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조]
아르헨티나 60%
네덜란드 55%
세르비아-몬테네그로 45%
코트디부아르 40%
<아르헨티나>
(+)플러스 요인 - 브라질, 독일, 이탈리아와 함께 월드컵 역사를 이끌어 온 두말이 필요 없는 전통의 강호이다. 브라질처럼 좋은 선수가 계속해서 쏟아져 나올 정도로 저변이 튼튼하다. 메시, 테베즈 등의 신예 선수들은 기존의 크레스포, 사비올라와 함께 파괴력 있는 공격력을 보여주고 있고, 리켈메, 캄비아소, 마스체라노로 구성된 중앙 미들진은 오히려 지난 대회보다도 더 짜임새가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페케르만 감독은 부임 후 이전의 경직된 전술 운용에서 탈피, 다양한 포메이션과 선수들을 적절하게 실험하며 보다 창의적이고 유연한 팀 컬러를 완성시키는데 성공했다. 때문에 지난 대회에서 경기가 잘 풀리지 않을 때 돌파구를 찾지 못했던 현상은 이번에는 되풀이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지난 대회에서 예선 탈락한 것은 오히려 선수들에게 더 강한 정신력을 불어넣는 계기가 되었다. 이러한 자세로 경기에 임한다면 아무리 죽음의 조에 속했다고 하더라도 아르헨티나가 16강에 진출하는 데는 별 문제가 없을 것이며, 나아가 우승까지도 충분히 노려볼만 할 것이다.
(-)마이너스 요인 - 조 추첨 전에 생각했던 최악의 시나리오가 그대로 실현되고 말았다. 32개국 중 가장 불운한 조 편성을 받으며, 지난 대회에 이어 연속으로 죽음의 조에 편성되고 말았다. 2002 월드컵에서는 가장 강력한 우승후보로 꼽혔음에도 불구하고 죽음의 조의 희생양이 되었었다. 이번 대회에서도 16강 진출을 장담할 수 없다. 네덜란드에게는 78 월드컵 결승전을 제외하고는 이겨본 적이 없기 때문에 초반 두 경기에서 16강 진출을 거의 확정지어야 마지막 네덜란드와의 경기에서 부담을 덜 수 있다. 지난 대회보다 특별히 전력이 나아졌다고 볼 수 없다. 바티스투타가 은퇴한 공격라인은 지난 대회보다 특별히 낫다고 볼 수 없고, 사무엘, 사네티가 빠진 수비진도 프랑스나 이탈리아 등 다른 강국보다는 다소 처지는 편이다. 3월에 있었던 크로아티아와의 평가전에서는 수비 불안을 드러내며 2대3으로 패하기도 했다. 리켈메 중심으로 모든 전술을 짜놓았기 때문에 그의 컨디션 여하에 따라 팀 전력의 편차가 커질 우려도 있다.
<네덜란드>
(+)플러스 요인 - 조 추첨 당시 모든 팀들이 만나기를 꺼려했던 비 시드국 중 최강팀으로 전력상 4강권으로 분류되며 우승까지도 가능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체코, 루마니아 등이 속한 유럽 지역 1조 예선에서 10승 2무의 빼어난 성적을 거두며 본선에 진출했는데, 12경기 동안 27골을 넣고 고작 3실점만 허용하며 공수에서 탄탄한 전력을 과시했다. 반 바스텐 감독은 적극적인 세대교체를 통해 뛰어난 새로운 선수들을 발굴, 노련하면서도 패기 있는 팀 컬러를 완성시키는데 성공했다. 원톱 반 니스텔루이의 존재는 언제나 믿음직스러우며, 로벤과 카이트의 득점 지원력도 뛰어나다. 코쿠와 란자트 등으로 구성된 미들진과 노장 골키퍼 반 데사르를 축으로 한 수비진도 든든하다. C조 팀들과의 상대 전적이 모두 앞선다는 점도 네덜란드에게는 호재이다. 98 월드컵에서 네덜란드는 16강에서 유고, 8강에서 아르헨티나를 각각 물리치고 4강에 진출했었다. 특히 유로 2000에서 유고에게 6대1로 대승한 경험이 있다는 것은 첫 경기를 앞두고 자신감을 가질 수 있는 부분이다.
