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GR21.com
Date 2003/10/17 17:16:41
Name soundofsilence
Subject 인간의 존엄성이란...
수업시간에 토론을 하면서  끝까지 결론이 나지 않기에 여러분과 같이 이야기해 보고자 합니다.
물론 스타크래프트와 관련이 없는 토론주제이긴 하지만... pgr의 여러분들 께서도 이런 주제에 관해 한번 쯤을 생각해 보셨을 듯 해서 올려 봅니다.
인간이 분명 다른 동물에 비해 우월한 것은 사실이겠죠.
인간만이 이성을 가지고 있고, 언어를 가지고 있고, 발달하는 존재이고, 지구 상 다른 모든 것들을 마음대로 할 수 있는 힘 도 가지고 있죠.
  그리고 인간은 분명 존엄성을 가지고 있습니다. 하지만 존엄성은 인간만이 가지고 있는 것은 아니겠죠?
동물들도 존엄성을 가지고 있기는 마찬가지 입니다. 그렇다면 인간과 동물이 가진 존엄성은 차이가 있는 것일까요?
인간의 존엄성이 동물의 존엄성에 비해 더 존중받아야 할 이유가 있는 것일까요?
  만약 제3자의 눈으로 보았을 때도 인간이 가장 가치있는 존재이고, 인간의 존엄성이 가장 존중받아야 할 것이라고 이야기 될 수 있을까요?
인간이 이성을 가지고 있다고 해서 인간이 더 존엄하다고 할 수 있는 것 같지는 않습니다. 그것은 더 뛰어나고 구별되는 특징이기는 하지만 더 존엄하게 되는 조건은 아닌 것 같은데요.

여러분들은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토론 주제를 정리해 보겠습니다.
인간의 존엄성이 동물의 존엄성 보다 더 가치있는 것일까요?
더 가치있는 것이라면 그 이유는 무엇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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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여운호랑이
03/10/17 17: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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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독교 신자인 저로서 말한다면 '인간이 모든 생물의 위에 있도록 창조되었기 때문이다'고 밖에 할 말이 없네요.
귀여운호랑이
03/10/17 17:36
수정 아이콘
인간만이 이성을 가지고 있다는 전제하에서 말한다면 존엄성이라는 것도 결국 이성이 있기에 존엄성이라는 가치를 인식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이성이 없다면 존엄성이 있고 없고 여부를 따질 수가 없죠. 인식 자체를 못하니까요. 그러므로 이성을 가진 유일한 생물인 인간의 존엄성이 더 위일 수 밖에 없다고 생각합니다. 결국 이성의 유무가 기준이 되겠군요.
이동익
03/10/17 18: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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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물이 인간만큼 존엄하다면 고기도 못 먹을 거에요. -0-;;
김대선
03/10/17 19: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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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론 주제가 좋지 못하다고 생각합니다. 왜냐하면 발제자님이 존엄성의 의미에 대해 혼란스러운 모습을 보이시는 상황에서 그 하부논제인 존엄성에서의 인간과 동물의 비교를 발제하셨기 때문입니다.
존엄성에 대한 정의를 먼저 내려 주시던지 아니면 존엄성에 대한 토의를 하던지 하는게 더 알맹이 있는 접근이 될것이라 생각됩니다.
03/10/17 23: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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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의 생물학적 이기성 때문에 인간은 존엄합니다.
인간 뿐 아니라 그 어떤 생물이라도, 타 종족에 대해 그 생물은 이기적입니다. 자신의 삶을 위해선 다른 종족을 쉽사리 희생시키는 것이 인간을 포함한 모든 생물이지요.
그러니 결국 수많은 생물 종족 중 하나인 인간인 우리가 순수한 이타성을 가지고 타 종족을 대할 수 있을 리 만무합니다. 즉 우리의 기준으로 보았을 때, 인간인 우리에게 가장 존귀하고 존엄하며 소중한 종족은 인간일 수 밖에 없다고 생각합니다. 물론 저기 천장 구석에 붙어있는 파리에게 가장 존귀한 종족은 당연히 파리겠지요. 이러한 종족의 이기성은 변명할 필요도 없고, 변명해 보았자 소용도 없으며, 일정 수준까지는 부끄러워 할 필요도 없다고 봅니다. (문제는 그 일정 수준....을 쉽사리 넘나드는 것 또한 인간이라는 사실입니다만. 인간의 이기성은 사실 전 우주를 통틀어서도 단연 선두에 꼽힐 수 있을 겁니다.)
