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GR21.com
- 경험기, 프리뷰, 리뷰, 기록 분석, 패치 노트 등을 올리실 수 있습니다.
Date 2006/07/19 08:08:10
Name 김연우
Subject 그들이 꾸는 꿈
- 챔피언과 도전자


흔히 말하는 '대세 종족', 전 그들을 챔피언이라 부르겠습니다.
그들은 어느 종족을 상대하건 위축돼지 않으며, 리그의 중심으로 활동하는 종족들입니다.
그리고 최강종족에게 도전하는 다른 두 종족, 전 그들을 도전자라 부릅니다.

생각해보면, 성공한 리그는 대부분 두 종족이 패권을 다투는 경우가 많았지, 세 종족이 어우러진 경우는 극히 드문닙니다.
특히 결승전이 재미있었던 리그들이 그렇습니다.
SO1배, 올림포스배, 코카콜라배 등을 따져 보면 항상 두 종족이 싸웠고, 한 종족은 들러리였다는걸 알 수 있습니다.

그 이유는, 챔피언과 도전자 구도 때문입니다.
항상 최강 종족은 존재합니다. 1.07까지는 저그가 그랬고, 그 이후는 테란이 그랬습니다. 이들은 리그에서 가장 많은 구성비를 자랑했고, 타 종족의 목표가 돼었죠.
그런 만큼 균형은 되려 맞았습니다. 챔피언은 여러 도전자를 동시에 상대하다보니 자신의 강함을 크게 내뿜지 못했고, 도전자는 챔피언만 노려봤기에, 자신의 힘을 120% 발휘하였습니다.




- 챔피언의 조건 : 도전자에게 강할 것,  도전자의 조건 : 챔피언에게 강할것


챔피언의 특징은 '다른 두 도전자에게 골고루 강했다'는 점입니다.

1.07의 저그는 프로토스는 물론이고 테란에게도 강했으며,
1.08의 테란은 저그는 물론이고, 프로토스에게도 강했습니다.

최소한 강해지는 못했더라도 크게 밀리지는 않았습니다. 챔피언은 항상 도전자와 맞설 준비가 돼어 있었습니다. 그리고 그랬기에 챔피언이란 칭호를 들었던 겁니다.

도전자 또한 챔피언에게 맞설 준비는 항상 돼어 있습니다. 왜냐하면 리그를 차지하고 있는 챔피언의 압박을 견디지 못하면, 리그에 잔류하는 것 조차 불가능 하니까요.




- 도전자는 도전자에게 강하지 않았다.

도전자는 챔피언만 바라봅니다. 같은 도전자를 신경쓰지 않습니다. 그들은 '스스로 최강이 되는 날'을 그리며 챔피언만 바라봅니다.
그렇기에, 챔피언이 도전자의 공세를 견디지 못하고 일찌감치 리그에서 사라지면 리그는 엉뚱한 방향으로 흘러갑니다.

도전자와 도전자끼리의 대결이 벌어지게 되는 거죠.
서로 준비돼지 않은 도전자의 대결은 준비돼지 못한만큼 허무했습니다.

1.07적 Game-Q리그에서는 '저그킬러'로 이름을 높인 임성춘과 임요환이, 챔피언 저그의 공백으로 결승에 만나 허무한 승부를 내야했고
1.08이후에는 최강자 '테란'이 사라진 위치를 저그와 프로토스들이 채웠습니다. 질레트배, 마이큐브배, NHN배, 우주배, CYON배, 프링글스배가 바로 그런 일이었다 생각합니다.




- PvsZ가 들러리인 이유


TvsZ를 봅시다.
드랍쉽, 투팩 탱크, 울트라리스크, 더블 커맨드, 본진 4해처리 저글링 럴커, 건맨뮤탈,  SK테란의 부활, 플레이그&히드라
테란과 저그는 서로를 꺽기 위해 거듭 새로운 패러다임을 발견했고, 그럴때마다 임요환,이윤열,최연성,조용호,박성준,박태민,마재윤을 불러왔습니다.


PvsT를 봅시다.
원팩 원스타, 물량토스, 트리플 커맨드, 파일런 길목막기, 셔틀스톰, FD, 수비형 테란, 아비터, 사신토스, 노배럭&노게이트 더블.
역시 테란과 프로토스 모두 거듭 새로운 패러다임을 발견해갔고, 그럴때마다 이윤열,최연성,전상욱,박정석,강민,박지호,오영종 등을 불러왔습니다.

하지만 ZvsP의 새로운 패러다임은 메아리 없는 외침이었습니다.
하드코어, 다크아콘, 1게이트, 더블넥서스, 드래군 리버의 부활, 커세어 리버의 정석화 등등 프로토스는 계속 외쳐대긴 했지만, 저그가 뭔가 그에 부흥하는 '파훼법'을, 새로운 패러다임을 들고 나온적은 한번도 없습니다.
저그가 바뀌었다면, 그것은 테란을 겨냥한 무기를 프로토스에게 같이 써먹었던 것 뿐입니다.

