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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10/11/17 16:17:03
Name StayAway
Subject 프로게이머와 재능(Tribute to 임재덕)
2번째 GSL이 임재덕 선수의 우승으로 끝났습니다

임재덕..
아마 오래된 팬들이 기억하는 KTF의 팀플멤버
아니 정확히는 누구와도 훌륭한 시너지를 발휘하던
박정석의 팀플메이트 정도로 기억되는 선수가 아닐까 싶습니다
딱히 개인리그에서 두각을 드러낸 적도 없었고
비교하자면 이재황이나 박성훈 선수를 기억하시는 분들이
'아.. 그런선수도 있었지' 라고 겨우 떠올릴만한 선수지요

'게이머 경력 10년 차의 평범한 선수' 라는 표현이 어울릴지도 모르겠습니다만
평범하다고 말하는 건 조금 억울하지 않을까 싶네요
어찌 됐건 치열한 경쟁을 넘어서서 프로리그에서 활동하는 선수라면
그 실력을 인정할 수밖에 없으니까요

프로게이머를 만드는 건 어떤 요소일까요?
전 두 가지 라고 생각합니다

첫 번째는 '게이머'로서 천부적인 재능

흐름을 읽는 판단력, 미니맵을 보는 동체시력, 침착함,
멀티태스킹을 가능하게 하는 피지컬 그리고 달리 표현하기 어려운 스타급 센스..

두 번째는 '프로'의 본질에 더 가까운 것들

그 분야에 대한 관심, 즐기는 마음,지기 싫어하는 호승심,
패배를 극복할 수 있는 마음가짐,승부사로서의 기질 같은 게 있겠죠


첫 번째 언급한 재능의 중요성은 다른 분야에서도 드러납니다
신해철과 이승철이 심사위원으로 이런 말을 했었죠

'Gift 라고 표현되는 영역, 즉 모두에게 주어지지 않은 타고난 음색에 대한 특권은 존재한다'
'보컬의 역량이 길러지는 데는 한계가 있다. 타고난 재능은 아주 중요한 요소이다'

프로게이머와 가장 많이 비교되는 바둑만 하더라도
조훈현이나 이창호, 이세돌 같은 기사들의 가장 큰 차이는 타고난 재능의 차이입니다

그러므로 첫 번째 언급한 재능은 그 분야의 시작점에서
어떠한 가치보다 중요한 요소라는 사실은 부정할 수 없습니다

즐기는 게 프로가 아니라 이기는 게 프로이기 때문이죠



하지만 전 두 번째 요소도 그만큼이나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물론 한계는 분명합니다 두번째 요소들은 프로를 만들 수는 있지만
일류의 길을 보장하지는 않습니다

하지만 두 번째 재능이 가장 빛을 발하는 건 중반 이후입니다
프로는 아니 프로게이머는 재능이 아니라 열정이 사라지는 순간 사라지기 때문입니다


바둑이나 장기의 9단 그리고 프로게이머로서의 본좌같은
정점의 자리는 쉽게 주어지지 않습니다. 그리고 임재덕 선수는
그 단계에는 아직 가지 못했다고 보는 게 맞습니다

하지만 천재가 아닌 프로들이 가지고 있는 열정을 보여준
임재덕 선수의 우승은 충분히 의미 있는 사건이라고 생각합니다

보통 사람들이 자신의 재능을 탓하기 전에
그 안의 열정을 잊지 않게 해주는 계기가 되지 않았을까 싶습니다

프로의 세계에서 지고 싶지 않았던 사람들이
끝내 이겨내는 모습은 너무나 아름답습니다


p.s
글을 마치며 임재덕의 우승이 아닌 10년 차 게이머의 사라지지 않은 열정에 찬사를 보냅니다.
그리고 아직 최고는 아니지만 여전히 열정이 살아 있는 모든 선수의 건투를 빕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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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프의대모험
10/11/17 16:26
수정 아이콘
그래서 우리는 [임]을 빱니다 ㅠㅠ
빅토리고
10/11/17 16:36
수정 아이콘
임재덕 선수 팀플에서 활약하던 시기에 개인리그도 pc방 예선은 뚫어내던 선수였죠. 재능은 원래있던 선수라고 봅니다.
10/11/17 17:23
수정 아이콘
Zergbong 이라는 아이디로 아마추어떄부터 워낙 유명했었죠;
10/11/17 17:53
수정 아이콘
저그봉 선수 예전에 이스트로 선발 때 김원기 선수와 함께 선발되면서 참 기대했었는데...

