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GR21.com
- 경험기, 프리뷰, 리뷰, 기록 분석, 패치 노트 등을 올리실 수 있습니다.
Date 2005/12/07 13:52:06
Name 세이시로
Subject 오랜만에 본 홍진호의 경기는 왠지모르게 뭉클했다.
피곤한 하루를 마치고 집에 들어왔다.
오늘은 일찍 자야지, 하고 생각하다가 무심코 온게임넷 실시간을 눌렀다.
프로리그가 재방송 중이었다.

한빛스타즈 1:1 KTF 상황. 진행되는 경기는 박대만:홍진호였다.
지난 번에 박태민을 완벽하게 잡아내던 박대만의 강한 모습이 생각났다.
이번 경기도 프로토스가 상황이 좋아 보였다.
본진에서 출발해 늦게 앞마당을 가져가는 저그를 상대로 무리하지 않고 리버로 방어하며 앞마당을 가져간다. 이후 커세어-리버.
홍진호는 멀티를 늘려가며 뮤탈을 뽑으나 커세어를 제압하지 못하고,
프로토스의 멀티는 포톤에 자원 소모도 없이 안전하게 늘어만 갔다. 반면 했다 하면 리버에 깨지는 저그의 멀티.
거기에 스콜지를 한군데 박아 전부 녹아버리는 실수까지.
누가 봐도 저그가 암울해 보였다. 캐리어 가도 되겠다는 김도형 해설의 말까지 나왔다.

그때 화면에 비친 홍진호의 얼굴은, 왠지 최근의 그와 달라 보였다.
오랜만에 안경을 쓴 그의 눈에는 피곤함이 보이지 않았다.
무엇보다도, 그가 입술을 깨물고 있었다. 니가 감히...나를 이기려고 하냐! 라는 듯한, 그런 독기가 있었다. 그런 표정은 정말 오래간만이었다.

소득이 없는 가운데서도 꾸준히 뮤탈과 스콜지를 모아 갔다.
아까와는 전혀 다르게 뮤탈로 커세어를 유인하고 스콜지가 사방에서 달려든다.
멀티는 제자리걸음이지만 어느새 올라간 하이브. 드디어 디바우러까지 나왔다.
지나치게 유리다고 느낀 걸까? 박대만은 자원을 너무 남긴 듯 했다.
홍진호의 본진에 쳐들어간 교전에서 디바우러 뮤탈 스콜지에 커세어를 전부 잃고 만다.
공중을 제압한 상태에서 나온 가디언에 섬멀티가 차례로 깨지고 자원을 캐는 곳은 없었다.
남은 자원으로 게이트를 늘려 보지만 이미 부자가 된 저그의 공중군과 히드라에 밀리고 gg를 치고 말았다.

집녑이 느껴졌다. 아직 죽지 않았다는 기가 살아있었다.
불리한 상황에서 끝까지 공중유닛으로 상대를 제압하겠다는 자존심도, 컨트롤도 있었다.
문득 임요환이 생각났다. 예선까지 떨어지고 프로리그에서도 부진하던 시절이 있었지 않는가.

그 시절 밑바닥에서 치고올라오던 임요환과 어제의 홍진호가 닮아 보였다.
이제는 더이상 강하다고 말하기 어려운 노장의 자존심이 뭉클했다.
그 깨문 입술을 얼마 동안 계속 기억해둬야겠다.

홍진호, 파이팅.

통합규정 1.3 이용안내 인용

"Pgr은 '명문화된 삭제규정'이 반드시 필요하지 않은 분을 환영합니다.
법 없이도 사는 사람, 남에게 상처를 주지 않으면서 같이 이야기 나눌 수 있는 분이면 좋겠습니다."
Jay, Yang
05/12/07 13:55
수정 아이콘
BoxeR, Yellow 화이팅!!
동글콩
05/12/07 13:57
수정 아이콘
멋진 글이네요.
저도 어제 생방송으로 경기 보면서 어찌나 조마조마하던지요..
개인전에서 이기는 모습 보니 정말 고맙더군요.
지금처럼 욕심 내 주시고, 어제처럼만 좋은 모습 보여주시길..

홍진호 화이팅~!
05/12/07 14:00
수정 아이콘
임요환, 홍진호 화이팅!
05/12/07 14:01
수정 아이콘
완전소중홍진호~
구경플토
05/12/07 14:04
수정 아이콘
스콜지 낭비하고 멀티가 깨져나갈때, 또 이대로 지는가...더이상 예전의 홍진호는 없는 것인가...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더 이상 홍진호 선수의 지는 모습을 보고 싶지 않습니다. 아니, 무력하게 무너지는 모습을 보고 싶지 않습니다. 다시 일어서서 우승하는 모습 한 번 보여주세요!
순수나라
05/12/07 14:09
수정 아이콘
분명 다시 일어나서 푹풍같은 질주를 할 선수라고 생각 합니다
05/12/07 14:18
수정 아이콘
예전같이 서두르는 모습보다는 차분하고 여유있게 운영했다는 점이 보이더군요. 좋은 조짐입니다.
파포 인터뷰 사진에 나와있는 오른쪽 손목의 굳은 살...
좀 뭉클했습니다.

