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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02/08/15 02:49:53
Name 목마른땅
Subject [잡설] 냉혹하지 못한 자 '프로'라고 불리우지 말지어다..
며칠 전 워3 게임을 베넷에서 하면서 한글 채팅을 하게 되었는데, 저저번주에 있었던 김대호 선수와 황태민 선수의 1시간 여의 16강전이 메인 화제가 되었다.




그 친구들에게 김대호 선수는 많이 알려져 있지는 않았던 것 같다. 그래서인지 채팅을 나눈 친구들은 김대호 선수를 무시하는 발언도 더러 했던 것 같다.

속으로는 발끈 했지만 현실적으로 한국의 프로게이머는 '스타크래프트' 중심이라는 사실을 인정할 수 밖에 없나보다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개인적으로는 국산 게임에서 분전하고 있는 게이머들도 많다는 것을 알리고 싶었다. 발끈한 김에 이 친구들에게 내가 이제까지 했던 국산 전략 게임에 대해서 나름대로 설명하면서 김대호 선수에 대해 알고 있는 것에 대해 설명해보았다. 밑에 쓴 글은 며칠전 쓴 채팅을 조금 편집한 것이다.




김대호 선수,, 이 선수를 처음 본 것은 언제인지 정확히는 기억나지 않는다. 하지만 온게임넷을 하루 종일 보다 보면 그의 얼굴을 임요환 선수 만큼이나 자주 볼 수 있었다. '쥬라기 원시전 2'에서 '임진록2'에서 '거울전쟁' 등등 어느 게임에서나 그의 실력은 유달리 눈에 띄었다.
그가 뛰어난 선수라는 것을 알게 되는 것은 그리 오래 걸리지는 않았다.

물론 전 대회를 모두 우승하는 것은 아니었다. 아울러 임요환 선수와 같이 상대를 압도하는 강력함을 지니고 있지는 않았다. 하지만 그의 플레이를 자세히 관찰하다보면 나름대로의 특징을 발견할 수 있다.

그의 승리 공식은 그야말로 정석적이다. 상대방의 패턴에 대한 철저한 연구와 이에 대응하는 빌드를 준비한뒤 이를 실수없이 진행한다. 이는 이 선수의 엄청난 연습량을 반증하는 것이다. 나아가 그는 자신이 불리한 상황에도 절대 포기하지 않는다. 이 역시 엄청난 연습량에서 나오는 경험과 자신감이 바탕이 되었다고 할 수 있겠다.

국산 게임을 직접 플레이해보면 '마이크로 컨트롤'이 스타처럼 잘 되지 않는다는 것을 느낄 수 있다. 마린이 춤을 추는 스타를 하다가 국산 게임을 해보면 개발자에 대한 욕지거리가 나오곤 한다.

하지만 김대호 선수는 나름의 연습과 숙련도를 통해 이들 게임에서의 마이크로 컨트롤 능력을 비약적으로 향상시켰다. 최근에는 엘프 종족이 패치로 약해지면서 김대호 선수도 티라노로 종족을 바꿨지만, 김대호 선수가 엘프로 우승을 할 시기의 유닛 컨트롤은 환상적이라고 할 수 있었다.

물론 국산 게임의 강자들은 김대호 선수 외에도 상당히 많다. 아트록스의 강자 정인호 선수(워3도 대단한 실력이더군요)나 봉준구 선수, 전지윤 선수, 그리고 커프의 실력자분들 등등 내가 모르는 강자들은 즐비하다. 하지만 그들 중 김대호를 주목하는 이유는 그가 타고난 승부사이기 때문이다.

G-피플 한빛 스타즈의 이 감독님 편에서 김대호 선수를 특별히 주목하시는 것을 보고, 역시 감독님의 눈은 특별하다는 것을 다시금 느꼈다. 아마 이감독님은 그 때부터 워3를 주력으로 홍보할 게이머로서 김대호 선수를 점찍어 두신 모양이다. 아니나다를까, 김대호 선수는 워3 래더에서도 발군의 실력으로 최고의 랭킹을 거머쥐었다.

