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GR21.com
- 경험기, 프리뷰, 리뷰, 기록 분석, 패치 노트 등을 올리실 수 있습니다.
Date 2008/10/11 21:43:28
Name 김연우
Subject 이성은vs김택용, 비잔티움2, 클럽데이 MSL 32강
  이성은이 2팩으로 쉽게 이겨야할 경기가 생각외로 어려워진 까닭은, 김택용의 앞마당이 살았기 때문입니다. 두개의 넥서스에서 빠르게 프로브가 복구되었고, 생각보다 많이 생존한 드래군을 살려 추가적이 병력 생산 없이 3시까지 확장하는데 성공했습니다.

이러한 복구는 김택용의 괴력 입니다. 2팩을 상대하는 드래군 시간 끌기부터, 프로브와 드래군이 조합된 2팩 병력을 싸먹는 컨트롤도 좋았습니다. 그냥 게임이 끝났어야 할 상황을, 어느정도 할만하게, 아니 대등한 상황으로 끌고가는 괴력을 보여주었습니다.

이것은 절대 이성은이 못한 것이 아닙니다. 물론 이성은의 2팩 병력이 김택용의 앞마당 입구 주위에서 넥서스만 때리고 후퇴했다면 100% 이겼을 것이긴 합니다만, 그렇다고 해서 '왜 내려가서 꼴아박았냐!'고 탓하기는 어렵습니다. 병력이 내려갔더라도 해볼만 해 보였기 때문입니다.





이후 김택용의 행보는 초반 프로브 손실을 생각치도 못할 만큼 빨랐습니다. 3시 확장 이후 게이트와 테크 확보, 그리고 5시 앞마당 확보하면서 5시 지역 자체를 장악했습니다. 이제 남은 것은 5시 본진에 넥서스와 함께 다수 게이트만 지으면, 전투를 위한 모든 준비는 끝이 납니다. 원래 그래야했습니다.

그런데 이 움직임을 이성은의 드랍쉽이 훼방 놓았습니다. 비록 이성은의 드랍쉽이 김택용에게 치명적인 타격을 주지는 못했지만, 계속 김택용의 발목을 잡는데는 성공했습니다. 말 그대로 김택용의 정신과 병력 이동을 자꾸 흐트려 트렸습니다.그래서  5시 스타팅에 대한 안정화와 게이트 확보가 늦어졌습니다. 특히 늦은 게이트 확보라는 작은 변수가 나중에는 정말 큰 영향력을 발휘하게 됩니다. 5시 스타팅에 충분한 수의 게이트가 확보 되지 않았기에, 이성은 선수의 발목을 잡을 병력이 5시에서 나오지 못했고, 이성은 선수의 병력 움직임이 가벼워졌거든요.



흔들기 이후 이성은이 센터로 진출하자, 김택용은 리콜로 이성은의 본진을 타격합니다. 이때 파괴한 2아머리는, 일반적인 경우라면  큰 소득입니다. 하지만 엘리전 구도에서는 별 소득이 아닙니다. 어차피 업그레이드는 길고 긴 싸움이 되어야 힘을 발휘하니까요. 게다가 김택용의 병력은 서플 아래 좁은 공간에 갖힌 바람에, 리콜된 규모에 비해서는 허무하게 녹았습니다.

여기서 이성은의 템포 빠른 이동은 주목할만 합니다. 5시 앞마당 - 3시 - 2시 앞마당을 타격하는 과정이 너무 매끄러웠습니다. 테란이 보여줄 수 있는 최고의 기동력으로 이성은은 김택용의 멀티 셋을 파괴했습니다. 더욱이 5시 본진을 잠시 무시한 것이 이 경기 최고의 판단이었습니다. 5시에 신경썼다간, 3시와 2시의 파괴가 현격하게 느려졌을 것이기 때문입니다.