YellOw, GoodLuck!
마리아
05/12/07 14:23
수정 아이콘
무조건 홍진호 화이팅!!
지니쏠
05/12/07 14:50
수정 아이콘
저는 아직도 몇번이고 다시 결승에서 임진록을 보고싶습니다. 임요환, 홍진호 화이팅!!
나야돌돌이
05/12/07 15:20
수정 아이콘
화려하게 부활해서 빛바랜 포쓰가 아닌 무서운 포쓰로 장렬하게 아로새기는 임진록 결승을 위하여~~~

화이팅~~~
후루꾸
05/12/07 15:40
수정 아이콘
파파곰은 그나마 WCG라도 우승하지 않았습니까??
이제 남은 건 홍!!

..하긴 홍진호선수도 각종 이벤트전이 있기는 하... 쿨-ㅅ-럭
한동욱최고V
05/12/07 16:03
수정 아이콘
저도.. 홍진호선수 얼굴부터가 다부졌다는 생각이^^...
힘내셔서 스타리그까지 다시 직행합시다!!!
홍진호 화이팅!!!!!!!!
Judas Pain
05/12/07 16:17
수정 아이콘
좋은 조짐입니다...
이제 어딘가 피곤한듯한 모습은 말끔히 사라졌네요
지나가던
05/12/07 17:06
수정 아이콘
어제 경기를 보지 못했는데, 이 글을 보니 왠지 모르게 뭉클해지네요.
yellow가 포기 한다고 말하기 전까지는, 팬들도 입술을 꼭 깨물고 있겠습니다.
새로운시작
05/12/07 17:15
수정 아이콘
옐로우~~~~~~
내 마음의 우상!!!
화이팅!!
어젠 약간의 실수도 좀 보였지만 ;; 후반 운영이 좋았습니다...
차츰차츰 부활합시다!
05/12/07 17:46
수정 아이콘
현재 홍진호선수의 약점은 테란전에만 있는거 같아요
플토전 저그전은 아직 실력이 녹슬지 않았는데..
조금만 극복하면 예전모습 그 기량 다시 보여줄꺼라 믿습니다 ^^;
[NC]...TesTER
05/12/07 18:07
수정 아이콘
홍진호 선수 화이팅
05/12/07 18:19
수정 아이콘
요즘 홍진호 선수의 경기를 보면 많은 생각을 하게 됩니다.
정말 뭉클하다는 느낌...
홍진호 선수 화이팅!!!
하루나
05/12/07 18:38
수정 아이콘
저는 어제경기에서 홍선수의 본진과 멀티에서 일하는 드론수에 가슴이 뭉클했습니당..;;; 드디어 축복을 받으신겐가요... 기대하겠습니다. 더 발전된 옐로우의 플레이를.
딱따구리
05/12/07 20:17
수정 아이콘
이제는 다시 비상하셔야합니다~ 옐로우!
아케미
05/12/07 20:25
수정 아이콘
홍진호 선수, 멋지게 일어서야죠!
제로스카인져
05/12/07 22:27
수정 아이콘
그래도 웬지 모르게 홍진호 선수의 공격성은 무뎌져만 가는 듯하군요
예전보다 운영에 많이 치중하시는 듯한..모습..
05/12/07 23:14
수정 아이콘
이글을 보니 다시 가슴이 뭉클하네요~ 홍진호 화이팅~!!
05/12/07 23:50
수정 아이콘
홍선수 정말 화이팅입니다 ; - ;
꿀돼지
05/12/08 00:40
수정 아이콘
잘하리라 믿습니다.. yellow fighting!!@!@!@!@!@
05/12/08 10:55
수정 아이콘
좋은 글 읽고 갑니다. 인터뷰 사진에서의 굳은 살을 보면서 팬으로서 뿌듯하기도 하고 가슴이 뭉클하기도 했습니다... YellOw, 정말 화이팅입니다. 아자!
sgoodsq289
05/12/08 11:33
수정 아이콘
제로스카인져 //
예전에도 운영에 좀더 신경을 썼어야 하는거 아니었나요........?
홍진호선수의 열렬한....... (까지는 아닌가?)
암튼 정말 플레이를 좋아했던 사람의 하나로서 수비차근차근 하면서 업그레이드 갖춰서 빠방하게 나오는 테란에게 속수무책으로 녹아버리는 걸 보고 진짜 절망했었는데요....

