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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03/07/07 21:32:24
Name white
Subject 추억 이야기 첫번째
고등학교 1학년때 입김이 하얗게 비어져 나오던 겨울.....

학교를 가기위해 아침일찍 버스 정류장에서 버스를 기다리던 어느날
한 남학생이 다가와서 말을 걸어왔다
"지갑을 잃어버렸는데 버스요금좀 빌려주세요"

사실 지금 표현은 이렇게 하고 있지만
그당시 그 학생은 너무나 퉁명스럽고, 게다가 무지막지하게 당당하기 까지 하여
돈을 빌려가려는 사람의 기본기가 되어있지 않다며 내가 참으로 많이도 미워했었다

그러면서도 별수 없이 선선히 그에게 동전 몇개를 쥐어줬었지만 말이다

그때는 전혀 상상하지 못했었다

그 후로도 일주일에 서너번은
지갑을 잃어버렸다는, 잔돈이 없다는, 지갑을 두고왔다는 이유들을 대고
막무가내로 버스요금을 빌려가고, 다시 갚는 그 남학생을 만나게 되리라는 것을

그러던 어느날
그 학생은 이사를 가게되서 더이상은 이곳에서 버스를 타지 않는다면서
그동안 너무 고마웠다는 말과 함께
책 한권과, 꽃 한송이를 선물로 주고 가버렸다...

무언가에 얻어맞은 듯한 기분....

그러고보니 그는 나에게 돈을 빌려가고 갚는 순간에
나를 한번도 똑바로 바라보지 않았었었다...

나보다 항상 늦게 버스를 탔었고
버스를 타고 밖을 내다봤을땐 그는 항상 나를 바라보고 있었다....

그 후로 나는
그 정류장에서 더이상 버스를 타지 않았었다...
한 정거장 앞으로 혹은 뒤로, 걸어가서, 그 곳에서 버스를 타고 학교로 갔었다

그냥, 그 정류장에서는 더이상 버스를 탈 수가 없었다....

그때 내 나이 17살....

가끔은, 아주 가끔은, 그때.... 교복을 입고, 바닥을 쳐다보면서
불량스럽게 나에게 말을걸던 그 학생이 보고싶을 때가 있다....

^_________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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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가리통닭
03/07/07 21:36
수정 아이콘
white님 여자분?
여자분이시면 그남자분께서 좋아하신거 아닌가여??궁금하네.
용가리통닭
03/07/07 21:36
수정 아이콘
white 님이 남자분이시면 꽃주신분은 게이 ㅡㅡ
03/07/07 21:40
수정 아이콘
앗, 이게 첫번째 이야기라면! +_+ 두번째, 세번째도 있다는 말씀이시군요.
기대됩니다. 저는 대학생이 되고 나서부터 버스로 통학을 했기 때문에 이런 추억이 부럽기만 합니다. -_-
안전제일
03/07/07 23:11
수정 아이콘
고등학교는 봉고차.--켈룩-
대학은 기차로 통학.--;;;;버스를 타고다녔을때도 마을버스.(그 버스 타는 인간은 다 고등학교 동창아니면 선배들.--;;;) 부러운 추억이군요.
felmarion
03/07/07 23:59
수정 아이콘
정거장 하나 정거장 둘.. 그러다 내릴때가 되면 입안에서만 수없이 맴돌았을 말 한마디.

마지막이 아니라 중간에 용기를 냈더라면 추억이 아니라 현재진행형이 되었을지도 모르내요^^
에리츠
03/07/08 02:41
수정 아이콘
.......현재 제 나이가 19...그러니가 고3인데....
벌써 6년째 버스로 통학하고 있네요...
그런 추억...6년동안이나 버스를 타고 통학했지만 없습니다.
부럽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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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 부러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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