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GR21.com
- 경험기, 프리뷰, 리뷰, 기록 분석, 패치 노트 등을 올리실 수 있습니다.
Date 2004/04/17 13:35:44
Name 김연우
File #1 screen19.jpg (175.3 KB), Download : 18
File #2 screen20.jpg (174.0 KB), Download : 14
Subject 프리매치 맵의 특징들




맵에 관한 글이지만, 어떤 맵이 좋고, 나쁘고에 대한 말보다 각 맵이 기존의 맵과 달리 가지는 특징을 위주로 적어보겠습니다.



1. 중앙이 없다? [게르니카,머큐리]

-중앙?

중앙이 없다. 이것은 무슨 뜻일까요?

흔히 '로템류' 맵에서 보이는 힘싸움을 펼치기 위한 중앙 평원이 없다는 뜻입니다. 그것은, 종례의 맵형태가 '십자가 형'이었던 것에 반해, 게르니카와 머큐리는 '도넛 형'맵이라는 것입니다.


-십자가 형과 도넛 형

두 형태의 가장 큰 차이점은 '러쉬거리'입니다. 십자형은 스타팅 포인트 간의 위치가 크게 차이나지 않습니다. 물론 대각선이 길고, 가로가 짧은 정도는 있지만 그 차이는 1.5배이상 나지 않습니다. 하지만 도넛형의 경우, 가로와 대각선의 차이가 1.5배 이상입니다.
(조금만 생각해보면 그 차이를 알게될 것입니다.)

또 한가지 차이점은 '돌아가는 길의 존재'입니다. 십자형은 모든 길이 중앙을 통하며, 각 스타팅포인트에서 중앙에 가기 위한 길목이 한가지 뿐입니다. 그러므로 한 곳을 단단히 틀어막으면 상대방의 기동을 단단히 차단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도넛형은 다소 멀지만, 반대쪽으로 돌아갈 수 있습니다. 이런 성향은 대각선일때 특히 심해서, 양갈래 길 중 어느 갈래길을 택해야 할지 심각한 고민이 필요합니다.



2. 공격적인 성향. 본진 역언덕 [게르니카, 레퀴엠]

-공격적 맵의 계보

본진 역언덕은 방어하는 자를 불리하게 만듭니다. 그렇기 때문에 '공격하지 않으면 진다'라는 생각을 가지게 되고, 그것은 치열한 난타전으로 이어집니다.

이러한 구성의 원조는 개마고원이라 생각합니다.
'앞마당을 먹기 힘든 맵'이란 테마를 가졌던 개마고원, [2002SKY 박정석vs홍진호 5차전]이 그런 테마를 아주 잘 보여줍니다.
-앞마당 언덕을 뒤돌아가 스파이어를 테러한 박정석, 이후 박정석 선수의 앞마당에 폭풍처럼 몰아치는 홍진호, 폭풍을 막고 홍진호의 앞마당으로 역공을 들어간 박정석-
이런 개마고원 이기에, 초창기 저그는 3배럭 불꽃에 뚫리는 모습을 종종 보여주었습니다.


다음은 노스텔지어입니다. 본진 입구는 정언덕이고, 앞마당은 먹기 쉬운 구성이지만, 중앙으로 치고 나오기가 어려운게 노스텔지어입니다. 특히 반드시 중앙으로 치고나와야 가스멀티를 먹을수 있기에, 앞마당에 꽁하고 박혀있다가는 굶어죽는 맵이 노스텔지어입니다. 이런 요소를 4U(현재의 SK T1)팀이 가장 잘 활용했습니다. 임요환 선수의 저그전 압박테란, 김성제 선수의 테란전 압박 이후 캐리어가 그것이죠.

이런 성향은 더욱 발전하여 앞마당 역언덕 맵이란 남자이야기를 만들었습니다. 앞마당에서 중앙으로 치고 나오기 어려운 것은 물론, 중앙을 점령한 상대가 아예 앞마당을 공격하도록 만든것이 남자이야기 입니다.

그 성향은 심화되어 본진 역언덕 맵이 나오기 이르렀고, 그 결과 게르니카-레퀴엠이 프리매치에 등장하게 되었습니다.