즉, 프로토스가 새로이 들고나온 패러다임은 그들만의 아우성이었을뿐, PvsZ를 지배한 완벽한 새로운 패러다임이 돼지는 못했습니다.




- 강민의 커세어리버


하드코어를 했도, 저그는 여전히 앞마당을 먹었고,다크아콘을 썼어도, 저그는 여전이 울트라리스크를 뽑았습니다.

하지만 강민의 커세어,리버는 달랐습니다. 그의 커세어,리버는 수많은 저그들을 꺽었고 최근 10경기 9승 1패라는 경의적인 성적을 기록했습니다.
더블넥과 커세어리버의 조합이 이룬 경이로움은 '수비형 프로토스'라는 새로운 패러다임으로 칭송받았고, 또한 저그들은 그 파혜법을 연구하였습니다. 그리고 지금은 변은종 선수의 '5드론'이 주목받고 있지요.
그의 커세어 리버 만큼은 여태껏 작은 대응 조차 않았던 저그들을 움찔하게 만들었던 것입니다.




- 그들이 꾸는 꿈, 그들이 꾸던 꿈


그런 강민 선수 또한 마재윤 선수에게 패했습니다. 스코어는 3:1이지만, 내적인 면은 더더욱 안좋습니다. '역대 가장 저그에게 강한 프로토스'의 평가를 받아왔던 강민 선수의 패배라 낙담은 더욱 컸던듯 합니다.

하지만, 그것은 다른 측면으로 생각해야 하는 것 아닐까, 합니다.
강민 선수가 '수비형 프로토스'란 새 패러다임으로 저그전을 이끈지는 꽤 오래돼었습니다. 지상맵에서 커세어&리버를 구사한 것은 꽤 돼었고, 거기에 더블넥을 접목 시킨지도 2년 가깝게 된듯 합니다. 그리고 '져블넥'이라는 비난을 이겨내고 본격적인 위력을 보인   강민vs김준영<레퀴엠>[2005 프로리그],   강민vs박태민 <포르테>[2005 프로리그]의 경기도 작년 이맘때인 것으로 기억합니다.

즉, 그의 새 패러다임은 1년간 PvsZ를 지배했었습니다. 그리고 이 새로운 패러다임은 1년간 PvsZ를 완전히 바꿨습니다.

강민선수의 패배는 이미'수비형 프로토스'라는 패러다임이 빛이 바랬기에 나타난 지극히 일반적인 현상입니다. 만약 그가 프로리그의 호성적을 바탕으로 좀더 빠르게 개인리그에서 힘을 내었다면, 결승전에서 저그를 꺽고 우승하는 '챔피언'의 위치에 오를 수 있었겠지만, OSL에서는 이윤열 선수가 놀라운 타이밍으로 R-Point에서 그를 무찔렀고, MSL에서는 최연성 선수가 태산 같은 물량으로 RushHour에서 그를 무찔렀습니다.

하지만 그가 지금까지의 1년간 PvsZ를 지배했으며, PvsZ의 트렌드를 바꾼 것은 명백한 사실입니다. 그는 지금껏 눈하나 꿈쩍 않았던 저그들을 두렵게 했던 사나이이며, 그것은 그들을 다시금 공포로 몰아 놓을 거라는 기대 또한 헛된 것이 아닙니다.

일장춘몽[一場春夢], 흔히들 부질없는 일은 꿈에 비유합니다. 하지만 꿈이 부질없지 않음을 보여준 한명의 사나이가 있고, 또 그와 견주어 부족하지 않은 사나이들 여럿 또한 마찬가지의 꿈을 꾸고 있습니다.

결승전에서 프로토스가 저그를 이기는 날, 그들이 꾸던 꿈은

'이룰 수 없는 헛뒨 일을 꾸었던 망상'이 아니라 '이룰 수 있었던 일을 하지 못하리라 믿었던, 어이없는 악몽'이 될 것입니다.

통합규정 1.3 이용안내 인용

"Pgr은 '명문화된 삭제규정'이 반드시 필요하지 않은 분을 환영합니다.
법 없이도 사는 사람, 남에게 상처를 주지 않으면서 같이 이야기 나눌 수 있는 분이면 좋겠습니다."
06/07/19 08:19
수정 아이콘
간단, 명료, 깔끔한데 영양가는 듬북이군요. 좋은 글 잘 읽었습니다~ :^)
06/07/19 08:53
수정 아이콘
추게로

