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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09/08/14 07:54:30
Name 도달자
Subject [단편]이름모를 모략가
1.

고요한 어느밤 달이 떠있다. 그리고 그 달에 두남자가 마주보며 술잔을 기울이고 있다.
아니... 술잔을 기울인다고 하기엔 너무나 무거운 분위기 아무말도 없이 술잔도 들지않는다.


그렇게 둘다 아무말않고 가만히.. 얼마만큼시간이 지났을까 갑자기 한명이 쓴웃음을 짓는다.
생각지도 못했다... 라는 웃음이라고 하면 잘어울릴 그런웃음이었다.



쓴웃음을 지은 자의 머리 속에 많은 생각이 오간다.
나는 두려울것이 없는.. 세상이 두려워한다는 이나라의 폭군!
여태것 나와 대적한 자는 모두 이손으로 꺾어왔다.

혁명가,사령관,최종병기 나와 이름을 같이하려던 자들은 모두 쓰러트렸다.

찬스만 노리던 2인자와 정벅자는 패배이후 어디있는지 보이지도 않는다.

진영화? 신상문? 김명운? 김정우? 고인규? 감히 내앞에선 고개조차 들지못했다.

조금 지친틈에 테러리스트가 꽤나 대규모게릴라전을 펼쳤지만 바로 내일 섬멸전을 시작했을터였는데..
그래... 분명 그리했을을터였는데.... 전혀 생각도 못했다. 완전히.. 완벽하게 당했다. 손발이 꽁꽁묶이고 말았다.
생각이 조금은 정리됬는지 폭군의 입에서 말이나온다.

"그만한 실력을 가지고 있으면서도 이름한번 알리지 않고 잘도 숨어있었군. 투명아니..진공인가"
"감히 폭군에 눈에 띄고 살아남을수없지요.  덕분에 이렇게 당신을 쓰러트리지 않았습니까..  이제 그만 술잔을 드시는게 어떨지요?
하지만 그 술잔안에 들어있는게 술인지.. 아니면 다른 무언가 들어있는지는 저 역시 잘모르겠지만요."
"건방진!!!!"

왕에게 독이 든 술잔을 권하는 책사인가.. 어찌 할수없다.
매수된 오버로드는 내게 저글링을 보여주지않았다.
음식에 살짝 섞인 약덕분에 어느샌가 나다운 괴력을 낼수없었다.
속고있는지도 모르면서 속았다. 당하고있는지도 모르면서 당했다.
결국 술이 든 독을 마실수 밖에 없는가... 생각이 들던찰나에



"드시고 싶지 않으시면 안드셔도 됩니다."



!?.. 모략가의 입에서 예상밖의 말이 들려왔다.


"다른사람도 아닌 당신에게 술을 억지로 권할수는 없지요. 당신은 아직 쓸모있으니까요.
내일 테러리스트를 제압해주길 바랍니다. 후훗.. 이제 볼일이 없다면 그만 나가셔도 됩니다."










2.
폭군이 나가고 모략가만이 앉아있다. 그야말로 폭군에 대한 완벽한 승리..
그러나 이자리까지 올라왔는데 같이 술잔을 나눌 친구조차없다.
이자리까지 올라왔기에 없다고 보는게 맞을지도 모른다.
힘으로..계략으로.. 편애소리들으며 양아들소리들으면서 어떻게던 기회를 잡아 힘을 길러왔다.

그렇게까지 자신이 이자리에 올라오고 싶었던 이유.. 형..
너무나멋있고 너무나강했고 너무나믿음직스러웠던 형.. 존경하고 따랐다.
함께 걷고싶었다.
함께 걷고싶었고
함께걷고싶었기에 이바닥에 왔고 그리고



'이제동'이 나와 함께 걸을 형의자리를 뺏었다.


그렇게 빼앗은 형의자리로 그는 왕이 되었다.. 형의 자리로 정상에 오르고 언제나 승리했다.
형의 자리로..

형의 복수라고 생각한것 그렇게 해서 올라온 이자리..
지금 형이라면 내게 무슨말을 해줄까..
이제동을 쓰러트렸다고 칭찬해줄까?
..... 칭찬해 주겠지만 아마 다른이유로 칭찬해줄것이라고 생각한다.

                      우승[優勝]
형은 이루지못했던 꿈.. 내가 이룰것이다.
                      




그래도 오늘 하루쯤 눈물이 나는건 어쩔수 없으려나?







어제 쓰긴썼는데 올릴까 말까 고민하다 지금 올려봅니다. 어제 김윤환선수 우는것보고 찡해서 쓴글이고요.

https://pgr21.com/zboard4/zboard.php?id=free2&page=1&sn1=&divpage=6&sn=on&ss=on&sc=on&keyword=도달자&select_arrange=headnum&desc=asc&no=37433

3월28일 위너스리그 결승전에 썼던글인데.. 이글의 후속작이라고 생각하며썼습니다..

