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전에도 제가 이와 비슷한 글을 썼던 적이 있었습니다. 스포츠라면 여러 가지 기록들과 자료들 수치들이 등장하고 그 숫자 놀음들 속에서 더 많은 이야기들을 만들어내고 흥분하고 기록을 깨기위해 노력하는 선수들의 모습을 볼 수 있을 것입니다. 얼마 전에도 이와 비슷한 글이 올라온 적이 있었는데요. 좀 더 제안과 요구를 해보고 싶어서 글을 쓰게 되었습니다.
경기 전 단순한 승패, 기세만을 보는 것도 좋지만 좀더 실증적인 경기 예측을 원한다.
원래 이 고민을 시작했던 것은 저그 대 저그전 때문이었습니다. OSL 16강 조편성을 보면 C조에는 테란이 3명 모여있고 D조에는 저그가 3명이 모여있습니다. 이렇게 되면 동족전이 다수 발생할 수밖에 없으며 그러한 조의 경기들은 소외받기 쉽상입니다. 그래도 과연 그 경기들을 시청자들이 좀더 흥미롭게 볼 수 있도록 방송사들은 최선을 다하고 있는가라는 의문이 들었습니다. 좀더 재밌게 보도록 관심을 유도할 수는 없을까? 그래서 생각했던 것이 경기 전 단순히 선수의 승패승승승패패승승.. 등의 최근 전적, 상대 전적, 기세 뿐만이 아니라 다른 것을 보여주는 것에 대해 생각해보았습니다.
예를 들어 저그전에서의 초반 빌드는 굉장히 큰 영향력을 행사하며 가위바위보 싸움이 될 수도 있고, 그것을 뒤집으며 승리를 하는 경우와 필연적으로 지금 공격하지 않으면 답이 안나오는 타이밍이 생기기도 합니다. 그럼에도 방송에서 이러한 빌드 정도 체크를 해주지 않는다는 것이 이상하게 생각되었습니다. 사실 저그 대 저그전에서 주로 사용되는 빌드의 가지 수는 몇 가지로 제한되어 있습니다. 제가 생각했던 것은 하다못해 선수 별로 최근 10경기에서 가장 많이 사용되는 빌드와 지난 경기에서 쓰인 빌드 정도만 체크해줘도 경기를 보는 눈이 달라질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이 선수가 주로 사용하는 빌드, 상대 선수가 주로 사용하는 빌드들이 표로 제시 된다면 그것을 비교해 보면서 경기 양상과 관전 포인트들을 짚어볼 수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 이런 것들이 해설자 분들에 의해서 간간히 언급이 되기는 하지만 직접적인 자료로 제시 되지는 않죠.
그래서 생각하다 보니 이는 다른 경기로도 확대될 수 있습니다. 프로토스 대 프로토스 역시 크게 빌드가 몇 가지로 압축될 수 있습니다. 투 게잇 이후의 리버와 다크템플러로 나뉘는 가지 수와 쓰리 게이트 정도로 저는 생각을 했는데요. 이러한 이 선수의 경향을 보는 것도 좋을 것 같고, 혹은 매너파일런 시도 횟수나 비율, 경기에서 셔틀 속업을 눌러 주는 비율 정도만 보여줘도 매우 훌륭한 데이터가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테테전에서는 원팩 더블이나 투팩인지, 혹은 기습적인 전략의 투스타나 전진 시리즈 등으로 분류해서 경향을 보여주는 것도 좋을 것 같습니다. 이런 것은 테저, 플저, 테플 역시 가능하리라고 봅니다.
혹은 이러한 단순히 종족 특성의 고려를 넘어서서 선수 별로 특징화 해서 해볼 수도 있을 것입니다. 예를 들어 김택용 선수의 최근 10경기중 선 커세어 비수 더블넥의 빈도라거나 이제동 선수의 네오사우론, 이영호 선수의 안티캐리어 빌드, 임요환 선수의 벙커링;; 등의 그 선수의 트레이드 마크 격인 전략을 통계적으로 보여줄 수만 있어도 훨씬 재미있지 않을까 싶습니다. (물론 지금은 시효가 지난 것들도 있지만 그냥 예로 들어주십시오)
끝으로 트랜드를 반영하는 경향분석을 해보는 것도 가능할 것입니다. 그 선수의 10경기를 보는 것이 아니라 그 종족의 전체 적인 전략 경향을 보는 것입니다. 요즘같이 정말 경기가 많은 상황에서 딱 7일이나 10일간의 경향만 추슬러 보아도 굉장히 유의미한 볼거리가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빠르게 트랜드가 바뀌고 잊혀졌던 빌드가 다시 돌아와 파해법이 되고 있는 그런 경향들을 보여주면서 이번 경기 예측을 해보는 것은 어떨까요? 또 맵별로 단지 종족 벨런스만 보지말고 행해지는 전략들을 훑어보는 것도 좋은 분석일 것 같습니다.
