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GR21.com


Date 2003/07/17 05:50:08
Name 엄준식
Subject '스타 크래프트 II' 가 우리나라 방송계에 미칠 영향.
스타크래프트 2가 나온다면...

일단은 정말 우리나라 게임 방송계에 커다란 파장이 번질

것이다. 좋든 싫든 간에, 현재 스타 크래프트라는 게임으

로 여러 스타들을 배출하고 시청자들을 늘려온 게임 방송

사와 프로 게이머들 부터가 바짝 긴장하게 된다.

게임 방송사 입장으로 보자면,

'적극적으로 스타 크래프트 2를 밀어줘?  아니면 앞날이
불투명한 후속편 보다는 그래도 아직은듬직한 맏아들 격
인 1편으로 계속 갈까?'

프로 게이머들 역시 큰 고민에 쌓이며 갈등을 하게 된다.

'장기적인 안목으로 보면 스타2를 연습하는 게 나을텐데
.. 하지만 지금 상위 랭크에 있는 스타 1을 버리기엔 리
스크가 너무 크군. 어쩌지?'

만약 스타 2가 스타 1의 계보를 이을 정도로 특출난 게임

이 아니라면... 스타 2의 발매는 우리나라 게임 방송계에

커다란 지장을 미칠 것이다.

사실 새로운 게임이 발매되고...  소비자들로서는 재미가

없다면 그것을 하지 않으면 그만이다.   그러면 제작사는

손해를 보고,  망하든 재기하든 그것은 그들이 알아서 할

문제이다.

하지만 여기서 말하는 '그것'은 평범한 게임이 아닌 '스

타크래프트'의 후속작인 것이다.

  물론 재미가 있다면 다행이지만, 만약에 재미가 없다면

이것은 최악의 경우,  그야말로 빼도 박도 못하는 결과를

낳을 수도 있다.

'신작'이 나온 이상... 스타크래프트1은 아무리 재미있고

흥미진진하다 치더라도, 경향에 따라서 이미 흘러간 구시

대의 유물이라는 느낌을 받을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그렇게 된다면 방송사는 울며 겨자먹기로 스타 2를 방송

할 수밖에 없는데 재미가 있다면 다행이지만.. 없다면 당

연히 점점 시청률도 줄고 방송도 흐지부지해질 것이다.
(돈 안 되는 건 투자도 없고 스폰서도 없으니깐.)


단적인 예를 들어보자, 우리나라에 한참 인기를 끌었던 철권 태그 토너먼트라는

게임은 그 전성기가 가히 스타에 비견될 정도로 길었다. 본인 역시 태그에 미쳐

서 밤을 새는 건 기본이요, 배틀 활동도 열심히 했었다.

그러던 중... 철권 4가 나온다는 소식이 있고,  어느덧 발매 날짜는 눈 앞으로

다가왔다. 물론 그때까지 태그 유저들의 기대 수치는 대단했다. 스크린 샷은 물

론이거니와, 짤막한 동영상이라도 한 번 뜨면 찬양;;섞인 글들이 마구 쏟아졌으

니까.(스스로 그랬다는 건 부정하지 않겠다-_-)

그리고 드디어 날이 밝은 철권4의 발매날.

아침 일찍 일어나서 게임 센터로 향했다. 두근거리는 가슴을 진정시키며...

하지만 막상 뚜껑을 열고 보니, 기대했던 바와는 뭔가 달랐다. 그래픽과 움직임

은 역시 극상이었지만... 태그에 열광하던  유저들에게는 그 '뭔가'가 부족했던

것이다.

기대했던 만큼 실망도 커서, 자주 가던 게시판은 철권4 욕으로 도배가 되다시피

했다-_-; (물론 재미있게 플레이 하고, 지금도 즐기는 사람들 역시 많다.)

그들의 이유를 들어보자면, '태그'랑은 너무나 달랐던 것이다.

당시 잘 나가던 게임센터들은  그 해의 '대박 머신'으로 그 비싼 철권 4 기판을

몇 대나 들여 놓았는데, 이게 왠걸? 사람들은 오히려 구석에 놓여져있는 태그를

더 많이 하는 게 아닌가?.

