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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08/07/11 16:27:28
Name 설탕가루인형
Subject 삼황 오제 사천왕 -第十四章-
해는 높이 떠서 중천에 걸려 있다.

수 많은 사람들이 양 갈래로 나뉘어 서로를 노려보고 있는 상황.

그렇게도 많은 사람들의 가운데에는 두 사람이 서 있다. 아니, 한 사람은 누워 있다.



"아직도 안 끝났습니까? 오늘 내로 비무를 할 수 있긴 있는 거죠?"


상대는 답이 없다. 몽중살제(夢中殺帝) 고아민(高芽敏)은 하릴없이 누워서 하늘만 바라보고 있다.

벌써 일각(=15분)이 넘었다. 적우(赤雨)와 연합군의 운명을 걸고 싸우는 일이기에 평소 긴장감같은 것은

가져본 적도 없는 몽중살제도 살짝 긴장을 하고 있는 상황인데 상대는 싸울 준비를 해야 한다면서

갖은 장비들을 하나 하나 정성스럽게 닦고 있는 중이었다.

처음엔 도복, 다음은 호신용 보호대, 다음으로 그의 애도인 적운도(赤雲刀)를 꺼내드는 걸 보고 나서는

아예 드러누워 버린 몽중살제였다. 말로만 듣던 화경(化境)의 고수인 몽중살제와 극마(極魔)에 근접한

신도합일(身刀合一)급의 고수인 세잉마왕(世芿魔王) 운영민(云英敏)의 신위를 직접 보고 싶어하는 수많은

무림인들 역시 슬슬 지쳐가고 있었다. 그러기를 또 일각 째 쯤 되었을때, 세잉마왕이 입을 열었다.


"이제 시작해 볼까?"

"바라던 바입니다"


방금까지 그렇게 갈고 닦아 광채가 나는 세잉마왕의 적운도가 공력이 주입되자 이름을 대변하듯 붉은 섬광을 내면서

강렬한 기운을 뻗어내고 있었다. 몽중살제 역시 신형을 일으키며 얇은 도를 뽑아들었다.

포토수(圃土水)의 고수들은 대부분 심후한 내공을 바탕으로 하기때문에 그 강점을 십분 발휘할 수 있는

무거운 도를 활용한 파괴적인 도법이 주류를 이루고 있었다. 당장 농군도제(濃君刀帝)나 영웅도제(英雄刀帝) 만

봐도 알 수 있었다. 그 때문에 기습과 다변화된 초식으로 승부하는 적우의 고수들에게 항상 밀려왔고 말이다.

그럴수록 포토수의 고수들은 더욱더 강력하고 중후한 초식을 개발했지만 전세가 뒤바뀌진 못했다.

그러나 몽중살제는 달랐다. 그는 얇은 도를 사용하여 적우만큼이나 다양하고 변화무쌍한 도법을 만들어냈다.

그 과정에서 많은 패배를 기록하기도 했지만 그는 20여년의 연구 끝에 물이 흐르는 모습을 보고 영감을 얻어

수비형도법(修泌炯刀法)이라는 도법을 창안한 것이다. 이 수비형도법은 전투가 시작되자마자 강력한 일격을

날리는 대신 최소한의 방어를 하면서 내공을 일시에 응축하고 이를 폭발시켜 다양한 초식을 한번에 시전해도

공력이 고갈되지 않는 특징을 가지고 있었다. 따라서 내공이 부족해지기 쉬운 장기전으로 가더라도 꾸준한

위력을 발휘했고 내공이 고갈된 적우들의 고수들이 차례로 그에게 무릎꿇었다. 그러나 그가 상대하는

세잉마왕역시 호락호락한 상대가 아니었다. 일부에서는 극마의 벽을 뚫었다고 평가될 만큼 완벽하고 얄미운

그의 도법은 상대의 짧은 단점만을 노리고 파고들었고 특히나 적우고수답지 않은 중후한 내공으로 후반에서도

도법이 흐트러지지 않는 것으로 유명했고 역시 수많은 포토수의 고수들이 그에게 짓밟혔던 것이다.