아 좀 멀티 늘리면서 업그레이드에 신경을 좀더 쓰면 어떨까 생각했었습니다.
진짜 상대 수비잘 하고 있으면......
예전 홍진호 선수 스타일로는 허권날 두드려봐야 크게 얻는 소득 없고 결국 다 녹고 쥐쥐 치고 마는것 같았거든요;;

이기고 있다가도 업그레이드 갖춰지고 수비잘하는 테란한테 계속해서 퍼붇다가 또 망하고....
(이런면에서 변은종 선수를 엄청 좋아하지요. 변은종 선수는 승기 잡고 나서는 아주 조금씩 조금씩 우위를 계속해서 쌓아서 결국 잡은 승기를 안놓는 선수처럼 보이거든요 제게는.....)

여튼 저그 유저의 하나로서 저런 스토리가 너무 싫어서 홍진호 선수에게도 박태민 선수의 뛰어난 운영을 좀 기대했었습니다.;ㅋ


하긴 사실 제가 안정된 플레이를 선호하는 스타일이라.....
현 저그의 최강이라고 할 수 있는 박성준 선수의 환상적인 무탈 컨트롤과 엄청난 공격성도......
(아무리 성적이 좋다고 할지라도;;)
제게는 좀 불안해보일 뿐입니다....ㅋ
sgoodsq289
05/12/08 11:34
수정 아이콘
참 그날 홍진호 선수의 경기 보고.....
저 역시도 상당히 뿌듯하고 감탄을 금치 못했죠;;;;ㅋ 상당히 기분좋았던 경기였습니다. (저그유저로서.......)
05/12/08 13:53
수정 아이콘
역시 저만 느꼇던 감정이 아니였군요..이겨 줘서 정말 고마웠습니다.
목록 삭게로! 맨위로
번호 제목 이름 날짜 조회 추천
공지 댓글잠금 통합 규정(2019.11.8. 개정) jjohny=쿠마 19/11/08 378317 0
공지 게임게시판 운영위원회 신설 및 게임게시판 임시규정 공지(16.6.16) [3] 노틸러스 15/08/31 448859 4
공지 공지사항 - 게시판 글쓰기를 위한 안내 [29] 항즐이 03/10/05 612117 13
79845 [LOL] 구마유시는 10세트 10개의 픽을 썼습니다 [40] 구성주의4003 24/07/08 4003 17
79844 [LOL] 결과적으로 MSI의 복수전이 된 사우디컵 + 각 팀들 짧은 후기 [43] Leeka4234 24/07/08 4234 6
79843 [기타] 사우디컵 미친 매운맛 [22] 아몬7469 24/07/08 7469 0
79842 [LOL] 페이커, EWC 초대 우승 MVP! [57] 반니스텔루이7132 24/07/08 7132 22
79841 [LOL] 남의 축제를 우리 축제로 만들어준 T1 [12] 김삼관5408 24/07/08 5408 8
79840 [LOL] 오늘 달성한 위대한 티안의 기록 [23] 티아라멘츠4749 24/07/08 4749 1
79839 [LOL] 북미에게 따일뻔한 티원이 맞냐? 사우디컵 우승! [58] Leeka6001 24/07/08 6001 7
79838 [LOL] 티원 우승! 티원 우승! 티원 수고하셨습니다! [5] 용자마스터2254 24/07/08 2254 7
79837 [LOL] 티원이 사우디컵 우승을 차지합니다! [73] 자아이드베르10022 24/07/08 10022 15
79836 [LOL] 사우디컵 결승전 프리뷰, 예상 중요픽 및 예상 스코어 [59] 랜슬롯4774 24/07/07 4774 6
79835 [PC] 퍼스트 디센던트, 젠레스 존 제로 후기 [14] 꿈꾸는드래곤1867 24/07/07 1867 5
79834 [모바일] 내가 하는 모바일 게임 리스트 [31] 마작에진심인남자2997 24/07/07 2997 1
79832 [LOL] 프로관전러 PS의 EWC 젠지-TES전 밴픽 참사 분석 "2세트는 처음부터 잘못된 밴픽" [84] Karmotrine12001 24/07/06 12001 4
79831 [모바일] 젠레스 존 제로.. 시작하기 괜찮을 지도?? [45] 대장햄토리5342 24/07/06 5342 3
79830 [LOL] 7월 7일 일요일 오늘의 EWC 일정(수정) [24] 발그레 아이네꼬5822 24/07/06 5822 3
79829 [PC] <스타워즈 제다이: 오더의 몰락> 엔딩 후기 [24] aDayInTheLife4271 24/07/06 4271 1
79828 [LOL] 클템의 젠지 VS TES 찍어찍어찍어 (리뷰) [68] 포커페쑤8766 24/07/06 8766 1
79827 [LOL] 진짜들을 위한 진짜들의 경기-G2 대 플퀘 후기 [11] ekejrhw346048 24/07/06 6048 0
79826 [LOL] 울프와 민교&칸의 경기 이야기 [64] Leeka8452 24/07/06 8452 1
79825 [LOL] 젠지를 응징해준 테스형. 사우디컵은 복수의 장? [296] Leeka12012 24/07/06 12012 6
목록 이전 다음
댓글

+ : 최근 6시간내에 달린 댓글
+ : 최근 12시간내에 달린 댓글
맨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