아무튼 그렇게 철권 4를 씹다 보니....  한창이던 철권 태그에 대한 열기마저도

어느샌가 싸늘하게 식어져 있더라.

아니, 요즘은 철권 태그로 먹고 살던 게임센터 자체가 불황인 걸까?

.......
....
..
.


비약이 심할지는 모르지만, 게임 센터를 게임 방송국에

맞추고, 철권을 스타크래프트에 비유해보면 어느정도는

앞이 보이는 듯 싶다.

물론 스타크래프트 2의 스크린 샷을 본적도 없는 지금

상태에서 이런 노파심 가득한 글을 쓴다는 게 스스로 영

내키는 바는 아니다.  하지만 '스타크래프트'로 떠오른

국내 게임 방송사들은 스타크래프트의 후속편에 대해서

미리 대책을 세워놓을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

스타크래프트 2가 원작보다 재미있다면, 지금의 이 글

은 당연히 쓸데없는 기우로 그칠 테지만...  만약 그게

아니라면, 우리나라의 게임 방송계는 단지 게임 하나가

발매되었다는 이유 하나로  커다란 존폐의 위기를 맞게

될지도 모르는 일이다.


개인적인 바램으로는 스타크래프트 2가 영원히 나오지

않았으면 한다.

나온다면 차라리 스타크래프트의 이름을 벗은 아예 다

른 '신작'이길...



ps: 글이 길어져서 죄송하구요. 여기까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단순한 하나의 노파심 겸~ 가정일 뿐이니, 심한 반박은 사양하겠습니다.

    지금 생각해보니 철권이란 게임은 철권4의 몰락과 함께 잘 나가던
    태그마저도 싸잡아서 인기가 식은 것 같은 생각이 드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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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rozen_Flame
03/07/17 06:44
수정 아이콘
일단 스타2가 나오면 우선은 스타1,스타2 리그를 동시에 운영하는게 가장 안정적이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만약 스타2가 스타1과는 다른 전혀 새로운 게임이라면 스타1과 스타2가 공존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게 아니라면 게임성을 비교당해서 어느 한쪽이 사장되겠지요...
가무스
03/07/17 07:45
수정 아이콘
지당하신 말씀입니다.. 음 전 가끔 이런 말도 안되는 상상을 하는데...
국내에서 스타크래프트1의 소스를 사들이는 겁니다. 상품으로서의 스타는 거의 이제 가치가 없다고 보면...가능하지 않을까 싶었죠. 그래서 한국 프로게이머 협회라든지 하는 곳에서 적정 수준의 패치를 만드는 거지요.. 근데 불가능 하겠죠.. 그걸 줄리도 없고...
03/07/17 09:20
수정 아이콘
만일 스타2가 나온다면 방송의 80%는 스타1을 하고 20%는 스타2를 하였으면 합니다.(헛..그럼 워크나 그런것들은? -0-;;) 그래야 스타2에 대한 호기심같은 것들이 증폭될 것 같으니까요..
나도 플토할래~
03/07/17 09:27
수정 아이콘
워크 20% 스타2 30% 스타 50% 이정도의 리그 수준을 유지하다가
스타 2로 넘어갈경우 점점 리그 규모를 줄여 간다면
하드코어질럿
03/07/17 10:14
수정 아이콘
가무스 님과 비슷한 생각을 한 적이 있습니다. 패치를 우리 나라에서 조정하는 겁니다. (사들인다고 했는데, 도대체 누가 어떻게 사들여야하는지...) 뭐..현재의 패치에서 사이오닉 스톰만 원상복구시켜도 우리나라에선 대박인데...^^