한쪽은 내공을 일시에 응축하는 도법이요, 다른 한쪽은 상대에 맞춰가면서 싸우는 것을 즐기다보니

둘은 언뜻보면 빙빙 돌면서 서로를 노려보고 가만히 서 있는 것 처럼 보였다. 그러나 기실 두 사람은

계속해서 서로의 빈틈을 찾으며 단전을 개방하여 최대한의 내공을 응축시키고 있었다.


"간다!!"


끝 없을것만 같던 대치 속에서 드디어 세잉마왕의 도가 움직이기 시작했다. 그와 동시에 몽중살제의 도 역시

뽑혀나와 춤을 추기 시작했다. 그로부터 시작된 둘의 본격적인 비무는 적대 세력마저 찬탄을 할 정도로 치열하고

수준 높게 진행되기 시작했다. 세잉마왕의 적우린(赤雨躪)과 무타리수구(武打鯉洙毆)의 향연을 펼치면

어느새 몽중살제의 고세어(高勢禦)와 질로도법(秩爐刀法)으로 맞받아쳤다. 그러기를 벌써 2각째. 혼신의 힘을

다한 초식을 전개한 사람이라고는 믿기 어려울 정도로 일정한 호흡으로 상대를 하고 있는 두 사람.

이제 둘의 전투는 막바지를 향해 가고 있었다.


"음?"


갑자기 시야가 뿌옇게 되는 것을 느끼며 몽중살제는 등에서 식은땀이 흐르기 시작했다.

'다구수엄(多構守奄)?'

다구수엄은 적우의 최고수들만이 쓸 수 있는 호신강기의 일종이다. 마기가 온몸에 가득 차서 모든 모공을 통해

주홍빛 깨알같은 호신강기가 발출되어 몸을 보호하는 극상승의 무공이다. 게다가 모든 모공을 통해 뻗어나오는

기운으로 인해 신형이 잘 보이지 않는 장점또한 지니고 있었다. 일반적으로 극마급이 되어야 쓸 수 있다는 것이

정설일 정도로 많은 내공을 필요로 하기도 했다.

'저녀석, 극마란 말인가?'

다리가 저리다. 무슨 일일까. 사람의 몸을 12등분했을 때 5시, 즉 오른 다리쪽을 적운도가 훓고 지나간 것이다.

자신의 수비형도법의 도광을 뚫고.

'그렇다면'

순간 몽중살제의 도가 양손으로 잡히는가 싶더니 수많은 갈래의 푸른 기운이 도에서부터 발출되어 세잉마왕의

발을 노리고 날아들었다.


"개리어(開籬圄)!!!"


악마도제(惡魔刀帝) 용록차(龍綠嵯)의 눈이 부릅떠졌다. 자신의 내공을 도에 실어 한번에 수십개의 강력한

도강(刀鋼)을 뿜어내는 포토수의 최상승 무공이 펼쳐진 것이었다. 그것도 한쪽 다리를 다친 상황에서

갑작스럽게 터져나온 한 수 였다.


"큭......."


자신이 이미 한쪽 다리를 다친 상황이라 상대의 발을 노린 것이었는데 그 계획은 성공했다. 단, 반만.

그가 뿌려낸 도강들은 세잉마왕에게 대부분 차단되었고 몇 발만이 적중했을 뿐이었다. 물론 하나하나의

파괴력이 대단했기에 세잉마왕 역시 쉽게 움직이지는 못할 것이었다.

기동력이 제한당한 두 사람은 서로를 다시 노려보기 시작했다. 이제 승부수를 던져야 할 때다.

다시 한번 몽중살제의 도가 양손으로 잡히는 순간, 세잉마왕의 손이 놀랍도록 빠르게 움직였다.


