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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09/12/31 14:30:43
Name 체념토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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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ubject 닮은꼴 이영한과 재즈기인 셀로니어스 몽크(Thelonious Monk)


* 글 편의상 반말로 했습니다 *





뽕뽑기 본좌, 태풍저그..

요즘 스타리그에서 활약하는 이영한의 대한 이야기가 많다..

단순한 승리 때문일까?

아니다..

너무나도 평범하게 생긴 이영한 선수가 이렇게 크게 주목받는 이유는...
그의 플레이에서 기인했다고 본다.

뭔가 남들과 다른 독특한 이영한의 플레이를 보면서

뜬금없이 스타와 전혀 무관한 재즈의 기인
독특한 셀로니어스 몽크(Thelonious Monk)를 떠올리게 되었다.

그나저나 왜 하필 재즈 일까!?

어쨋든 찬찬히 살펴보자


1. 셀로니어스 몽크(Thelonious Monk) 1917 ~ 1982

음악 대가들의 시작은 늘 이런식으로 시작된다.

'그는 6살때 피아노를 배우기 시작했다.'

참 일찍 부터 시작을 하지..
이런거 볼때마다 조기교육의 중요성을 새삼 깨닭게된다.. (그렇지 암암..)
어쨋든 일찍부터 피아노를 배운 셀로니어스 몽크는 '젊었을때 연주가들 사이에서 발탁하게 되었고 그 후 유명해졌다'라고

이렇게 쿨하게 인생을 요약할수 있을것 같다...
사실 그가 몇살때가 누구랑 뭐했고 어떠했고 인생이 어떻고 저렇고 이야기하는 것보다...

여기서 제일 중요한점은..
'왜 발탁하게 되었고 유명하게 되었냐'이다.

'왜 발탁하게 되고 유명하게 되었을까....?'

잘해서?

그렇다 잘해서 발탁하게 된거다..
하지만...

몽크는 재즈계의 기인!!
단순히 잘해서 저런 별칭을 얻은 것이 아니다.

뭔가 그만의 개성이 있기 때문에 저런 별칭은 얻은 것이다

당시 재즈는 단순히 댄스 반주음악에서 벗어나서 연주자들 중심의 음악이 되었고..
테크닉과 음악성이 중요시 되고 있었다.

그러한 분위기를 편승한 상태에서 나온 몽크는..

한마디로 '왕따'였다...

막강한 테크닉과 화려한 프레이즈를 보여주는 각광받는 피아니스트 버드파웰과 달리
너무나도 심플하고 난해한 몽크 플레이는 연주는..

그야 말로 비주류였던 것이다.

왕따로 불렸다.

'엉터리 피아니스트'로 유명해진..
재즈의 가장 위대한 거장 중 한명은 그렇게 평가를 받았다.


2. 이영한

마재윤시대는 어떠한 시대인가?
극의 달한 3햇으로 대변되는...운영의 시대

그 후 저그는 극의 운영과 최강의 공격력을 겸비한 폭군 이제동의 시대로 바뀌었다.

어떠한 공격형 저그라도 단순히 뽕뽑기만이 아니라 박태민과 마재윤 같이 맞춰잡는 운영을 할 줄 알아야만 살아남는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일명 '심타짜'라고 불리는 심소명와 같은 스타일은 요즘은 극히 보기 힘들다.
있다해도... 한상봉 같은 선수 정도 일 것이란 생각이 드는데...

어쨋든.. 공격하는 저그도 운영으로 맞춰잡을 줄 아는 것을  '미덕'으로 여기는 이 시대...

이영한이 그렇게 나타났다.

그리고 그가 제일 처음 얻은 별명은 '5분 본좌'이다.

문뜩 처음 봤을때는...뭔가 그럴듯해 보이는 이 별명은..
5분동안만 본좌의 능력을 보여주고 그 후로는 평범하게 돌아온다는 비아냥적인 의미를 내포하고 있다.

자신만의 독특한 공격으로 인하여 인정은 받는 것 같지만..
결국 우스갯 소리와 같은 놀림 받는 존재..

이영한은 그랬다.


3. 재즈계 기인과 태풍

셀로니어스 몽크와 이영한...

이 둘은 어떻게 극복했을까?

몽크는 모르더라도 PGR21 오시는 분이라면 이영한의 이야기는 알고 있으리라...
인내하고 기다렸다. 자신 본연의 개성을 온전히 보여줄수 있을때까지..

놀림받더라도....

참고 참았으며... 때를 기다렸다.

그리고 이번 에버스타리그 이영한은 벼르었다는 듯...
두거인 '김택용' '송병구'를 마치 태풍과도 같은 공격력을 선보이며
5분본좌란 꼬리표를 때고 태풍이란 닉넴을 얻게 되었다

현재 4강까지 올라온 이영한 선수는 더 높은 곳을 바라볼수 있는 가치를 스스로 증명하고 있다.

몽크도 이와 비슷하다..

이긴다는 신념으로
수많은 솔로앨범들을 발표하게 되었고..

그러다 스타계에서는 역대 최고 포스를 보여준 최연성과도 같은 존재인 색소폰 연주자 존 콜트레인을 만나게 되었다.
그리고 많은 것들이 바뀌게 된다.