추게가 안되면 에게라도
뱀다리후보생
06/07/19 09:14
수정 아이콘
온겜에서는 저그가 결승에서 약하닌까 온겜에서 한번 프vs저 한번 했으면 하네요. 다음시즌 가을이기도 하구요
슈퍼주니어
06/07/19 09:20
수정 아이콘
프vs저 우승은 나올 수 있었습니다. 페러독스가 쓰였던 때에요. 단지, 맵밸런스 불균형으로 인해 저그가 씨가 말리다 시피 되서 그 때 저그가 결승에 못올라가서 그랬지 만약 결승에 저그가 올라갔다면 분명히 프로토스가 처음으로 저그를 꺽고 우승했다고 봅니다. 그만큼 프로토스는 웬만한 맵갖고는 저그를 다전제에서 꺽기가 참 힘들죠... 그 천하의강민도 다전제에서는 단판제에서의 저그전 포스를 찾을 수 없듯이 말이죠.
초보저그
06/07/19 11:27
수정 아이콘
프로토스가 웬만한 맵 갖고는 저그를 다전제에서 꺽기 힘들기도 하고, 또 다전제까지 올라올 만큼의 실력을 지닌 저그 프로토스 사이에서는 맵에 따라서 다르겠지만 보통 저그가 유리하다라고도 볼 수 있겠지요.
세이시로
06/07/19 11:47
수정 아이콘
감동이군요. 모두들 그 날을 기다리고 있을 겁니다.
칼잡이발도제
06/07/19 11:48
수정 아이콘
믿을건 알카노이드??? 만일 엠겜 공통맵이 아카르디아가 되면... 역시 가을인가요...
06/07/19 12:32
수정 아이콘
울림이 전해지는 글이네요. 좋은 글 잘 읽었습니다.
파벨네드베드
06/07/19 13:34
수정 아이콘
추게로.
Peppermint
06/07/19 17:11
수정 아이콘
지난 결승에 대한 새로운 관점에서의 평가!! 훌륭한 글입니다.
힘들고 지쳐보이던 강민 선수에게, "당신은 바로 이런 프로토스다"라고 보여주고 싶은 글이네요..^^
(블로그에 퍼가도 된다고 해두셨네요..^^ 강민동에 퍼갈께요.)
사탕발림공작
06/07/19 17:45
수정 아이콘
추게로 고고
아쉬워하던 강민선수에게 보여주고 싶네요.
결승 후에 환하게 웃는 날까지 기다리고 있겠습니다.
Radiohead
06/07/19 20:29
수정 아이콘
추게로..ㅠㅠ
06/07/20 03:12
수정 아이콘
에게나 추게로 꼭 갔으면 하네요.
06/07/20 11:26
수정 아이콘
명료해서 더욱 좋은 글 같습니다. 추게 한표~
목록 삭게로! 맨위로
번호 제목 이름 날짜 조회 추천
24617 프로리그 보완 계획 [42] 김연우4460 06/07/26 4460 0
24607 미국은 양심도 없다 [27] Hand3824 06/07/26 3824 0
24605 프로리그, 본질의 상실 [143] 김연우5843 06/07/26 5843 0
24478 그들이 꾸는 꿈 [14] 김연우4472 06/07/19 4472 0
24421 나는 언제든지 꿈을 꿀 준비가 되어있어요. [3] 김연우24332 06/07/16 4332 0
24243 각성하십시오, 불꽃!! [24] 김연우24191 06/07/10 4191 0
24076 옛날이 그리워지는건 왜일까요....? [6] 김연우24663 06/06/30 4663 0
24061 어쩌면 더욱 잘 된 일 일지도 모릅니다, 투신.... [27] 김연우24743 06/06/29 4743 0
24020 이윤열의 2팩이 보고 싶다. [21] 김연우5689 06/06/26 5689 0
23830 2006.06.13 PGR의 자게 [17] 김연우4411 06/06/14 4411 0
23408 프로리그의, 승점 분석법 [18] 김연우4215 06/05/22 4215 0
23269 온게임넷에게 열받아 하는 이유 [100] 김연우7861 06/05/16 7861 0
22975 이 상황에 럴커가 왜 나와? [28] 김연우7323 06/05/04 7323 0
22911 동종족 연속출전 금지 조항은 왜 부활하지 않는것인가! [62] 김연우5739 06/05/01 5739 0
22804 객관성과 공정성이 사라진 밸런스 논쟁 [34] toss4808 06/04/28 4808 0
22802 맵 제도에 대한 아쉬움 [15] 김연우3890 06/04/28 3890 0
22670 백두대간의 등장.... 테란의 기준은 최연성? [204] 虛無6833 06/04/23 6833 0
22470 마린의 꿈 [4] 마린의꿈5935 06/04/15 5935 0
22437 AttackDDang의 일기(2006년 3월 13일) [1] AttackDDang3870 06/04/13 3870 0
22198 카트리그의 막자에 대해 [82] 김연우7027 06/04/02 7027 0
22078 온게임넷 신맵 백두대간 [52] 김연우6640 06/03/29 6640 0
22076 MBC게임 차기 공식맵 수정사항 [40] 김연우5285 06/03/29 5285 0
21715 양치기 소년의 '이번엔 임요환이 아니라고!' [15] 김연우4381 06/03/12 4381 0
목록 이전 다음
댓글

+ : 최근 6시간내에 달린 댓글
+ : 최근 12시간내에 달린 댓글
맨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