"크헉!!!"


개리어를 다시한번 시전하려던 몽중살제의 가슴에서 피가 흐르고 있었다.


"비겁하게 암기를 쓰다니!!!"


악마도제가 당장이라도 뛰쳐나갈 듯 으르렁거리자 반대편의 소웅마제가 이죽거린다.


"암기를 쓰지 말자는 조항은 없지 않았습니까?"


세잉마왕이 사용한 암기는 소골지(小骨肢)라는 암기였다. 아주 작은 암기지만 호신강기를 뚫는데 최적화 되어 있고

한방 한방의 파괴력이 엄청나게 강력했다. 다만 쉽게 파괴되는 단점이 있었지만 극강의 고수들이 던지는 소골지는

이름대로 상대의 사지를 뼈로 조각내버릴만한 파괴력을 가지고 있었다.

이제 누가 봐도 세잉마왕의 승리가 눈 앞에 보이는 듯 했다. 정파의 무림인들 중에는 머리를 감싸쥐는 사람도

있을 정도였다. 비틀거리는 몽중살제를 향해 신형을 날리는 세잉마왕의 입가에는 미소가 걸려 있었다.


콰지직!!


굉장한 파열음과 함께 둘의 신형이 겹쳐졌다. 세잉마왕은 믿을수 없다는 듯 자신의 몸을 내려다 보았다.

분명했다. 지금 자신의 몸을 관통한 것이 몽중살제의 도임을. 그리고 그 짧은 순간에 펼쳐진 그의 도법도.


"아....아곤도(牙坤刀)?"

"그렇습니다."


세잉마왕의 무릎이 꺾인다. 한 순간의 방심이 부른 패배였다. 개리어를 실패했으니 또 나올 도법은 없다고 믿었다.

너무 근접할 때 까지 몽중살제의 최후의 한방을 신경쓰지 않았다.



잠시 후 정파연합쪽에서 거대한 함성이 울려퍼졌다. 그 자리에 모인 모두가 이미 한 시진이 지났다는 사실조차

잊어버릴 만큼 멋진 둘의 전투였다.



"이거 피곤하게 됐는데?"


소웅마제의 볼이 씰룩거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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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 오늘 다 마무지으려고 했는데 포르테 대첩만 쓰고나니 한 화 분량이 나왔네요.

지금 생각해도 전율이 이는 포르테 대첩을 허접한 글로 옮기려니 부담되네요.

읽어주셔서 감사하고 좋은 하루 보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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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Greatest Hits
08/07/11 16:42
수정 아이콘
글로도 충분히 전율이군요`!!!!!!!!!!!!!!!!!!!!!!!!!!
Epicurean
08/07/11 16:45
수정 아이콘
아곤도... 처음으로 못알아 듣겠는데요;;; 아비터인건가요?
08/07/11 16:56
수정 아이콘
아콘아닌가요...
compromise
08/07/11 16:59
수정 아이콘
잘 봤습니다. 다음에는 누가 나올지 궁금하네요.
08/07/11 18:36
수정 아이콘
아콘일듯.. 재미있네효 늦게 나온만큼 재미있네효
ICaRuStoTheSkY
08/07/11 21:37
수정 아이콘
잘 보고 갑니다~
SHiNeR)eXTRa(
08/07/12 03:42
수정 아이콘
제일 마지막이 마본좌vs비수인가요 .... 흑흑 .. 소위 '마빡이'인 저로서는 그것이 3.3이 아닐지 심히 염려스럽군요... ㅠㅠ
08/07/12 07:23
수정 아이콘
푸하핫; 누워서 기다리고 계신 몽중살제 보고 싶은데요.
ROKZeaLoT
08/07/12 19:47
수정 아이콘
스카이 프로리그 2005 KTFvsT1 에결 강민vs박태민 포르테의 명경기를 표현했군요..멋있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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