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조]
이탈리아 60%
체코 50%
가나 45%
미국 45%
<이탈리아>
(+)플러스 요인 - 월드컵에 16회 출전해서 우승 3회, 준우승 2회를 차지한 두말이 필요 없는 전통의 강호이다. 이번 지역 예선에서도 만만치 않은 5조팀들을 상대로 7승 2무 1패를 기록하며 쉽게 본선에 올랐다. 전통적으로 빗장 수비가 유명한 팀이다. 세계 최고의 수문장 부폰과 최고의 수비수 네스타, 칸나바로, 잠브로타로 이어지는 수비 라인은 여전히 철벽 수비를 과시하고 있다. 더군다나 이번 대회에서는 그 어느 때보다 강한 폭발적인 공격력도 동시에 보유하게 되었다. 기존의 델 피에로, 토티에다가 루카 토니, 질라르디노가 가세한 새로운 공격라인은 양과 질에서 최고의 진용을 갖추고 있어 상대팀에게 공포의 대상으로 떠오르고 있다. 네덜란드와의 평가전에서 3대1, 독일과의 평가전에서 4대1로 승리하며 그 화력을 입증했다. 이탈리아의 우승 가능성을 높게 보는 것은 바로 이러한 화끈한 공격력 때문이다. 선수들 전원이 자국리그인 세리에A에서 뛰고 있어 대표팀 소집이 쉽기 때문에 조직력에서도 다른 유럽 국가들보다 앞선다.
(-)마이너스 요인 - 네스타, 칸나바로, 마테라찌로 이어지는 수비진이 다소 노쇠해가는 기미가 있다. 다른 조에 비해 비교적 약팀으로 구성됐다는 지역 예선 5조에서 10경기 동안 8실점이나 허용해 예전 같지 않은 모습을 보여줬다. 최약체 몰도바를 상대로는 두 경기 모두 1골 차로 힘겹게 이기기도 했다. 전력의 핵 토티는 왼쪽 발목 부상이 아직 완쾌되지 않아 컨디션이 완전치 않다. 월드컵의 사나이 비에리는 부상으로 엔트리에서 제외되고 말았고, 토니와 질라르디노는 큰 국제 경기 경험이 그렇게 풍부하지 않기 때문에 리그에서와 같은 강력함을 보여줄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제 2의 죽음의 조인 E조에 편성돼 조 예선부터 험난한 길을 걸어야만 한다. 전통적으로 첫 경기의 페이스가 비교적 좋지 않은 편인 이탈리아로서는 가나전이 부담스러울 수밖에 없다. 가나에 비기거나 지기라도 한다면 조 예선 통과도 장담할 수 없다. 최근 터진 자국리그의 대형 스캔들은 이탈리아 축구계 전체의 분위기를 뒤숭숭하게 만들면서 심리적으로 선수들에게 악영향을 미치고 있다.
<체코>
(+)플러스 요인 - 과거 두 차례의 준우승 경험이 있는 전통의 강호이다. 16년만의 본선 진출이긴 하지만 유럽선수권 등에서 계속 좋은 성적을 거뒀고, 피파랭킹에서도 오랫동안 상위권을 유지해왔다. 현재 피파랭킹은 브라질에 이어 당당히 2위를 차지하고 있다. 조 추첨 당시 반드시 피했으면 하는 팀으로 지목됐을 만큼 체코의 실력은 이미 검증되었다. 유로 2004에서도 4강에 올랐고, 이번 지역 예선 1조에서도 12경기 35득점의 가공할 만한 공격력을 과시하며 플레이오프를 거쳐 본선진출에 성공했다. 주전 대부분이 오랫동안 손발을 맞췄기 때문에 조직력에서 큰 강점을 보이고 있다. 특히 체코의 영웅 네드베드의 복귀는 팀 전력 상승과 사기 향상에 큰 도움이 되고 있다. 바로스와 콜러는 여전히 무시무시한 공격 라인을 형성하고 있으며, 로시츠키, 갈라섹이 이끄는 미들진과 첼시 소속의 수문장 체흐가 이끄는 수비진도 든든하다. 90 월드컵에서 미국과 맞붙어 5대1로 대승한 전적이 있다는 점도 첫 경기에 대한 전망을 밝게 하는 요인이다.