둘이 성향도 완전 반대고 (김원기 선수는 저테전으로, 임재덕 선수는 저프전과 저저전으로 인정받던 선수였죠..) 해서 이스트로 두 저그 에이스로 성장할거라고 기대했었는데 갑자기 임재덕 선수가 KTF로 빠지면서 참 실망했던 기억이 납니다.

결국 김원기 선수는 이윤열 선수를 잡고 하면서 유명세를 쌓았지만 최후에는 저저전과 저프전의 부족으로 에결에서는 혼자 워낙 역부족이었고, 결국 몰락하고, 임재덕 선수는 KTF에서 팀플저그로만 나오다가 은퇴...

그랬는데 두 저그가 다시 스타2에서 시즌1, 시즌2 우승하는 걸 보니까 세삼 기쁘네요. 그런데 제가 저그 할라고 하는데 이렇게 되면 저그 너프 될까봐 또 불안하기도 하고;;;
비비안
10/11/17 19:58
수정 아이콘
프로게이머 스타1 게이머였던 선수들중 임재덕 이라는 이름을 가진 선수가 2명있었나요?????? 제가 기억했던 선수는 저렇게 생기지 않았;;;;;;흠;;
도달자
10/11/17 20:49
수정 아이콘
팀플과 1:1은 다른게임인데.. 팀플러로 뛰면서 간간히 개인전예선을 뚫는거보고 참 게임센스가 좋구나하고 생각한적이 있었습니다.
원햇러커라던가 기타 빌드도 잘만드시구요.
StayAway
10/11/17 20:57
수정 아이콘
말하고자 했던게 재능이 없던 선수가 노력으로 우승했다 이런게 아니라
재능만큼이나 오랜시간 열정을 가지고 게이머 생활을 해온 선수에 대한 헌사였는데
다르게 이해하신 분들이 많아보이네요.. 글 솜씨가 없어서 아쉽습니다
10/11/17 22:22
수정 아이콘
저그봉.. 아마추어때 엄청 유명했었던 생각이 나네요.
I have returned
10/11/17 22:49
수정 아이콘
물론 재능과 노력이 다 뛰어나다고 생각해서 글을 쓰셨겠지만 아무래도 "노력"에 더 초점을 두고 있는걸로 해석이 되는군요.. "천재가 아닌 프로들이 가지고 있는 열정" 같은 부분만 보더라도요..

저는 물론 "노력"도 많이 했다고 보지만 "재능"쪽에 좀더 초점을 두고 싶습니다.. 저그봉 시절부터 지켜본 골수저그 매니아라면 저그봉이 어떤 저그였는지 생생히 기억할 겁니다.. 특히 프로토스전은 거의 천재적이라 할만 했었지요

피지컬과 컨트롤이 중요한 테란전에서 번번히 고배를 마셨기에 스타1에서는 최고의 자리를 노릴수 없는 2군선수로 마감했지만, 상대적으로 피지컬과 컨트롤보다는 전략과 운영, 조합 등의 측면이 강조되는 스타2에서 그 천재적인 "재능"이 유감없이 발휘될 기회를 잡은거라고 생각합니다.. 스타2로 전향한 투신 박성준 선수가 기대만큼의 활약을 못내고 있는 것도 이에 대한 뒷받침이 될수 있는거 같구요

아마 스타2가 스타1가 생각보다는 더 다른 게임이라면, 임재덕 선수와 같은 전략형 내지는 운영형 선수들이 상위권에 랭크되는, 스타1과 약간 다른 양상을 보이게 될수도 있지 않나 조심스레 예측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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