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GR21.com


Date 2003/06/25 02:00:17
Name 언뜻 유재석
Subject [잡담]웃음거리..
오랜만에 서점을 갔었습니다.. 눈여겨 봐둔 책이 있어서였죠,,, '문스패밀리' 라고

디씨생활 조금 하셨으면 아시는 만화가 책으로 나왔다길래 겸사겸사 가봤습니다..

사실 근 1년동안 글만 있는 책을 본 기억이 거의 없습니다.. 최근 본 소설이 이문열의

'변경' 일정도로 책 과는 담을 쌓고 살았었습니다.. 인문관련이나 자연과학쪽 책도

많이 봤지만.. 과제와 연관된거라...   제 돈 주고 산 마지막 책이 파페포포 메모리즈

였을정도였죠.. 조금은 넓은 서점안에서 이리저리 둘러보았습니다.. 추억거리라 할수도

있을 수험생용 문제집 쪽에서는 웃으면서 하나하나 살펴 보기도 했고.,. 이제는 현실로

다가온 외국어 관련 책앞에서는 조금은 머뭇 거리기도 했죠.. 각종 컴퓨터 서적을 둘러

보다 '임요환의 드랍쉽' 을 보고 조금은 놀래기도 했네요..

처세.. 시집.. 인문... 유머 등등.. 오랜만에 가본 거지만 서점이란곳 참 좋은 곳이란걸

다시 한번 느꼈습니다.. 쭈그리고 앉아 무협지 전집을 독파해도 뭐라하는 사람없고..

문제집 문제 노트에 옮겨 적느라 부산을 떨어도 말리는 사람없고.. 잡지 한권 공짜로

봐도 무안줄 사람없는 아직도 가난한 이들에게는 휴식처가 아닌가 생각 되었습니다..

책과 친해 지러온 제가 조금은 자랑 스럽기도 했죠..

그러다... ' 그 놈은 멋있었다' 란 책을 보게 되었습니다...

"아... 이게 그 말도 많고 탈도많은...." 하면서 보게 되었죠.. 처음 귀여니란 작가를

접하게 된건 자주보는 스포츠 신문에서 였습니다.. 한 면을 통째로 장식한 귀여니..

"귀여니?? 응??  누구지??"

뭐 그냥 읽어 보기론 고등학생이 다음에 소설을 하나 연재했는데 그게 큰 반향을 불러

일으켰고 출판된다..영화 판권도 팔렸다.. 대충 이런식이였던거 같네요..

신문 지면상에서도 이른바 귀여니 안티와 귀여니 팬의 입장을 보여줬는데 막상 보지

못한 상태에서 뭐라 결정을 내리진 못했지만 조금은 안티쪽으로 마음이 기울었습니다..

제가 자주가는 디씨에서 몇번 귀여니에 대해 언급이 있을때도 대부분이 안 좋다는 여론

이었던거 같습니다.. 뭐 이래저래 말들이 많고 해서 "한 번 훑어나 볼까.." 하는 심정으로

읽기 시작했습니다.. 최대한 중립적으로....

보기에 조금은 가볍다고 할까요... 중고생들이 좋아할만한 연애물 이더군요,..

뭐 뻔한 스토리 지만.. 사랑 이야기가 원래 그렇죠.. 뻔한 스토리... 뻔한 구성... 뻔한

인물들... 그럭저럭 훑어보고 .. 흠.. 했지만 책을 내려놓고 위를 보는 순간 잠시 정신이

멍해졌다 할까요... 소설 부분 베스트셀러 2위더군요...

"소......소.설....소설이라....."

중립적으로 보자던 제 마음가짐이 순간적으로 많이 흔들리기 시작했습니다.. 다 믿을

바는 못되지만 그녀가 했다던 망언 시리즈가 파노라마 처럼 스쳐가고...

순간  " 이 걸로 돈을 번다는 말이지." 하는 생각에 까지 미치자 귀여니란 작가는

제 속에서 사기꾼이 되어있었습니다.. 누군가의 말처럼 80%가 이모티콘이란 말은

  과장이 심했지만.. 이제 21살인 제가 보기에도 조금 과하긴 했습니다..

4년전이 떠 올랐습니다..

고1 저희 국어 선생님이 조금은 짜증 날법도 한 원리 주의자셨습니다.. 그분은 무조건

1주일 독후감 한편을 요구 하셨습니다,, 종류의 제한을 두지 않으셨고 조건이 있다면

두권짜리라면 두권을.. 10권짜리라면 10권 모두 읽고 독후감을 쓰라 하셨습니다..