-본진 역언덕 맵의 장점

본진 역언덕 맵은 종족간 벨런스의 안정화를 가져다 줄 수 있습니다. 벌쳐, 마린의 현란한 컨트롤이 현 벨런스의 붕괴를 가져다 주지만, 본진 역언덕맵 특유의 '유리한 타이밍의 강화'는 스타크래프트 본연의 종족간 상성 플롯의 강화를 가져다 줍니다.

예를 하나 들자면,
프로토스가 저그를 병력에서 압도해도, 성큰-럴커 라인에 시간을 뺏기고, 섬멀티 먹은 저그에게 울링에 밀려 역전당하는 경기, 그런 경기가 로템에서는 아주 많습니다.
하지만 본진 역언덕 맵이라면 프로토스가 유리한 타이밍에 저그를 밀어버림으로서 게임을 끝낼 수 있습니다.


-본진 역언덕 맵의 단점

'너무 일찍 끝날수 있다'와 '한타 막히는 쪽이 무조건 진다'는 점이 단점으로 꼽힙니다.
화끈하고 빠른 경기를 좋아하시는 분들도 있지만, 방송 시간도 문제거니와, 보는사람으로 하여금 허무한 느낌을 주기도 합니다.

또 한타가 막히면, 그 후 역러쉬를 막기 힘들어 경기 양상이 뻔해질 수 있습니다. 이번 프리매치의 게르니카-레퀴엠 경기 대부분이, 초반 공격의 승패가 경기의 승패를 결정지었습니다.

또 한가지, 저그에게 본진 플레이 강요한다는 단점이 있는데 그에 관해서는 밑에서 다뤄보겠습니다.



3. 미네랄 속 몰래멀티 [레퀴엠]

이병민vs박정석에서, 이병민 선수는 마치 박정석 선수의 전략을 모두 꽨듯 완벽한 플레이를 보여줬습니다.
초반 입구 압박을 훌륭히 막고, 그러면서 몰래 멀티를 가져갔으며, 리버를 대비한 레이스 이후 섬멀티를 견제하는 드랍쉽 플레이. 마치 박정석 선수의 플레이를 줄줄이 꾄듯한 모습이었죠.

전략적이며 공격적인 모습에 점차 인기를 얻고 있는 레퀴엠을 처음 보는순간, 전 저그의 몰래멀티를 생각했습니다.

저글링은 통과할 수 있기에 테란의 드랍쉽 플레이, 배럭 날리기 등에 안전할 수 있으며 그런 몰래 멀티를 할 포인트가 네곳이나 돼기에, 여러가지로 좋은 전략이라 생각했습니다.(가장 가까운 곳 외에, 7시나 11시 쪽에 해처리를 건설할수도 있죠.)


단 한가지 주목할 점은 '유닛의 미네랄 비비기'입니다. 몇번 실험해 봤는데요, 연습을 몇번 하니, 일꾼 하나를 이용해 다른 유닛을 미네랄 뒤편으로 넘길 수 있습니다.
정말 상당히 어려운 컨트롤 입니다. 처음에는 유닛이 자꾸 반대편으로 움직여 짜증이 날 정도였습니다. 계속해서 방법을 강구하고, 시도한 끝에 나름대로 방법을 알게 되웠으며, 10번의 시도중 7번의 정도는 유닛을 넘길 수 있게 되었습니다.

이것은, 미네랄 장벽이 '유닛을 완벽히 막아주는 장벽'이 아니라, '유닛의 움직임을 귀찮게 하는 장벽'으로 만들어 버립니다. 이것은 '미네랄 속 몰래멀티'의 안정석을 떨어뜨립니다.
원래부터 버그성을 이용한 전술이기에 '여러가지로 큰 변수'가 될 수 있습니다.


4. 전략을 강제하는 맵 [게르니카,머큐리,레퀴엠]


이 맵들 중 게르니카는 특히 저그의 본진 플레이를 강요합니다. 강요에 의한 본진 플레이와 전략적 선택에 의한 본진 플레이는 엄청난 차이를 가집니다.

한빛소프트배 4강전, 박용욱vs임요환-네오블레이즈-에서, 임요환 선수는 정석 메카닉 조이기로 박용욱 선수를 이깁니다. 그리고 해설위원께서 이렇게 말씀하셨죠.

