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연성 선수의 TvsP 스타일에 대한 전략적 분석 입니다.)

사일런스 볼텍스라는 맵 기억 하시죠? 중앙이 얼음에 깔린. 사람들이 토스맵이다, 아니다 라는 소리가 있었는데 한 테란유저(정유석 선수였던가요?)가 이런 말을 했죠.

'중앙에 얼음이 없었으면 토스가 테란을 도저히 이길 수 없었을 것이다.'

사일런스 볼텍스는 앞마당까지는 쉬운데 제 2멀티를 먹기가 아주 어렵습니다. 그래서 테란과 토스 모두 앞마당만 먹고 힘싸움 하기를 강요 받았죠.
요새는 테란들의 더블 커맨드 타이밍 러쉬 때문에 토스들도 앞마당만 먹고 같은 자원으로 싸워지만, 토스가 테란보다 멀티를 하나 더 먹어야 해볼만 하다는게 정론입니다.

그런데 요새 쓰이는 맵들(로템,개마고원,노스텔지어,J.R.Memory)을 찬찬히 살펴보면, 전부 가스멀티, 미네랄 멀티로 하나의 스타팅 포인트당, 두개의 멀티를 수비범위로 두고 있습니다.
이것은 테란이 최소의 방어병력으로 가져갈 수 있는 최대의 멀티수이며, 토스 또한 마찬가지입니다.
사일런스 볼텍스와 비슷하죠. 사일런스 볼텍스는 앞마당 까지만을 허락하고, 그외 정식맵들은 가스-미네랄, 2멀티까지만 허락하고.

MBC게임 해설자들이 자주 감탄하시는 맵컨트롤 능력, 그것이 빚어낸 트리플 커맨드의 방어포인트는, '뚫어야 하는데 뚫을수 있을거 같진 않고, 멀티하면 밀릴거 같은' 고뇌를 토스에게 안겨줍니다. 최연성 선수의 강함은 물량이 아니라, 토스로 하여금 같은 자원을 먹고 싸우도록 강요함에 있습니다.


그렇게 트리플 커맨드 센터를 먹고 나면 토스가 도저히 타스타팅을 가져갈수가 없는 상태가 됩니다.


옛날에는 토스가 타스타팅 멀티를 쉽게 먹었을텐데, 요새는 벌쳐 때문에 여간 어려운게 아닙니다. 수비하러 가는동안 드래군 폭사가 일어나면 끝장이구요.

'느리지만 수비가 강한 종족'인 테란이, 드랍쉽과 벌쳐를 호라용하면서 '빠르면서 수비가 강한 종족' 테란으로 변모했습니다. 기동성에서조차 테란에게 뒤쳐지는 것이죠.

그래서 요새 토스들이 속업 셔틀을 이용하고 있습니다. 셔틀에 들어갈수 있는 최대의 전투력인 리버 두기를 넣구요.(질럿 넷은 원래 벌쳐에 넣고, 드래군 둘은... 할게 없죠.)
하지만 리버의 가격과 스캐럽의 AI란 부담감. 그리고 커맨드 센터를 띄우고 재빨리 SCV를 뺴고 나면 사실상 리버가 피해를 줄수있는게 거의 없습니다. 셔틀 자체가 75원의 터렛에 너무 약하구요.

또 '토스의 유닛은 숫자만 보면 전투력이 뻔하다'라는 단점이 이제는 저그가 아니라 테란에게도 적용 돼, 토스가 테란의 타스타팅 멀티를 공격하면, 테란은 딱 그것 이상의 병력으로 각개격파합니다. 공격을 나가면 돌아올수 없는 유닛이 되버리죠. 숫자를 보면 전투력이 뻔하니까요.
(테란의 구원병력을, 공격나간 토스의 병력과 본대 병력이 양방치기를 해서 잡아 먹는 역전술도 가능합니다.)


에.. 이건 급작스럽게 생각난 장점이기에 설명이 그렇게까지 매끄럽지 않습니다만, 예를 들만한 게임이 상당히 많습니다.
그중 하나가 최연성vs송벽석,최연성vs이현승 기요틴인데, 기요틴에서 최연성 선수의 패배는 단순히 '약한 타이밍에 게릴라를 당해서 졌다'가 아니라, 기요틴이란 맵이 주는
-멀티마다 독립된 방의 느낌-에 의거한 것입니다.
앞마당 멀티도 까다롭거니와, 제2멀티를 먹기도 까다롭습니다. 하나의 방어포인트로 먹을수 있는 멀티가 잘해야 앞마당인 것이죠.



*ps 지나가는 말인데
제가 PvsZ밸런스가 붕괴된 원인이라 생각하는 -로보틱스 테크의 약화-가 이제는 TvsP까지 적용되는 것 같습니다.  스타크래프트 초창기의 사기적인 슈팅리버로 인한 로보틱스 테크, 셔틀,리버,옵저버의 전반적인 약화가, PvsZ 럴커조이기에 대항할 수단을 잃게 했습니다. 조이기를 무시하고 셔틀 게릴라를 하기도, 리버와 옵저버로 조이기를 뚫기도 어려워진 것이죠.

현재 테란의 벌쳐+탱크 조합에 대항할 수단 또한 바로 로보틱스 테크에 있는데, 그게 안되니 드래군이 벌쳐에 폭사당하고, 셔틀에서 내린 병력은 내리는 족족 벌쳐에 잡히고, 리버는 불발만 내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