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GR21.com
- 경험기, 프리뷰, 리뷰, 기록 분석, 패치 노트 등을 올리실 수 있습니다.
Date 2013/06/27 22:39:09
Name 있어요399원
Subject [스타2] 신기한 스타2 인연
정용현님의 글을 읽고 저도 갑자기 한창 스타2를 하던 시절 에피소드가 떠올라 글을 적어봅니다.

약 2년 전, 베타부터 시작해서 스타2를 굉장히 열심히 하던 때가 있었습니다.

가끔 게임하다가 잘하는 분들 있으면 친추하고 1:1 연습하기도 했죠.

근데 래더를 돌리다가 어떤 테란유저와 금속도시 맵에서 경기를 하게 됐는데,

게임을 제가 거의 다 이겨갈 무렵 그 분은 아 실수했네, 이기는 거였는데 등등 이상한 핑계를 대더군요.

관측선으로 본진 다 보면서 경기했는데 절대 저를 이길 수 없는 운영실력이었습니다. 의료선도 제대로 못쓰고요.

그래서 저도 좀 열이 받아 '딱 봐도 어린 놈이 어디서...' 하는 마음에

"리플레이 한번 보고 니가 이길수 있나 없나 판단해 보라"고 쏘아붙였습니다.

이기고 다음 래더서치를 했는데, 그 테란유저와 같은 맵에서 다시 만났습니다.

본때를 보여줘야겠다 생각하고 플레이했는데, 독기를 품었는지 만만치 않더군요. 운영은 여전했지만 컨트롤과 병력운용이 남달랐습니다.

약간 당황했지만... 이기긴 이겼죠.

근데 왠지 방향만 잡으면 잘 할 것 같아서 승패가 판가름났을 때 채팅으로 조곤조곤 팁을 가르쳐줬습니다.

나쁜 친구는 아니더군요. 팁 다 받아들이고 고맙다고 하면서 훈훈한 분위기로 게임을 끝냈습니다. 친구추가도 했지요.

그 이후에 종종 연습경기를 했는데 날로 실력이 느는 게 보였습니다.

언제부턴가 그 분과 안부인사 정도만 하고 1:1 신청도 거절했습니다.

왜 그랬는지는 잘 기억이 안나는데, 다부심(당시 다이아가 최고티어였을 겁니다.)같은 게 있어서 제가 더 실력적으로 위에 있다는 생각에 조금 귀찮아했던 건지, 혹시 질까봐 겁이 났던 건지, 하여튼 약간 비겁한 이유였을 겁니다.

그렇게 그는 친구창에만 남아있는 존재가 되고 연락하지 않았습니다.



한두 달 지났을까요, 그 플레이어가 프로게이머가 되었다는 소식을 접했습니다. 아이디로 한창 논란 아닌 논란을 불러일으켰지요.

그의 당시 배틀넷 아이디는 Boxer, 이름은 이정훈이었습니다.



당시에는 축하한다는 메시지밖에 할 게 없었습니다. 하도 오래 연락을 끊어서 친한 척도 할 수가 없었네요.

지금도 그때 생각하면 조금은 아쉽네요 ㅠㅠ 친하게 지냈으면 좋았을 텐데.

어쨌든 재밌는 인연 때문인지 경기를 볼때마다 이정훈 선수를 응원하게 되더군요.

한창 콩라인 타고 있을 때 우승 좀 하라고 투덜거리다가 막상 우승했을 때는 뭔가 속이 쓰리더군요 크크크. 친해질걸 친해질걸...

아무튼 내가 한때 가르쳤던(?) 사람이 프로게이머로 성공하고 있다니... 기분이 묘했습니다.  살면서 이런 경험 언제 또 해보겠나 싶네요.

지금 약간 슬럼프를 겪고 있는 걸로 아는데, 다시 멋지게 부활해서 그만의 공격적인 스타일로 다시 해병왕의 포스를 보여줬으면 합니다.

통합규정 1.3 이용안내 인용

"Pgr은 '명문화된 삭제규정'이 반드시 필요하지 않은 분을 환영합니다.
법 없이도 사는 사람, 남에게 상처를 주지 않으면서 같이 이야기 나눌 수 있는 분이면 좋겠습니다."
이호철
13/06/27 22:52
수정 아이콘
부럽네요. 거의 이정훈 선수만 응원한다싶이 할 정도로 이정훈 선수 왕 팬입니다. 다시 좋은 모습 보여줬으면 좋겠습니다.
있어요399원
13/06/27 23:43
수정 아이콘
곧 부활하겠죠. 선전을 바랍니다 :)
밀가리
13/06/27 23:03
수정 아이콘
전 오프베타 시절 때 박용욱 해설 만났는데, 스타2 한지 얼마 안됐다고 하시더라구요. 프프전이었는데, 질템만 뽑으시길래, 제가 "스타2 프프전은 거신쌈이에요"라고 친절히 알려줬는데, 피지컬에 밀려서 gg쳤습니다. 하하하하.
있어요399원
13/06/27 23:48
수정 아이콘
저는 당시 공익이셨던 강민 해설을 래더에서 만났었죠 흐흐. 극성 광빠라 행복했습니다.
박용욱 해설과 반대로 피지컬은 약간 떨어지시는데 운영이 기가 막혀서 4번 만나 3번 졌습니다. 한번 이긴것도 운이 좋아서...ㅠㅠ
Colossus
13/06/27 23:19
수정 아이콘
아 실수했네, 이기는 거였는데 크크크크
이정훈은 그때도 이정훈다웠군요 래더에서도 연기를...
있어요399원
13/06/27 23:49
수정 아이콘
크크크 경기때마다 리액션 하는거 보면 오글오글하더군요.
데미캣
13/06/27 23:39
수정 아이콘
저도 오픈베타 시절, 다이아 저그로 한창 우쭐해져 있을 때였습니다. 심심하던 차에 테란전 연습이나 더 할까 하여 플엑 게시판에 "다이아 저그 테란전 연습하실 분 구합니다. 플래 이상 귓말 주세요"라는 제목으로 글을 올렸습니다. 비슷한 언저리의 플레이어에게 귓말이 오지 않을까 했는데..

