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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06/11/03 11:58:14
Name [NC]...TesTER
Subject [픽션]raDIO StaR ⑤
8 .2008년 7월의 어느 날

<파포 메인 탑 기사>
“2008 Puma Half-1리그 개막”
-총 7개팀의 더블 풀리그 방식으로 순위 결정
-준플레이오프, 플레이오프, 결승전으로 최종 우승팀을 가려낸다. 기존 프로리그 방식과 동일
-개막전 : NHNackers vs e Citizen

우리의 1차전 상대는 신한 뱅커팀으로 결정 됐다. 사실 우리팀은 최하위가 분명해 보였고, 많은 팬들은 우리에 대한 관심을 갖질 않았다. 그 나마 WGM의 팬 카페수가 조금 늘었고, 알려졌을 뿐이었다. 4월에 작은 지방 도시에서 있었던 이벤트 전에 출전한 Xighter는 발군의 실력으로 우승을 차지했다. 우승 상금 200만원. Xighter의 벌처는 예선전에서 만난 모든 선수를 농락했고, 전 경기를 앞 마당 안먹고 이겨버리는 초유의 사태가 벌어지기도 했다. 그렇게도 탱크와 골리앗의 중요성을 강조했건만, 그의 오래된 습성과 벌처에 대한 병적인 집착은 끝내 고치지 못했다. 그 나마 위안은 대저그전에서의 바이오닉 실력의 상승이었다. 물론 럴커를 벌처로 잡는 건 여전했지만….

gershin과 NoWind의 팀플 실력은 최소한 내 눈엔 안정적으로 보였다. NoWind의 노련한 리드와 경기 운영을 gershin을 잘 따라왔다. 기본적인 질럿에 대한 컨트롤과 물량에 대해선 gershin의 실력은 괜찮아 보였다. queenNcool과 gOOd_Man, pinktiger 이 세 선수는 아직까지 정확한 포지션을 잡지 못했다. 쿨 정도면 조커나 타겟 킬러로서 써먹을 수 있을거라고 생각하지만, 나머지 두 놈은 정말 내 눈에도 차질 못했다. 우선은 팀플 위주로 가장 많은 연습량을 보여주지만, 대회에 나갈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물론 첫날 보다, 그 다음 날보다 실력은 나아져 그나마 다행으로 생각하고 있다.

공식적이진 않지만, 이 때 부터는 공군의 프로리그 참여는 확실히 불가능한 것으로 결정이 난 상태였다. 박서는 공군 특별 휴가를 받아 MBC게임에서 주관한 이벤트 매치에 출전하여 과거의 실력을 팬들에게 보여주었다. 상대는 같은 팀 무명저그. 무명에게 3:1로 박서 승리. 그러나 그 경기 이후 각종 커뮤니티에는 두부 에러 사태가 벌어지고 만다.

“같은 팀이라고 져주냐?”
“앞 마당 헤처리에 벙커링 하는데, 드론 다 안나오고 3기 나와서 그걸 막냐?”
“뮤탈 컨트롤 안하냐? 다 흘리냐? 갖다 퍼준다”

박서에 대한 기대는 이 경기를 끝으로 어쩌면 포기해야 하지 않나 싶을 정도의 경기력을 보여주었다. 물론 그를 탓할 순 없다. 벌써 1년 반도 훨씬 지났는데, 그가 어떻해 과거의 경기력을 보여줄 수 있단 말인가. 박서의 씁쓸한 웃음을 뒤로, 엘러의 경기력이 상상된다. 그는 또 얼마나 퇴보했을까. 재대 후 컴백은 할 수 있을 까? 올 연말에 재대하는 박서에 대한 기대감은 점점 쇠락하고, 오히려 일부 누리꾼들에 의해 입방아에 오르게 된다. 지금 지나서 생각해보지만, 아마 그때 SKT1 감독으로부터 박서는 재대 후 코칭 스텝으로 컴백하라는 이야기를 들었을 것이다. 감독의 눈에도 재대 후 피나는 연습이 있더라도 그의 경기력은 절대 회복하지 못할 것이 분명했을 것이다. T1 감독뿐이 아닌 KTF 감독도 엘러에 대한 생각을 확정 지었을 것이다.

다시 우리 이야기를 해보면, 우린 신한 뱅커와 첫 경기를 가졌다. 1,2경기 개인전, 3경기 팀플, 4경기 개인전, 5경기 에결. 프로리그와 같은 방식이고, 한 선수가 중복 출전이 가능했다. 결과부터 말하면, 우린 3:0으로 셧아웃 됐다. 그것도 수퍼 울트라 안드로메다 관광을 당한 채 말이다.

첫 경기에 나선 WGM은 상대방 테란에 대해 랜덤 저그가 나와 내가 절대 하지 말라는 5드론을 하게된다. 물론 맵 자체가 거리가 가까운 가로방향이란 장점도 있었지만, 이미 상대방은 대비가 되어 있었다. WGM의 저글링 컨트롤도 컨트롤이였지만, 한빛의 연습생 출신인 상대방 테란에게 SCV의 말도 안되는 공격력과 컨트롤에 힘 한번 못쓰고 지지를 친다.

두번째 경기에서 난 문제의 Xighter를 2차전에 내 보냈다. 상대는 플토 유저. 그 나마 다행이라 생각했다. 벌처 컨트롤 하나만큼은 인정하니까 말이다. 그러나, 전진 게이트에 이은 캐논과 질럿 러시를 통해 난 그의 벌처를 구경도 못한 채 가슴을 쓸어 내리고 말았다. 고집 불통으로 마린을 안 뽑고 팩토리를 올리는 그의 고집. 대단했다.

팀플은 우리팀은 저/플 조합, 상대방은 저/테 조합이었다. 뭐 경기 내용을 구차하게 말하고 싶진 않다. 팁플 사상 처음으로 테란에서 베틀크루즈가 나왔던 경기로 기록되었을 것이다.

우린 목동의 어느 작은 포장마차에서 우동과 꼼장어를 안주 삼아 소주를 마셨다. 그 누구도 말을 먼저 꺼내지 못했지만, 난 그래도 기분이 나쁘지 만은 않았다. 어느 정도 예상은 했었으니까.. 선수들에게 웃으면서,
“니네 게임 져서 열받냐?”  
“아니요, 쪽팔려요.” gershin의 말에 “유치한 놈”이라고 답변을 해 주었다. 우린 아마도 이건 아닌 것 같다라는 생각들을 다들 했을지도 모른다. 엄연한 실력의 차.. 이건 어쩌면 노력과 시간이 필요할 수도 있고, 그러한 차이를 극복 할 환경이 필요할지도 모른다. 단순한 헝그리 정신과 천재성으로는 분명 한계가 보일 수도  있지만, 난 그래도 포기할 순 없었다.

더 이상 난 갈 곳도 버릴 것도 없었기 때문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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