(-)마이너스 요인 - 90년 이후 16년 만에 월드컵 본선에 진출해 선수들의 월드컵 경험이 전무하다. 지난 대회에서 오랜만에 월드컵에 진출했던 포르투갈과 폴란드도 전력상 우위에 있다는 평가에도 불구하고 의외로 맥없이 예선 탈락했었다. 첫 상대인 미국은 지난 대회에서 포르투갈을 잡으며 16강 진출의 발판을 마련했었다. 최근 미국의 페이스가 좋기 때문에 체코로서는 미국전이 부담스러울 수밖에 없다. 팀이 잘 나가더라도 선수들 간의 경쟁 유도와 전력 강화를 위해 꾸준한 실험은 필수적인데, 최근 몇 년 동안 체코의 베스트 11이 큰 변화 없이 그대로 유지되고 있는 것은 오히려 악재로 작용될 수도 있다. 지난 2002 월드컵에서 아르헨티나와 포르투갈, 프랑스는 별 다른 선수 실험 없이 기존 멤버를 그대로 운용하다 낭패를 본 경험이 있다. 네드베드, 포보르스키 등 전력의 핵심 선수들이 30대를 훌쩍 넘은 상황이라 체력적으로 고전할 우려가 있으며, 갈라섹, 그리게라, 콜러는 부상 이후 제 컨디션이 아니기 때문에 제 역할을 해줄 수 있을지 의문이 생긴다.
<가나>
(+)플러스 요인 - 아프리카 네이션스컵 4회 우승, 1992 올림픽 동메달, 세계 청소년 축구대회 1993, 2001년 준우승 등 오랫동안 꾸준한 성적을 올린 아프리카의 전통의 강호이다. 이번 아프리카 지역 예선 2조에서 강호 남아공을 제치고 첫 월드컵 본선 진출에 성공했다. 그 동안 운이 없어서 월드컵 진출을 못했을 뿐 실력만큼은 세계적인 수준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유소년 층이 탄탄하기 때문에 선수들의 기본기나 개인기는 아프리카의 브라질이라는 칭호를 듣기에 충분할 정도로 뛰어나다. 에시앙, 아피아, 문타리로 이어지는 중앙 미들라인은 이번 월드컵 참가국들과 비교해도 상위권에 속할 정도로 중앙 장악력이 뛰어나다. 공격시에는 날카로운 공격으로 득점을 자주 기록하며 수비시에도 상대의 패스를 미리 차단하는 능력이 발군이다. 득점 루트가 다양한 공격진도 파괴력이 있고, 지역 예선 10경기를 4실점으로 막은 수비진도 든든하다. 선수들의 나이가 젊음에도 불구하고 청소년 대회 등 다른 큰 대회 경험이 풍부하기 때문에 첫 출전 팀답지 않게 노련미도 갖췄다.
(-)마이너스 요인 - 역시 월드컵 첫 출전이라는 점이 가장 큰 걱정거리다. 올림픽과 청소년 대회에서 좋은 성적을 거뒀지만 월드컵이라는 대회는 그 규모나 전통에서 다른 대회와는 비교가 되지 않는 큰 무대이다. 강팀들과 같은 조에 편성된 데다가 첫 경기가 우승후보 이탈리아라는 점도 매우 부담스럽다. 스타 선수들이 포진한 미드필드진에 비해서 공격진과 수비진은 스타 선수가 없고 주전과 비주전의 격차가 큰 편이다. 따라서 이 중 한 명이라도 부상을 당한다면 전체 팀웍이 흐트러질 우려가 있다. 지역 예선에서 좋은 수비력을 보여주긴 했지만 이탈리아, 체코, 미국을 맞아서도 그러한 안정된 수비가 이어질지는 미지수다. 특히 팀 내 득점 중 절반 가까이를 미들진이 올릴 정도로 공격진의 무게감이 떨어지는 편이다. 이번 네이션스컵에서도 3경기에서 2골만 기록하는 골 결정력 부재를 드러내며 1승 2패로 예선 탈락했다. 전력의 핵 에시앙은 오랜 기간동안 부상으로 쉬었다가 다시 복귀했기 때문에 100%의 컨디션이 아닌 상태이다.
