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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04/05/26 21:21:54
Name Artemis
Subject [잡담] 영화 <트로이>를 보고...
동대문 MMC. 방금 전 <트로이>를 봤다.

사실 보기 전부터 꽤나 망설이던 영화이긴 했다. <일리아스>에서 트로이와 헥토르를 매우 좋아하는 내가 과연 이 영화를 편히 볼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더구나 <일리아스>는 아테네에 대한 실망을 안겨준 작품이기도 하다. 지적인 아름다움으로 충만한 그녀가 그깟 황금사과 하나(?) 때문에 미모 겨루기를 하다니...

이런 이유로 망설이긴 했지만, 세간에서 헥토르에 대한 평이 좋기에 마음을 굳혔다. 내 상상 속에서 그려진 헥토르를 비록 연기하는 배우일지망정 실물로 한번 가늠해 볼 수 있는 좋은 기회였기 때문이다. 그리고 간간히 보이던 예고편 화면이라든가 화려한 광고 역시 나의 호기심을 부추겼음이다.

일단 헥토르에 대해선 100% 만족이다. 오늘 이 영화로 인해 나의 새로운 이상형은 헥토르가 되어버렸다. 훌륭한 전사, 뛰어난 지도자, 성실한 인품, 조국에 대한 사랑과 자부심, 주위 사람들에 대한 따뜻한 인정... 헥토르를 설명하자면 어떻게 말을 해야 될지 모르겠다. 비록 전쟁중이지만 상대방을 존중할 줄 알고 기본적인 예의를 지킬 줄 아는 그야말로 진정한 영웅이었다. 파리스와 헬레나로 인해 촉발된 전쟁이었지만, 그는 그 두 사람까지도 끌어안을 줄 아는, 그야말로 강인한 인격의 소유자다. 이러한 헥토르를 어찌 사랑하지 않을 수 없단 말인가. 헥토르에 대한 나의 사랑과 존경은 <일리아스>부터 시작되긴 하였어도, 지금 이 순간 그러한 것은 아무런 의미가 없다. 헥토르를 훌륭히 연기한 에릭 바나에게도 찬사를! 이번 영화를 통해 그의 팬이 되어버릴 것 같다.

다만 아킬레스에 대해서는 조금 다른 생각이다. <일리아스>에서의 아킬레스는 불행한 운명을 타고난 고독한 전사였다. 영화 <트로이>에서도 그 이미지는 이어지긴 하지만, 왠지 싸움에 굶주린 늑대의 이미지에 더 가까웠다. 영화 속에서는 내내 그를 '영웅'이라 칭한다. 그러나 내겐 아킬레스도 그저 최고의 전사일 뿐,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니다. 적어도 헥토르에겐 싸움의 명분이라도 있었다. 하지만 아킬레스가 싸우는 이유는? 단순히 동맹관계라고 말하기에는 미심쩍다. 하긴 최고의 지략가 오디세우스의 역할은 이 점에서 빛을 발한다. 원래도 오디세우스가 싫긴 했지만, 이 영화에서는 정말이지 너무 미워서 할 수만 있다면 한 대 때려주고 싶었을 정도였다.

그러나 아킬레스는 매우 인간적이다. 자기 감정에 충실한 그는, 인간의 본성을 그대로 보여주고 있다. 트로이 전쟁에 출전한 그는 충분히 그의 의지로 움직였다. 하지만 전사로서의 본능과 무사로서 이름을 남기고 싶다는 남자로서 갖는 명예심에서 출발한 그의 의지는 결국 자신의 운명 안에 갇히고 말았음을 이야기한다. 신의 몸을 부여받았으면서도 인간의 본능과 인간의 감성을 지닌 그는 어쩔 수 없이 운명에 굴복할 수밖에 없는 인간이었던 것이다. 그는 아가멤논을 위해서도 그리스 동맹군을 위해서도 행동하지 않는다. 그를 움직이는 건 바로 그 자신과 그가 가진 운명의 굴레다. 파트로클로스가 죽었을 때, 그의 죽음에 대한 이유를 알면서도 엉뚱하게 헥토르에게 분노를 쏟아내는 그의 행동을 보며 유치하다고 느끼기도 했지만, 그래서 그는 더욱 인간적이다. 그래서 혼자 아들의 시신을 찾으러 온 프리아모스에게 마음이 흔들리지 않는가.

