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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12/23 09:42
카탈루냐는 스페인의 북동부 지방을 일컫는 겁니다. 우리나라뿐 아니라 다른 나라에도 지역에 따른 정서의 차이나 문화의 차이같은 게 있는데 예를 들면 이탈리아같이 도시 위주로 발전된 나라들은 도시와 도시 사이에 자존심 경쟁같은 게 있지요.
스페인같은 경우는 카스티야 지방과 카탈루냐 지방으로 흔히 대비되곤 하구요. 카스티야는 마드리드, 카탈루냐는 바르셀로나가 주도입니다. 이 두 동네는 문화뿐 아니라 말도 다르고 (스페인어는 카스티야어이고 카탈루냐지방에서는 카탈루냐어를 사용합니다.) 여러 가지 면에서 차이를 보이기 때문에 자존심 대결이 엄청나죠. 클럽축구에 관심있으신 분이라면 다들 아실 법한 '엘 클라시코'가 괜히 있는게 아닙니다. 음. 최근에 카탈루냐가 스페인으로부터 독립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는 걸로 아는데, (사실 아주 최근의 일은 아니죠. 꽤 오래 전부터 있어왔으니) 실제로 실현가능성은 없습니다만, 그러한 움직임이 가능할 정도로 스페인 내에서도 조금은 이질적인 집단입니다. 아마도 카탈루냐 대표팀도 국대로 인정받을 수는 없지만 자체적으로 만든 팀이 아닐까 싶네요. 이런 것도 그들에게는 자존심이고 자긍심일 수 있으니까요. 참고로 스페인은 카스티야 왕국을 기원으로 하기 때문에 카스티야와 카탈루냐는 지배-피지배의 역사를 가지고 있습니다. 이러한 역사는 현재 축구팀의 명칭에도 조금 남아있는데요. 레알 마드리드의 '레알'은 우리가 알고 있는 'Real'이라는 스펠을 가지고 있지만 영어로 번역하면 'Royal'로 왕실의 의미를 가집니다. 그리고 이는 왕정의 지지를 받는다는 뜻이죠. (그 외 레알이라는 접두사를 가진 팀은 모두 그러합니다.) 반면 바르셀로나는 카탈루냐 지방 시민들의 지원으로 이뤄진 팀입니다. 그만큼 지역을 대표하는 의미가 강하죠. 어떤 의미에서는 서민적이라고도 할 수 있겠네요.
09/12/23 09:50
Triffany // 아 그러한 내용들이 있었군요~ 덕분에 좋은 내용들 알고 갑니다^^ 이런 지식들이 라리가를 즐기는데 더 도움이 되겠군요! 감사합니다^^
09/12/23 10:22
스페인 정부에서 독립은 거부하지만, 이번 아르헨과의 경기처럼 친선 경기를 독자적으로 진행하는 것에 대해서는 아무런 태클이 없다더군요.
09/12/23 10:25
이번 경기는 A매치 경기로 들어가지도 않아서..
저는 그냥 친구들에게 '경상도나 전라도 대표팀으로 생각하면 돼'라고 말 해줍니다만..
09/12/23 10:31
그리고 오랫동안 스페인 대표팀이 명성에 비해 국제대회에서 이렇다할 성적을 못거뒀던 것은 카스티야와 카탈루냐간 지역감정도 큰 요인으로 작용했다 합니다.
09/12/23 12:37
스페인의 행정 단위는 Comunidad - Provincia 순으로 내려가는데, 각 Comunidad는 상당한 권한의 자치권을 행사합니다. 스페인은 17개의 Comunidad으로 구성되어 있고, 현대적 의미에서의 까딸루냐는 행정 구역상 스페인의 가장 북동부에 자리잡고 있는 Comunidad입니다. 남쪽으로는 발렌시아(수도는 발렌시아), 서쪽으로는 아라곤(수도는 사라고사)과 접하고 있고, 바다를 끼고 동남쪽으로는 발레아레스 제도가 있지요. 이 네 Comunidad의 깃발은 모두 노랑과 빨강의 가로 줄무늬를 바탕으로 하고 있는데 역사적, 문화적으로 연관성이 깊습니다. 통일 당시 옛 아라곤 왕국의 영역이었거든요. 지금도 까딸루냐어와 발렌시아어는 거의 유사해 방언 정도의 차이 밖에 없습니다.
세계사 교과서에서 아라곤의 페르난도와 까스띠야의 이사벨라 여왕의 결혼으로 통일 스페인 왕국이 성립되었다는 것을 배우셨을 겁니다. 서고트 왕국이 이슬람의 침입으로 무너진 이후 북쪽으로 밀려난 기독교 세력들은 이런 저런 소왕국들로 발전하게 되고, 재정복과 통합의 과정을 거쳐 마지막까지 남은 것이 까스띠야, 아라곤, 나바라 등이었습니다. 까스띠야와 아라곤이 결혼으로 합치고 마지막으로 남은 이슬람 왕국이었던 그라나다를 정복한 1492년을 실질적인 스페인 왕국의 출발로 본다고 학교에서 배웠던 것 같네요(지금의 바스크 지역에 있던 나바라는 1515년에 더해집니다.). 육지와 농업에 기반을 둔 까스띠야와는 달리, 아라곤은 해상 세력과 상업이 강했고(시칠리아나 나폴리 등도 영토였습니다.), 지금도 까딸루냐 인하면 '구두쇠, 하드워커(그들 기준으로는), 부자' 등의 이미지가 강합니다.
09/12/23 13:45
바르셀로나 서점 가니까 이런 제목의 책도 있더군요.
"까탈루냐는 스페인인가?" 우리로 치면 전라도는 한국인가 쯤 되는 책인데... 1492년 카스티야의 이사벨라 여왕과 까탈루냐(정확히는 아라곤)의 백작이 결혼하면서 스페인 통합 왕국이 성립하게 됩니다. 하지만 그 이후에도 상업이 발달해 자치도시 문화가 발달한 까탈루냐 지역은 농업 기반에 귀족이 지배하던 카스티야와 항상 반목해왔습니다. 스페인 내전기에 공화국 정부가 최후까지 항전한 곳이 바르셀로나이기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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