03/10/17 23: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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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그리고 말씀하신 '인간의 존엄성이 다른 종족의 존엄성보다 우선하는가'라는 질문에 대한 답은...
'그렇다'입니다. 다만 [인간의 입장에서 볼 때]라는 전제조건이 필수로 붙습니다. 앞서도 말했다시피, 파리에게 인간이 존엄한 존재일 리 만무합니다. 우리의 피를 빨아먹는 모기가 우리에게 존엄성을 느끼길 바라는 건 넌센스겠지요. 다른 종족의 입장에서 인간이 그들 종족보다 존엄할 리 절대 없습니다. 이상 제 의견이었습니다.
이동익
03/10/18 08: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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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물은 인간을 위해 존재하죠.^^
자연은 하나님의 섭리에 의해 인간을 위해 지어졌습니다.
고로 인간은 자연보다 존엄합니다.
물론 그렇다고 해서 자연을 훼손해선 안되겠죠.
출발드론팀
03/10/18 08: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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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곰님 성급한 일반화의 오류.. 몇없지만 선각자라고 불리는 사람들의 범주가 예외에 속합니다. 그리고 그들이 우리보다 더 고차원적이라고 평가되는 시점에서 보았을때 그러한 견해는 저차원적이라고 생각합니다
김효경
03/10/18 09: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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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발드론팀 말씀 중에 선각자란 도대체 어떤 사람들을 말하는 건가요?
전 사람인 이상 누구나 같다고 생각합니다만 말입니다 도대체 누가 그들을 고차원적이라고 인정하고, 또 어떤 관점에서 보았을 때 글곰님의 견해가 저차원적인지요? 좀 더 구체적이고 명확한 표현이 필요하다고 생각되는군요 오해를 살만하다고 생각하는데요. 아닌가요?
03/10/18 10: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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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발드론팀 님.
난감하군요. 몇 안 되는 소위 '선각자'가 존재하고 그들이 우리보다 고차원적으로 평가된다...라는 부분까지는, 논란의 여지가 많더라도 일단 받아들일 수 있습니다. 하지만 선각자란 사람들이 고차원적이기 때문에 제 견해는 저차원적이라는 멋진 논리는 이해할 수가 없군요. '성급한 일반화의 오류'란 말은 그대로 돌려드려도 될 성 싶습니다.
그리고 선각자라면 아마 예수, 붓다, 모하메드, 노자 등을 일컫는 말인 듯한데요. 그들에게 생물 본연의 자기 종족에 대한(즉 인간에 대한) 이기성이 사라졌다고 볼 수는 없다고 생각합니다만? 기독교 신앙의 인간 중심 사상이야 그러한 종족 이기성의 극치라 할 수 있고, 살생을 금했던 붓다도 우리가 식물을 먹는 것을 금하지는 않았습니다.
인간이 식물이든 동물이든 간에 생물을 섭취하고 사는 이상, 그 종족 생존에 대한 이기성이 없어지기란 불가능하다고 생각합니다. 자신의 삶을 위해 다른 종족을 희생시키는 것은 모든 생물의 공통적인 행위입니다. 이는 이성의 유무, 지혜의 고저와는 전연 상관없는 것입니다. 그리고 이러한 종족 이기성의 발현은 앞서도 말했다시피 부정할 필요도 없고 부끄러워할 필요도 없다고 봅니다. 일정한 수준까지는 말입니다.
그나저나 댓글이 발제자분의 주제와 조금 다른 방향으로 흘러가는 것 같군요. 죄송합니다.^^
김대선
03/10/18 11: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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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존엄성" 의 의미가 약간 불명확할 뿐더러 "더 가치있는" 이라는게 어떤것을 의미하는지가 상당히 불명확하군요. 우주적(?) 관심의 입장에서 생각하려면 인간중심의 가치적 사고의 잣대를 사용하기에 무리가 있으므로 우주적인 가치(모든 존재가 인정할수 있는 가치) 를 인간의 언어로 정의 해 내야 이 토론을 인간의 언어로 진행시킬 수 있다고 봅니다.