사실, 헥토르나 아킬레스가 영웅인가 아닌가 하는 것은 중요치 않다. 어쨌든 이 두 사람은 한 시대를 풍미한 명장들이기 때문이다. 어쩔 수 없는 상황 속에서 전쟁을 통해 맞닥뜨려야 했었던 이들은 마치 이란성 쌍둥이와도 같다. 상황은 다르지만, 자신들이 지키고자 했던 소중한 것들을 지키기 위해 창을 들어야 했고, 칼을 들어야 했고, 방패를 들어야 했으니까. 조국이 몰락할 것을 알면서도 의연히 칼을 들어 자신이 사랑하는 조국과 가족을 지키기 위해서 전장에 나선 헥토르나, 트로이 원정에 나서면 자신이 죽을 것임을 알면서도 출전하여 가장 친한 파르토클로스마저 잃었던 아킬레스나 그 심정의 원류는 아마도 같았을 것이다.

두 영웅을 보는 내내 가슴이 아릿하면서도 행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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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벽에 심야영화를 보고 전철시간을 기다리며 동대문 어느 겜방에서 쓴 글입니다. 영화를 보고 난 후 그다지 많은 시간이 흐르지 않아 상당히 흥분된 상태였고, 동시다발적으로 떠오르는 생각을 손가락이 따라가지 못해 다소 어수선한 감상문이 되어버렸죠. 아직도 영화가 내내 머릿속을 떠돌고 흥분상태입니다.^^

<트로이>는 정말이지 간만에 감정이입이 되어서 본 영화입니다. 주위분들이 아마 저 때문에 영화 보는 데 방해를 받으셨을 것도 같습니다. 장면 하나하나, 대사 하나하나 저도 모르게 반응을 하고 말았거든요. <어바웃 어 보이> 이후로 최고의 외화를 마주하게 된 것 같습니다.

어렸을 때, 세계명작전집에 속해 있던 다소 촌스러운 제목의 <호머이야기>는 제 주목을 끌지 못했습니다. 모든 책을 다 섭렵한 후 마지막으로 남아있는 이 책을 펼쳤을 때, 전 후회할 수밖에 없었죠. 진작 이 책을 보지 못한 것을. 단숨에 소설 속으로 흡입되어버린 저는 헥토르의 죽음에 눈물을 흘렸었고, 트로이가 망한 것에 왠지 모를 서글픔을 느꼈습니다. 이후 <일리아스>로 다시 만났을 때도 그 감정은 여전했습니다. 여전히 제게 트로이는 영광스런 국가였고, 헥토르는 최고의 남자였습니다.

물론, 영화 <트로이>는 조금 다릅니다. 사실 신들의 참여로 엉망진창이 되어버린 <일리아스>의 트로이 전쟁보다 영화 <트로이>가 제게는 더 와닿왔고, 결말도 만족스러웠습니다. 하지만 어쩔 수 없이 <일리아스>에 기대는 부분이 있는 것은 어쩔 수 없는 것 같더군요. 그러나 덕분에 새로운 느낌을 가질 수 있어서 참으로 좋았습니다.

영화를 보고 나서 의문을 가진 아킬레스는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얼마 전 잡지에서 본 감독의 인터뷰가 떠올라 이해가 갔습니다. 소설과는 달리 영화 <트로이>에서의 아킬레스는 마초적인 느낌이 물씬 나는데, 시나리오를 쓸 때 아킬레스는 브래드 피트를 염두해 두었다는 걸 기억해 내고는 그럴 수밖에 없었음을 알게 되었습니다. 브래드 피트 자체가 가진 이미지가 거칠고 반항아적인 면이 있으니까요. <트로이>의 아킬레스는 <일리아스>의 아킬레스와 실제의 브래드 피트가 동시에 공존하는 인물이었던 셈이죠. 그래서 그렇게 어울렸나 봅니다. 같이 본 친구는 브래드 피트에게 난생 처음 반했다고 하더군요.

그런 면에 반해 저는 더 철저히 헥토르에게 반해버렸습니다. 위에서도 밝혔지만 원래부터 이 인물에 대한 애정을 가지고 있었던 저로서는 당연한 일이겠죠. 더군다나 <트로이>의 헥토르는 <일리아스>의 헥토르 바로 그 대로입니다. 더욱이 실제 모델로 보게 되면 실망도 할 법한데 전혀 그렇지 않다는 것에 더 놀랐습니다. 아무래도 원작이 있는 경우는 보통 실망을 하게 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사람들마다 떠올리는 상상의 이미지가 다르기 때문이죠. 그것을 어떻게 적절하게 표준화시키느냐에 따라 '괜찮다' 혹은 '실망이다'로 나눠지는데, 제 경우 이번엔 '바로 그!'라는 감탄사가 절로 나왔습니다.

