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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11/11/28 13:30:06
Name 알킬칼켈콜
Subject 누가 이상한 건지 판가름해주십쇼!!!
이런 초딩틱한 질문을 진지하게 올리게 될 줄이야...

15분 전 점심에 아버지께서 저의 자취방에 방문하셨습니다. 먹는게 부실하다며 잔소리를 계속 하시더니 결국 삶아먹으라며 농산물시장까지 가셔서 생닭을 두 마리(하나는 부모님 드실꺼) 사오신 겁니다.

여기까지는 훈훈한 아버님의 사랑...

닭 삶는데 일가견이 있다며 놔두지 말고 내가 지금 삶아주겠다고 손을 걷어부치신 아버지...

그런데 시장에서 차를 몰고 오는 도중에 들른 어머니 식당에서 받아온 마늘이 없어졌다는 걸 눈치채고...두고온듯 하다는 결론이 내려졌습니다.

아버지가 당황하시는 사이 냉장고를 뒤져본 결과 옛날 호랑이 전자담배 하던 시절에 어머니가 두고가신 마늘이 그대로 있다는 걸 발견한 저..

근데 전혀 까지 않은 생마늘이었습니다.  혹시 아시는 분은 아시겠지만 생마늘은 양파나 감자 같은 다른 뿌리채소와는 비교불허하는 다듬기 난이도를 가진 친구죠...일단 겉뿌리부터가 질겨서 자취방에 있는 과도로는 잘라버리는게 힘들고...속껍질도 레깅스 스타킹 마냥 달라붙어 있어서 자취생 솜씨로는 버벅버벅

그 사이 아버지는 차로 5분 거리인 어머니 가게에 다시 가서 깐마늘을 받아오겠다고 고집을 부리시며
저는 그냥 좀 귀찮아도 마늘뿌리를 까면 그만이라고 고집을 부리기 시작했는데

아버지께서 금방 차로 가서 가져오면 되는데 자꾸 고집 피운다고 이상한 놈이라고 저를 비난하시고(...)
그 비난을 묵묵히 감수하던 저는 결국, 기름 한방울 안나는 나라에서 5분이나 되는 거리를 마늘 한줌 가지러 달려나가시려고 하는 것이야말로 이상한 고집이라고 아버님을 비난하기 시작했습니다(...)

그리고 결국 누구의 사상이;; 더 이상한지 2만원빵 판가름을 하기로 결론이 도출되었지요.

전제사항

모든 일의 시초는 아버지의 애정에서 비롯되었으나,  '아들내미가 마늘 까느라 낑낑거리는 게 보기 안쓰러워' 라는 감정의 개입은 일절 없는 상황 - 이것은 시간과 효율의 문제라고 강변하셨음

칼이 과도 밖에 없어서 약간 시간이 더 걸리긴 함 - 근데 비싸게 주고 산  슈퍼울트라!! 과도라 마늘 깎는데 문제가 없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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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지엔
11/11/28 13:31
수정 아이콘
마늘을 얼마나 까느냐의 문제죠. 10개 넘어갈거면 그냥 갔다오는게 이익이라고 생각할듯.
올빼미
11/11/28 13:32
수정 아이콘
이럴때는 돈많이버는사람이 이긴걸로 합시다.
켈로그김
11/11/28 13:34
수정 아이콘
아부지가 마늘을 가져오시면, 냉장고 속 마늘은 계속 쳐박혀야 하지요.
자원의 효율적인 사용이라는 관점에서 보자면, 아드님 WIN.

다만, 마늘을 까는데 걸리는 시간이 깐 마늘을 가져오는데 걸리는 시간보다 더 걸릴 가능성이 있으므로
시간낭비를 하지 않는다는 관점에서 보자면, 아버님 WIN.

저는 아드님에게 95점, 아버님에게는 89점을 드리겠습니다.
아드님의 판정승.