(-)마이너스 요인 - 2002 월드컵 당시 지역예선에서 떨어져 아예 참가하지도 못하는 바람에 이번 대회에서 톱시드를 놓쳐 버렸고, 그것도 모자라 최악의 조에 속하고 말았다. 사소한 문제로도 자주 다투는 등 전통적으로 선수들 간에 융화가 잘 이루어지지 못하는 편이다. 그로 인해 조직력에 문제가 생길 수밖에 없으며, 기복도 심해질 수밖에 없다. 그동안 좋은 선수들을 많이 배출했음에도 불구하고 월드컵 성적이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이유이다. 전체적으로 공격적인 스타일의 경기를 하다보니 수비 뒷공간이 열리는 경우가 자주 발생한다. 스탐과 오프담이 빠진 중앙 수비에는 불라루즈, 오이에르, 마티센 등이 포진하고 있는데 이들은 큰 경기 경험이 그렇게 풍부하지 않다. 그동안 좋은 수비력을 보여주긴 했지만 월드컵에서도 그러한 모습이 계속 이어질 수 있을지는 장담할 수 없다. 미드필드의 핵심 선수인 반 더 바르트가 부상으로 아직 제 기량을 찾지 못하고 있다는 점, 그리고 반 니스텔루이를 보좌할 믿음직한 백업 공격수가 없다는 점도 아쉬운 부분으로 지적된다.
<세르비아-몬테네그로>
(+)플러스 요인 - 새로운 국명으로는 첫 번째 진출이지만 구 유고 시절에는 동유럽의 대표적인 강호로서 명성을 떨쳤던 전통 있는 팀이다. 스페인, 벨기에 등 강호들이 포진한 유럽 7조 예선에서 6승 4무로 조 1위를 차지하며 본선에 직행했다. 그 어느 때와 달리 안정감 있는 전력을 보유하고 있고, 주전과 백업의 기량차이도 크지 않다. 특히 가브란치치, 크르스타이치, 드라구티노비치, 비디치로 이어지는 포백 라인은 세르비아-몬테네그로의 최대의 자랑거리로 지역 예선 10경기 동안 단 1실점만 허용하는 막강한 수비조직력을 과시하며 유럽에서 가장 적은 실점을 기록했다. 스탄코비치, 부키치를 축으로 한 미들진도 안정감이 있고, 밀로셰비치, 케즈만으로 이루어진 공격진도 파괴력이 있다. 경험이 풍부한 선수들이 많아 노련하게 경기를 풀어나갈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스탄코비치라는 확실한 에이스가 있다는 점도 자신감을 가질 수 있는 부분이다. 이제 세르비아-몬테네그로는 최근 몇 년 동안 잃어버렸던 유고 축구의 명성을 다시 되찾을 준비가 되어있다.
(-)마이너스 요인 - 피파 랭킹이 이번 월드컵에 진출한 유럽국 중 가장 낮다는 이유로 스페셜 포트로 분류되는 바람에 최악의 조 편성의 희생양이 되고 말았다. 네덜란드에게는 유난히 약한 모습을 보여 왔다. 역대 전적에서 4전 전패를 당하고 있고, 유로 2000에서는 1대6으로 참패한 경험이 있어 첫 경기부터 큰 부담을 안고 경기에 임해야만 한다. 공격력이 수비력에 비해 약간은 부족하다는 평가다. 좋은 공격수들을 보유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득점력 빈곤에 시달리고 있다. 지역 예선에서 16골을 넣었지만 그 중 8골은 약체 산마리노를 상대로 넣은 골이다. 특히 공격의 핵 밀로셰비치는 지역 예선에서 겨우 1골밖에 넣지 못했고, 케즈만도 아직 전성기의 기량을 회복하지 못하고 있다. 수비진도 주전 포백 중 한 명이라도 가동되지 못했을 경우에는 다소 불안한 모습을 보여줬기 때문에 이들의 컨디션 조절에 바짝 신경을 써야한다. 좋은 수비력을 보여줬다고 해서 너무 수비에만 치중한다면 경기 전체의 주도권을 뺏길 우려가 있다.