2. 에 나오는 형은 아시다시피 김정환선수로 이제동에게 주전자리빼앗길걸 주제로 썼구요.


그리고 쓰다보니 모략가가 어울려서 쓰긴썼는데 김윤환선수 마땅한 별명이없는데.. 뭐가좋을까요.

투명을 넘어선 진공저그.. 이재호선수처럼 그대로 쭉별명이 될지도 모르고..
MSL에선 브레인저그로 밀고있는것같은데... 잘어울리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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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노크롬
09/08/14 08:25
수정 아이콘
투혼저그..

상처입은 적장이었다 치더라도, 이제동은 역시 크기는 큰 산인가 봅니다.
적을 베지 못하면 내가 베인다라는 투혼를 보여준것 같아요, 어제.

심리적으로나 육체적으로나 다운되어 있는 '동족' 플레이어임에도,
한치도 방심할 수없는 드높은 상대.
김윤환 선수정도의 에이스가 그렇게 이기기 힘들었었나.. 왜 그렇게 기뻐할까?

분명한건 김윤환 선수가 잘해서 이겼습니다, 어제는.
이제동 선수가 못해서 이긴거라면, 저 눈물 누가 설명할수 있습니까.
하늘하늘
09/08/14 08:29
수정 아이콘
멋진글이네요. 필력좋으십니다.

어제는 빌드빨도 운빨도 아닌 실력으로 이기더군요.
이제동선수의 특출남이 많이 무뎌진건지도 모르겠지만
보이는 그대로 판단하기에 김윤환선수의 실력이 장난 아니었습니다.

브레인저그보다는 진공저그가 좀더 좋네요. 진공이란 단어가 여러 의미로 확장도 가능하고 말이죠.

오타 : 이재호선수처럼 그래로 --> 그대로
임이최마율~
09/08/14 09:09
수정 아이콘
모노크롬님// 김윤환선수가 눈물을 보인것은 이제동선수를 넘어서 그런것보다는 생애 최초의 결승때문인것으로 저는 생각합니다만???
물론 저그 원탑을 이긴것도 기쁘겠지만...결승진출이라는 것이 더 기뻐보이는군요
블랙독
09/08/14 09:10
수정 아이콘
이제까지의 저그 선수들의 이미지는 여러가지가 있겠지만 공통적인 면이 있습니다.
폭풍, 투신, 운신, 마에스트로, 폭군 등등
이것들에서 느껴지는 공통점은 짐승의, 날것의, 야(野)한 느낌, 공격, 무자비, 거대함 등등
상대방을 전투로 힘으로 포풍으로 무자비하게 베고 찌르고 억누르는 그러한 이미지였습니다.
그나마 마에스트로라는 이미지가 가장 세련되어 보이긴 했지만 이것에서도 마치 불타는 로마를 보며 시상을 떠올리려고 했던 네로처럼
어렴풋이 광기의 흔적과 그로인한 공포감이 떠오르네요.

그에비해 김윤환선수는 책사, 모략가, 브레인, 계략, 기만, 등등
과거의 저그들에게서 람보와 코만도의 모습들이 느껴졌다면
김윤환 선수에게 느껴졌던건 존 맥클래인의 모습인것 같습니다.

테란이나 플토에는 항상 "아 이선수는 무엇을 할것인가? 무슨의도가 있는것인가?"하는 선수들이 여럿 있었죠.
어제 튀어나온 저글링이 미네랄 뒤에 숨었을때 그런 느낌을 잠깐 받았었습니다.
어제 김윤환 선수의 모습은 흡사 전성기 나도현선수를 생각나게 했었습니다.
모노크롬
09/08/14 09:20
수정 아이콘
임이최마율~님// 글쎄요, 아무리 결승진출 자체가 더 기뻤다 하더라도, 자신이 방금 4게임을 하면서 이긴 상대가 제 기량이 아니어서 내가 이겼구나라는 생각이 조금이라도 들었다면, 저런 눈물 흘릴수 없다고 봅니다.
honnysun
09/08/14 09:25
수정 아이콘
기쁨의 눈물은 이런건가요? 벅차오르는 감정!!
멋집니다.
KnightBaran.K
09/08/14 10:42
수정 아이콘
모노크롬님// 임이최마율~님께서 말씀하신 의도는 '상대가 누구고 상태가 어떻고를 떠나서 결승 진출 자체가 기뻣다' 같습니다.
도달자
09/08/14 13:27
수정 아이콘
하늘하늘님// 오타수정했습니다.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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