우리 나라 프로게이머들만을 위한 패치라는 명분으로..어떻게든 블리자드를 설득해서 한국형 패치를 만드는 겁니다.^^
박지헌
03/07/17 10:14
수정 아이콘
좋은 글이네요..아직 한 5년남았지만...그만큼 파장은 클테니 미리준비하는게 좋겠죠..
이준신
03/07/17 11:23
수정 아이콘
소스를 사들이는게 어떨까....생각되네요......
03/07/17 11:29
수정 아이콘
가무스님 말은 알겠지만...전제가 잘못되어있죠...우리나라에서 아직도 상품으로서의 가치 충분하거든요-_- 그리고 소스란게 노하우가 포함되어 있는건데 쉽게 줄까요?
03/07/17 12:13
수정 아이콘
전 스타2가 나와도 방송용으로 안했으면 합니다. 최소한 스타처럼 대부분의 사람들이 알고 할 수 있을정도가 되기 전 까지는..... 너무 일찍 방송을 타버리면 검증도 되지 않을 뿐더러, 재미도 없습니다.
안전제일
03/07/17 13:58
수정 아이콘
그 기사를 읽고 저역시..많은 기대와 우려를 가졌습니다.
기사 내용을 고대로 믿자니...저거 저러다가 대충 나오는거 아닌가..싶기도 하고.
어떤분들은 아직 개발도 시작안했다더라..라는 말씀도 하시고.으하하하--;;;
정준호
03/07/18 03:36
수정 아이콘
소스를 사들인다..... 음....
코딩 소스라는 것은 그 프로그래머들만의 노하우가 담겨진 보물입니다.
또한 다른 사람들이 그 소스를 분석하기 위해서는 얼만큼의 시일이 걸릴지도 모르는 일입니다.(물론 주석이 소스를 처음보는 사람들도 알 수있도록 달려있다면 시일은 좀 줄어들겠습니다만..)
또한 블리자드의 시뮬레이션 게임의 대부분의 소스 파악이 가능합니다.
한 회사의 대부분의 시뮬레이션 게임의 개발자들이 다른 게임의 코딩도 맡고 있기 때문에 소스를 팔 경우 자신들의 코딩 방법이 그대로 유출될 수 있기 때문에 소스를 함부로 공개하지 않는 것이지요..
코딩 방식이 유출될 경우 그에 따른 유사작이 우르르 쏟아질 것은 불 보듯 뻔한 일이고... 그에 따른 게임의 이미지 손상은 이만저만한 일이 아닐 것입니다.
예를 들어 3D 엔진의 최고봉인 '언리얼 엔진'의 소스가 공개 된다면...
그에 따른 파장은 엄청나겠지요. 다른 유사 엔진들 역시 다수 출현하게 될 것이고 '언리얼 엔진'의 희소성이 감소하겠지요..

그리고 만약 스타 2가 나온다면 ...

아무리 스타 1이 재미있고 굉장한 게임이라고 할 지라도 사장될게 뻔하다고 생각합니다. 물론 재미삼아 스타 1을 즐기는 사람들도 많겠지만 신작에 대한 기대치가 너무 높다보니.. 스타 2가 기대한 만큼의 성과를 내지 못한다면 스타 1에 대한 인기도 철권 태크 처럼 사그라 들지 않을까요?
언덕저글링
03/07/18 18:31
수정 아이콘
wook98님의 의견에 동의합니다. 초창기 스타는 동네 게임방에서 서로 자웅을 겨루곤 했었죠. 서로 직접 물려받은 비기(빌드)를 가지고 말이죠.
일반인들은 발전의 시간이 너무나 뎌뎠고 연구를 하는 것에 대한 마인드가 없었을 당시라 더욱 어려웠을 테지만, 일단 하나의 멋진 전략을 완성하면 그것 하나로도 무수한 고수들을 이기고 배틀넷으로 입소문이 돌아 유명해지는 단계를 밟았습니다. 그전략은 일년, 이년 유효하기도 했구요. 하지만 요즘은 리플레이와 방송으로 너무빠른 급물살을 타면서, 전략도 일회성으로 되었고, 결국 물량싸움으로 나가는 것 같은데요. (인적으로 만약 리플레이 모드만 없었어도 임요환선수가 일이년은 더 오래 독식했을거라 생각합니다.)그리고 워크3... 처음 나오면서부터 방송을 타면서 일반유저들 입장에서는 유저들이 연구하는 것 보다는 방송을 보고 누가 더 최신 전략을 배워서 따라하느냐로 바뀌어 버린 듯한 모습이 안타깝습니다.
하지만.. 어쩔 수 없는 일이겠지요. 방송과 전략보호라는 측면에선 일말의 타협점이 없으니까요...
개인적으로 방송도 보고싶고, 옛날의 로망도 느끼고 싶어서 한번 끄적여 봤습니다.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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