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월드컵 기간동안 일시적으로 사용되는 게시판입니다.
Date |
2002/06/27 19:25:08 |
Name |
p.p |
Subject |
[기타] [잡설]붉은 소용돌이 |
아직 월드컵이 끝난 건 아니지만,
어제 오늘 거리는 언제 그러했었느냐는 듯이
차분하게 보입니다.
아직 월드컵이 끝난 건 아니지요.
이왕 빼든 칼, 4위 보다는 3위 하는 게 좋지요.
기록은, 월드컵의 역사는 계속 될 테니까요.
그래도 마음은 차분해져서
미루었던 일을 부지런히 처리하게 됩니다.
정신없이 업무 처리하면서, 꼭 만나야 할 거래처는 저녁에 만나기로 조정해 놓고
낮에는 스스로 더 많은 일을 하도록 시간 배정합니다.
바쁘게 돌아 가는 와중에도
왠지 모르게 마음이 뿌듯한 것은...
짧다면 짧고 길다면 길다고 할 수 있는 반백년의 세월을 살아 오면서
한번도 희망을 본 적이 없었습니다.
언제나 희망은 내 마음속에만 있었을 뿐,
희망은 한번도
내 눈앞에 보여 준 적이 없었습니다.
벼라 별 일 다 겪었고,
상전이 벽해가 되는 광경도 보았습니다.
정주영씨가 소떼 몰고 북으로 가는 모습도 보았고
어릴 때부터 교과서에서만 보았던
금강산 등산가는 우리네 모습도 보았습니다.
몇 년 후 몇 십년 후에는 통일 된다느니
몇 년 뒤에는 국민 소득이 얼마가 된다느니
누가 나와서 정치를 바꿔 보겠다느니
휘황찬란한 소리, 뜬구름 많이 스쳐 갔어도
이 광경이 언제 무슨 모습으로 바뀔지...
한번도 희망은 보이지 않았습니다.
언제나 희망은 내 마음속에만 있었습니다.
인정하기 싫은 것을 인정하기 싫어서
아마 난 근거없이 낙천적으로 살았는지 모릅니다.
그런데,
이번에 희망이 내 눈앞에 나타났습니다.
느닷없이 나타난 혜성처럼
거대하고 붉은 소용돌이로 희망은 나타났습니다.
난,
보았습니다.
희망을 보았습니다.
내 눈으로 보았습니다.
이제 믿습니다.
이들이, 분명히 바꿔 놓을 것이라는 걸 요.
아직 어리고 미숙하지만,
아직 어떻게 해야 할 지 몰라서 행동으로 보여 주지 못하지만
이제 이들이 해 보일 겁니다.
아직 얼마가 더 걸릴지 모르지요.
그러나 이제 오고 있습니다. 오고 있습니다.
이 붉은 소용돌이가 사류정치 밀어내고
남의 등을 치지 않으면 돌아가지 않는 경제구조도 바꾸고
상식이 통하는 사회, 예측이 가능한 내일
그리고 질서를
우리네 들에게 안겨 줄 것이 느껴집니다.
언제나 강 건너 등불이었던
타고르의 동방의 등불이
바로 이 붉은 소용돌이로 찾아 온 것을
이제 믿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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