워3 베타 토너먼트에서는 조기 탈락을 해서 조금은 걱정이 되었지만, 이제 그의 모습을 온게임넷과 겜비씨에서 볼 수 있게 되었다. 오크가 주종인 나로서는 그의 타워 짓는 빌드가 항상 교본이 되고 있다. 과감한 전략과 시나리오 대로의 정확한 게임운영에 임기웅변까지 3박자를 갖춘 그는 분명 '포스트 스타크래프트'시대를 풍미할 인재인 것이다.





2주 전에 벌어진 워3 16강전은 분명 진정한 의미의 '프로'로서의 그를 확인시켜주는 경기였다. 예상치 못한 컴퓨터 드랍으로 자신의 전략이 노출되었고, 상대가 이에 대응하는 상성 빌드로서 게임을 진행해나가는 상황이라면, 누구나 평상심이 흐트러진 상태였을 것이다. 격전 끝에 유닛을 소진하고 타워2개와 영웅2기만이 남아있는 상태에서 수많은 관중들의 시선의 중압감... 아마 그 상황에서의 그의 기분은 아무도 느낄 수 없는 그런 것이였을 것이다.

주위 상황 역시 좋지 못했다. 대체로 메가웹에 있던 사람들의 분위기는 '웨라 클랜'과 김선수의 팬을 제외하고는 누구나 게임이 빨리 끝나기를 고대했을 것이다... 하지만그런 따가운 시선 속에서도 그는 자신을 불태웠다.

여기에서 포기한다면 프로라고 할 수 없다.
'프로'는 승리로서 팬들에게 보답해야 하며 스스로의 가치를 인정받는 것이다. 경기 직전에는 패자를 위로하지만 매정한 관중은 그들을 기억하지 않는다.

물론 사람에 따라서는 기다리고 있으면 무승부로 갈 수 있는 상황을 포기하고, 과감한 러쉬를 해 재경기를 미연에 방지한 황태민 선수를 매너 있다고 말할 수 있을지도 모른다. 이는 분명 정확한 답이 없는 가치판단이 불명확한 그런 문제였다.

하지만 현실은 냉혹하다. 관중은 패배자를 기억하지 않는다. 승부사는 비난을 받더라도 살얼음판을 걸을 수 밖에 없는 것이다. 아마추어의 '스포츠맨쉽'은 분명 아름답지만 금메달이 그들을 먹여살릴 수는 없다. (금메달 획득시 연금을 주는 것을 제외하고 말이지요.)

아마 레슬링에서 극적인 역전승 끝에 빛나는 금메달을 획득했던 '커트 앵글'은 많은 사람들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쇼 엔터테인먼트인 WWE에 입성했다. 그리고 남들이 성스럽게 생각하는 금메달을 물속에 던지는 쇼맨쉽을 보이고 있다. 그는 바로 '프로'이기에, 시궁창에 스스로를 내던지고 있는 것이다. 나아가 프로로서의 성공을 위해 누구보다도 승리를 갈구하고 있다.



사실 그날 경기에 대해서 여러가지 다양한 의견들이 있고 이에 '정답'은 없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위의 제목에서도 말하듯이 '프로'의 길은 냉혹해야 하며 이에 대해 게이머 스스로 가책을 느낄 필요는 없다.


나름대로의 룰(이것은 중요하다.)을 어기지 않는다면,, 그들은 승리에 굶주린 늑대가 되야 한다.



김대호 선수, 이제 그에게 천재일우의 기회가 왔다. 그의 이름 석자와 그의 냉철한 승부욕을 만천하에 알릴 기회가 온 것이다. 지금 한국의 프로게임계는 새로운 변화를 꿈꾸고 있다. 나아가 워3리그는 필연적으로 스타를 필요로 하고 있다. '포스트 스타크래프트'라는 게임계의 미래를 짊어질 스타로 도약하는 그의 모습을 상상해 본다.



ps. 김대호 선수 화이팅!!! 워3 리그에 참가한 모든 선수들 화이팅입니다... 해설자 분들도 화이팅!!