<미국>
(+)플러스 요인 - 5회 연속 본선 진출에 성공, 멕시코와 함께 북중미를 대표하는 팀으로 성장했다. 폭넓은 저변을 바탕으로 세계의 중심을 향해 무섭게 도약하고 있다. 그러한 잠재력이 폭발한다면 미국이 어느 정도의 성적을 올릴지는 아무도 예상할 수 없다. 지난 대회에서 포르투갈, 멕시코를 꺾으며 8강에 진출했고, 아쉽게 패하긴 했지만 독일을 상대로도 대등한 경기를 하는 등 깊은 인상을 남겼다. 현재 피파랭킹은 당당히 5위를 마크하고 있으며, 이번 월드컵에서는 1점차이로 아깝게 톱시드를 놓치기도 했다. 2002년에 이어 계속 아레나 감독이 지휘봉을 잡고 있기 때문에 조직력이 뛰어나다. 도노번, 비슬리는 상대팀의 경계 대상 1호로서 어느덧 미국을 대표하는 핵심 선수로 성장했다. 레이나, 맥브라이드 등 노련한 선수와 에디 존슨 등의 신예들이 적절하게 포진한 선수 구성은 경험과 패기가 어우러져 큰 힘을 발휘할 것으로 기대된다. 올해 들어 가졌던 평가전에서 계속 무시무시한 모습을 보여주고 있기 때문에 이번 월드컵을 앞두고 최대의 다크호스로 떠오르고 있다.
(-)마이너스 요인 - 강팀들이 포진하고 있는 E조를 무사히 통과할 수 있을지 미지수다. 16강 진출을 위해선 이탈리아나 체코 중 한 팀을 끌어내려야 하는데 두 팀 모두 적어도 지난대회의 포르투갈보다는 전력이 강해 보인다. 그렇다고 해서 가나 역시 1승을 장담할 수 있을 만큼 만만한 상대가 아니다. 지난 대회보다 전력이 나아졌다고 확신할 수 없는 상태에서 조 편성 운까지 따르지 않았기 때문에 8강 돌풍을 재현하기에는 다소 무리가 있다는 지적이다. 첫 상대인 체코에게는 90 월드컵에서 1대5로 대패한 경험이 있고, 이탈리아에게는 역대 전적에서 1무 3패로 열세를 보이고 있다. 수비력보다는 공격력에 조금 더 신경을 써야한다. 맥브라이드는 노쇠해가고 있고, 존슨은 아직 큰 무대에서 검증되지 않았다. 약팀들을 상대로 했을 때의 활발한 공격력이 강팀들을 상대로 했을 때는 잘 나오지 않는다는 점도 걱정거리다. 미드필드의 핵심 선수인 레이나가 부상으로 아직 제 컨디션을 찾지 못하고 있다는 점도 아쉬운 부분이다.
<예상>
제 2의 죽음의 조로 불리기에 손색이 없을 정도로 네 팀 모두 만만치 않은 전력을 보유하고 있다. C조보다 더 촘촘한 16강 확률 분포를 보이고 있을 만큼 팀간 전력 편차가 크지 않다. 일반적으로 그래도 이탈리아와 체코가 미국과 가나보다는 다소 앞서지 않느냐라는 평가가 많지만 이탈리아와 체코는 최근 기세가 하락세에 있는 반면 미국과 가나는 반대로 최근 기세가 상당히 좋기 때문에 E조야말로 결과 면에서는 진정한 죽음의 조가 될 가능성도 높다고 생각된다. 때에 따라서는 미국과 가나가 16강에 동반 진출하는 극단적인 결과가 나올 수도 있다고 본다.
이탈리아는 공수에서 매우 안정적인 전력을 보유하고 있기 때문에 E조에서 가장 16강 진출에 유리한 고지를 점하고 있다고 할 수 있지만, 최근 불거진 세리에A의 대형 스캔들이 감독이나 선수들에게 큰 악영향을 미치고 있어 전체적으로 팀이 상당히 어수선하게 변해버린 상태다. 이런 상황이면 선수들의 정신력이나 팀의 조직력에 크게 문제가 생길 수밖에 없으며, 따라서 조별 예선에서 다소 고전했던 징크스를 떨치지 못할 경우 만만치 않은 E조에서 탈락할 가능성도 충분하다고 판단된다. 때문에 이탈리아는 매 경기마다 그 어느 때보다도 최선을 다해야 할 것이며, 16강에 올라가기만 한다면 이후에는 그들 특유의 저력으로 충분히 우승을 노려볼 만 하다고 판단된다.