그렇지 못하다면 지금처럼 촛점이 흐려진체 "그들만의 리그"가 되겠지요
율리우스 카이
03/10/18 11: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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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기독교 신자님들의 의견이 틀렸다는 것은 아니지만, 이런 이성적인 토론에서 종교의 잣대를 들이대는 것은 조금 그렇군요.. 신앙은 토론의 대상이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soundofsilence
03/10/18 12: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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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 토론이 또 상호간 비방으로 흐르지 않았으면 하네요. 발제자가 무안해 진답니다.
일단 정리를 해보면 이동익님이 말씀하신 "동물이 인간만큼 존엄하다면 고기도 못 먹을 거에요." 란 말도 토론 중에 나왔었는데 그것은 다른 측에서 동물도 동물 고기를 먹지 않느냐, 그것은 그 동물이 더 존엄하기 때문이냐란 말로 반박하더군요.
지금까지는 글곰님 말씀이 가장 수긍이 갑니다. 저희가 토론할 때도 인간 존엄성 우위 주장의 가장 큰 논거가 바로 생물학적 이기성이었죠. 누가 보던 자기 자신이 가장 우월하고 존엄하게 느낀다는 그것이죠. 동물이 보면 동물이 가자 우월해 보이고, 사람이 보면 사람이 가장 우월해 보인다는 것은 당연한 것 같습니다. 하지만 제 3자가 보았을 때는 어떻게 볼 것이가 하는 것이 문제였는데 글곰님 께서는 그것을 판단할 이성이 인간에게만 있기에 인간이 가장 존엄하다고 이야기 하신 것 같군요.
그리고 제 3자가 신이 되었을 때 인간이 가장 우월하다는 것도 토론 중에 나왔었습니다. 기독교적 관점을 들이댄다는 것이 꼭 잘못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신이라는 관념은 철학적 논의에 있어서 중요한 관념중에 하나거든요. 아무튼 기독교적 관점에서는 신이 인간을 자신의 형상대로 만들었고 가장 나중에 또 가장 정성껏 만들었기에 존엄하다고 볼 수 있을 것입니다.
그런데 만약 지구 밖에서 이성을 가진 외계인이 와서 지구에 있는 사람들과 동물들을 보았을 때 인간이 가장 존엄하다고 볼 수 있을까요? 여기까지 토론을 하다 수업시간이 끝나서 마무리를 못 지었답니다.
그리고 여기서 존엄성과 가치있다는 것은 인간이 다른 동물보다 더 능력이 뛰어나고 다른 동물을 부릴 수 있는 위치에 있다는 것 때문이 아닌 생명 그자체의 존엄성을 가지고 이야기 한 것입니다. 우리가 보통 생명의 존엄성이라는 이야기는 하지만 무생물의 존엄성 이라는 것은 이야기 하지 않죠. 바로 그 생명의 존엄성 차원에서 과연 인간이 다른 생명들 보다 더 존엄한 존재인가 하는 것이 제가 토론하고자 하는 주제입니다.
답변 달아주신 여러분들께 정말 감사드립니다.
안전제일
03/10/18 13: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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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우선 글곰님의 의견에 동의합니다.
그러나 발제자분의 의도가 '종을 뛰어넘는 생명 자체의 존엄성'이라면 '생존'이라는 답변을 드릴수밖에 없을것 같습니다.
존엄성이라는건 (적어도 제 생각에는) '존재'가 선행되어야 합니다. 그 존재라는 의미는 '생존'을 위한 노력을 스스로 해야한다라는 거죠. 살고자 한다면 그 개체(?)는 '존재'를 획득하는것이고 그것에 '자아'혹은 '의지'가 있다면 그때부터 '존엄'이 부여된다고나 할까요.(이 이상한 표현들의 물결이라니.쿨럭-)
생물이 다른 생물을 잡아먹는 것은 존엄이 아닌 생존의관점이어야 한다고 봅니다.(제 생각대로라면 생존은 이리저리 확대되어 존엄으로 이르기는 합니다만 그렇다고 같은것은 아니니까요.) 나의 존엄과 상대의 존엄이 충돌했을때 상대의 존엄이나 나의 존엄이 더 가치있고, 덜 가치있어서 내가 상대를 잡아먹거나, 상대가 나를 잡아먹는게 아니라 단순한 정글의 논리로 상대가 더 강하거나, 내가 더강하기때문이라고 생각한다는것이지요.
즉 양쪽 모두 생존을 위한 노력을 하므로 존엄이 훼손되는건 아니라는 겁니다.
