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버와 브론즈가 무엇이 다르냐? 라고 묻는다면 나는 레인전 페이즈라고 말하고 싶다. 적어도 실버는 레인전은 그럭저럭 할줄 안다. 그런데 레인전을 진짜 할줄 아는게 아니고 딱 절반수준만 할줄 안다. 이게 뭔소리냐면, 쉽게 말해서 대부분의 실버 유저들은 딜교를 하면서 킬각을 잴줄 알고, 개중에 좀 나은 유저들은 라인을 푸쉬하거나 당기면서 거기서 오는 이득역시 챙길줄 안다. 사실 이걸 못하는 사람은 브론즈를 뚫고 실버로 올라올 수가 없다. 만약 이것도 못하면서 실버라면 그사람은 전적이 쌓이면 쌓일수록 실버5~브론즈1 사이를 왔다갔다 할수밖에 없을것이다. 그리고 이것은 실버티어 유저들의 유리멘탈을 설명하는데도 충분한 근거가 되는데, 시시각각 킬각을 재고 싸움을 걸고 하니 분명히 자신이 볼때 킬각이 나와서 싸웠는데 자신은 죽고 상대는 딸피로 살아가거나 혹은 킬각을 재는데 집중한 나머지 맵리딩을 못해서 로밍온 상대로 인해 갑자기 2:1 상황이 되어버린다거나 하는 상황이 자주 발생하게 되기 때문이다. 전자의 경우는 '아 저게 안죽네', 후자의 경우는 '우리팀 뭐하냐'로 귀결되어 멘탈에 금이 가게 되는 경우가 부지기수이고, 결국엔 팀 케미까지 망쳐 팀을 패배로 캐리하는 지름길이 된다. 또한 더욱 중요한것은 실버티어 유저들은 상대 챔프의 킬각을 재는것에만 집중한 나머지, 상대도 자신의 킬각을 잴수 있다는것은 모른다는 것이다. 다시말하면, 상대를 죽일 킬각은 잘 재지만, 자신이 죽을수 있는 일명 '데스각'에 대한 개념은 일절 없다는것이다. 보통 상위티어 유저들은 말한다. 레인전에서 한번 지면 바로 사리라고. 하지만 실버에서는 저 명제가 통용되지 않는것이 바로 저때문이다. 자신이 언제 죽을줄 계산할줄도 모르고 계산할 생각조차 안하고 있으니 레인전에서 한번 밀리기 시작하면 솔킬 2~3번 따이고 레벨과 cs차이가 상대와 넘사벽으로 벌어지는것이다. 차이가 저렇게 벌어지게되면 결국엔 같은팀이 로밍이나 갱킹을 와도 소용이 없어지고, 결국 멘붕하고 탈주하거나 서로 싸운뒤 20분 서렌이 나오게 된다.

게다가 대부분의 실버티어 유저들은 1:1상황에서 킬각을 재는 능력에 비해 다수vs다수의 상황에서 킬각을 재는 능력이 심각하게 떨어진다. 물론 그들역시 골드차이를 벌린뒤 혼자 무쌍을 찍는 상황이라던가 상대가 수적 우위를 믿고 무리하게 다이브를 치는 상황같은 경우에서 자신 혼자 다수의 적을 상대로 킬각을 재는것은 할줄 안다. 그러나 수적 우위나 골드 우위를 무조건적으로 담보할수 없는 상황, 즉 정글러끼리 같은 레인에서 마주치게 되는 역갱킹 상황이나 항상 2:2 상황인 봇 레인전같은 경우에서 킬각을 재는 능력은 현저하게 떨어진다. 물론 다들 킬각을 재지 못한다면 상관이 없다. 서로 안싸우고 백핑만 찍으면 끝이니까. 하지만 이것이 치명적으로 작용하는 이유는 따로 있다. 바로 실버에도 2:2 혹은 3:3상황에서 킬각을 잴줄 아는 플레이어들이 가끔씩 있기 때문이다. 물론 킬각을 재는 플레이어가 있는 팀이 이길텐데 뭐가 치명적이라는건가 라고 생각할수 있지만 현실은 그 반대다. 실버티어에서 자주 일어나는 상황으로 예를 들어보자. 2:2 상황에서도 충분히 킬각을 잴줄 아는, 경험많은 실버의 정글러가 쌍버프를 두른채로 당겨진 레인에 갱킹을 갔다. 그리고 스킬샷을 맞추기 위해 부쉬에서 대기를 타던 중 상대 정글러가 땅굴부쉬에서 튀어나왔고 그것을 본 경험많은 정글러는 재빨리 아군 라이너에게 합류하여 2:2 혹은 3:3의 상황을 만들었다. 그런데 딱 봐도 싸우면 자신들이 이길것 같은데 상대가 도망가지를 않는다. 이때다 싶어 핑을 찍은뒤 돌진기를 써서 들어갔는데 우리팀 라이너의 호응은 전무했고, 결국 상대 라이너가 킬을 먹은뒤 쌍버프를 두르게 되었다. 혹은 이와 반대로 라이너가 2:2 혹은 3:3 킬각을 잰뒤 핑찍고 들어갔는데 정글러의 호응이 없는 경우도 많다. 이경우에서 정글러를 상대미드를 압박한뒤 로밍을 간 미드 라이너로 치환해도 결과는 같다. 결국 킬각을 쟀던 당사자는 어쩔수 없이 팀원 탓을 하게되고, 팀 전체의 멘탈에 금이 가게 되어 패배를 초래하게 된다.

게다가, 물론 위의 경우도 경우지만 정작 이것보다 더 치명적인 경우는 바로 봇레인전에서 발생한다. 위의 경우는 정글러가 갱킹을 가던가 미드라이너가 로밍을 가던가 하는 상황을 전제로 하는것이지만 봇 레인전같은경우는 시작부터 레인전 페이즈가 끝날때까지 계속해서 2:2상황이기 때문이다. 원딜이 킬각을 쟀는데 서포터의 호응이 없거나, 서포터가 킬각을 쟀는데 원딜의 호응이 없는 상황이라면 당연히 봇 레인에서 손해가 있을 수밖에 없고, 결국 서로에게 책임전가를 하다가(물론 이경우에는 킬각을 재지 못한 쪽에게 책임이 있다고 말할 수 있지만 다들 알다시피 솔로랭크에서 그런건 중요하지 않다)멘탈에 금이 가게되고 결국 팀이 패배하게 된다.

물론 이외에도 실버티어에는 오브젝트싸움을 할줄 모르는 정글러라던가 잘커놓고 스플릿과 백도어를 구분하지 못해 팀에 도움이 되지 못하는 탑솔이라던가 킬이랑cs 잔뜩먹고 한타때 자리를 못잡아서 딜을 못하는 AD,AP캐리라던가 허구한날 시야장악한답시고 부쉬 들어갔다가 짤리는 서폿 등 많은 문제들이 산적해있지만 내가 보기에 실버의 가장 기본적이고 치명적인 문제는 바로 킬각이다. 이것 때문에 초반 라인전 페이즈에서 실버티어에서 잘하는축에 속하는 플레이어들이 멘탈에 금이 가서 팀을 패배로 캐리하는 경우가 부지기수이기 때문이다. 근데 이걸 어떻게 해결해야되는지는 잘 모르겠다. 그걸 알면 내가 실론즈에서 이러고 있을 이유가 없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