사실 전쟁이라는 상황 속에서 인간적이고 도덕적이고 예의적이고 하는 말 자체가 우스울지 모릅니다. 그러나 우리가 흔히 말하는 '영웅'의 의미가 단순히 싸움꾼을 지칭한다고는 여겨지지 않습니다. 어차피 영웅으로 기억되는 사람도 승자의 역사 속에서 그렇게 만들어지는 경향도 없지 않아 있고요. 아킬레스에 대한 저의 이중적인 감정은 바로 그 때문입니다. 더욱이 그는 불사의 신체를 가진, 반은 신적인 존재였으니까요. 그런 사람에게 대적한다는 것 자체가 너무 힘겨운 일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하지만 소설이든 영화든 그는 '인간의 굴레'를 벗어나지 못한 하나의 개체일 뿐이더군요. 특히나 <트로이>에서 헥토르의 시신을 싸주면서 눈물을 흘리며 "저승에서 만나세, 친구!"라고 말할 때는 그의 인간적 고뇌가 절실히 와닿았습니다.

신화적 부분을 배제한 <트로이>가 그래서 전 좋았습니다. 신들의 감정과 음모에 휘말려 신들의 전쟁터가 되어버린 트로이 전쟁과는 달리, 다소 잔인할지라도 인간 스스로의 의지와 결정이었으니까요. 어쩌면 이는 제가 인간이기에 갖는 당연한 감정인지도 모르겠습니다. "신들은 인간을 질투한다"라는 아킬레스 말도 그래서 좋았습니다. 인간은 무한한 존재인 신이 되고 싶어하지만, 신은 그들의 지리멸렬한 생애 때문에 유한한 존재인 인간을 부러워하죠. 하루하루를 생의 의미를 가지고 존재하는 인간으로서의 인생이 참으로 소중하게 느껴지더군요. 할 수만 있다면 그 신들과 대화를 하고 싶었습니다.^^

흠... 원래는 이게 아니었는데, 글을 쓰다보니 상당히 다른 쪽으로 흐르게 되었네요. 원래는 멋진 두 남자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 싶었을 따름인데...^^;; 어쨌거나 간만에 마음을 뒤흔들 만한 영화를 만난 것에 기분이 좋습니다. 내 돈을 주고서라도 또 보러 가고 싶을 만큼요. 당분간은 <트로이>에서 벗어나지 못할 것 같은 느낌이 듭니다. 그리고 잃어버린 <일리아스>를 다시 장만해야겠다는 생각도 들고요.^^

