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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02/10/11 03:39:43
Name SaKeR
Subject [잡담] 이천수...
이천수

고등학교 재학 시절 최태욱,김병채와 함께 부평고 전대회 우승신화를 이룩하며 한국의 차세대

유망주로 부각. 이전까지 최태욱의 그늘에 가려있어 빛을 못보았으나 졸업당시에는 더욱 유망한

재목으로 평가됨.

2000년 일본에서 벌어진 4개국 친선 청소년 축구대회에서 피를로의 이탈리아를 꺾는 파란을

연출하며 동시에 이천수는 결승골 기록.

올림픽 직전 벌어진 나이지리아와의 2차례 평가전에서 발군의 실력을 보이며 한국 축구의

신데렐라로 떠오름.

올림픽 3차전. 대승을 거둬야만 8강진출이 가능한 칠레전에서 상대선수를 고의로 밟는 파울을

범해 퇴장. 그 경기는 결국 이동국의 결승골로 승리하지만 한국은 2승1패의 호성적을 거두고도

골득실차로 인해 8강진출에 실패.

같은해 11월 벌어진 아시아 청소년 축구대회에서 중국에 어이없는 1:0패배를 당하며 조3위로

4강진출에 실패. 이듬해 세계 청소년 대회 자동탈락.
(위의 데이터는 제가 생각나는대로 쓴것이기 때문에 혹여 틀린 자료가 있을 수도 있습니다)




아마 이무렵 부터 안티 이천수들이 하나 둘 씩 생겨나지 않았나싶습니다.. 그러나 그동안

우리의 대표팀은 우리들에게 다양한 안주거리를 제공해 줌으로써 이천수는 잠시 사람들의

관심(?)을 벗어나게 되었죠..

월드컵 이전부터 특유의 말솜씨(?)로 사람들의 입에 오르내리던 이천수는 월드컵을 치루고

프로무대에 입문하면서 개인플레이를 한다느니, 건방지다느니하는 세간의 비판을 받던 와중

자서전 사건을 통해 완전히 팬들의 눈밖에 나버리게 됩니다..

그리고 다시 아시안게임으로 우리에게 돌아온 이천수...

프리키커로써 놀라운 발전을 거두었고, 비록 약팀을 상대로였지만 패스위주의 플레이도 매우

잘 소화해내는것 같아 보였습니다..

그러나..예전같으면 자신이 돌파하거나 슈팅을 때릴 찬스에 지나치게 주변 동료를 찾는다던가

한번쯤 망설이는 모습은 예전의 당당한 아이 이천수가 더이상 아니었습니다..

프리킥으로 두 골을 넣은 후 득점왕을 노려보는게 어떻겠냐는 인터뷰에서 득점왕도 좋지만

그것보단 팀의 승리가 우선이며 자신에게 주어진 세트플레이 찬스에서 노리는 것으로 만족

하겠다는 그의 말에 한편으로는 상처후에 철이 들었구나 하는 생각도 들었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내가 아는 이천수에서 2%부족한것이 아닌가 하는 아쉬움이 더 강하게

들었습니다..

그리고 어제의 대 이란전..

이천수는 분명 부진했습니다.. 그러나 과연 팀컨디션에 비해 이천수의 부진이 두드러졌다고

생각하시나요? 측면에서 빠른 발을 이용한 과감한 돌파는 아쉬웠지만 번뜩이는 패스와 예리한

세트플레이는 과연 그임을 실감케 해줬습니다..

많은 사람들은 패배의 원인을 이천수와 이동국에게 돌립니다.. 그렇다면 최태욱은? 김동진은?

김두현은? 마지막으로 인기스타 이영표는? TK실축한건 차치하고 이영표 선수는 오늘 최악의

컨디션을 보여줬습니다..

박지성만큼은 오늘 대부분 사람들이 뛰어난 활약을 펼쳤다고 인정하더군요..

맞습니다.. 그는 오늘 분명 군계일학이었고 우리의 중원을 혼자서 다 휘젓고 다녔습니다..

그러나 그의 그런 활약덕분에 우리의 중원이 무너졌다는걸 눈치채셨나요?