과일장수, 김원기 선수가 귓말을 하셨습니다 -_-; "테란 전략을 하나 개발했는데 같이 한겜 하실래요?"라면서..
영광이라고 말씀드리고, 벌벌 떨면서 게임했는데 말도 못하게 탈탈탈 털렸습니다. 한판 더 하자고 말씀해주셨지만 너무 쪽팔려서 같이 게임을 못하겠더군요. 그냥 핑계 대고 바로 스타2를 꺼버렸습니다. 친추 창에 그분의 이름이 있는걸 친구들한테 자랑하긴 했지만 감히 귓말은 하지 못했죠. 소심한 내성격.. 그로부터 몇달 이후 시즌1 우승을 하시고.. 축하드린다는 메세지를 마지막으로 전하고 더 이상 메세지를 주고 받는 일은 없었습니다.
있어요399원
13/06/27 23:51
수정 아이콘
저도 김원기선수한테 가시촉수러시 당하고 멀리 간 기억이 있네요.ㅠㅠㅠㅠ GSL 시즌1 우승한 이후에 만나서 우승 축하드린다고까지 했는데...
친추까지 하셨다니 부럽습니다.
13/06/28 01:10
수정 아이콘
작년에 래더에서 Flash라는 닉네임을 가진 유저분과 게임을 한 적이 있었습니다.
종족은 테란이었는데 굉장히 스타일리쉬한 플레이스타일이었고 게임을 매끄럽게 하시길래 혹시 프로게이머인가 싶어서 귓말을 걸어보니
그냥 일반인이셨습니다.
13/06/28 03:50
수정 아이콘
이거 피쟐 유저중에 하나님...Flash 까지만 했으면 아닐수도 있겠네요. 작년이면 더더욱
13/06/28 03:54
수정 아이콘
저도 스타2 초창기에 래더에서 이윤열 강민 박용욱 등의 분들이랑 만나봤던 기억이 나네요.

엄청 두근두근하고 신났었는데 큭.
13/06/28 08:32
수정 아이콘
저는 마스터 달았을때 박상익감독님으로 추정되는 아이디와 중국 저그 프로게이머로 잠깐 알려졌던분이랑 게임을 했던 기억이 납니다.
당시에 테테전을 했었는데 , 제가 박상익 감독님의 완벽한 카운터빌드-_-; (1사신더블 vs 3사신더블) 로 이득 많이보고 확 기울어서 이겼었는데
그때의 기분은 참 신선하더군요.가위바위보싸움에서 이긴 거긴 하지만.. 어쩌다한번 그마 이겼을때보다 더 신기했습니다.

