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GR21.com
- 경험기, 프리뷰, 리뷰, 기록 분석, 패치 노트 등을 올리실 수 있습니다.
Date 2009/06/21 06:59:42
Name i wanna
Subject 폭풍이야기중에서 하나를 들려드리겠습니다
그래, 오늘은 어떤이야기를 들려줄텐가?

음, 오늘은 당신이 좋아하시는 폭풍의 이야기입니다

그것 참 반가운 소리로군, 요즘들어 그의 이야기를 자네가 해준적이없어서 지난이야기를 가끔 떠올려보기도 했었는데말이야

그래 어떤이야기인가, 어서 들려주게

하하 저역시 당신처럼 폭풍의 이야기를 아주 좋아하기에, 조금 아껴두었던것 뿐입니다

그럼 시작하지요



그날은 비가 내렸다

폭풍의 승리를 바라는 자들은, 더욱 더 커다란 함성을 질러댔다

그만큼의 두려움과 체념, 버릴수없는 애증을 담아서

그의 승리를 간절히 바라지만, 그것을 기대할수는 없는, 마치 이뤄질수없는 짝사랑같았다

역대최강의 프로토스 비수앞에, 당당할수 있는 저그는 오직 폭군뿐이였다

하물며 폭풍이라니, 이제 그 이름이 가졌던 찬란한 영광과 강력함은 숫자 2와 콩으로 변한지 오래였다

옛영광에 취한 자는 죽은자라고 괴물이 말했던가

폭풍은 아직도 옛영광속에서 날고있는가, 그렇다면 이번에야말로 그의 날개는 비수에 찢겨져 빗속에 나뒹구는 일만 남았을터였다

'단장의 능선'