1만원만 받으셔요.
매콤한맛
11/11/28 13:37
수정 아이콘
애초에 치킨집에서 시켜먹었어야 했습니다.
고로 아드님 승
이스트
11/11/28 13:42
수정 아이콘
훈훈하네요 크크크
MoreThanAir
11/11/28 13:45
수정 아이콘
금전적 효용으로 판단한다면 아들 승

시간의 효율과 노동의 효용으로 판단한다면 아버지 승

고로 아버지 승!!
몽키.D.루피
11/11/28 13:51
수정 아이콘
그냥 아버지 용돈 드린다 생각하고 2만원 드리시길.. 아버지승
알킬칼켈콜
11/11/28 13:52
수정 아이콘
5플까지 저의 우세였으나, [이런 젊은 사람들만 오는 곳은 불리하다] 라며 아버지께서 판을 엎으셨습니다.
11/11/28 13:54
수정 아이콘
아버님의 사랑은 위대합니다. 무조건 아버지 승.
라리사리켈메v
11/11/28 13:56
수정 아이콘
크크크크
11/11/28 13:57
수정 아이콘
불리하지 않습니다 아버님.
별 이유는 없고 그냥 아버님 승
아버님 화이팅
11/11/28 14:00
수정 아이콘
아버지죠. 아버지 승 크크크크크 [m]
초록추억
11/11/28 14:00
수정 아이콘
아 어렵네요크크크크크크
밸런스를 위해 아버지 승!!
11/11/28 14:01
수정 아이콘
무조건 아버님
11/11/28 14:03
수정 아이콘
그냥 아버지 승!
왼손잡이
11/11/28 14:08
수정 아이콘
판엎지 마시라는 의미에서 아버지 승!
알킬칼켈콜
11/11/28 14:08
수정 아이콘
아버지 역전승이시네요. 판이 엎어져서 다행입니다.

결국 아버지 뜻대로 차 몰고 가셔서 마늘 갖고 오셨는데 양을 보니 저를 구박한 근본적인 이유를 알겠더군요.

닭이 크긴 하지만 아무리 그래도 마늘이...한 50개는 들어간 것 같은데;;;

남기지 않고 다 먹을 수 있을 것인가!

여러분들 답변 감사합니다

아 추가질문을 하자면 [닭 삶는데 일가견이 있으신 아버지] 말씀으론 닭은 무조건 마늘만 있으면 된다고 수돗물에 마늘 50개랑 닭 넣고....닭은 무조건 오래 삶으면 부드러워 진다며 지금까지도 끓고 있는데 이거 괜찮을까요?...;;
11/11/28 14:17
수정 아이콘
파뿌리도 넣으면 좋긴하겠지만 이건 선택이고 무조건 필요한 건 마늘입니다. 마늘만 있으면 만사오케이입니다. -_-V
저는 보통 물 끓어오르면 불 줄이고 한 시간 정도 푹 삶는데 얼마 정도 되셨나요?
11/11/28 14:36
수정 아이콘
완성된 닭의 맛이 관건입니다.
노을아래서
11/11/28 15:08
수정 아이콘
마늘의 잘못입니다. 왜 안따라온건지 ㅡㅡ..
OneRepublic
11/11/28 15:29
수정 아이콘
훈훈... 나도 자식이랑 이렇게 지내야겠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크크크
공허진
11/11/28 15:34
수정 아이콘
아버님 승인듯
그런데 그렇게 가까이 사는데 뭐하러 자취하시나요?
돈이 더들텐데요 [m]
그늘진청춘
11/11/28 16:04
수정 아이콘
제목이랑 댓글보고 왠지 누가 잘못했네 이런 얘기가 나올줄 알았는데
훈훈한 글이였군요.
11/11/28 17:01
수정 아이콘
아이고 부럽습니다. 재미있는 부자지간이네요.
11/11/28 19:06
수정 아이콘
정말 훈훈하네요~크크 유게로 옮겨도 될듯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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