김동진-김두현 라인은 이제 막 알에서 깨어나는 참이었습니다.. 지금까지 수비와 미들간의

유기적인 호흡이 부족함을 거푸 지적받은 우리대표팀에게 박지성이란 대형스타는 가뭄끝의

단비같은 존재였겠지요.. 박지성은 수비와 공격을 잇는 앵커맨 즉, 수비형 미들의 위치에

기용됩니다.. 그로인해 아직 전술 이해도가 부족한 어린선수들인 김동진, 김두현은 바레인

전부터 어제 전반까지 자기의 위치를 찾지 못하고 헤매는 모습을 계속해서 보여줬습니다..

그나마 후반전에는 김동진은 수비, 박지성은 공격식의 역할분담을 분명히 하며 조금이나마

안정된 모습을 보여주더군요.. 팀웍을 맞추지 못한 선수를 굳이 기용해야 할때는 공격라인에

세우는것이 정석입니다.. 송종국이 페예놀드에 가서 라이트미들에 기용되는것도 같은 맥락

이죠.. 마크베이트 감독의 인터뷰를 보신분이라면 아실 겁니다..

물론 넘쳐나는 측면 공격수와 부족한 수비수의 대표팀의 기형적 구조하에선 불가피한 선택

이었다고 보여지지만 결국엔 박지성의 중원 투입으로 인한 미들 전체의 조직력 붕괴가

결정적인 패착이 아니었나 사료됩니다.. 무의미한 결과론적 발언이지만.. 차라리 월드컵에서

검증된 포지션인 측면 공격수에 박지성을 올리고 소속팀에서 윙백으로 어느정도 적응이 된

최태욱을 미드필더로 기용하며 김동진-김두현 라인을 그대로 유지시켰더라면 어땠을까 하는

아쉬움이 남습니다..

이야기가 많이 빠졌는데.. 다시 이천수로 돌아가 보자면. 분명 과거에 이천수는 사람들이

지적하는대로 반대쪽에 더 좋은 찬스가 있음에도 무리해서 욕심을 내고 공을 끌다가 상대

수비들에게 에워싸여 공을 빼앗기기도 일쑤이던 선수였습니다... 그러나 이천수와 같은

포지션에 패스 잘하는 박지성, 최태욱은 우리 대표팀에 존재합니다.. 그리고 그 포지션은

1명, 많아야 두명이 기용되는 위치이죠.. 그런데 마냥 비슷한 류의 선수들만 잔뜩 모아

놓으면 그게 선수층이 두터워 지는 것일까요?

이천수의 특징이자 장점은 아무리 강한상대를 만나더라도 두려워하지 않는 자심감.. 또

거기에서 나오는 패기넘치는 플레이.. 빠른 스피드를 이용한 측면 돌파와 위치에 관계없이

날릴 수 있는 슈팅등입니다..

그러나 지금의 이천수는 플레이 하기 전에 한 번 더 생각을 합니다.. 경기를 읽는 시야도

넓어졌습니다.. 패싱력도 보강되었습니다.. 과연 그가 발전을 한 것일까요...

만약 저에게 예전의 이천수와 지금의 이천수를 택하란다면 전 주저없이 전자를 택하겠습니다

어떤 사람은 이천수의 개인기는 월드레벨에서 절대 통할 수 없다고 말합니다..

그 사람에게 묻고 싶습니다.. 불과 2년전 미래 아주리군단의 카테나치오를 농락하며

휘젓고 다녔던 작지만 매서운 눈매의 동양 소년을 기억하냐고...


"공격수의 임무는 골을 넣는 것이지 친구를 영웅으로 만들어주는 것이 아니다."