재즈계의 기인은 누구보다도 강렬한 발자국을 남기게 된다


3. 플레이 스타일

몽크의 스타일은 앞서서 이야기했듯이

절제미와 난해함을 꼽는다.

그런데 몽크의 절제함은 단순히 음을 적게하는 것이 아니라.. 심플함 그 자체다.
가장 핵심적인 부분을 부각시키는 것이다 그래서 듣는 이로 하여금 참으로 쉽게 들린다.

또 이 난해함은 몽크 특유의 해학성과 같은 개성을 담고 있어서..
그의 곡들을 듣게 되면 단번의 귀에 박혀버리는 것이다.

이것이 몽크의 정체성이자 개성이다..
귀에는 쉽게 들리는 데 어렵다.

난해한데 단순하게 들리는 몽크...
그렇다 이 음악가는 기인인 것이다.

그렇다면 이영한의 플레이는 어떠한가?
단순 뽕뽑기 인가...?

올인성 공격을 주로하기 때문에 뽕뽑기라고 붙은 것이긴 한데..
스타리그 박상우전에서 보여준...  일명 '가필패'라는 뚝심있는 가디언 전법이나..
8강 송병구 선수 경기에서 보여준 아무도 예상 못한 뮤탈리스크 올인운영법을 보면...

뽕뽑기라는 이름으로 그것을 치부하기에는 너무나도 개성적이고 아깝다.

남들과는 궤를 달리하는 이영한 선수의 개성있는 플레이는...
설령 안통하더라도 다시한번 할줄 아는 뚝심과.. 남들과는 다른 올인

단순하게 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신기하게 그것이 통한다...

어떨때는 단순하게 하는 척 하면서 너무나도 영민하게 하는거 아닌가라는 생각이 든다.

단순한듯 그러나 난해한 플레이는 셀로니어스 몽크와도 너무나 닮았다.


끝으로.. 이영한 개성적인 면모를 조금이나마 알수 있는 인터뷰를 담아봤다



최근 스타리그에서 1패를 하기도 했다
'팀에게는 미안한 말이지만 프로리그만큼 스타리그도 중요하게 생각하고 있고 그래서 양해를 구하고 열심히 저그전을 연습하고 있기도 하다. 지난 번에 이영한(위메이드) 선수에게 졌을 때는 조금 의아했다. 특별히 내가 잘못한 부분이 없는 것 같은데 왜 졌는지 잘 몰라서 다음 경기가 걱정됐다. 상대가 준비를 잘 해오신 것 같은데 다음에 만회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서 준비할 생각이다'

송병구 인터뷰중.. 포모스 인터뷰 발췌


이영한과의 시너지 효과에 대한 본인의 생각은
'(이)영한이는 득을 많이 보는 것 같은데 나는 손해인 것 같다(웃음). 왜 저렇게 잘 이기는지도 모르겠다. 어쨌든 좋은 효과이기는 하고, 이상한 빌드를 알려주는 것을 제외하면 나도 도움을 조금 받고는 있다. 내가 질 때마다 지는 빌드를 가르쳐 준 것이 이영한이다. 영한이가 말을 굉장히 설득력 있게 잘하고, 경기 승률도 좋아서 믿었는데 나는 꼭 지더라. 이제는 생각을 좀 해보고 믿어야 할 것 같다(웃음). 오늘 빌드는 (강)정우형과 코치님께서 알려준 대로 했더니 이겼다'

신노열 인터뷰중..  포모스 인터뷰 발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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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치파괴자
09/12/31 15:08
수정 아이콘
좋은글 입니다.
언제나 스타일 있는 선수는 각광을 받지만,
또 쉽게 무너지는게 요즘 스타의 현실이죠..
이선수가 이번에 큰 무대에 오른만큼 어디까지 성장할지 기대 됩니다.
그저 스타일만 있는 선수인지, 아니면 그 스타일로서 정점을 찍을지..
블랙독
09/12/31 17:42
수정 아이콘
공격 공격!
저는 그런 선수가 좋더라구요.
다다다닥
10/01/01 10:24
수정 아이콘
이영한 선수 너무나도 스타일리쉬해서 참 관심이 가는 선수입니다.
박성준의 질렛배에 이어 근 5년만에 이렇게도 공격적인 선수가 등장했다는 점에 대해 기대를 갖게 되더군요.

근데, 김태형 해설위원이 자주 쓰시는 표현인 뽕뽑기, 뽕뽑기 본좌라는 별칭은 좀 안 해주셨으면 좋겠어요.
들을 때마다 정말 거슬리더군요. 주위분들도 뽕이라는 단어 자체가 주는 뉘앙스가 그리 좋지 않은 것 같다고 거부감을 내비추시더군요.

갑자기 댓글이 산으로 갔지만;; 어쨌든 이영한 선수 참 좋은 선수예요.
불멸의황제
10/01/02 06:48
수정 아이콘
처음엔 그냥 개성이 확실한 선수정도로만 봤는데 어째 이건 무린데 싶은 상황에서도 휘몰아쳐서 쓰러뜨리는걸 보면 대단. 김택용도 그런 식으로 쓰러졌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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