ps.. 이건 어디까지나 저의 개인 의견입니다. 위 글에서 언급했듯이 그 경기에 대한 평가는 명확한 가치판단이 불명확한 문제라고 생각하기에, 각자의 소견에 따르시기를 바래요.. 그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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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창선
02/08/15 03:18
수정 아이콘
근데엽.. 이창동 선수는 누군가여?
알고 싶네요~
즐겜하시길..
야설의황제
02/08/15 03:36
수정 아이콘
김대호 선수에 관한 어떤 일화...
모방송 모리그 결승전이었습니다. 5전 3선승의 경기에서 김대호 선수는 이미 상대에게 2승을 먼저 내준 상태였다고 합니다. 그래도 휴식시간에 김대호 선수는 여전히 여유를 잃지 않은 태도를 지었다고 하더군여. 그러면서 말하길 " 나 2패 먼저하고 나중에 3연승해서 우승한 적 많아......" 라고 넌지시 얘기했다고 합니다. . 근데 상대 선수가 그얘길 들었는지 3차전 상대 선수가 갑자기 경기를 말리고 4차전에서 김대호 선수가 또 신승을 따냈다고 하더군요. 그리고 5차전을 앞두고 김대호 선수가 상대선수에게 작게 말하길...
" 이 게임, 300만원빵 이야 "
피나는 혈투끝에 김대호 선수 모방송 모리그에서 우승했죠
최근의 일입니다.
이빨빠진저글
02/08/15 03:36
수정 아이콘
코헨 최종 우승자는 예전 스타크레프트 게이머였던 이 창승 선수입니다. 김대호군이 준우승을 했지요.
이빨빠진저글
02/08/15 03:38
수정 아이콘
어? 야설의 황제님..그 이야기 어디서 들으셨어요? 그날 오신분 아니고서는 거의 모르는 이야긴데..^^;;;
목마른땅
02/08/15 04:05
수정 아이콘
아 그 분은 이창승 선수였군요 이름을 헛깔려서.글에서는 제거했습니다. 그럼
목마른땅
02/08/15 04:08
수정 아이콘
근데,, 야설의 황제님,, 아이디를 두개 사용하시는 분이 아닐까하는 생각이 드는데요? 아닌가요?
야설의황제
02/08/15 04:14
수정 아이콘
아이디 바꾸기 상습범... 더 멋진 아이디가 생각나면 찾아 뵙겠습니다. 아무튼 김대호 선수... 진정한 게임의 천재가 아닐까... 그런 생각이 듭니다요.
워3를 하면서 김대호 선수를 모를 수 있다니...-_-;;;
제 친구와 전 그를 최고의 워3 게이머로 생각하고 있습니다.
02/08/15 09:59
수정 아이콘
음, 스타 외의 RTS 게임의 황태자 자리를 놓고 자주 부딪히는 선수들 하면 봉준구, 김대호, 전지윤 선수등이 있겠군요. 봉준구 선수는 스타리그 시절의 명성때문에 워낙 유명하고 또 좋은 성적도 많이 거두고 있어서 모르는 분이 없을테고, 전지윤 선수의 경우에는 우승 문턱에서 안타깝게 떨어지는 경우가 꽤 많았었죠. 김대호 선수는 소리없이 강한듯 합니다. 그리고 정말 인내심 하나는 대단하죠. 야설의황제님이 말씀하신 그 경기는 아마 겜비씨 임진록2+ 조선의 반격 인듯 하군요. 당시 사회자분들도 김대호 선수가 2패를 한 뒤에 역전승하는 경기가 많다는 이야기를 했던 것으로 기억되는군요. 김태호 선수 정말 기세좋게 가다가 연속으로 졌고, 마지막 경기는 피말리는 경기였죠. 결국 김태호 선수가 지쳐버린듯 했습니다. 인내심의 승리라고 밖에는...... 전 김대호 선수의 이길때나 지고 있을때나 거의 똑같은, 그 웃을듯 말듯한 포커페이스가 무섭더라는^^
스터너
02/08/15 10:16
수정 아이콘
이빨빠진 저글링님 글과 관계는 없지만 진짜 커트앵글이 올림픽에서 금메달 땃나요? 그거 진짠가요?
강동현
02/08/15 11:04
수정 아이콘
전 이빨빠진 저글링님은아니지만
커트앵글 진짜 금메달리스트입니다.
가지고 나왓던 메달두 진짜구요..^^
대단합니다...ㅠ.ㅠ
자료화면 구하구싶은데
02/08/15 11:58
수정 아이콘
금메달은 진짜입니다. 그래서 초기에는 금메달에 관련된 내용의 매치가 많았죠. 주로 금메달을 도둑맞고 그걸 찾기 위해 고분분투하는...... 한번은 팬티(물론 경기용 팬티입니다) 속에 넣고 다니는(베노아였던가요) 레슬러의 팬티 속을 뒤져 찾고는 좋아서 거기에 키스를 하는 엽기적인 모습도 -_-; 그리고 등장음악도 주로 스포츠 영화에서 많이 나오던 음악이고 필살기(보통 넉다운 시킬때 쓰는 기술이죠 스터너, 락바텀 같은^^) 역시 올림픽슬램이라고 이름지었습니다.