'임요환 선수는 정석이 약하다, 라고 알려져 있지만 -뭘할지 모르는 선수-이기에 덩달아 정석이 임요환 선수에게는 변칙이 되어버렸죠.'


강제하는건 저그의 본진플레이만이 아닙니다.
토스는 저그에게 투게이트를, 테란에게 사업 압박을 하도록 강제하고,
테란은 토스에게 시즈모드 업을 먼저 하도록 강제 당합니다.

상대가 뭘할지 뻔해지면, 연습하기도 쉬워지고 보는 입장에서도 뻔해집니다.


5. 게르니카에서 걱정되는 점


-PvsZ
게르니카에서 프로토스가 저그에게 1게이트를 할 수 있을까요? 박태민 선수의 언덕 성큰 전략을 어찌 막을지 궁금합니다. 뭐, 입구를 안막고 본진에 포톤을 지으면서 막을수 있다지만, 그러면 1게이트가 가진 전력성이 감소됩니다. 저그가 뭘할지 볼 수가 있죠.
그래서 2게이트를 했는데, 대각선이 걸렸다고 해봅시다. 게르니카는 도넛형이라 대각선이 아주 멉니다. 2게이트 압박은 거의 불가능에 가깝게 멉니다. 그런 상황에서 테크를 올려도, 2게이트는 저그의 빠른테크, 대표적으로 럴커 조이기에 아주 약합니다. 앞마당 먹기도 힘든데, 앞마당 먹기전에 타격을 주기도 힘듭니다.

만약 어찌어찌 앞마당을 먹었다 쳐도, 대각선의 먼거리는 저그의 기동성에 아주 유리하게 작용합니다.

로템에서, 프로토스는 저그의 조이기를 뚫을 수 밖에 없습니다. '다수 셔틀을 이용한 드랍작전'을 구사하면, 프로토스의 앞마당이 허무하게 뚤려버립니다. 이것은 언제나 병력을 집중시켜 싸워야 하는 프로토스의 딜레마입니다. PvsZ에서 게릴라전이 적게 느껴지는건 이때문입니다.

다시 게르니카로 돌아갑시다. 프로토스가 저그의 본진으로 러쉬를 들어가면, 저그는 반대방향으로 돌아가 프로토스의 본진을 쑥대밭으로 만들 겁니다. 그렇다고 병력을 양분하면 각개격파될 뿐입니다.

그리고 중앙의 가스멀티 네개도 프로토스를 어렵게 만듭니다. 커세어가 아니면 스콜지를 견제할 방법이 없는 프로토스에게, 셔틀의 드랍작전은 불가능에 가깝습니다.


'마인드를 바꿔라!'라고 하지만, 1게이트가 불가능에 가깝운 맵에서, 프로토스에게 어떤 전략적 선택이 있을까요?


-PvsT

도넛형 맵인 게르니카에서, 대각선과 가로의 러쉬거리 차이는 현격합니다. 거기다 가로 방향일 지라도 어느 위치냐에 따라 두 세력의 유불리가 급격히 변합니다.

테란이 5시, 토스가 7시라고 합시다. 그러면 테란의 조이기는 토스의 앞마당 입구를 목표로 조일수 있습니다. 원래의 조이기보다 러쉬거리가 상당히 단축됩니다. 특히 토스가 드래군 푸쉬를 할때, 반대방향이었다면 언덕을 이용하기 쉽지만, 이런 방향이라면 언덕으로 올라가기 위해 꽤나 돌아가야 합니다.

토스가 7시, 테란의 5시일 경우 유불리는 다시금 역방향이 될 것입니다.

7시 토스가 가지는 5시 테란에게 가지는 압박감, 1시 테란에게 가지는 압박감은 큰 차이를 보일 겁니다.

*ps 제가 토스 유저라 프로토스 중심으로 말할수 밖에 없었습니다. TvsZ는 아무래도 낯설군요.





*ps 바람의 계곡에 대한 이야기는 하나도 못했습니다. 그것은 제가 섬맵에 대해서는 무지한대다가, TvsZ,ZvsP를 보지 못해 정보가 부족합니다. 그래서 못했습니다.