끊어지는 것은, 바람이라 할수없고 폭풍이라면 더욱 그러할것이다

마지막 능선을 넘었을때 보이는건, 폭풍에 날아가는 비수일까, 폭풍마저 베어내는 비수일까

사람들은 숨을 죽였고 마침내 대결은 시작되었다

더블넥과 2해처리

비수의 첫 프로브가 평소보다 빠르게 부서졌다

폭풍의 저글링들은 거칠고 날카롭게 달려들어 폭군조차 쉽지않았을 성과를 거두어내었다

하지만 비수는 간단하게 주도권을 넘겨주지 않았다

기어코 살아들어간 두번째 프로브가 비수에게 모든것을 보여주고야 만것이다

폭풍이 준비한것은 레어와 히드라덴이라고

비수의 판단은 빠르고 정확했다 평소보다 긴장된듯한 소리를내며 캐논이 소환되어 그를 지켰고

그의 부름에 나타난 질럿들은 달려오는 폭풍의 저글링에 현혹되지 않았다

폭풍의 드론이 비수의 예상이맞았음을 확인시키듯 미네랄근처에 나타났을 무렵

그 순간 어느새 폭풍의 오버로드는 비수의 바로옆까지 다가가 있었다

2cm드랍, 폭풍이 마침내 꺼내든것은 그의 시작을 알린 기술이였다

드론과 저글링으로 눈을 멀게하고 소리없이다가가 비수의 심장에 러커의 촉수를 박아버리기위해 폭풍은 이미 움직이고 있었다

천천히 느리지만, 침착하게

드디어 저글링과 히드라를 태운 오버로드가 움직였고, 아마도 그때쯤 차츰 바람이 불고 비는 거세어지기 시작했었다

비수는, 순간 설마하는 생각에 커세어의 방향을 틀었다

그리고 그 판단은 정확했다

빠르게 캐논을 소환하며 강인한 질럿들이 오버로드 아래로 달려들기 시작했다

폭풍의 집요한 저글링에게 캐논을 내어주긴했지만 아직 시간은 있었다 러커는 아직이다

마침내 이루어진 캐논의 소환, 여기저기 상처입었지만 잘 막아내었다고 생각했다

이제 옵저버와 리버까지 손에쥔 그가, 고작 히드라와 러커뿐인 폭풍에게 질리는 없을터였다

하지만, 조금 더 신중했어야 했음을 비수는 곧 깨달았다

셔틀을 기다리지 못하고 정면에 내세운 리버는 단한번도 강력한 스캐럽을 토해내지 못한채로 히드라에게 파괴되었고

질럿들은 옵저버가 있음에도 이미 러커에게 긁히고 상처입은 후였다

비수는 갑자기 바람이 몹시 거칠게 불고 있다는걸 느꼈다

그리고, 그것은 평소의 비수가 정확하게 해내었던 그의 비도술이 뜻대로 펼쳐지지 않는다는걸 의미했다

그리고 얼마였을까 마치, 중력조차 휩쓸린듯한 짧고도 긴 순간이 지나가자 모든것이 명확해지고 있었다

비수의 마지막 리버마저 오버로드로 히드라를 거두어들이는 폭풍 스스로 자신이 누구인가를 보여주는듯한 경이로운 움직임에

결국 파괴되고야 말았다, 점점 내리는비가 무겁다고 느끼는 비수였다

비수에게 남은건 캐논과, 다시한번 다가올 히드라를 막기위한 극단적인 두개의 로보틱스를 꺼내어드는것 뿐이였다

폭풍이 승리할수있다는 흥분에 취해 캐논과 리버에게 무리하게 달려들기를 간절히 바라면서-

폭풍은 과연 마지막까지 히드라로 비수의 무릎을 꿀릴생각인 걸까, 그렇다면 그것은 비수에게는 기회가 될지도 모르는 순간이였다

하지만, 비수의 마지막 질럿이 힘겹게 폭풍에게 다가가 발견한것은 뮤탈리스크였다

그리고 언제나 비수의 곁을 날아다니며 오늘날의 그를 만들어준 커세어는 지금 비수의 곁에 없었다

마침내 리버가 뮤탈리스크에 파괴되고 캐논이 파란불꽃을 내뿜으며 사방에서 달려드는 히드라들에게 짓밟혔다

비수는 더이상 꺼내어들것이 없다는걸 인정하기 싫었지만, 어쩔수 없었다

그리고 그 순간 이미 자신이 어느샌가 하늘높이 떠오른채로 폭풍속에 있다는걸 발견했다

쓴웃음을 지으며 비수는 생각했다

' 대체 언제부터였던걸까, 내 발이 땅에서 떨어진게 분명 제대로 서있다고 생각했는데 말야 '

' 폭풍이라, 하하 정말이였어, 정말 폭풍이야 '

쓰러지는 비수의 두눈에 저 아래 희미하게 웃고있는 폭풍이 보였다

비수는 힘겹게 입술을 움직였다

" gg "





어떠셨는지요? 당신께서 듣고싶어하던 폭풍의 이야기가 말입니다

아 정말 재미있었네, 자네에게 들은 이야기가 셀수도 없지만 이토록 긴장한채로 들었던이야기가 또 있었나싶군 허허

마지막순간의 뮤탈리스크가 나오기전엔 설마하는 마음으로 마음졸이며 들었다네

더 이야기해주게 폭군과 비수의 이야기도 참으로 즐겁게 들었지만 역시 폭풍의 이야기가 잔뜩 듣고싶네

자네도 알 것 아닌가, 내가 그의 이야기를 얼마나 좋아하는지

물론 아직 폭풍의 이야기는 한참 남았고, 당신께서 폭풍을 아끼는 마음또한 저역시 잘 알고있지요

그래도 오늘은 여기까지만 하는게 좋을것 같습니다

이런 나쁜사람을보았나, 그러지말고 하나만 더 들려주게 하나만 이렇게 부탁하겠네

흐음 정말로 그렇게까지 말씀하신다면, 하나만 더 이야기해드리기로 하지요

이번이야기는 말입니다 폭풍이 마침내 우승할때의 이야기중에 하나를.....










아, 정말 어서 듣고 싶군요:)



통합규정 1.3 이용안내 인용

"Pgr은 '명문화된 삭제규정'이 반드시 필요하지 않은 분을 환영합니다.
법 없이도 사는 사람, 남에게 상처를 주지 않으면서 같이 이야기 나눌 수 있는 분이면 좋겠습니다."
brothers
09/06/21 08:03
수정 아이콘
다시 폭풍이 몰아치는 현장을 생생히 보여주는 글이군요...
잘 읽었습니다^^
오가사카
09/06/21 09:07
수정 아이콘
뒷담화에서 엄해설이 현스타계의 아이콘은 임요환이 아니라 홍진호라는게 이런뜻이었군요...
용접봉마냥눈
09/06/21 11:04
수정 아이콘
역시 올드건 신인이건 소위 최강자를 잡아야 뜬다라는게 진리....

신인들이 그 이길 가능성을 떠나 택동과 붙고 싶다는 포부를 밝히는게 그런 이유 아닐까요?

임요환선수가 이제동선수를 엄청난 전략으로 이긴다면? 또한번의 대폭발이 일어날걸로 기대합니다.

어쨋든 폭풍에 날아간 상대가 저그의 악몽 비수가 아닌 저막토스나 듣보 토스라면 이정도로 이슈화되지 않았겠죠.
BonJwaLoaD
09/06/21 11:46
수정 아이콘
김택용 선수도 참.. 지는걸로 많은 떡밥을 던져주네요
마재윤선수에게 지면서 신나게 까이더니..
최근에는 보험록 패배, 홍진호전 패배로 다시한번 대형 떡밥을 투척하는 등..
어쨌든 김택용 선수도 지는걸로 엄청 이슈되는 선수 중 한명인듯합니다.
라구요
09/06/21 11:47
수정 아이콘
항상 너무나 강하던 비수의 모습은 아니었지만.........
항상 패배에 짙눌려있던 폭풍의 모습도 더더욱 아니었습니다..

예전처럼 드론 늘리면서 3멀티 갔으면 100% 졌을거라 봅니다..
정말 찢어질정도의 가난함......... 그 가난함의 미학이 비수라는 높은 방패마져 무너뜨리는군요..