당시 올림픽 영웅이 쇼에 가까운 프로레슬링에 뛰어든것에 우려의 소리가 높았다고 하죠. 후배들의 귀감이 될만한 일도 아니라고. 하지만 커트앵글은 명예보다 관중의 박수와 돈을 택했죠. 결국 보란듯이 성공했고 덕분에 미 레슬링계에서는 선배(?)의 뒤를 따라 프로레슬링에 데뷔하려는 사람들이 많았다고 하는데 몇명이나 뒤를 따랐는지는 모르겠습니다. 요즘 나오는 블록 레스너도 유망주였는데 결국 프로레슬러로 나섰다고 하더군요.

뭐, 다음 올림픽에 다시 출전하기 위해 훈련을 한다는 이야기도 있었지만 쉽지 않은 일이겠죠. 그때가 벌써 96년도의 일이니 6년이나 되었고, 나이도 있고 열심히 연습하는 후배들도 많으니 그냥 인기발언일 가능성도...... 사실 프로레슬링은 상대를 이기기 위한 운동이라기보다는 엔터테인먼트라(전 액션이 조금 많은 뮤지컬이라 생각^^) 커트앵글을 다시 올림픽에서 보기란 힘들듯 합니다.
아참 강동현님 자료화면을 구하시려면 96년 애틀란타 올림픽 레슬링 부문을 보시면 될듯 합니다. 체급은 잘 모르겠지만 아무튼 거기서 땄다는 것은 확실합니다^^ 예전 중계 볼때 해설자분이 그렇게 말하더군요.^^
천승희
02/08/15 13:05
수정 아이콘
애틀랜타 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땄죠..
커트앵글이 2004년 아테네 올림픽에 출전한다는 소리가 있었는데 어떻게 됬는지는 궁금하군요..
그리고 여담으로 현재 최고의 푸쉬를 받고 있는
Next big thing 블록 레스너와 커트앵글이 실제 레슬링을
몇판 해보았다고 하는데 커트앵글이 모두 우세한 경기끝에
레스너를 압도했다고 하더군요..레스너도 대학 최고 유망주였는데.. 등치로 보면 커트앵글이 밀릴 것 같은데 역시 올림픽
금메달 리스트 답군요..
황영재
02/08/15 13:24
수정 아이콘
대호형은 스타크래프트 원년 프로게이머 이기도합니다
예전에 freemura 최진우씨와 함께 하나로팀에 소속되었던
[Ace]Overmind아디를 썻꼬
스타때 SBS대회 등 많은 대회에서 좋은 성적을 보였습니다.
TV리그가 활성화된 시기 이후만 보면 좀 억울하죠-_-
당시에 최고급 저그유저(랜덤도 함-_-)였는데..
02/08/15 13:45
수정 아이콘
헛...댓글다 읽고 김대호 선수가 스타크래프트 선수였다는걸 얘기하려했는데...황영재선수께서 먼저...^^;; 저도 김대호선수를 꽤 오래전부터 봐 왔습니다...Itv에서 했던...지역별로 돌아다니면서했던...무슨 리그가 있었는데..김대호 선수 거기서도 꽤 연승을 했던거 같고요...겜큐2차리그때도 출전했던걸로 기억합니다..저도 오버마인드란 아디를 기억합니다...암튼 그런 김대호 선수가 드디어 빛을 보게 되니..정말 기쁘네요...^^
김대호 선수 화링임다..^^
캐리어순회공
02/08/15 16:27
수정 아이콘
커트 앵글의 잘 발달된 상체를 보면...아무래도 자유형보다는 그레코로망 형 선수였을 가능성이 높을 것 같다는...^^;;

아...그리고 요즘은 앵글의 피니쉬 기술을 '올림픽 슬램'이라하지 않고, '앵글 슬램'이라고 하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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