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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
2014/02/17 11:39:42 |
Name |
Quelzaram |
Subject |
[도타2] NSL 결승, KDL 개막 - 그리고 팀 Zephyr |
NSL 시즌 3 결승이 끝난 다음 날 KDL 개막전이 열렸습니다.
제퍼 팀은 NSL 결승전에서 이오티 해머를 3:0으로 꺾고 다음날 KDL 개막전에서 버드갱을 2:0으로 격파,
5인큐와의 최종전 포함 8연승을 이어가고 있는 중입니다.
특히 어제 경기에서는 한국 최고의 미드 레이너인 MP 선수가 존재감이 희박했을 정도로 일방적인 경기 내용이었습니다.
(MP 선수가 못했다기 보다는 팀 전체가 말려들어서 어쩔 수가 없는...)
제퍼 팀이 처음 한국 들어오고 나서는 이팀 저팀에게 생각보다 많이 패하면서 생각만큼 강하지는 않은 것 같다 - 라는 의견이 주를 이루었는데,
멤버들끼리 레인 변경이 이뤄지고 섹시밤보에 선수가 밴픽을 주도하면서부터 180도 달라진 모습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가장 눈에 띄는 것은 역시 퍼지를 제외한 4명의 멤버가 엄청난 기량을 선보인다는 점인데,
캐리를 맡고 있는 코리는 과거 블레이즈의 엠비션 선수가 생각날 정도로 엄청난 CS 수급을 보여주는데다가
흡혈마, 슬라크, 혼돈기사, 미라나, 타이니 등 단순 밴픽만으로는 막기 힘든 영웅 풀을 가지고 있습니다.
한타 교전에서의 집중력이 살짝 아쉬울 때가 있지만, 꼬박꼬박 킬을 먹고 성장해 결국 아무도 말릴 수 없는 위력을 보여줍니다.
미드를 전담하는 블리츠 선수는 영웅 풀이 좁은 것이 단점으로 지적되었으나
최근들어 퍼그나, 파멸의 사도, 벌목꾼, 퍽 등 폭풍령 외의 영웅 풀을 늘리고 있는 모습을 보여주며
특히 한타 때 각을 재서 이니시를 하는 능력은 과연 블리츠라는 말을 떠올리게 합니다.
서포터인 에오신 선수는 한타 교전이 대박인데, 특히 최근 경기들에서 모래 제왕을 선택한 경기는 거의 다 이긴 것으로 기억날 정도입니다.
초중반 정글링에 치중하면서 빠르게 점멸단검을 확보한 뒤 서포터지만 한타를 파괴하는 모습을 자주 보여주는데,
블리츠와 더불어 이니시에이팅이 매우 빠르고 뛰어난 모습을 보여줍니다.
그리고 현재 제퍼 팀의 에이스, 중추, 코어 라고 볼 수 있는 섹시밤보에 선수. 전 EG(이블 지니어스) 출신으로,
롤에서는 탑 솔에 해당하는 팀의 오프레인을 담당하는데 박쥐기수, 벌목꾼, 닉스 암살자, 어둠현자 등의 영웅으로
만나는 상대 팀들을 차례로 박살 내고 있는 중입니다. 이니시에이팅 능력, 맵 리딩, 정찰, 교전 컨트롤...
칭찬하기에만도 바쁠 정도로 엄청난 능력을 보여주며 특히 에오신 선수와 마치 한 몸처럼 움직이는 한타 개시는 정말...
뇌파를 공유하는 게 아닌가 싶을 정도로 정확하더군요.
퍼지 선수는 다소 묻어가는 느낌이 아닌가 싶기도 하지만, 그 역시 한 사람의 몫은 충분히 해주고 있습니다.
제퍼가 강한 이유 중 또 하나는 '밴해야 될 카드가 너무 많다'가 아닌가 싶습니다.
코리 - 흡혈마, 슬라크, 미라나
섹시밤보에 - 닉스 암살자, 벌목꾼, 박쥐기수
블리츠 - 폭풍령, 퍽, 파멸의 사도
에오신 - 모래제왕
여기에 현재 최고의 서포터 중 하나로 추앙받는 맹독사나 때에 따라 언제든지 나올 수 있는 자연의 예언자, 그림자 악마 등
상대 팀 입장에서는 '야 대체 뭘 밴해야 됨?' 이라는 말이 절로 나올 지경일 겁니다.
밸브는 밴카드를 6밴으로 늘리...는 걸 고려 할리 없으니 제퍼를 이길 수단을 다른 팀들은 찾아야 할텐데,
일단 그전에 전 제퍼에게 배우라는 말을 해주고 싶습니다.
제퍼의 밴 픽을 자세히 관찰한 결과,
한국 팀들이 아직까지 자신들이 원하는 조합을 사전에 정하고 그에 맞는 영웅을 가져오거나 상대의 밴 카드를 막기에 급급한 모습
즉 아직까지 1,2차원 적인 밴픽에서 벗어나지 못한 모습을 자주 보여주는데 반해
제퍼는 캐리를 일찍 가져오거나 심지어 미드 레인 영웅을 1픽으로 택하기도 하지만 그다지 큰 카운터를 맞지 않습니다.
이유는 대부분의 영웅이 레인 스왑이 가능한 경우를 상정하기 때문인 것으로 보입니다.
슬라크는 오프레인과 미드레인, 그리고 트라이 레인의 캐리 포지션까지 가능한 영웅이고
파멸의 사도 역시 오프레인과 미드레인, 그리고 정글을 오갈 수 있으며 박쥐 기수 역시 오프레인과 미드를 동시에 갈 수 있는 영웅
벌목꾼은 미드와 오프레인, 닉스 암살자는 오프레인과 서포터를 오가면서 밴픽에서 자신들의 체제를 바꿀 여지를 남겨놓습니다.
마치 예전의 롤에서 샤이와 빠른별이 블라디로 심리전을 걸거나 빠른별과 매라가 럭스를 서로 호환하는 식의 영웅 스위칭입니다.
그래서 자신들의 조합을 짜기에 급급한 팀들은 제퍼 팀에게 카운터를 맞게 되고, 제퍼가 자신들의 색을 드러냈을 때는
이미 자신들의 조합은 고정되어 차선책을 강요받는 느낌이 강합니다. 즉 '아차'하는 순간이 상당히 많이 보인다는 점이지요.
KDL 개막전을 통해 버드갱까지 무너진 지금, 당분간 제퍼의 독주는 계속될 것으로 보이는데
제 생각에 이를 막을 수 있는 가장 유력한 팀은 현시점에서는 MVP 피닉스와 얼마전 결승에서 패하긴 했지만 제오 선수가 합류한
이오티 해머 정도라고 봅니다.
KDL을 통해 제퍼가 한국에 오래 머물겠다고 공언한 만큼, 다른 팀들이 빨리 제퍼를 연구하고 분석해 따라잡았으면 하는 바램입니다.
일단 제퍼를 잡아야 세계 무대에서도 비벼볼만한 경쟁력을 갖추게 된 셈일테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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