(불행히도 전 깨달음을 얻은 인간이 아닌지라 본능적인 생각으로 판단하는 경향이 짙습니다.으하하하)
yes or no의 답변을 드리자면 인간이 가장 존엄한가..라는 질문에
'내가 인간이라는 관점을 포기한다는 전제하에서'는 no라는 거죠.

이때쯤되면 여기저기서 '재미로 죽이는 동물의 예'라던가 '존엄을 지키기위해서는 인공식품만 먹으라는 말이냐'등등의 반론이 나오기는 합니다만 전 인간이 지극히 이기적인 생물이라고 믿고있으므로 그런 반론은 제게는 무효!입니다.^^;
전 다른 생물을 먹고, 다른 생물에게 생존외의 위해를 가하고, 같은 종과 정신적인 스트레스를 주고 받습니다만 별로 가장 존엄하고 싶지는 않습니다. 물론 그렇다고 나의 존엄을 의심하지는 않구요.^^;
03/10/18 13: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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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oundofsilence 님.
저... 제 말이 좀 부정확했던 모양입니다. 마지막 부분을 반대로 이해하셨네요^^
제 의견은, [인간은 인간의 입장에서 볼 때 가장 존엄한 존재다]입니다. 즉 거꾸로 말하자면, [인간을 제외한 모든 타 종족의 입장에서 볼 때는, 인간은 절대 가장 존엄한 존재가 아니다]라는 이야기였습니다. 이성이나 지혜의 유무와는 전혀 상관없이요.^^ 전 인간이 이성이 있다 해서 다른 생명체들보다 우월하거나 존엄하다고 생각지는 않습니다. 다만 [인간은 결국 인간의 입장에 서서 사물을 바라볼 수 밖에 없기 때문에], [인간은 인간이 볼 때 가장 존엄한 존재다]라는 제 주장이었습니다. 감사합니다.
가디언
03/10/18 13: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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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기 위해서는 누군가를 죽여야 하는게 자연동물의 법칙입니다.
인간도 동물중의 한 종류일뿐입니다.
아무리 고상한척해도 먹고 배설해야 하는 동물입니다.
결국 인간은 죄를 짓고 살수밖에 없는 종족입니다.
그것을 인정해야 합니다.
soundofsilence
03/10/18 14: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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헉~ 글곰님 글과 귀여운호랑이님 글을 혼동해서 생각했었군요. 두분 글 내용을 합쳐보니 제가 쓴 댓글과 같은 결과가 나온 것이었습니다. 아무튼 좋은글 남겨주신 글곰님과 다른 여러분들 다시 한번 감사드립니다.
농약벌컥벌컥
03/10/18 18: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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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성의 유무가 존엄성의 기준이 된다면 이런 경우는요??
식물인간 상태... 혼수상태의 인간... 태아... 지적미발달인 아이들...
은 존엄의 대상이 되지 않는다는 결론인가요?? 그렇게 친다면 인간중에서 다시 등급을 나눠서 더 존엄한 인간들이 있을 수 있겠군요. 그들 한명을 살리기 위해 나머지를 희생 할 수도 있겠고...
저는 이렇게 생각합니다. 존엄과 도덕성은 인간이 만들어놓은 지적유희에 불과하고 자기 만족과 스스로를 정당화 하기위한 구실일 뿐인 것 같습니다. 생물체계에서 보면 약육강식의 법칙 그대로 적용되는 것 뿐이죠. 인간이 가장 강하기 때문에 모든 동물을 죽일 수 있는 것 뿐입니다.
물빛노을
03/10/18 22: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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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약님 말씀에 동의. 이성도 그냥 '강함'의 종류로 보고, 단순히 인간이 강할 뿐입니다. '혹성탈출'에도 나오듯, 원숭이도 강하면 인간을 부릴 수 있겠죠. 그게 이성이든, 이성을 압도하는 육체적 힘이듯. 뭐 육체적 힘이 아무리 강해도 장기적으로는 이성에 눌리는 게 지금까지의 역사입니다만.
이동익
03/10/18 23: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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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물은 기본적으로 존엄성에 대한 자각이 없죠.
동물이 동물을 먹는 것은 그들의 먹이사슬에 의한 본능에 의해 행하여
지는 것이라 보구요.