-Artemis

p.s.
새벽까지 내내 밖에 있는 관계로 어제는 챌린지리그를 보지 못했습니다. 그래서 결과를 PgR에 들어와서 알게 되었는데... 제가 이기기를 바랐던 두 선수가 패자의 이름에 올라있어서 조금은 아쉽더군요. 하지만 아직 어리고 가능성이 무한한 선수들이니 크게 개의치는 않습니다. 열심히 하는 모든 선수들에게 박수를 보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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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다현
04/05/26 21:27
수정 아이콘
저도 방금 보고 왔습니다. 제가 할 수 있는 말이라곤.........헥토르 왕자님 만세!!!!!!!!!!!!!!!!!!!!!!!!!!!!!!!!!!
MurDerer
04/05/26 21:31
수정 아이콘
헥토르와 아킬레스와의 대결중에서
헥토르가 쓰러지자 아킬레스의 대사
"일어서라 트로이의 왕자여." 이 대사가 마음에 와닫는군요..
도루묵~!
04/05/26 21:38
수정 아이콘
^^ 저도 저번 일요일날 트로이를 봣습니다. 저도 헥토르가 굉장히 마음에 들더군요, 저는 트로이전쟁이 일어난 이유와 결말 정도만 알고 있었는데 트로이 영화보고 트로이 전쟁의 경과와 과정을 쭉 훑어 봤습니다 ^^ 정말 '헥토르'라는 인물에 반해 버렸달까요.. 영화 내에서 신은 인간을 질투한다는 아킬레스의 말과 고독한 냄새를 풀풀 풍기는 행동도 멋졌습니다. "우리는 사자다!" 라는 브래드 피트의 대사가 기억에 남내요 ^^
박창주
04/05/26 21:38
수정 아이콘
마지막 목마가 들어오고 그 다음부분부터 참 씁쓸하더군요...
개인적으로는 헥토르가 죽고 아버지가 직접 나서서 시신 가져오는..그부분이 가장 감동적이었습니다..
지구인
04/05/26 21:47
수정 아이콘
오, 트로이. 반했습니다.(실로, 작품에) 오랜만에 한편 제대로 건졌다!! 싶을만큼 육천여원이 아깝지가 않았더랬지요. 오션스 일레븐에서의 그 걸쭉한 미남이 갑옷을 차리고 길어버린 머리를 헝클어뜨린 채 싸움장을 향해 그야말로 사자처럼 달려가는 그 모습도 참 인상적이었습니다. 명분과 실리. 그리고 남자의 불타는 야망. 허나, 결국에는 어이되었건 귀결점이 사랑이었다는 것이 우리 인간들만의 낭만아닐까 싶었습니다. 죽을때까지도 '신'이라는 이름을 머리위에 떠받들며 케케묵(었다고해도되려나)은 철학과 명분만 있는 믿음으로 똘똘뭉쳐 득세하다싶이한 사제들의 모습이 참으로 무모해 보였습니다. 그리고 거기에서 끝내 헤어나지 못했던 옛사람, 프리아모스.
사랑엔 국경도, 신분도, 계급도 뭣도 없다합니다만- 헬라나를 (견주어말하면)월경 시키(수동적으로보입니다-_-)는 바람에 전쟁의 시발점의 중심에 선 파리스. (철없는놈철없는놈.. 이라 중얼거렸더랬지요.) 하지만 결말 부분, 아킬레스의 발뒤꿈치 아킬레스건을 관통했던 그 활솜씨는 어느 궁수 못지 않더군요. (의도가 흐려진 = _ =)
어쨌거나, 근 한달만에 한 외출에서 건진 보석같은 작품이고 말 그대로 장엄한 대 서사시 입니다. 인상깊던 그의 대사가 아직도 떠오를 정도로.
'신이 활도 쏘아주나요?' // 마지막 나래이션 부분의, 헥토르와 한 시대를 살았고 아킬레스와 한 시대를 풍미 했음을-
아, 그리고 이 영화의 음악 감독님- 단순한 영화가 아닌 '작품'에 제대로 된 일조를 하셨더군요. 음의 파동 하나로 마인트 콘트롤, 반전효과를 이용한 심리묘사. 보는내내 그랬지만 여운이 가시질 않아 여전히 감탄중입니다. 굿!!! >_<)bbb
Dark..★
04/05/26 22:18
수정 아이콘
저에게는 레골라스(올랜도블룸)와 보로미르(션빈)가 동시에 나온다는 사실 하나만으로도.. 꼭 봐야될 것 같습니다.. -_-; (문제는 누구와.. 보느냐;)
바카스
04/05/26 22:25
수정 아이콘
오오 -_-// 여친이랑 같이 보면 좋겠는걸요 ^^+;;;;