중국 저그는 가차없더군요 -_-;; 무난하게 화염차더블하고 한타모아서 앞마당 포격 가능한 초록색 맵(이제는 맵 이름도 기억이 나질 않아요 ㅠㅠ)
에서 한타했는데 무슨 뮤링링 물량이 후덜덜.. 깔끔하게 지지쳤습니다. 친구들도 옆에서 봤는데 '마스터와 실벌레의 경기력이었다'고 짧은 촌평을..
자기 사랑 둘
13/06/28 09:44
수정 아이콘
그러고 보니 클랜 가입테스트에서 5판을 했는데...그 5명이 다 프로게이머가 됐던 기억이 있네요 크크크크크
한명빼고 다 이겼었는데.....절 이겼던 그 한명은 GSL 코드 S까지 쭉쭉 올라가더라구요....ㅜㅜ
SonicYouth
13/06/28 09:46
수정 아이콘
스2 초창기에는 올드 게이머들 많이 만나서 좋았는데
군대 다녀오니 실력도 줄고 게임도 많이 안하다보니 이젠 프로급이랑 서치 될 일이 없네요
동족전 싫고 못해서 무작위하는데 엊그제 박용운 감독님 만나서 프프전 완전 발리면서 기분이 좋았습니다...?!
순대국
13/06/28 10:22
수정 아이콘
저도 하나 적어 볼께요;;
재작년이맘때쯤인가 마스터 달고 한창 자신만만해 있었는데;
어느날 처음보는 아이디가 클랜채널에 있길래 연습겜을 3판인가 했습니다. 첫판은 이기고 2판은 졌습니다.
근데 겜끝나고 이야기 하다보니 그분은 스타2시작한지 딱 1주일된 분이셨고;;더 이야기하다보니;;그분은 우정호 선수더군요;
당시 일을 쉬고 있어서 낯시간에 주로 스타2를 하면서 보냈는데 정호도 집에서 요양하면서 짬내서 낯시간에 겜을 하더군요;
그후 한달정도 거의 매일 연습겜을 했는데;; 첫 일주일은 치고 박고 하면서 하고 다음 3주는 한판도 못이기고 압살당했습니다;;
게이머의 잠재력은 단 2주만에 오픈베타부터 하드코어로 게임한 저를 박살내버리더군요;; 그 후 정호는 수술때문에 다시 입원해서
가끔 게시판에서 안부만 주고받다가(가끔 힘들다는 글을 쓰곤했는데;; 가슴이 먹먹해서 술한잔 하던 기억이 나네요;;
제가 스2를 접으면서 연락이 끊겼는데ㅠㅠ
생각보다 엄청 밝고 형들이 장난쳐도 잘받아주고 마냥 착한아이였는데..후.;; ㅠㅠ 부디 좋은곳에서 편히 쉬고 있길 기도해야겠네요;;
다리기
13/06/28 22:43
수정 아이콘
너무 반가운 이름이라 깜짝 놀랐네요.. 슬프기도 하고..ㅜㅜ
목록 삭게로! 맨위로
번호 제목 이름 날짜 조회 추천
51567 [LOL] 선몰락 정글 신짜오 공략! [35] 사랑은love9371 13/07/01 9371 2
51566 [스타2] [실전영상] 군단의 심장 캠페인 Brutal 난이도 공략 (14, 감염) [6] 캐리어가모함한다10640 13/07/01 10640 3
51565 [LOL] 티모만으로 다이아 승급을 하였습니다. [44] 대경성13708 13/07/01 13708 2
51560 [LOL] 솔랭 맨붕후 쓰는 나미공략 [29] 정공법10677 13/06/30 10677 0
51559 [LOL] 자신만의 팀을 꾸릴 수 있다면. 어떻게 꾸리시겠습니까? [74] Leeka9472 13/06/30 9472 0
51557 [LOL] 서머시즌을 맞는 나진 팬의 나진 응원글 # 나진 화이트 실드 편 [24] xiara7855 13/06/30 7855 4
51556 [LOL] JoyLuck 정글 강좌 41화 : 승리로 이끈 카탈 + 정글등급표 6/30 업데이트 [25] JoyLuck12834 13/06/30 12834 2
51555 [LOL] MVP 오존의 시대가 오는걸까요.. [106] Leeka13687 13/06/30 13687 4
51554 [기타] 컴퍼니 오브 히어로즈 2 리뷰 [16] 저퀴12592 13/06/29 12592 1
51553 [LOL] JoyLuck 정글 강좌 40화 : 쉔정글+애니비아장인 Calimport [12] JoyLuck12860 13/06/29 12860 1
51551 [LOL] 할일없어 쓰는 탑솔러 이야기 [30] 두 따이브11279 13/06/29 11279 2
51550 [LOL] (스압주의) PGR최고의 예언가는 누구였을까? [30] 노틸러스9441 13/06/28 9441 6
51549 [LOL] 흥미로운 롤 이적시장~! [68] sisipipi14342 13/06/28 14342 1
51548 [LOL] 39화 - 다이아 5대5 팀랭경기 서폿시점 [10] JoyLuck11457 13/06/28 11457 4
51547 [기타] 매스 이펙트 - 아사리 종족 - [8] minyuhee13291 13/06/28 13291 0
51546 [스타2] WCS시즌2 - 옥션스타리그 32강 감상후기 [22] burma8913 13/06/28 8913 1
51545 [도타2] 인터네셔널 5단계 돌파.. E-Sports가 가야할 길을 제시하다. [20] Leeka11902 13/06/28 11902 2
51543 [LOL] 그냥 재미있는 LOL 인연입니다.(현 연습생? 게이머) [9] '3'8954 13/06/28 8954 0
51542 [스타2] 이번주에 바뀐 스타리그 해설진 조합 괜찮지 않았나요? [27] 하후돈10790 13/06/28 10790 1
51541 [스타2] 신기한 스타2 인연 [16] 있어요399원9661 13/06/27 9661 1
51540 [LOL] 신기한 LOL 인연 [25] 정용현11117 13/06/27 11117 1
51539 [기타] [문명5] 확장팩 멋진 신세계에 대한 잡담 [21] 눈시BBbr12859 13/06/27 12859 1
51538 [LOL] 2번째 테마스킨. 우디르가 공개되었습니다. [42] Leeka11467 13/06/27 11467 1
목록 이전 다음
댓글

+ : 최근 6시간내에 달린 댓글
+ : 최근 12시간내에 달린 댓글
맨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