이것은 김택용의 선택과 비교할만 합니다. 이성은 선수의 11시 센터멀티-11시 앞마당-11시 본진을 타격한 김택용의 선택은 90점 이상의 좋은 선택이지만, 100점짜리는 아닙니다. 결국 11시 본진에서 병력들이 너무 시간이 끌렸고, 이 공격은 막혔습니다. 이 공격이 9시를 타격했을 상황을 그려보면, 무엇이 문제였는지 쉽게 알 수 있습니다.

항상 본진 점거는 가장 큰 이득을 가져다주는 공격입니다. 그와 동시에 가장 성공하기 어려운 공격입니다. 생산건물이 있는 지역을 공격하는 데는 많은 노력과 시간이 필요하며, 여기서 두 선수의 명암이 갈렸습니다.

만약 이성은이 5시 본진을 공격했다면 어떻게 돼었을까요? 체력도 상당한 게이트를 때리느라, 프로토스 최고의 난전 유닛인 다크템플러에 질질 시간이 끌렸을 것입니다. 그동안 김택용은 3시/2시 앞마당의 자원으로 병력을 회복했고 승기는 김택용에게 기울어졌을 것입니다.





이성은은 너무나도 훌륭한 경기를 했습니다. 특히 감탄스러운 것은 성급히 일어나려 하는 자신의 엉덩이에 추를 달았다는데 있습니다. 이성은의 토스전 최고 단점은 엉덩이가 가볍다는 것으로, 그덕에 다 이긴 경기 성급하게 나가다 그르친 경기가 정말 많습니다. 하지만 오늘 박영민/김택용전 두 경기는 달랐습니다. 엉덩이가 참 무거웠습니다. 너무도 가벼워 경박해 보이기까지 했던 탱크의 움직임도 침착했고, 오로지 진출해야 타이밍에만 병력이 움직였습니다 또한 토스의 병력 움직임을 잘 파악해, 적절한 시즈 모드와 병력 배치로 탱크 소모를 방지하고 탱크 수를 누적시키는데 성공했습니다..





이성은이 보여준 오늘의 경기력은 정말 만족스럽습니다. 이것은 오늘의 경기력이 단기적이 성과로 그치지 않을 것 같다는 기대감 때문입니다. 이성은의 무거워진 엉덩이와 거기서 뿜어져 나오는 메카닉 병력의 위용은 진실로 지금까지 기대하지 않았던 '이성은의 메카닉에 대한 신뢰'를 주었습니다. 지금껏 한번도 보지 못했었던 '신뢰'를 말이죠!



어제 퇴근하느라 못본 마지막 경기도 참 재밌었다던데 그 경기 보러 가야겠습니다.