고1인 저희들은 여지껏 읽었던 만화책으로 몇주를 보냈습니다.. 슬램덩크, 진짜사나이

드래곤볼, 까꿍(-_-;;) 등등.. 그 분은 모두 봐주셨고 정성스레 잘못된 점을 지적해주시기

도하셨습니다.. 만화책이 바닥나자 슬슬 무협지로 시선이 옮겨 가더군요,.. 그게 그

내용 이었지만 참 종류도 여러개였습니다.. 드디어.. 무협지 까지 바닥나자

단편으로 시선을 돌리게 되었습니다... 글만 빽빽 하고...재미도 없을거 같던...

책을 읽다 처음으로 눈물이 나올뻔 했습니다.. 그 작품이 오발탄 이었습니다..

이른바 수능에 나올 단편은 아마 그 한달간 모두 읽었을 겁니다..

촌철살인 이라 할 만한 명문장은 없었지만.. 넓든 좁든 그 소설들은 그 시대의 모습을

담고 있었습니다.. 1학기가 끝날때즘 그 분이 얘기 해주셨던 말씀이 생각 납니다..

" 한 학기 동안 책 읽느라 수고했다.. 이제 부터 남은 고등학교 시절동안 너희들은 머리로

  소설을 읽어야 할거다.. 하지만 이거만은 기억해 줬으면 한다.. 소설이든 시든.. 눈을

  통해 마음이 읽도록 하라는 것이다.. 조금 어려운 말 일수도 있겠지만 글 이란건..

  쓰는 만큼 읽는게 중요하다.. "

  어린 제게 어떤 계시 같은걸 주었는지 몰라도 전 그때부터 가슴으로 책을 읽으려 부단히

노력했습니다.. 삼국지를 보면서도,..수호지를 보면서도.. 여작가 삼인방의 소설을

볼때도.. 말도 많고 탈도 많은 이문열의 작품을 볼때도.. 조금은 낯설은 이외수란 괴물

을 읽을때도..

다시..책을 찬찬히 보았습니다.. 눈을통해 가슴이 느끼기전....머리가 생각하기전..

웃음이 나왔습니다... 귀여니란 어린 작가는 이런 의도하지않은 웃음을 좋아할까?

조금은 다른의미의 웃음거리가 되었단걸 알고는 있을까?

한때 고등학생의 과도한 치기라도 해도 좋을 불타는 열정으로 ' 나는 글로 먹고 살테다'

했던적이 있었습니다.. 작사에도 손을 댔고,..어줍잖게 단편도 써보고 말도안되는

드라마 극본까지...하지만 제 3자의 시선으로 볼때 그건 아니었습니다.. 가장 가까운

사람과.. 그런 꿈을 가진사람들이 모인 곳에서도 가능성이 있다고 칭찬해 주었지만

그냥 웃으면 X 를 긋던 장난 이었다고 웃으며 손사레를 치던 그 때의 내가 저 여학생

이었다면..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집으로 돌아와.. 조금은 착잡한 마음에 다음에서 '귀여니' 를 치자 너무도 많은 카페가

나왔습니다.. 그중 안티란 곳 한곳과 팬카페란곳 한곳을 둘러 보았습니다...

귀여니의 각종망언... 그녀의 프로필,.. 팬픽..등등.. 대충 둘러보고 난후..

그녀에게 메일을 쓸까도 생각했지만 그건 너무 오버하는거 같아 조용히 글 하나를

남겼습니다... 물론 팬카페에요...

아직은 배울게 더 많은 고3이란 나이... 세상의 많은 비판과 욕설을 듣기엔 너무 어리다고

생각됩니다.. 하지만 꼭  돈벌이에 쓰여야 했는지... 조금더 겸손 할순 없었는지 안타까운

마음을 끄적였습니다.. 만약 그 망언들중 하나라도 사실이라면 수많은 작가 지망생들은

심한 박탈감을 느끼고 있을겁니다.. 본인을 위해서도 크게 보아서도 옳지 않은길이라고

끄적였지만... 곧 날아오는 예상되었던 빠ㅇ,빠ㅇ의 압박들...

영화가 나온다면...제2의 동갑내기가 나온다는건가? 만약 그녀의 꿈대로 드라마 작가가

된다면 제2의 인어아가씨? 아니면 저 난무하는 뻔한 수목드라마가 ......

그냥 조용히 탈퇴하고 말았습니다...

메신저에 있는 어린 이제19인 동생에게 물어봤습니다..

"야 귀여니 재밌냐?"

"아~ 그넘? 재밌지 "

.....혹시 귀여니 본인은 본인의 팬이라고 믿고 있는 그들에게서까지 조차 조금은

다른 '웃음거리' 가 되고 있는지 모르겠습니다,...


듀얼을 보고 맥주한병 사러 편의점을 갔을때.. 예쁜 그 누나 손엔 "그넘"이 들려있었

습니다... "재밌어요?"

"응...웃겨..."

어떻게 웃기는지.... >.<   <---이렇게??

^0^ <-------요렇게...


