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로써 10-11시즌 정규리그의 모든 경기가 끝났습니다.

프로리그에서 찾을 수 있는 여러가지 재미난 요소중에 하나는 다승왕 경쟁이죠. 매해 각축을 벌였지만 올해는 일찍이 김택용선수가 다승왕을 확정해버려서 거기에 대한 흥미도는 예전보다는 조금 줄어든것 같습니다.

그런데 개인적으로 평소에 별 생각이 없던 신인왕 경쟁이 이번시즌에는 꽤 재미있게 다가온것 같습니다.

기억이 가물가물하지만 매년 신인왕은 어떤 한 선수에게 쏠리는 경향이 있었습니다. 올해 다승왕은 김택용이 될꺼야라는 대중의 인식이 있듯이 신인왕 역시 프로리그 막판이 되서는 어떤선수가 받겠지라는 인식이 있었죠.

그런데 이번시즌은 꽤 흥미롭습니다. 바로 정윤종이냐 김기현이냐 두 선수 때문에 말이죠.


정윤종
35전 17승 18패 (48.6%)
vs Terran 12전 8승 4패 (66.7%)
vs Protoss 12전 4승 8패 (33.3%)
vs Zerg 11전 5승 6패 (45.5%)

김기현
33전 15승 18패 (45.5%)
vs Terran 17전 8승 9패 (47.1%)
vs Protoss 9전 4승 5패 (44.4%)
vs Zerg 7전 3승 4패 (42.9%)

당장 성적만 보더라도 정윤종선수 성적이 조금 더 낫습니다. 하지만 두 선수의 객관적인 기록 외에 또다른 흥미거리가 있는데 바로 경기의 '임팩트' 입니다. 바로 김기현선수가 만나 이긴 상대들이 모두 강했다는 것이죠. 주관적인 요소이긴 하지만 정윤종, 김기현선수도 모두 그 점을 인지하고 있더군요.


* 정윤종선수의 시즌 마지막 인터뷰 中

- 또 다른 신인왕 후보 김기현에 비해 대결 상대의 무게감이 떨어진다는 평가도 있다
▶ 어차피 대결하는 상대가 모두 프로이기 때문에 누구를 이기든 다 같은 1승이라고 생각한다. 또 욕을 먹을까 봐 두렵기는 한데, 누구를 상대하더라도 모두 프로가 아닌가(웃음).



* 김기현선수&송병구선수의 시즌 마지막 인터뷰 中

- 정윤종이 1승은 다 같은 1승이라는 이야기를 했는데
▶ 김기현=그 말도 어느 정도 맞다. 하지만 현실적으로 봤을 때 프로게이머라 해도 차이는 있다. 똑같은 1승이긴 하지만 1승 안에 들어있는 무게감이나 의미가 다르다. 그 부분을 고려해주셨으면 좋겠다. 이번 신인왕 기준에 절대적인 기준은 없는 것 같다. 승률이나 승수 모두 정윤종 선수가 앞서지만 그게 꼭 절대적 기준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아직은 경쟁할 수 있다고 생각이 든다.
▶ 송병구=한 마디 거들고 싶다. 내가 알기로는 정윤종 선수도 승률이 50%가 안 되는 것으로 안다. 어떤 상의 수상을 두고 후보들의 성적이 모두 5할이 안 된다면 누굴 이겼느냐가 중요한 것 같다. 신인상 후보에 오른 선수들은 말 그대로 정말 경험이 없는 선수들인데 그런 선수가 팀의 에이스를 이겼기 때문에 발전 가능성과 미래도 고려해야 되는 것 같다. 그런 것은 기현이가 더 잘 보여준 것 같다. 승수는 부족해도 수상 가능성이 있다고 생각한다. 고려해주셨으면 좋겠다. 신인의 능력을 좀 더 잘 보여준 것이 기현이라고 생각한다.
▶ 김기현=(송)병구 형이 좋게 말씀해주신 것 같다. 객관적인 기준으로는 정윤종 선수가 더 잘한 것을 인정하지만 그 외의 것들도 고려해주셨으면 좋겠다. 누가 수상할 지는 봐야 알 것 같다. 기대는 하고 있겠다(웃음).



실제로 김기현선수가 시즌 막판 만난 선수들의 명단을 보면 화려합니다. 이영호,정명훈,전태양,김경모 등 ...  송병구 선수 말따라 논개하라고 내보냈더니 모두 이겼었죠.

그렇다고해서 정윤종선수의 무게감이 부족한건 아닙니다. 물론 김기현선수보다 상대하는 선수들의 무게감이 떨어지는 경향이 있긴하지만 정윤종선수 말따라 어차피 같은 프로 선수들을 이겼던 것이고, 무엇보다 정규리그 1위 수성에 어느정도 공이 있다는 점이 매우 크게 다가옵니다.

김기현선수 인터뷰 내용처럼 신인왕 경쟁에는 정확한 기준은 없는것으로 알고 있는데 이번 시즌 과연 누구에게 주게 될지 사뭇 궁금해집니다. 더군다나 두 선수가 이렇게 서로 자기가 타겠다고 인터뷰하는것도 재미있네요.


포모스 인터뷰만 보더라도 어제 인터뷰에 400개 넘는 댓글이 달렸던데
정윤종이 받아야 된다고 하는 주장
- 정윤종이 승이 앞선다
- 1위팀 선수이다

김기현이 받아야 된다고 하는 주장
- 다승차이가 거의 나지 않는다 (무엇보다 어차피 둘다 50%가 안된다)
- 이런 비슷한 승수라면 누구를 만났느냐가 더 중요하다


둘다 어느정도 맞는 말인것 같아 잘 모르겠네요.

어떤분은 프로리그 신인왕은 정윤종이, E-Sports 대상 신인상은 김기현선수가 탈것 같다는 말도 하더군요. 프로리그는 프로리그 내에서만 주는 상이고 e-sports 대상 신인상은 개인리그 성적까지 합쳐지니 말이죠.

이번 프로리그 신인왕... 누가 타게 될까요? 그동안 신인왕같은거에 대해 별 생각 없었는데.. 이번시즌은 매우 흥미롭네요



* 윽 죄송합니다.. 김기현선수 09-10 성적까지 섞어 버렸네요 ㅠㅠ 김기현선수 2패가 줄어들었습니다. ㅠ 죄송 죄송 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