인간이 동물과 존엄성에 있어 동등하다는 자각이 있다면 고기를 먹을
수가 없다는 게 제 의견이었습니다.^^
날으는 저그
03/10/19 1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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존엄성이란 말도 인간이 만들어낸 말입니다. 인간이 다른 동물보다 강하기 때문에 할 수 있는 말입니다. 다른 종족보다 우리가 지능이 떨어지고 약해다면 존엄성이란 말 자체가 나오지도 못했을 겁니다. 그리고 이 사회도 강한자가 만들어 낸 사회입니다. 예전에는 한 강한자가 지배하는 시대였습니다. 지금은 민중의 시대입니다. 한사람보다는 여러사람이 강하기 때문입니다. 한마디로 현재도 인간이 강하기 때문에 존엄성이 존재합니다.
03/10/19 22: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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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계절학기에 하이데거 철학 강의를 들었습니다. <인간은 동물보다 존엄한가?> 한 시간짜리 강의-라기보다는 토의-가 있었는데, 하이데거의 견해가 재미있더군요. 인간은 여타 존재자들과는 달리, 자기와 다른 존재들을 이해하고, 그 존재를 보호하려고 하는 <존재 이해 및 존재의 보호> 성향을 지녔다는 것 때문이었죠. 물론 다른 동물이나 식물들도 자기와 같은 종족 혹은 공생관계에 있는 생물들을 보호, 아니 죽이지 않고 살려 두지만, 자신의 먹이감이나 혹은 포식자에 대해서 이해하고 보호하려 하는 예는 거의 없으니까요. <개미>에서도 비슷한 구절이 나오지요. 메르쿠리우스 임무를 맡았던 일개미(후에 '공주'개미가 되지만)가 인간들을 믿게 된 것은, 자기와 일면식도 없는 사람들을 무료로 치료해 주기 위해 먼 여행을 떠나는 의사들과, 조그만 강아지를 껴안고 기뻐하는 소녀의 모습을 TV로 본 이후였죠.
물론 이 존재 이해 및 존재 보호의 성향 역시 교육의 결과로, 아니면 약육강식의 싸움에서 우위를 확보한 승자의 여유로 생긴 것인지는 의문입니다만. ^^
간단하게 예를 들어 보면 이렇습니다. 맹자의 말과도 비슷한데요. 무언가가 절벽에서 떨어지려고 합니다. 그게 아기일 수도 있고, 개일 수도 있고, 뱀일 수도 있습니다. 혹은 무생물로, 소중한 책일 수도 있습니다. 이때 인간은 반사적으로 '저렇게 놔두면 안된다' '구해야 한다' 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행동에 옮기건 옮기지 않건, 정상적인 인간이라면 그 현장을 아무런 마음의 동요 없이 지나친다는 게 불가능한 거죠. '측은지심'이라고 하나요. 물론 이 때 그 상대가 '뱜' 이라면 좀 께름직하겠지만 말입니다.
어떤 존재가 영영 사라져 버리는 것을 안타깝게 여기고, 가능한 한 그 존재자가 오랫동안 존재할 수 있도록 애쓰는 것. 인간은 기억 속에, 혹은 일기 속에, 혹은 시로 자기가 만난 존재들을 영원히 보존하려 합니다. 셰익스피어의 소네트처럼....

<사람들이 숨을 쉬고, 눈으로 볼 수 있는 한,
이 시는 살아 그대에게 생명을 주리.
So long as men can breathe, or eyes can see,
So long lives this, and this gives life to thee.>

dk, 물론 그 때문에 인간이 '우월' 하다는 것은 절대 아니죠. 다만 인간에게, 철저한 약육강식 체제로 살아가는 다른 동식물과 다를 수 있는 유일한 희망이라도 하나 있다면, 아마 이것이 아닐까 하는 겁니다.^^
출발드론팀
03/10/20 06: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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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곰
생물학적 이기성이란말 자체가 잘못됀것이 아닐까요? 다른 종족을 잡아먹는다는걸 저는 꼭 이기적으로 보지않습니다. 오히려 선각자들의 문헌을 살펴보면 그러한것들을 조화적인 관점으로 바라보는 시각들이 많습니다. 어떤 우주에 보편적 법칙(=진리)이 존재한다면 그러한 인간중식적 사고의 필연성(=생물학적 이기성)이라는 관점은 상대적으로 저차원적인것이 될수밖에없다고 봅니다. 그런 관점에서 님의 견해가 저차원적이다라고 평가한것이고 그의견이 틀렸다고는 생각하지않습니다.. 다만 저는 사고에도 단계가 있다고 생각하기때문에 그냥 높은건 높은거 낮은건 낮은것이다라고 받아들이시면 좋겠습낟.
