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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
2004/02/18 21:45:56 |
Name |
그리피 |
Subject |
최강의 프로게이머는 누구인가? (프로게이머 래더 랭킹) - #1 들어가기까지(잡설) |
안녕하세요. 그리피입니다. ^^
처음으로 PGR에 쓰는 글이라 조금 긴장되네요.
편의상 존칭, 경어는 생략하겠습니다.
존댓말로 좀 쓰다보니 글이 너무 딱딱해지고 잘 써지지도 않는군요...-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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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왜 이 짓을 시작했는가?
최강의 프로게이머는 누구일까?
아마도 스타크래프트를 좋아하고 e-sports를 사랑하는 게임팬이라면 누구나 한번쯤 가져봤던 질문일 것이다.
만약 흉폭하고 잔학무도하고 음흉하고 발칙한 테러범이 전세계 프로게이머와 아마 고수들을 모조리 납치해서
죽음의 토너먼트를 연다면 과연 누가 우승할 것인가?
(물론 우승자에게 대통령 자리를 준다던가, 우승 못한 게이머들은 일주일 동안 밥을 안준다던가
이런 식으로 승리에 대한 강력한 동기를 부여함은 말할 필요도 없다.
각 게이머의 인생이 걸린 중요한 경기이니 만큼 각 경기는 모두 9전 5선승제 쯤으로 한다.)
아니면 풀리그를 하는 것도 좋다. 리그 1위는 누가 될 것인가?
자... 전 국민도 테러범의 손에 떨어졌다.
이제 모든 사람들은 이 죽음의 토너먼트의 우승자를 맞춰야 된다.
게임에 참가하는 프로게이머들과 마찬가지로 이 내기도 맞추는 사람은 그에 합당한 포상을 받지만
맞추지 못한 사람은 5일 동안 밥을 안주는 등 무시무시한! 형벌이 주어진다.
그러면 이 상황에서 당신은 어떤 프로게이머에게 당신의 인생을 올인할 것인가?
물론 각자 좋아하는 선수도 모두 제각각일 것이다.
하지만 최강의 한 선수에게 자신의 인생을 올인해야 한다면 그 선수는 단 몇 명으로 압축되리라 생각한다.
나 역시 비록 임모 선수나 홍모 선수의 팬이지만
이 상황에서라면 이모 머신 선수나 최모 머슴 선수에게 올인할 계획이다. (크흑 ;ㅁ;)
2. 프로게이머의 랭킹은 어느 정도까지 신뢰할만한가?
다양한 사이트, 단체에서 다양한 방법으로 프로게이머의 랭킹을 메기고 있다.
가장 흔하게 사용하는 방법은 다승 순위나 승률이다.
하지만 다승 순위는 같은 실력을 가진 선수일지라도 프로게이머 생활을 오래한 선수가 높을 수밖에 없다.
믿을 수 없다. 이런 자료만으로 내 5일치 밥을 헌납할 없다.
다승 순위보다 그래도 승률 순위는 꽤 신빙성 있게 여겨진다.
승률이 높다는 것은 단순하게만 생각해도 으음... 고등학교 때 배운 확률과 통계가 끄적끄적.... 끄응
여하튼... 어쨌든... 우승할 확률 혹은 기대치가 높다는 것을 의미한다!(의미하는 것 같다)
하지만 만약 그 승률이라는 것 자체가 신뢰할 수 없는 자료라면?
우리 모두 추천 게시판 235번 김연우님의 밸런스 법칙이란 글을 읽어보자.
뭐 귀찮으면 말고...
골자는 이거다.
프로게임리그는 대부분 상위 리그와 하위 리그로 나뉘어져 운영된다.
또 듀얼토너먼트처럼 상위 리그와 하위 리그 사이에 존재하는 독특한 리그도 있고, 하위 리그로 진입하기 위한 온라인 예선도 있다.
이처럼 수준별로 리그가 나뉘어져 있기 때문에
결국 상위 프로게이머는 상위끼리, 하위 프로게이머는 하위끼리 경쟁하게 되고
하위리그에서 승률이 좋으면 상위리그에 올라가 승률을 깎아먹고
상위리그에서 승률이 나쁘면 하위리그로 떨어져 승률을 올리고
결국 이렇게 무한히 진동하다보면 승률은 50%로 수렴한다는 얘기이다.