네우싸우론에 열광하는 저그라인에.. 또다른 교훈을 안겨준 경기가 아닌가 봅니다.
09/06/21 12:23
수정 아이콘
재미난 글 잘읽었습니다.
글을 정말 잘쓰시네요;

근데 한가지 오류가 기어오다 터져버린 리버도 스캐럽은 한발 쐈죠;
09/06/21 12:45
수정 아이콘
글 읽으면서 생각났는데 첫 커세어는 언제 잡혔죠? (드랍 발견했던...)마지막엔 없었던거 같은데...
개념은?
09/06/21 12:56
수정 아이콘
So1님// 그러네요........

마지막으로 본게..... 홍진호선수가 럴커 + 히드라 오버 4~5기에 태워서 센터 중간쯤에 날아갈쯤에 그게 홍진호선수 본진에 있었던...
그장면까지 나왔엇는데......
그후로 사라졌네요
하나린
09/06/21 13:10
수정 아이콘
글 잘 쓰셨어요! 우승이 아니라도, 또다른 승리 이야기 계속 들을 수 있겠죠?^^
09/06/21 13:53
수정 아이콘
So1님, 개념님//
첫 커세어는 2번째 드랍 이후 홍진호 선수가 중앙에 랠리 지정해서 대기중인 오버로드를 때리다가 그 밑에 대기하던 히드라에 의해 잡혔습니다.
LG전자
09/06/22 02:49
수정 아이콘
옐로우가 4패를 하면서 드론뽑고 멀티늘리는 플레이를 고집해왔던건

비수를 위한 초장기 복선이 아니었을까요!!!
09/06/22 10:48
수정 아이콘
LG전자님// 괜찮네요 그거!
언제나그랬죠
09/06/22 16:27
수정 아이콘
글 잘 보았습니다! 정말 잘 쓰십니다~
목록 삭게로! 맨위로
번호 제목 이름 날짜 조회 추천
38606 절대시대의 황혼_2편 황제와 폭풍의 황혼 [2] kimera4642 09/08/16 4642 4
38598 정명훈, '매뉴얼','마리오네뜨'를 운운하시는분들과 옹호하시는분들께. [30] 베컴5321 09/08/15 5321 1
38590 지금... 논쟁에 중심에 서 있다고 생각하시는 분들께 아룁니다.~ 인생 활기차게4017 09/08/15 4017 0
38589 마리오네트와 매뉴얼, 그리고 눈빛과 패승승승 [23] QANDI4637 09/08/15 4637 1
38584 이상하게, 이 군의 승리가... 감사하다. [13] 허풍저그4672 09/08/14 4672 0
38574 [단편]이름모를 모략가 [8] 도달자4857 09/08/14 4857 3
38523 ★ 8/8 COP - 정명훈 (SK Telecom T1) - 평점 9.7 ★ (이벤트 당첨자 공지) [11] 메딕아빠6348 09/08/09 6348 0
38521 질럿과 드라곤 뿐이였던 도재욱 선수.. [54] 전미가 울다8641 09/08/09 8641 0
38485 ★ 8/7 COP - 정명훈 (SK Telecom T1) - 평점 9.4 ★ [12] 메딕아빠8240 09/08/07 8240 0
38481 훌륭한 Singer [17] Hateful5999 09/08/08 5999 0
38452 낭인왕 폭군, 제 32회 - 비밀3 - [5] aura4288 09/08/06 4288 0
38448 D-1 마지막승부를 향해 [22] 처음느낌4110 09/08/06 4110 0
38439 씬 스틸러(scene-stealer) 변형태. [20] ipa5574 09/08/05 5574 23
38374 낭인왕 폭군, 제 31회 - 비밀2 - [1] aura4347 09/08/02 4347 0
38370 화승 vs T1 광안리대전 관전포인트 [108] 처음느낌5732 09/08/02 5732 0
38351 기회 [30] 잠잘까4830 09/07/31 4830 0
38197 TG 삼보 인텔 클래식 시즌 3 8강 2주차 [256] SKY925411 09/07/12 5411 0
38190 낭인왕 폭군, 뜬금없는 설명. [2] aura3943 09/07/12 3943 0
38131 소설, <삼무신三武神> 1 [4] aura4033 09/07/07 4033 0
38109 Holy World에서 무결점의 총사령관 필사즉생의 마음으로 적을 물리치다... [15] 하성훈5003 09/07/05 5003 0
38086 이제동 vs 신상문 in Outsider 리뷰 [21] becker6453 09/07/03 6453 6
37970 폭풍이야기중에서 하나를 들려드리겠습니다 [13] i wanna7018 09/06/21 7018 1
37882 독재자와 폭군을 종식시킨 혁명가!!! [35] 민희윤6257 09/06/07 6257 0
목록 이전 다음
댓글

+ : 최근 6시간내에 달린 댓글
+ : 최근 12시간내에 달린 댓글
맨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