난폭토끼
03/10/20 18: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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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건 모르겠고 제 개인적으로 토론같은데에 종교의 논리를 끌고오는 것은 좀 반대하고 싶습니다.

하나만 확실히 하죠. 만약 기독교의 논리가 무리없이 토론에 받아들여질 만하다고 여기신다면 불교는 물론이고 단군을 숭상하는 대종교나 혹은 도교나 이슬람교의 교리를 끌어들여도 된다고 생각합니다. 물론 소위 말하는 사이비(저는 사이비의 정의를 how much it harmful? 에 둡니다. 같은 종교 내라도 온갖 사기에 재물에만 눈이 먼 교회도 있고, 땀흘려 일하며 성실히 봉사하고 가장 낮은곳에서 애쓰시는 목사님도 계시는것을 보면 단순히 특정 종교 자체를 말하는것은 아닙니다.)성이 아니라면 모든 패러다임이 다 적용될 수 있겠죠. 도가(중국에서 전해내려오는 도교가 아닌 한국의 특성과 문화란 옷을 다시금 입은 집단)에서는 땅을 존경하고 물을 사랑합니다. 한·두사람의 어리석은 인간보다 더욱, 말이죠.

그러니 토론에서 '우리는 xxx하게 배웠고 그런 교리를 따르니 xxx한 의견을 가진다.(지지한다.)' 는 식은 배제하죠.
난폭토끼
03/10/20 18: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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뱀다리 몇개 더 달자면, 주변에 도방에 계신분이 있었습니다.(뵙기가 너무 힘들어요-_-;; 한 1~20년에 한번씩 내려오실까...) 우리가 알고있는 풍수사분들(무덤자리 봐주는 사람이 아닌 진짜 자연의 힘을 느끼고 다루는분들)의 모습이나 박수분들의 영력은 실제 존재하더군요. 직접 뵙고 나서는 적어도 '믿음' 에 관한 부분에선 감히 '우리것도 모르는 주제에 서양것이 더 좋다며 따르는 일' 은 못하겠 더군요... 뭐 개인의 차이겠지만 저는 그렇습니다.

토론으로 돌아가서 인간은 존엄합니다. 전 어느정도 글곰님의 말씀에 동의하는것 같군요. 다만 거기에 좀 더 추가해서 저는 '내 사람' 이 중요하다고 여기는것 같습니다. 물론 저 또한 반전주의자고 인도주의를 좋게 평가하지만 저 멀리서 죽어가는 몇만명의 사람보단 제 가족의 건강과 안위가 더 중요하고 훨씬 더 존엄하게 느껴지는군요. 경우에 따라선 언젠가 우리 아이가 키우게될 강아지가 특정한 '사람' 들 보다 더욱 소중하게 생각될지도...물론 그런 '부끄러운' 사고따위가 제 머리속에 들어오지 않길 바랍니다만...아직은 소위 '개(인간 이외의 모든것)는 개(인간 이외의 모든것)다.' 라고 생각하지만...

기본적으로 저에게 인간은 소중합니다. 인간은 그 자체로 존엄하죠!
soundofsilence
03/10/20 18:56
수정 아이콘
많은 분들께서 댓글 달아 주셔서 많은 도움이 되었습니다. 제 나름대로 열심히 생각 정리하고 있습니다. 감사합니다.
다만 우리는 이런 것을 따르니 XXX한 의견을 가진다 라기 보다, 어떤 관점에서는 이런 식으로 볼 수 있다라는 식으로 이야기 하는 것은 충분히 공감을 줄 수 있다고 생각 합니다. 예를 들어 나는 공리주의 자니까 어떻게 결정하는 것이 가장 공리를 위해 좋기에 그것이 맞다라고 하던지, 나는 자연법 사상가니까 자연적 경향성을 가장 잘 살리는 이것이 맞다고 주장하던지 하는 식의 주장은 조금 자기 중심적이 될 수 있을 것입니다. 하지만 공리주의 입장에서는 이렇게 볼 수 있다. 자연법 입장에서는 이렇게 볼 수 있다 하는 식으로 이야기한다면 그 또한 토론의 한 형태가 될 수 있다고 생각 합니다. 여기서는 기독교 관점에서만 이야기가 나왔는데요(저도 기독교 입니다만) 다른 종교적 관점에서 인간의 존엄성에 대해 어떻게 보고 있나 이야기 해주신다면 그것도 정말 좋은 의견이 될 것 같습니다.