결국 뭐 요약하자면 승률이 완전히 믿을 수 있는 자료가 아니다 이거지...(아니면 낭패)
확실히 상위리그에서 거둔 성적과 하위리그에서 거둔 성적을 동일하게 놓고 비교하기엔 무리가 따를 것이다.
그리고 승률이란 것은 아직 검증되지 않은 신인 선수가 분위기를 타서
데뷔하자마자 몇연승하면 순식간에 1위를 탈환할 수도 있는 것이다.
또한 과거에 높은 승률을 거두며 승승장구하던 프로게이머가 노쇠하여 승률이 떨어질 것 같으니까 냉큼 은퇴하였는데
그 때의 승률 기록만 가지고
그가 지금 현재의 시점에서 열리는 죽음의 토너먼트에서 좋은 성적을 거두리라 기대하는 것도 무리가 따른다.
3. 승리의 가치가 다르다?
배틀넷의 래더 시스템에 의한 랭킹은 상당히 신뢰할만한 수준의 자료이다.
이 래더 시스템의 원리는 바로 승리의 가치가 다르다라는 생각으로부터 출발한다.
한 선수가 자신보다 랭킹이 높은 선수를 이겨서 얻은 승리와 랭킹이 낮은 선수를 이겨서 얻은 승리는
그 가치가 다르다는 것이다.
이러한 아이디어는 대부분의 권위있는 랭킹 시스템에 적용되고 있다.
프로게임계 최고 권위를 자랑하는 이곳 PGR의 순위는 종족의 상성과 맵의 밸런스를 고려하여 승리의 가치에 차이를 둔다.
Daviforever님이 제안하였던 승점(WP:Winning Point) 제도는 상대 선수의 강약을 고려하여 승리의 가치에 차이를 둔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자료들을 토대로 내 밥을 걸기엔 무언가 미심쩍다.
우선 PGR의 랭킹에는 과거의 경력이 계속해서 누적된다.
똑같이 60%의 승률을 가진 선수라면 100전을 치른 선수보단 200전을 치른 선수가 점수가 더 높은 것이다.
때문에 과거의 절대 강자였던 임요환 선수가 PGR 랭킹에서 그토록 오랜 장기집권을 하는 것이 가능했고
요즘 상승세인 신인 선수가 쉽게 상위 랭킹으로 치고올라오지 못하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이러한 방법에는 일장일단이 있다.
누구나 눈치챘겠지만 바로 지금 이 시점에서의 프로게이머 실력이 제대로 반영되지 못한다는 것이 단점이다.
때문에 현재 PGR 랭킹에서 상위권을 차지하고 있는 일부 선수들을 최근 리그에서 좀처럼 찾아볼 수 없는 상황이 발생한다.
그렇다고 PGR 랭킹이 무가치하다는 의미는 결코 아니다.
이러한 랭킹 방식만이 갖는 가치는 단순한 프로게이머의 순위, 그 이상의 의미를 지니기 때문이다.
선수가 오랜 시간동안 쌓아온 경력, 명성은 결코 무시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PGR 랭킹의 상위 랭커들은 누구나 한 시대를 풍미했으며, 전성기 때는 최고라는 찬사를 한몸에 받았던 선수들이다.
그러한 선수들이 은퇴했다고 해서, 잠시 부진하다고 해서 후발 주자들에게 묻혀 잊혀지는 것은
게임팬의 입장에서는 너무나도 안타까운 일이다.
때문에 나에게 있어서 PGR 랭킹은 현재 프로게이머들의 성적을 반영하는 잣대이자 동시에 명예의 전당이다.
프로게임이 시작된 이래의 모든 역사가 녹아있어 보고만 있어도 사랑스런(?) 순위인 것이다.
그럼에도...-_-
밥을 굶지 않기 위해선
지금 당장 대회에 나가서 가장 잘 할 것 같은 선수를 뽑아야 하므로
조금만 냉정해지자! (크흑)
PGR 랭킹에 비하면 배틀넷 래더 랭킹은 상당히 냉정한! 편이다.