그래도 투마로우나
이젠 거의 다 변태(?)를 끝마친 애들이 열연할 해리포터와 아즈카반의 죄수를 엄청 기대한다죠 ^^
Return Of The N.ex.T
04/05/26 22:54
수정 아이콘
으음.. 보거 가야겠군요..^^
하지만 영화 보는걸 별로 안좋아 하는지라..
DVD가 나올때 까지 기다릴수도..^^;;
Connection Out
04/05/26 23:01
수정 아이콘
헥토르의 아버지... 트로이의 왕이 아킬레스를 찾아가서 나누는 대화가 인상적이더군요. 일리아드가 만들어내 수천년을 이어운 아킬레스와 헥토르란 두 영웅을 새롭게 변신시킨 브래드 피트와 에릭 바다에게도 박수를...
하늘아이
04/05/26 23:07
수정 아이콘
저도 오늘 이 영화를 보고 왔는데 정말.. 다시한번 브레드피트에게 반했습니다. 아킬레스는 정말 브레드 피트를 생각하고 만든 것 같더니 역시 그랬군요. 영화를 보고 나오면서 내내 아킬레스와 헥토르가 머리에서 떠나지를 않더군요. 정말 멋진 영화 였습니다. 여러모로..^^
남자들만의 야망이라던가.. 전쟁을 하는 이유.. 아킬레스가 전쟁에 뛰어든 이유.. 헥토르가 전쟁에 참가하는이유..등 모두 이해할수 있을것 같습니다.
헥토르의 아버지가 아킬레스를 찾아가서 그의 손에 입을 맞추면서 말할때는 눈물이 다 나더군요. 아킬레스가 헥토르의 시신을 쌀때도.. 전쟁장면도 정말 멋지더군요. 함대들이 나아가는 모습이라던가 그런것들도 와~ 소리가 날만큼입니다. 여운이 가시질 않아서 꿈에라도 나올것 같습니다. -_-b
04/05/26 23:15
수정 아이콘
소설에서는 아킬레스가 헥토르를죽이고(아아 헥토르 ㅠ_ㅠ) 하루종일 마차에 줄로묶어서 끌고다니는데 영화에서도 그렇게나오나요?(하루종일 마차에 끌려다녀도 신의 손길에 의해 시신은 온전하게 보전되죠) 그나저나 개인적으로는 트로이 장수중 한명인 아이레이아스가 제일 좋다는 : ) 일리아드 다 읽으셨다면 아이레이아스읽어보시길. 아무리 생각해도 트로이는 멸망해서는 안되었어... ( -_-) 나쁜 헤라&아테네 연합군같으니라구;;; 소설에서는 창 몇번 던지는걸로 싸움 끝나는데-_-;; 끙;;; 아킬레스 갑옷이 더 좋아서 이긴다는 매우 불합리한 내용... 나쁜 신들같으니라구-_-;;; 그나저나 영화관가서 봐봐야겠군요...
deathknt
04/05/27 00:21
수정 아이콘
저도 트로이는 괜찮게 봤습니다....
개인적으로 좀 생각했을때
아킬레스가 오만방자한 이유는..아마도 이미 그의 운명이 미리 정해져버렸기때문에 조금이라도 더 자신의 가치 혹은 발자취를 강하게 남기기 위해서 그렇게 표현한 것이 아닐까 생각됩니다.
그래도 영화 [트로이]에서 가장 멋지게 표현된 것은 헥토르더군요..
위치는 왕자이자 총사령관이지만 실제 영화에서의 비중은 트로이 그 자체라고 봐도 무방할 정도였습니다.....

일리아드의 이야기에서 신화적인 내용을 제외하면 영화와 같은 내용이 나올 정도로 잘 정리해서 깔끔하게 결론을 지은것 같습니다.
p.s. 그리고 아이레이아스는 로마 건국과 관련이 있는가요? 그쪽과 어느정도(?) 관련이 있다는 이야기를 들었거든요..
04/05/27 00:36
수정 아이콘
하랑님/ 끌려다니기는 하지만 하루종일은 아니고..자기 숙소까지는 끌고 간답니다. 무지 속상했고 아킬레우스가 미웠지요.
스토리 다 알고 보면서도 어찌나 트로이를 응원했던지 스스로 바보같이 생각되더군요. 다 헥토르 탓! ^^
04/05/27 00:41
수정 아이콘
일리아드에 심취해 있던 저로써는 최악이라는 기분이 들었는데 약간 다르시네요^^
영화를 보면서 영화 자체에서 주인공인 아킬레스를 띄우기 위해 여러 인물들의 개성이 결여되었다는 생각이 많이 들더군요.
아가멤논과 메넬라우스의 엄청난(!) 변신에서 할말을 잃었습니다. 비록 여자 하나 때문에 아킬레스와 반목이 생겼지만 그래도 통일된 그리스를 이룰 정도로 정치적 수완도 좋았고, 나름대로 창의 명수였으며 영화에서처럼 100% 속물은 아니었는데.
그리고 메넬라우스도 그의 업적에 비하여 너무나 쉽게 죽어버린....(헬레네 데리고 그리스로 가는 메넬라우스는 어디로 갔는지..)

비록 스토리는 비슷하게 꾸며갔지만 너무나 많은 변화는 저로써는 조금 받아들이기가-_-
10년이 넘게 일어난 전쟁이 모 1주일도 안된것처럼 후다닥 끝나버리고, 파리스도 너무나 유약하게 그려진거 같아 많이 아쉬웠습니다. 그나마 역시 헥토르가 영화를 살린거 같습니다.

적어도 3부작 이상을 되어야 만들 수 있다고 생각했던 영화를 단 2시간
30여분 내에 후딱 끝내버리니 그 아쉬움이 더 큰거 같네요.

