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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02/07/03 02:40:56
Name aquavite
Subject [기타] 현명하신 '아줌마'분들..
한국과 터키의 3, 4위전이 있던 29일 오후  

정숙경(37) 정경아(〃) 백양순씨(35) 등 ‘아줌마’ 3명이  

마지막 한국전을 시청하며 1개월 동안의 ‘TV속 월드컵’을 정리했다.  




편집자》#TV속 월드컵의 말 말 말-방송 3사가 간판급 캐스터와 해설자를 대대적으로 홍보하며 치열한 경쟁을 벌였습니다.  



-SBS 송재익 캐스터-신문선 해설위원은 지나치게 재미에만 치우친 것 같아요.  

경기 분석도 있었지만 너무 수식이 많아 경기를 차분하게 보는 데  

걸림돌이 되기도 했어요.  


-MBC 차범근 해설위원은 말은 어눌해도 경기 흐름을 잘 짚었습니다.  

그의 해설에 깃든 인간적인 면모도 좋았구요.  


-한번은 차두리 선수가 화면이 비치자 “제 아들입니다!”라고  

말하는 게 오히려 인간적이었던 것 같아요.  

혹자는 객관성을 유지해야 하는 해설자의 자질을 의심하기도 했지만.  


-히딩크 감독의 공적 중 하나는 대표선수 기용에 있어 학연과 지연을 없앴다는 점이죠.  

그런데도 첫승을 거둔 폴란드와의 경기에서 건국대 출신인 황선홍과 유상철이  

골을 넣자 SBS 신문선 위원은 “오늘은 건국대의 날”이라는 말만 되풀이했어요.  

눈살이 찌푸려지더군요.  


-며칠전 최화정씨가 라디오에서 한국이 독일 대신 결승에 가게 됐다는  

유언비어를 방송해 물의를 빚었죠.  

애교나 실수일수도 있지만 그 말을 듣고 붉은 악마 T셔츠를 대량 주문해  

낭패를 본 상인도 있다고 들었습니다.  

방송의 영향력을 감안할 때 최씨가 경솔했습니다.  




#'우려먹기'는 그만-각종 쇼프로에서 지나치게 월드컵 소재를 우려먹어 식상했습니다.  



-안정환 선수 부인이나 김남일 선수 아버지는 토크쇼 단골 손님이었죠.  

내용도 엇비슷했습니다.  


-공격수에게만 스폿라이트가 집중된 것도 씁쓸했습니다.  

중계할 때도 골을 넣은 선수만 칭찬할 뿐 어시스트나  

수비를 철저히 한 선수에 대해서는 언급이 별로 없었죠.  


-경기 직후의 뉴스는 월드컵 일색이었습니다.  

시간이 갈수록 응원 열기나 교포들의 현지 반응 등 화면과 내용이 비슷했어요.  

축구 시청률을 이어가려는 속셈이 너무 노골적이어서 다른 정보가 궁금했어요.  


-MBC ‘뉴스데스크’에서 장례식장의 관람기를 보여준 적이 있어요.  

한국이 골을 넣자 상주가 펄쩍 뛰며 좋아하는 모습이 카메라에 잡혔더군요.  

재미있었지만 상주의 얼굴 만큼은 모자이크 처리를 했어야 한다고 생각해요.  


-외신의 반응에 너무 민감했던 것 같습니다.  

외국 언론에서 한국을 칭찬한 부분에 대해 지나치게 크게 보도했죠.  

사대주의를 연상시켜 씁쓸했어요.  




#마무리를 고민해야-이번 응원 열기를 보면서 한편 서글픈 마음이 들었습니다.  

우리 국민이 그동안 얼마나 신나는 일이 없었으면 이 정도일까….  



-무엇보다 마무리가 중요합니다.  

이제는 본업으로 돌아가야죠.  

월드컵에 온통 관심이 쏠려 본업에 소홀했던 면이 없지 않아요.  

방송 역시 월드컵으로 모아진 국민적 에너지를 생산성 향상으로 이어가도록 노력해야 합니다.  


-지금까지 방송은 월드컵 열기를 고조시키는데만 총력을 기울였지요.  

월드컵은 하나의 즐거운 축제일 뿐인데 방송은  

선수들을 ‘전사’라고 표현하며 전쟁에 가깝게 표현했어요.  

“꼭 이겨야 한다”는 강박관념을 선수는 물론 시청자들에게 심어줬죠.  


-얼마전 어느 프로그램에선가 국가 대표 선수들을  

매주 1명씩 집중 조명할 것이라고 하더군요.  

그렇게까지 하지 않아도 시청자들은 이번 월드컵이  

안겨준 자긍심을 평생 안고 살아갈 수 있을 거라 생각합니다.  


(동아일보)  

※ 퍼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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