배틀넷 래더 시스템은 상대 선수와의 래더 점수 차에 따라 점수를 가감하기 때문에
모든 프로게이머를 이 래더 시스템에 다 집어 넣어버리고 무한히 돌려버리면
이리저리 점수가 오르락 내리락 하다가
영겁-_-의 시간이 흐르고 나서 래더 점수 평균을 내본다면 결국 실력에 따른 각자의 래더 점수에 수렴하게 될 것이다.
물론 프로게이머들의 실력과 컨디션이 항상 일정하다고 가정할 떄의 이야기이다.
흥미진진하지 않은가?
아... 궁금하다
궁금해 미칠 것 같다...
프로게이머들을 전부 다 래더에 집어놓고 무한히 돌려버리고 싶다!!!!!
4. 노가다의 시작
결국 나는 이 사소한 호기심을 이기지 못하고 나락에 떨어지고 말았다.
얼마 전에 PGR에 올라온 기록 스포츠로서의 e-sports에 대한 글이
마지막 순간까지 구렁텅이 앞에서 망설이던 나의 등을 떠밀고 만 것이다.
지금 어제 저녁부터 잠자는 시간 제외하고 벌써 12시간 째 이 노가다에 매달리고 있다.
(대략 폐인이 따로 없음- -ㅁ- 퀭~ 어차피 요즘은 시간이 남아 돌지만)
내가 계획한 프로게이머 래더 시스템의 요지는 이렇다.
'이제까지 모든 프로게이머들이 각자 하나의 배틀넷 아이디를 가지고 배틀넷 래더에서 대회 경기를 치뤘다.'
그 결과 래더 랭킹은?
이를 계산하는 일은 단순히 현재의 전적 몇승 몇패만으론 불가능하다.
똑같은 선수를 이기더라도 그 선수가 래더 1100점일 때 이긴 것과 래더 1200점일 때 이긴 것의 점수 변동은 다르다.
그 때 그 순간의 래더 점수가 실시간으로 계속 반영되어 한다.
그러기 위해선 프로게임의 전적 기록을 남기기 시작한 이래로 모든 전적 결과 데이터가 시간순으로 필요하다.
다행히 이 방대한 데이터를 보유한 PGR이라는 고마운 사이트가 있었기에
전적기록을 얻는 것이 그리 힘들진 않았다.
다만 시간순으로 전체 검색이 안되기에 선수별로 하나 하나 모든 전적을 검색해서 시간순으로 기록하는
엄청난 노가다만이 필요했을 뿐...
(전체 검색 좀 되게 해주세요. PGR 운영자님 흑흑흑... ㅠ_ㅠ)
그렇게 데이터를 수집했고
이 데이터를 처리하기 위한 프로그램을 코딩했다.
그리고 기존의 래더 시스템을 내 나름대로 가장 합당하다고 생각되는 방법으로 개선, 보완했다.
수많은 시행착오를 거치고...
거치고...
거치고...
드디어 완성이다앗!!!!!!!!!!!!!!!!!!!!!!!!!!!!!!!!!!!!!!!!!!!!!!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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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이 너무 길어져서 나눠 쓰겠습니다.별 것도 아닌 일에 왠 사설이 이리도 긴지... 주절 주절...
에고 결국 이 긴 글을 쓰고도 아직 알맹이는 하나도 없군요. ^^; 죄송합니다.
p.s
PGR 운영자님. 경기 Id 2834번 경기에 경기 날짜가 완전히 빠져있습니다.
경기 기록이 시작된 2000년 초 이전의 자료는 날짜가 0000-00-00으로 되어 있었지만
이 경기는 경기가 진행된 정확한 날짜가 있음에도 빠져 있더군요.
전후 경기와 대회명으로 미루어 보아 이 경기가 진행된 날짜는 2000년 8월 27일 같습니다.
이거 하나 때문에 계속 프로그램 오류가 나서 엄청 헤맸다는...ㅠ_ㅠ
저는 이제 밥먹으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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