다른 감독이 만들어줄 장엄한 서사시 같은 영화로서의 또다른 일리아드를 기대합니다.

p.s 아이네이아스 가 로마 건국과 관련이 있는것은 맞는거 같습니다. 아이네이아스는 카르타고, 로마 두 나라 모두에 관련이 되어 있는데 그 자세한 얘기는 현재 기억이 안나네요
DeGenerationX
04/05/27 00:42
수정 아이콘
아이네아스는 트로이 전쟁후 고향을 잃고 떠돌다가 카르타고에 도착해서
그곳 여왕인 디노와 사랑을 나누다가 나라를 건국해야한다는 일념하에
디노를 버리고 떠나서 이탈리아 라치움(맞던가?)에 나라를 세우는걸로...
디노는 떠나는 그에게 아이네아스가 세운 나라와 카르타고는 원수가 될것이다. 라고 외치구 후에 포에니 전쟁이...

이 이야기는 로마시인인 베르길리우스가 지은 <아이네이스>에 나옵니다.
04/05/27 00:45
수정 아이콘
아마도 아이네이아스가 로마 건국과 관련이 있는 트로이 장수인 것이 맞을 겁니다. 아프로디테의 아들이라고 기억하고 있는데... 영화에서 마지막에 파리스가 어느 청년에게 트로이의 검을 안겨주잖아요. 친구와 혹시그 청년이 아이네이아스 장군의 변형(?)이 아닐까 하는 이야기를 했었습니다.^^;
04/05/27 01:26
수정 아이콘
아.. 그렇군요! 아르테미스 님의 말을 들으니 더 그런 생각이 혹시 그 청년이 그대로 출현하는-_- 로마 건국에 관한 속편이 나오지 않을 까 하는 생각이 불현듯 드네요.
In.Nocturne
04/05/27 09:10
수정 아이콘
책을 안 보신 분들은 책을 추천드립니다!!
감동 두배!! 느~무 재밌어요~~
04/05/27 09:42
수정 아이콘
저도 어릴 때 세계명작전집에 있던 호머이야기로 이 이야기를 접했습니다. 혹시 적갈색 두꺼운 표지에 금색으로 제목이 써 있던 책 아니었나요? ^^; 그 후에 고등학교때 일리아드로 다시 접하게 됐는데 왠지 모르게 어릴 때 읽었던게 더 재미있었던 것 같기도 하고 그렇더군요. 아직 영화는 못 봤는데 헥토르가 그렇게 멋있게 나왔다니 보고 싶군요. ^^;
04/05/27 09:57
수정 아이콘
예전에 '헬렌 오브 트로이'라는 영화가 있었는데...거기에서 아킬레스는 그저 싸움에 미친 개 (표현이 심했나요? 하지만 영화에서 그리 말한답니다;;)로 나온답니다...
04/05/27 11:13
수정 아이콘
아자 님/ 네, 맞습니다.^^ 아마도 제 기억이 맞다면, 동양의 이야기는 파란색 표지였었고, 서양의 이야기는 적갈색이었을 거예요. 적갈색의 처음이 <호머이야기>였죠.^
그 당시만 해도 그 전집에 제 세계의 전부였던 기억이 납니다. 그리고 후에 알게 된 사실이지만 상당히 수준 높은 작품들을 어린이용으로 변형, 편집한 것들이 꽤 있더군요. 지금도 기억나느 것 중에선 조르드 상드의 <사랑의 요정>과 테오도르 슈토름의 <호수>가 함께 묶여져 있던 권이었는데, 이를 원래의 성인용(?) 버전으로 읽고 싶어서 안달을 했었죠.^^; 테오도르 슈토름은 얼마 전 발간된 이문열 씨의 <세계명작산책-1. 사랑의 여러 빛깔>에서 발견을 했는데, 기분이 매우 좋았습니다. 그러나 망설여지는 것이 이문열 씨를 그닥 좋아하지 않는지라...
암튼 그렇습니다.^^
NESCAFE))
04/05/28 01:20
수정 아이콘
저 역시 아킬레스보단 헥토르에게 한표(!)
영화 트로이에서 말하고 있는 영웅은 분명 둘인데
아킬레스 중심의 조명이 아쉬웠습니다.
물론 그 자체는 멋졌지만,
헥토르 역을 그리 소화해낸 에릭 바나; 너무 멋지군요.
04/05/30 00:45
수정 아이콘
저 역시 헥토르에게 한표를 던집니다.
아킬레스를 멋있게 보시는 분들이 많으시던데, 에릭 바나. 정말 멋지더군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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