가 안그려졌죠. 스맵 상대로 후니는 노골적으로 타워끼고 버티고 피넛은 탑은 거의 신경 쓰지 않고 바텀만 아주 날카로운 동선으로 후벼팠죠. 충분한 준비시간이 주어진 SK가 얼마나 강력한지 느낄수 있었던 결승전이였네요.
포프의대모험
17/04/25 12:26
수정 아이콘
Skt몰락은 페이커제외 다른선수들이 동시에 맛이 가거나 아니면 페이커 폼떨어질때까지 기다려야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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