제가 사실 별로 아는 것이 없어서 다른 스포츠들도 이렇게 여러 가지 분석 데이터들을 팬들이 만들어 내는지 잘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분명히 놀랄만한 분석들은 다른 곳 보다 팬싸이트들에서 많이 읽게 되는 것 같습니다. 도대체 언제까지 해설자들의 기억에 의존해서, 혹은 해설자들이 개인적으로 준비해오는 자료 설명에 의해서 경기 전 예상을 할 것인가요. OSL 스타리그는 16강의 경우 하루에 고작 4경기가 벌어지기에 딱 네 경기에 대한 준비만 하면 되고, 게다가 8강 이상이 된다면 준비해야 되는 가지 수는 더 줄어들 게 됩니다. MSL의 경우는 32강에서만 4명의 조합을 다 준비해야 하기에 부담이 될 수 있지만 16강 부터는 다전제 토너먼트이기에 좀 더 준비가 단순해집니다. 딱 10경기의 전략 정도만 되돌아 보는 정도는 방송을 준비하는 입장에서 큰 부담 없이 할 수 있지 않을까요? 제가 사실 바라는 것은 엄청나게 심도 깊은 분석을 요구하는 것이 아닙니다. 그 것들은 기자나 분석가들이 해야 할 일들일 것입니다.(사실 이 부분에서도 답답한 점이 많지만....) 지금 부터라도 매일 매일 경기의 전략들만 간략하게 기록해 7일치만 축적해도 위의 경향을 보여주는 것은 그리 어려운 일이 아니리라 생각합니다.
다음은 이성은 선수가 했던 인터뷰 내용입니다.
http://www.fomos.kr/board/board.php?mode=read&keyno=90717&db=interview
이성은 선수는 이 한경기를 위해서 2~3주간 치밀하게 사전 포석을 깔아오며 자신의 빌드를 예측하지 못하도록 준비했습니다. 제가 제안한 것들이 행해질 수 있다면 이러한 스토리들을 앞으로 읽어 낼 수 있지 않겠습니까? 안티 캐리어 빌드를 한번도 사용하지 않고 승리를 거두었던 이영호 선수의 대 송병구 선수 경기를 생각해 보면, 물론 다들 이미 그 빌드에 대해 생각하고 있었기에 가능했던 반전이었습니다만 우리가 미처 알지 못했던 반전이 경기들 곳곳에 숨어있을지 모릅니다.
“이 선수가 기습적인 전략을 굉장히 잘 사용하죠”라는 해설가의 말에 물론 팬들은 수긍을 하게 됩니다. 그런 기억들이 어렴풋이 남아있으니까요. 하지만 그걸 실제 자료를 함께 보여주면서 이야기를 나누고 상기하는 것이 더욱 팬들의 관심을 끌 수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 단순히 최근 10경기 승패만 보여줘도 "이 선수가 이렇게 기세가 좋았었나 혹은 정말 슬럼프였군" 하며놀라게 되는 경우가 많은데요. 위의 방식이 적용된다면 더 큰 재미가 생기지 안을까 라는 조심스런 예측을 해봅니다. 처음에는 저그 대 저그전을 좀더 재밌게 볼 수 있는 방법을 생각하다가 이렇게 글이 흘러온 것 같습니다. 사실 빌드라는 것이 딱 재단할 수 없는 애매한 점이 많다고 생각합니다. 그래도 약간의 경향만은 보여줄 수 있지 않을까라는 생각이 듭니다. 저보다 좋은 아이디어를 가지고 계신 분들 PGR에 많이 계실 것이기에 방송사들에 당연히 있어야할 것들에 대해 좀 더 많이 요구하고 제안합시다.
이 글은 최근에 H.P Lovecraft 님이 저와 비슷한 주제로 쓰셨던 글이고요.
조금 차이 점이 있다면 저는 누적 데이타 보다는 최근 경향 위주로 데이터를 제시해 달라는 주장입니다.
https://pgr21.com/zboard4/zboard.php?id=free2&page=5&sn1=&divpage=6&sn=off&ss=on&sc=on&select_arrange=headnum&desc=asc&no=36786
이건 제가 비슷한 주제로 군대가기 전에 썼던 글입니다. 말도 안되는 주장들이 담겨 있으니 그냥 재미로 봐주시길^^;;
https://pgr21.com/zboard4/zboard.php?id=ACE&page=1&sn1=&divpage=1&sn=on&ss=on&sc=on&keyword=lost_myself&select_arrange=headnum&desc=asc&no=1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