통합규정 1.3 이용안내 인용

"Pgr은 '명문화된 삭제규정'이 반드시 필요하지 않은 분을 환영합니다.
법 없이도 사는 사람, 남에게 상처를 주지 않으면서 같이 이야기 나눌 수 있는 분이면 좋겠습니다."
택용스칸
08/10/11 21:47
수정 아이콘
승자전 경기가 정말 오늘의 백미였죠. 2팩으로 끝나나 싶었으나 김택용 선수의 선전. 하지만 마지막 판단미스로 이성은 선수의 다시 역전.!
이성은선수와 김택용 선수도 3 : 4인가 그렇던데 말이죠. 이성은 선수 테란전 저그전 유지하면서 토스전 살짝만 보완해봅시다.!
우승이 따라 올 거에요 ^^!!
아리아
08/10/11 21:48
수정 아이콘
이 글보니 이성은 선수 판단이 정말 좋았군요 그리고 김택용 선수도 테란 앞마당까지만 밀고 9시 밀었으면 경기 몰랐을 것 같네요
08/10/11 21:56
수정 아이콘
마지막 경기는 리버~~! 외치는 사이에 싸~악 태운 반전이 백미였죠. 오늘 망또큰 다크도 재밌었고 16강 대진도 좋고 양대 모두 좋은 결과 있었으면 합니다. 더불어 송병구 선수 우승좀..
캐리건을사랑
08/10/11 22:21
수정 아이콘
송병구 허영무 선수가 같은 팀으로 있는데 왜 테란전을 못하냐? 라는 얘기도 많았고..
비록 개념이 다르기는 하지만 테테전에서 메카닉을 잘 쓰는데도 토막이라고 불리는..
토스전 개념을 잡게 된 계기가 있었던 듯 싶네요
08/10/11 22:44
수정 아이콘
여담이지만 4경기는 손찬웅선수가 너무 당황한 것 같네요. 다크 밀어내려고 프로브 밀치기 할수도 있었고
인터넷상에 떠돌던 pimpest의 유명한 동영상에도 있죠, 다칸만들면서 밀어내기도 있는데 너무 소극적으로 대처한것 같네요.
택용스칸
08/10/11 23:36
수정 아이콘
흠님// 그건 아마 손찬웅 선수가 너무나도 당황해서 그랬을 것입니다.
그리고 만약에 다크아칸을 만들었었다가 취소했다면 박영민 선수가 이미 대응했겠죠.
08/10/12 00:02
수정 아이콘
흠님// 강민 해설이 말했지만 만약 비비다가 다크가 들어오게 되면 어떻게 되지 하는 생각에 망설인 겁니다. 나가는것만 생각하면 안되죠. 그리고 다칸 취소가 된다는 말은 들어본적이 없는듯 합니다.
08/10/12 00:09
수정 아이콘
좋은글 감사합니다.^^
정태영
08/10/12 00:17
수정 아이콘
택용스칸/// 다칸,아칸은 취소가 안되죠.
08/10/12 00:22
수정 아이콘
택용스칸님// 결과론적인 얘기지만, 애초에 밀쳐내고 러쉬할 생각이었으면
로보틱스를 늦게 올리고 다크가 2기정도 더 나와서 입구에 이중으로 안전하게 전선을 만들수 있었을 겁니다.
모험성이 있긴해도 상대의 앞마당을 본 상태에선 할수있는건 그게 전부가 아니었을까요.
중요한건 결국 손찬웅선수는 떨어졌고 그게 많이 아쉽네요.
검은별
08/10/12 00:24
수정 아이콘
아.. 손찬웅 선수...
르카프빠는 그저 울지요. ㅠㅠ
WizardMo진종
08/10/12 00:45
수정 아이콘
일단 다크는 취소가 안되구요. 일꾼 튕구기로 나가는게 최선인데 그러려면 박선수 다크가 들어올수 있습니다..
그보단 3경기가 더 아쉽습니다. 아비터가 조금만 더 들어가서 리콜이 되고, 스톰 네발만 있었으면 본진에서 무난히 막을수 있었을텐데...
08/10/12 00:58
수정 아이콘
이성은 선수의 초반 투팩 병력이 본진까지 입성한 것은 아무래도 시즈모드 개발을 안 했기 때문인 거 같습니다. 아무리 마인과 함께 언덕위의
좋은 위치를 선점했다 하더라도 병력규모가 크지 않았고 프로토스는 옵져버가 준비되어 있는 상황, 거기다 뒤쪽에 빼놓은 3드래군까지 있었기
때문에 언덕위에서 앞마당 넥서스 때리면서 시간 끌다가는 넥서스 깨기 전에 아무 피해도 못주고 병력이 싸먹힐 가능성이 농후했었죠. 시즈
모드만 개발 되었다면 아마 입성하지 않고 언덕위에 자리를 잡았을 겁니다. 경기를 다시 보니까 본진 입성 타이밍에 이성은 선수 병력은 벌쳐
4기 마린 4기 탱크 2기였고 김택용 선수는 뒤에 빠진 드래군 3 본진에서 생산된 드래군 3 총 6이었네요. 빠진 드래군 3때문에 추가되는 병력