그냥 귀여니 당신이 안쓰럽네효..-_-;;;

통합규정 1.3 이용안내 인용

"Pgr은 '명문화된 삭제규정'이 반드시 필요하지 않은 분을 환영합니다.
법 없이도 사는 사람, 남에게 상처를 주지 않으면서 같이 이야기 나눌 수 있는 분이면 좋겠습니다."
물빛노을
03/06/25 02:43
수정 아이콘
귀여니의 책을 보면...화가 납니다. 어떻게 자신을 작가라고 할 수 있는지. 어떻게 이런 글을 소설이라고 할 수 있는지.
마린스
03/06/25 03:46
수정 아이콘
귀여니 소설에 충격먹고 작가 지망 그만두길 잘했다는 주변인물 여럿봤습니다.
마요네즈
03/06/25 06:01
수정 아이콘
그런데 도대체 귀여니가 누군지 ㅡㅡ;; 인터넷 작간가요?? 설마 실명은 아니겠죠 ㅡㅡa
03/06/25 07:05
수정 아이콘
글쎄요~ 머 문학이라고는 본인조차도 못말할테지만.. 그냥 심심풀이용이나 할 일이 없거나 여가를 즐기기 위해서는 볼 수도 있는 책이란 생각이 드네요.
물론 저라면 스타를 즐기던지 잠을 잘테지만...
03/06/25 10:41
수정 아이콘
"그 넘은 멋있었다"라는 책 쓴 사람이 귀여니라는 사람이었군요....^^
영풍문고에 가서 보게 되었는데....
제목이 참 신기(?)해서 이것도 책인가 했다가....
베스트셀러 2위던가 3위에 올라있어서....
허걱했다는....-_-;;;
izzyleen
03/06/25 12:21
수정 아이콘
귀여니소설, 정신적인 폭력이 따로 있는게 아니라는 생각만 흠씬하게되더군요.
물빛노을
03/06/25 14:06
수정 아이콘
마요네즈님//인터넷 작가 맞구요. 최근 선풍을 일으키고 있는 <그 놈은 멋있었다>의 저자입니다. 책과 작가에 대한 평가는 하지 말라고 충고드리고 싶은게-_- 책을 평가하려면 그 책을 읽어야하고, 작가를 평가하려면 그녀의 망언록을 읽어봐야하기 떄문입니다;;
김형석
03/06/25 14:33
수정 아이콘
그게.. '소설'이라는 분류에 올라와있다는게 문제가 아닌지 --;; 전 글은 안읽어봤지만 중고생들의 열광적인 지지(그렇더군요 --;;)를 받고 있다는 점에서, 또래문화? 내지는 통신문화? 라는 측면에서.. 평가받을만 하다고 생각합니다. 순수문학, 혹은 문학의 잣대로 평가하면 안되겠죠.. 음 갑자기 '그놈은 멋있었다'를 보고 싶어지네요 --;; 저기 근데.. 망언록은 안봐서 모르겠네요 --;; , 근데 전 나우누리에서 동갑내기 과외하기나, 엽기적인 그녀.. 진짜 재밌게 봤었는데 ㅋㅋㅋ
김형석
03/06/25 14:42
수정 아이콘
작가나 소설의 정의를 뭐에 두어야 될지는 모르겠지만.. 뭐가 그렇게 화가 날정도의 일인지는 잘 모르겠네요.. ㅇㅇ;; 소설공부를 안하고, 작가의식이 없으며, 제대로 된(기성방식의?) 문체나 표현을 사용하지 않는(못하는) 사람이 일반대중들에게 '작가'라고 인정받는것이 싫다는건지 --;; 어차피 일반대중이 작가라고 해도, 문학공부? 같은거 하는사람들은 작가라고 안하겠죠.. 일반대중의 기호보다 자신의 기호가 높이 있다고 생각하는거라는 생각도 드네요.. 어쩃든 그책은 베스트셀러고, 그것만으로도 평가받아 충분하다고 생각합니다. ㅇㅇ;;
김형석
03/06/25 14:46
수정 아이콘
귀여니 어록 퍼왔습니다. ^^