                                                      Guus, Hiddin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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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2/10/11 03:42
수정 아이콘
한시간여에 걸쳐서 쓴 글이 로그인 에러로 다 지워지고 나니... 다시 쓰는 글이 원래의 의도와는 조금 빗나가기도 했고.. 내용도 많이 줄었네요;; 그냥 편하게 봐주셨으면 감사하겠습니다..
02/10/11 04:44
수정 아이콘
잘 읽었습니다...
아직 잘 모르겠군요..패배의 충격으로...쿠쿵~
ㅎㅎ 농담이고요..^^
아직 이천수선수..나이가 젊은 만큼 앞으로 한국축구를 이끌어나갈 선수가 꼭 됬으면 좋겠네요..
어제 경기로 선수들 풀죽지 않도록 힘을 밀어줍시다!~~^^
화이팅!..SakeR님 좋은글 감사합니다.
배째는 플레이
02/10/11 05:47
수정 아이콘
아직 한참 자라야할 새싹들인걸여....
어젠 팀전체 컨디션이 부진했다는게 맞는거 같습니다..
팀에 비췄을때 이천수 선수가 못한 측면은 별로 없는듯 하구여..^^
이동국 선수도 꽤 잘했지만 골운이 안따른것 뿐이라고 생각됩니다...
saker님 글처럼 박지성 선수 기용에 따른 미들라인의 붕괴..등의 이유도 맞지만 선수들 모두 젊고 프로에서도 조금 어설픈 모습들 보여줬었는데..
이번에 좋은 경험들 했다고 생각할 겁니다...대부분 대표로 뽑힌게 첨인 선수들이자나여...

Korea Team Fighting~~ *^___________________^*
언뜻 유재석
02/10/11 11:05
수정 아이콘
누구를 탓 한다면...정말 바보같은 사람입니다... 바레인과 경기를 할때
저희 가게에 오신 한 여성분이 모 선수에 대해 실날한 비판을 하더군요..
애들처럼.."그럼 니가 뛰어봐~" 할수도 없는 노릇이고..참 답답했습니다.
그냥 상대가 잘했다고 하면 됩니다... 우리는 언제나 이겨야 하고 이름있
는 선수들은 언제나 잘뛰어야만 된다는건 있을수 없습니다.. 전체적으로
어제 컨디션이 안좋은 몇몇 선수가 눈에 띄었고 이란선수들은 작전이
좋았다고 할까요... 저도 삼천포로 빠지는....-_-;;
축구 외적인 걸로 문제가 될 수있지만... 유니폼을 입은 그들은 우리의
대표 입니다...10년후 유럽에서 맹활약하고 있을 우리 선수들을 기대해
봅니다....더빠르면 좋겠죠?ㅎㅎ
몬스0807
02/10/11 11:32
수정 아이콘
이영표 선수가 최악의 컨디션이였나요? 승부차기 실축은 있었지만;;; 경기면에서는 괜찮았던것같은데..
아무튼 저번 AG랑 청대때 자선경기할때 가봤는데 이천수선수에 대해 유달리 야유를 보내는데 진짜 짜증이 나더군요. 이천수 선수 더욱 멋진 모습 기대합니다. ^^
전 워3보러가느라고; 재방송으로 봤는데 골대 2번 ㅠㅠ 눈물나더군요.
느물느물음훼
이천수 이탈리아전땐가? 상대편 머리를 고의로 차는 걸 보았읍니다.
지드라도 정정당한게 좋습니다. 머리를 일부러 차다니... 정정당당코리아
02/10/11 15:33
수정 아이콘
평소에 이영표의 플레이의 반도 못해줬죠.. 사실 이영표의 활발한 움직임으로 인해 팀의 활기가 살아나는건데.. 전혀.. 라고 말할정도로 그런 모습은 볼 수 없었습니다.. 그리고 이탈리아 전에서는 경기에 집중한 상태에서 볼을 쳐다보며 슈팅하는 과정에서 이루어진 거라고 보여지네요.. 고의라고 말하기에는...
피팝현보
02/10/11 17:13
수정 아이콘
저번에 프로게이머 인터뷰에 관한 글이 많이 올라왔었죠... 전태규 선수나 강도경 선수같은 스타일의 인터뷰와 그냥 평범한 인터뷰... 비슷하다고 생각됩니다. 이천수선수도...
피팝현보
02/10/11 17:13
수정 아이콘
저는 좀 거만하게 보일지도 모르지만 그런 이천수 선수가 좋아요.. -_-;;
밀가리
02/10/11 19:13
수정 아이콘
이탈리아전에서 상대 머리를 가격한 이천수선수의 의도는 고의로 알고 있습니다. ( 연예가 중계에서 분위기를 바꿔보려고 그랬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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