없다고 가정하고 앞마당 넥서스 일점사 못하도록 치고 빠지면서 시간 끌다가 3게이트에서 3드래군 충원되는 타이밍에 공격 갔다면 이성은
선수 병력 다 밀어냈을 겁니다. 그렇다면 오히려 이성은 선수의 패배가 거의 확실시 되었었겠죠.
바보탱이
08/10/12 11:45
수정 아이콘
넥서스깨려고 했으면 무조건 깰수 있는 상황이였다고 봅니다(4마린 5벌쳐 2탱이였구요 이정도 화력이면 금방깹니다)
다만 본진까지 끝낼 수 도 있겠다 싶어서 들어간것일 뿐이죠
목록 삭게로! 맨위로
번호 제목 이름 날짜 조회 추천
35793 Hack Detector(Oblivion 종합핵 감지기) + 미핵,드랍핵유저 자동드랍기능 추가 [12] Carrier_Kim9659 08/10/15 9659 0
35791 가을로 가는 길에, ....(2)마음 아픈 나날이 오고... [4] ToGI4578 08/10/14 4578 1
35790 10월 14일 프로리그 SK T1 vs 위메이드 폭스 / 온게임넷 스파키즈 vs eSTRO [321] 내일은5120 08/10/14 5120 0
35789 블리즈컨 2008 리플레이입니다. [22] Jolie5573 08/10/14 5573 0
35788 [선수선발안내] Pgr21과 후로리그와의 3회 교류전을 개최합니다. [6] 라벤더4295 08/10/12 4295 0
35787 임요환, 이것이 스타다! - 임요환vs정영철, 레이드 어썰트2, 08-09 프로리그 [49] 김연우14017 08/10/14 14017 66
35786 김정우선수 대단하네요 [17] Rush본좌6750 08/10/13 6750 0
35785 저그 프로게이머들은 왜 10오버10햇11풀빌드를 쓰지 않는걸까요? [46] 거울소리11831 08/10/13 11831 0
35784 한동안 게임중계에서 볼수 없었던 임동석 캐스터님께서 서울경제TV로 가셨습니다. [4] jbl6167 08/10/13 6167 0
35783 10월 13일의 프로리그 - STX 대 CJ / 공군 대 MBC게임 [182] The xian5578 08/10/13 5578 0
35782 [L.O.T.의 쉬어가기] 081013 [5] Love.of.Tears.6664 08/10/13 6664 0
35781 엄습하는 불안감, 그리고 1년 전까지의 그의 모습 [35] ToGI9146 08/10/12 9146 2
35779 미스터리한 그녀는 스타크 고수 (Mysterious Girl) <연재홍보> [7] 창이3600 08/10/04 3600 0
35778 Blizzcon 2008 - Starcraft II 시연 경기 : Sonkie vs 홍진호 [32] kimbilly6275 08/10/12 6275 0
35777 신한은행 프로리그 2008~2009 (KTFvs삼성,웅진vs르까프) [107] SKY924157 08/10/12 4157 0
35776 블리즈컨 2008 스타 결승전 마재윤 VS 이윤열 [117] SKY9210136 08/10/12 10136 0
35774 블리즈컨 패자결승이 곧 시작됩니다. [109] The xian4501 08/10/12 4501 0
35773 동준이형님 군대 잘 갔다오세요~!^^; [78] 사랑해정말9920 08/10/11 9920 1
35772 이성은vs김택용, 비잔티움2, 클럽데이 MSL 32강 [14] 김연우7655 08/10/11 7655 5
35771 인크루트 스타리그 4강 대진 및 맵 순서 [17] 彌親男4350 08/10/11 4350 0
35770 클럽데이 온라인 32강 D조 [289] SKY925197 08/10/11 5197 0
35769 10월 11일 프로리그 - 온게임넷 vs 위메이드 / SK텔레콤 vs 이스트로 [86] The xian4611 08/10/11 4611 0
35768 하기 싫어지는 battle.net [42] ilikerain6258 08/10/11 6258 0
목록 이전 다음
댓글

+ : 최근 6시간내에 달린 댓글
+ : 최근 12시간내에 달린 댓글
맨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