"전 프로가 아니에요_너무 많은걸 바라지 마세요_ㅋㅋ
머리아파 죽는줄 알았네_ㅋㅋ"
"이렇게 복잡한거 세세히 신경써야 작품성 높은 소설이 나오는거라면.
전 그냥 유치해도 재밌는 소설 쓰면서 평생 살래요♡"
"어려운 말들.겉으로 보기에 그럴싸해보이는 말들..
못해서 이러고 있는거 아닙니다."
"메일 '5/1'가량 읽다가 말았습니다."
"공인 아닌 공인이라고 그러셨죠?
그 말씀 깊게 새기고 더이상 이런일엔 신경쓰지 않겠습니다."
"당신이 말씀하시는 여러가지 형식에 구애받았더라면..
전 많은 님들이 사랑해주시는 소설 만들수도 없었을것입니다."
"이모티콘이 그렇게 눈에 거슬리셨나요..?
죄송합니다.미처 독자연령층을 고려하지 못한것같네요"
"읽다 내려보면 ..제가 쓴소설이지만 부끄러운 기분 종종 느낍니다.
대사 한마디 한마디도 서툴고..앞뒤 맥락이 끊기는부분도 종종 눈에 '뜁'니다."
"아직 전문적으로 소설에 대한 지식을 전달받지 못한 미흡한 학생이라서."
"제 꿈은 소설작가가 아닌.
드라마 작가입니다.
예술성 있는 깊이 있는 드라마가 아닌.
상업적이지만 대중들에겐 크게 어필되는 트렌디 드라마 작가입니다"
"아직은 정신연령을 높이고 싶진 않네요.
오히려 더 낮은 상태에 머물게 하고 싶은 심정이니까요"
"요즘 누가 글씨 빽빽한거읽나요?ㅋㅋㅋ"
"세편쓰는데 4시간걸렸습니다. 이게 성의없는건가요..?"
"팬들은 나의 문학세계에서 하나가되고 있습니다"
"새로운 문화에 적응못하시는 사람들의 말은 듣고싶지않습니다

어록 보니 욕먹을만 하네요 대략 무X충의 어록과 비슷 --;;
JazzNJoy
03/06/25 16:02
수정 아이콘
국어선생님 말씀이 참 멋지네요^^ 마음으로..
글이든 미술이든 음악이든 마음과 마음이 닿으면 슬프지 않은데 눈물이 난답니다..
영준비
03/06/25 20:58
수정 아이콘
흠 어록을 봐도 문제가 느껴지지 않는데요..-_-;
작가라고 모두다 현학적인 문체와 현학적인말을 해야할필요까지는 없을것같네요..
목록 삭게로! 맨위로
번호 제목 이름 날짜 조회
10270 [듀얼]임요환 선수 없는 스타리그...?! [20] 왕성준3308 03/06/26 3308
10268 매트릭스의 철학. [4] Dr. Lecter1543 03/06/26 1543
10267 한빛 새 유니폼 이라네요 [22] 김연우3289 03/06/25 3289
10265 [잡담]다가오는 가을의 전설에 대하여... [11] 낭만드랍쉽1931 03/06/25 1931
10263 임테란 부진에 관한 한마디.. [19] 레디삐~*3053 03/06/25 3053
10262 [잡담] 게이머들... [23] 인생절정삼땡2621 03/06/25 2621
10260 어제 박상익 선수가 보여주었던 전략...직접써먹기 힘드네요ㅜ.ㅜ 나코1425 03/06/25 1425
10258 드디어 마우스패드구입!! [8] 이카루스테란1617 03/06/25 1617
10257 안녕하세요.. 성원이 입니다. 2년전 게임큐 자유게시판이 생각 나는군요.... [6] 성원이1670 03/06/25 1670
10255 [잡담] 최희섭 [17] 불가리1524 03/06/25 1524
10254 예전에 인터뷰같은것들 말이죠... [1] ShiNe~★1307 03/06/25 1307
10252 [듀얼]역시 종족밸런스 1:1:1은 무리인가... [5] 왕성준1666 03/06/25 1666
10251 6/24 간단한 온게임넷 듀얼토너먼트 관전평 [3] ma[loser]1723 03/06/25 1723
10250 좌익...운동권...가치관의 혼란. [53] 물빛노을3812 03/06/25 3812
10247 [잡담]웃음거리.. [12] 언뜻 유재석1483 03/06/25 1483
10246 잠시후 12시 30분이 되면 '맵핵방지' 질럿 써버가 열립니다! [3] LordOfSap1433 03/06/25 1433
10245 이제 슬슬.. 저그의 대반란이 시작되는것 같네염.. [4] 박지완1140 03/06/25 1140
10244 이재훈선수에 대해 잘 알지 못하며 말하시는 분들께. [14] 남자의로망은2258 03/06/24 2258
10243 이재훈선수를 너무 모는것 아닌가요? [5] 김연우1893 03/06/24 1893
10242 그의 루즈함이 싫어요 [13] 킁킁2464 03/06/24 2464
10241 이재훈선수와 전태규선수의 엄청난 차이...(경기결과포함) [13] 플토야! 사랑한2444 03/06/24 2444
10240 그대.. 왜 그리 방만해지는가! [5] 아드레날린1777 03/06/24 1777
10239 아....4경기는 장진남 선수와 이재훈 선수가 붙겠군요. [29] 정태영1660 03/06/24 1660
목록 이전 다음
댓글

+ : 최근 6시간내에 달린 댓글
+ : 최근 12시간내에 달린 댓글
맨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