<코트디부아르>
(+)플러스 요인 - 첫 출전이긴 하지만 이번 대회에 출전한 아프리카국 중 가장 전력이 탄탄한 것으로 평가받고 있는 아프리카의 신흥 강호이다. 아프리카 지역 3조 예선에서 카메룬을 제치고 본선 진출에 성공했고, 이번 네이션스컵에서는 카메룬, 나이지리아를 꺾으며 준우승을 차지해 그 실력을 입증했다. 2002 네이션스컵에서 준우승한 후 월드컵에서 돌풍을 일으켰던 세네갈의 경우처럼 코트디부아르도 이번 월드컵에서 돌풍을 일으킬 가능성이 충분하다. 코트디부아르 최대의 강점은 역시 막강한 공격력에 있다. 드로그바와 딘다네는 지역 예선에서 팀이 넣은 20득점 중 무려 16득점을 합작할 정도로 엄청난 파괴력을 과시했고, 아루나 코네, 칼루 등 다른 공격수들도 이들 못지않은 기량을 가지고 있어 양적으로도 풍부한 공격 자원을 자랑한다. 아스날 소속의 콜로 투레와 에보우에를 축으로 한 수비진도 안정감이 있기 때문에 C조의 강팀들을 상대로도 좋은 수비 능력을 보여줄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마이너스 요인 - 카메룬이 이집트 전에서 패널티킥을 실축하는 바람에 힘겹게 본선 진출에 성공했다. 월드컵에 처음으로 참가하자마자 죽음의 조에 편성되고 말았다. 특히 첫 상대가 강호 아르헨티나라는 점은 상당히 부담스럽다. 큰 대회 경험이 부족한 코트디부아르 선수들이 얼마나 부담감을 떨치고 제 실력을 발휘할 수 있을지가 관건이다. 첫 출전이라는 생각으로 편안하게 월드컵을 즐기다 보면 좋은 성적이 나올 수 있는데, 선수들이 죽음의 조라는 것에 너무 주눅이 들어버린다면 자신들의 기량을 제대로 발휘하지 못할 수도 있다. 좋은 수비수들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아직까지 수비진이 단단하다는 인상을 주지는 못하고 있다. 팀 전력의 핵심 드로그바는 잔 부상이 있어 아직 100%의 컨디션을 찾았다고 할 수 없고, 그에 따라 팀 전체의 공격력에 기복이 생길 우려가 크다. 최근 벌어진 자국의 내전은 팀 분위기를 어둡게 만든 동시에 선수들이 편안하게 경기에만 전념할 수 있는 여건을 만들지 못하고 있다.
<예상>
86년 이후 역대 월드컵 죽음의 조의 결과들을 살펴보면 일반적인 예상대로 흘러간 경우는 단 한 차례도 없었다. 특히 94년 이후에는 톱시드국이 모두 조 3위를 기록하고 있으며, 조 1위도 의외의 팀들이 모두 차지하는 이변이 계속되고 있다. 객관적인 전력상 아르헨티나와 네덜란드가 앞서는 것은 분명하지만 이러한 전통 때문에 이 두 팀이 C조에서 살아남을 것이라고 섣불리 장담할 수 없다. 네 팀 모두 기본 전력이 탄탄한데다가 최근 기세가 좋기 때문에 이 네 팀 중 두 팀이 반드시 떨어져야만 한다는 사실은 어느 축구팬에게나 괴로운 일일 것이다.
최근의 평가전을 통해 증명되었듯이 코트디부아르는 다른 조에 있었다면 돌풍 1순위로 꼽힐 수 있을 만큼 탄탄한 전력을 보유하고 있는 팀이다. 드로그바, 에보우에, 콜로 투레, 조코라 등 스타 선수들이 즐비하고, 뛰어난 개인기를 바탕으로 한 화끈한 공격 축구는 98년 나이지리아를 연상시킬 만큼 파괴력이 있다. 세르비아-몬테네그로 역시 다른 조에 있었다면 16강 진출에 별 문제가 없을 것이라고 평가받을 수 있을 만큼 탄탄한 공수밸런스와 안정된 전력을 보유하고 있다. 특히 인터밀란의 에이스로 맹활약하고 있는 스탄코비치의 존재는 더욱 세르비아-몬테네그로가 좋은 성적을 거둘 것이라는 예상에 힘을 실어주는 부분이다.
그렇다면 죽음의 조에 계속 이변이 있었다고 해서 이번에도 무조건 이변이 생길 것이라고 자신할 수 있을까? 그렇지도 않다. 왜냐하면 아르헨티나와 네덜란드의 전력이 그 어느 때와 다르게 실속 있게 짜여졌기 때문이다. 특히 전통적으로 조직력에 문제가 있었던 네덜란드는 반 바스텐 감독의 철저한 관리로 조직력 부족 문제를 어느 정도 해소했으며, 젊은 선수들도 지역 예선을 통해 완전히 자리를 잡으며 노장 선수들과의 완벽한 조화를 이루어내고 있다. 아르헨티나도 지난 대회의 실패를 되풀이하지 않겠다는 의지가 강하고, 선수들이 팀을 위해 희생하겠다는 정신이 강해 좋은 성적이 기대되고 있다.