체코는 선수들의 네임밸류로는 4강 이상의 성적을 노려보기에 충분하지만 노장들을 축으로 한 기존 멤버가 그대로 운용되고 있어 다소 불안한 면이 있다. 유로 2004를 정점으로 전력이 점점 하향세를 그리고 있기 때문에 예전과 같은 강력한 모습을 보여주기는 다소 힘들어 보인다. 그러나 네드베드가 복귀함으로써 선수단의 사기가 상당히 올라간 상태이고, 마지막 월드컵을 앞둔 노장들의 투혼이 무서울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에 16강 가능성은 여전히 충분하다고 생각된다.
체코가 16강에 오르기 위해서는 미국과 가나를 따돌려야 한다. 미국은 많은 평가전을 치르면서 다양한 선수들을 실험했고, 그 결과 주전과 비주전의 기량 차이가 거의 없는 실속 있고 탄탄한 전력을 갖추는데 성공했다. 여러 차례의 평가전에서 매우 좋은 모습을 보여준 미국이기 때문에 체코 입장에서는 부담감이 상당할 것이다. 미국 역시 첫 상대인 체코를 무조건 잡아야만 16강에 진출할 수 있기 때문에 총력을 쏟아 부을 것으로 예상되고, 따라서 E조에서는 이 경기가 전체적인 판도를 형성하는데 가장 중요한 게임이 될 것으로 보인다. 미국이 지난 대회에서 포르투갈을 잡은 것처럼 과연 이번에도 체코를 잡을 수 있을지 지켜볼 필요가 있다.
가나 역시 최근 들어 상승세를 타고 있는데다가 미들진에 비해 약하다던 수비진과 공격진이 쿠푸르와 아모아를 축으로 해서 다시 살아나고 있기 때문에 선수들이 지나친 부담감만 가지지 않는다면 충분히 좋은 경기력을 보여줄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만약 가나가 94년 아일랜드나 98년 칠레의 경우처럼 첫 경기에서 고전하는 경향이 있는 이탈리아를 상대로 무승부 이상의 성과를 올리기만 한다면 16강 가능성은 상당히 높아질 수 있으며, 그렇게 될 경우 E조의 향방은 체코와 미국전의 결과에 관계없이 안개 속으로 빠져들 것이다.
<주목할 만한 선수>
▶루카 토니 (Luca Toni, 이탈리아, 1977, FW, 194cm, 89kg, 피오렌티나)
=> 이번 대회에서 가장 주목해야 할 공격수 중의 한 명이다. 이번 시즌 세리에A에서 31골을 작렬, 47년 만에 30골을 돌파하며 센세이션을 일으켰다. 엄청난 체구와 파워를 바탕으로 한 헤딩슛은 일품이고, 뛰어난 발재간을 활용한 기습적인 슈팅 또한 매우 날카롭다. 자신에게 수비가 몰렸을 때 동료 공격수들에게 찬스를 만들어주는 능력 역시 탁월하다. 2004년에 A매치에 데뷔했을 정도로 국제 경기 경험은 그렇게 많지 않은 늦깎이 선수이지만 리그에서의 활약을 이번 월드컵에서도 이어간다면 강력한 득점왕 후보로 손색이 없을 것이다.
▶술레이 문타리 (Sulley Ali Muntari, 가나, 1984, MF, 180cm, 76kg, 우디네세)
=> 에시앙, 아피아와 함께 가나의 황금 미들 3인방을 이루고 있는 문타리 선수를 주목할 필요가 있다. 공격형 미드필더와 수비형 미드필더 어느 자리에서 뛰어도 100%의 능력을 발휘할 수 있는 만능 미드필더인 문타리는 특히 흘러나오는 볼을 골로 연결시키는 능력이 탁월하다. 아직 22세밖에 되지 않았기 때문에 이번 월드컵을 계기로 앞으로 점점 더 성장하면서 세계적인 미드필더로 발돋움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현재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에서도 군침을 흘리고 있을 만큼 뛰어난 재능을 자랑하는 문타리의 앞으로의 행보를 관심 있게 지켜봐야 할 것이다.
<최종 예상>
1위 - 가나
2위 - 이탈리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