*ps 레퀴엠에서 1프로브, 1드래군으로 미네랄을 비비는 스샷을 첨부합니다. 그냥 가능하다는 것을 보인 스샷이며, 자세한 방법은 원하시면 나중에 댓글로 달겠습니다. 그리 어려운 방법은 아닙니다.

통합규정 1.3 이용안내 인용

"Pgr은 '명문화된 삭제규정'이 반드시 필요하지 않은 분을 환영합니다.
법 없이도 사는 사람, 남에게 상처를 주지 않으면서 같이 이야기 나눌 수 있는 분이면 좋겠습니다."
Dark..★
04/04/17 16:22
수정 아이콘
저도 김연우님과 비슷한 생각을 했었습니다.
바람의 계곡은 섬맵이니 제외를 해야되겠고.. 게르니카, 머큐리, 레퀴엠까지 중앙이 없죠.
도넛형 이동구조를 가진 맵이 새로운 유행으로 자리 잡을 수도 있겠습니다.
차별화된 맵을 선보인다는 측면에서 기존 노스탤지어, 남자이야기를 안정적으로 두었으니
게르니카와 레퀴엠으로 더 새롭고 재미있는 경기를 볼 수 있었으면 좋겟습니다.
DreamReaver
04/04/18 01:49
수정 아이콘
좋은 글 잘 읽었습니다.
제가 미쳐 생각하지 못한 사항들까지 조목조목 잘 분석해 주셨네요^^
목록 삭게로! 맨위로
번호 제목 이름 날짜 조회 추천
4082 레퀴엠 포톤푸쉬... 이런 방어는 어떨까요. [6] 김연우3754 04/04/28 3754 0
3950 차재욱 선수가 말해준 '기요틴은 이것이다!' [29] 김연우9090 04/04/22 9090 0
3949 [편지] PgR21의 누군가에게(7) [8] Bar Sur3275 04/04/22 3275 0
3843 주간 PGR 리뷰 - 2004년 4월 18일 [14] 주간 PGR 리뷰4331 04/04/18 4331 0
3817 프리매치 맵의 특징들 [2] 김연우3971 04/04/17 3971 0
3736 OSL맵의 언벨런스 [42] 김연우7164 04/04/14 7164 0
3491 e-sports의 미래는? [14] 김연우4245 04/04/05 4245 0
3478 나는 pgr21이 좋다. [10] 지바고3521 04/04/04 3521 0
3304 안티 테란의 축 [47] 김연우6427 04/03/31 6427 0
2735 스타크래프트 파고들기 3 - 프로그래밍적 측면들 [30] 김연우6961 04/03/07 6961 0
2709 [PvT] 리메이크 다나 토스 [2] 김연우3597 04/03/06 3597 0
2701 OSL 5판3선승제 승부의 데이터로 분석한 종족상성... [37] 스타매니아3890 04/03/06 3890 0
2699 3전 2선승제,5전 3선승제의 승률을 계산하면? [7] 김연우6713 04/03/06 6713 0
2392 국민맵 확대 운동 [37] 김연우6106 04/02/25 6106 0
2186 최강의 프로게이머는 누구인가? (프로게이머 래더 랭킹) - #1 들어가기까지(잡설) [12] 그리피5468 04/02/18 5468 0
1838 프로게이머.. 굳이 점수를 매긴다면?? [23] 기다리다6490 04/02/09 6490 0
1728 스타의 밸런스와 테란... 프로게이머와 일반유저 [33] 스타매니아3974 04/02/05 3974 0
1694 테란의 강함에 대한 오해들 [35] 김연우5876 04/02/04 5876 0
1564 오늘 강민vs전태규에서 한가지 아쉬운 점.(스포일러 있음) [23] 김연우6068 04/01/31 6068 0
1529 MBC 팀리그 KTFvs4U의 흐름은, 이것 이었을까? [8] 김연우5176 04/01/29 5176 0
936 마인에 폭사해버린 넋두리. [14] 김연우4922 04/01/10 4922 0
509 갑자기 생각난 트리플 커맨드의 장점 [2] 김연우4731 03/12/28 4731 0
442 훨씬 나아진 패러독스 II PvsZ [25] 김연우7827 03/12/26 7827 0
목록 이전 다음
댓글

+ : 최근 6시간내에 달린 댓글
+ : 최근 12시간내에 달린 댓글
맨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