네 팀의 16강 확률이 20% 이내로 몰려있을 만큼 각 팀간 전력 편차가 그렇게 크지 않은 상황이다. 따라서 C조는 어느 누구도 예상하기 힘든 한 치 앞을 내다볼 수 없는 치열한 접전이 펼쳐질 전망이다. 이 중 어느 팀이 올라가더라도 고개가 끄덕여 질 만한 상황이 될 것이며, 설령 아르헨티나나 네덜란드가 떨어진다고 하더라도 그리 놀랄 일은 아닐 것이다.
6경기 모두 관심이 가며, 특히 첫 경기인 아르헨티나와 코트디부아르 전, 그리고 네덜란드와 세르비아-몬테네그로 전이 C조의 전체적인 판도를 결정하는데 있어 가장 중요한 경기가 될 것이다. 아르헨티나와 코트디부아르 전은 내용면에서 이번 대회에서 가장 재미있는 경기 중 하나가 될 가능성이 크기 때문에 반드시 지켜봐야 할 것이다. 공격적인 스타일의 두 팀이 얼마만큼 박진감 있는 경기를 펼칠지 벌써부터 흥분된다. 그리고 역대 전적에서 크게 밀리는 세르비아-몬테네그로가 과연 네덜란드를 상대로 얼마만큼 좋은 경기를 할 수 있을지 지켜볼 필요가 있는데, 최근 세르비아-몬테네그로가 네덜란드전을 대비한 유럽 국가와의 평가전을 가지지 못했다는 점은 다소 아쉬운 부분으로 남는다.
그리고 이번 대회 조별 예선 최대의 빅 카드인 아르헨티나와 네덜란드의 경기 역시 절대 놓쳐서는 안 될 것이다. 경기 종료 휘슬이 울렸을 때 두 팀 다 환호할지, 아니면 지난 대회 아르헨티나와 스웨덴 전처럼 한쪽은 환호하고 한쪽은 탈락의 고배를 마시며 그라운드에 주저앉을지 미리 머릿속으로 그려보는 것도 상당히 재미있을 것이다.
<주목할 만한 선수>
▶하비에르 마스체라노 (Javier Mascherano, 아르헨티나, 1984, MF, 171cm, 66kg, 코린티안스)
=> 장래가 가장 촉망되는 수비형 미드필더로 이미 축구팬들에게는 널리 알려진 유명한 선수이다. 22살의 어린 나이에도 불구하고 노련한 경기 운영을 보여주는 마스체라노는 호나우디뉴도 꽁꽁 묶은 적이 있을 만큼 뛰어난 수비 능력을 자랑한다. 아르헨티나의 최종 엔트리에서 데미첼리스가 탈락했다는 것은 그만큼 감독이 그를 신뢰하고 있다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을 것이다. 리켈메의 적극적인 공격에 의존하는 팀 전술상 그의 역할은 더욱 중요해질 수밖에 없으며 그가 제 역할을 해준다면 팀 전체에 플러스 요인을 가져오며 팀을 우승으로도 이끌 수 있을 것이다.
▶니콜라 지기치 (Nikola Zigic, 세르비아-몬테네그로, 1980, FW, 202cm, 96kg, 레드스타 베오그라드)
=> 얀 콜러와 함께 이번 대회에 출전한 공격수 중에서 가장 장신인 지기치 선수를 주목할 필요가 있다. 비록 세르비아-몬테네그로의 투톱 자리에는 케즈만, 밀로세비치라는 걸출한 선수들이 포진하고 있지만 큰 키를 바탕으로 한 제공권 장악 능력이 뛰어난 지기치가 한 자리를 차지할 가능성도 꽤 높아 보이는 상황이다. 장신임에도 불구하고 발재간이 좋고 민첩한 몸놀림을 자랑하는 지기치는 동료들에게 찬스를 만들어주는 플레이가 탁월해 케즈만이나 밀로세비치와 좋은 조합을 이룰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벌써부터 아스날 등 명문 구단으로부터 러브콜을 받고 있는 그의 행보를 관심 있게 지켜보자.
<최종 예상>
1위 - 네덜란드
2위 - 아르헨티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