난폭토끼
03/10/20 19:03
수정 아이콘
토론과는 관계없는 얘기 하나 달고 갑니다.

종교얘기가 나왔는데 우리나라가 아닌곳의 불교(각 나라마다 다르답니다. 게다가 라마교까지+_+)나 이슬람교, 힌두교등 여러 종교들을 알게되는것은 상당히 즐거운 작업일 겁니다.(특히 도방에 계신분을 접할 기회가 있다면 꼭 해보시라고 추천하고 싶습니다. 민담과 신화, 설화가 현실로 다가오죠.^o^) 이번기회에 한번 '다른종교의 관점' 에 대해 알아보시는것도 좋을것 같네요:)
오크히어로
03/10/22 01:32
수정 아이콘
인간의 존엄성은 우리가 인간이기에 인간을 존엄하는 것일 뿐이죠. 같은 맥락으로서는 사자에겐 사자의 존엄성이 개에겐 개의 존엄성이 있지 않을까요?

또 다르게 생각해보면 생물과 무생물이라는 개념또한 -0-;; 계속 파고 든다면 본질은 같을 뿐이죠.

다만 우리는 무리동물이고, 무리동물의 특성상 서로를 보호하고 같이 더불어 살아가는 것이고... 그렇기에 우리끼리는 해치지 않고, 다른 동물들을 잡아먹는것이 아닐까요?

아닐지도 모르겠지만 전 언제나 인간과 동물은 같은 선에 있다. 다만 나는 인간이니 인간의 편을 들것이다 라는 기본의식을 가지고 있습니다.
스톰 샤~워
03/10/23 06:06
수정 아이콘
인간의 존엄성을 이야기 할 때 다른 동물과의 상대적 비교에 따른 존엄성을 이야기 하는 것이 아니라 절대적 가치로서의 존엄성을 이야기 합니다.
이것을 다른 동물과의 상대적 차원으로 접근해 가시니 혼란스러운 결론이 나올 뿐이죠.
그냥 인간은 존엄한 존재입니다. 그것을 굳이 다른 동물들보다 존엄한가라고 물어보실 필요는 없을 겁니다. 그렇게 되면 그것은 실제적으로는 존엄성이란 무엇인가? 하는 토론이 될 것이고 그것은 김대선님께서 지적하신 것처럼 어떤 관점에서 어디까지 포괄하느냐에 따라 다양한 답이 나올 수 밖에 없겠죠.
자루스
03/10/23 11: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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존엄성이라는 단어가 매우 어려운 단어군요.....
스톰샤워님 말씀대로요... 접근방법이 좀 문제가 있는것 같습니다...
좀 다른 이야기지만요. 동물원에서 같이 사는 사자와 호랑이를 놓고 누가 더 존엄스러우냐라고 사자와 호랑이게게 각각 물어보면. 재미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아마 엄청난 싸움이 일어날듯합니다.
근데.. 지금 잘고 있답니다... 자주 싸우기는 하지만요. *^^*
오크히어로
03/10/24 04: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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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쎄요... 저는 인간이 존엄하다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왜 인간이 동물보다 존엄하다고 생각할까요라고 물으시면 우리가 인간이기 때문이라고 말할수는 있습니다만...
낭만다크
03/10/25 13: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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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학도로써..
제가 아는 인간의 존엄성에 대해서 말씀드릴게요..
인간의 존엄과 가치는 국가 이전의 자연권으로..
주기본권으로서의 의미와 함께 개별적 기본권의 하나로 해석됩니다..
생명권 이외에 인격의 자유로운 발현에 관한 권리 및..
일반적 행동의 자유권도 인간으로서의 존엄권에 포함됩니다..
여튼 현대 법체계 속에서는..
인간이라는 그 자체만으로도..
인권, 존엄성, 기본권이 보장됩니다..
법철학적 측면에서도..
사형제도 폐지 등 논란이 많지만..
대체적으로 가급적.. 최대한으로..
인간을 존중해주는 쪽으로 흘러가고 있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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