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탈리아 하면 떠오르는 것 한가지, '도둑놈이 많은 나라'이다. 유럽을 여행하는 여행객 치고 이탈리아를 입국할 때 조심하지 않는 사람은 단 한 사람도 없다. 이유는 단 하나, 도둑놈들이 활개를 치고 다니기 때문이다.
그런 이탈리아가 '승리'를 도둑맞았다고 한다.
지금 대한민국-이탈리아 전에 있었던 또띠의 퇴장에 따른 '판정시비'를 내세워 이탈리아는 면죄부를 찾고 있다.
원래 '시비'라는 말은 늘려 말하면 '시시비비'로 아리까리한 것의 옳고 그름을 따져보자는 얘기다.
이것은 얘네들한테 익숙한 '도둑질'과는 엄청난 거리가 있는 것으로, 얘네 나라는 도둑놈들이 워낙 많다보니 '도둑질'이 그다지 생경스럽지 않은 일상용어가 되어버려 생각 않고 막 쓰는 것 같으나, 동방예의지국인 대한민국에서는 '헉!' 입에 올리기조차 불경스럽고 조심스러운 말로, 이 시점에서 한수 가르치고 넘어가야겠다.
얼마 전에, 이탈리아의 가수인 'bandido'라고 하는 아이가 부른 'vamos amigos'라는 노래가 있었다. 이 곡은 'f.serra'라고 하는 아이와 'm.farina'라고 하는 아이 둘이가 썼으며 앨범도 많이 팔아 먹었다.
근데...
아래를 읽으시기 전에 일단 이 노래부터 먼저 듣고 내려가시라.
http://www.ddanzi.com/ddanziilbo/worldcup/gisa/gisa_img/Vamos%20amigos.asf
들어보면 알겠지만... 이 곡이 사실은, 대한민국의 처자 이정현이가 불렀던 '와'라는 사실이다.
이 곡의 작곡가 최준영씨와 그의 저작권을 관리하고 있는 워너채플뮤직코리아가 현재 international lawsuit(국제소송)를 제기하기 위해 research(조사) 중이다.
여기서 사용한 '조사'라는 용어의 의미는 '시비'를 가린다는 뜻이 아니라, 소송에 들어가는 '비용' 대비 '손해배상금액'의 경제성을 검토하고 있다는 뜻이다.
바꾸어 말하면 '시비'는 가릴 필요도 없고, 국제소송이 돈이 많이 들어가므로 이눔들한테 얼마나 받아낼 수 있는가를 검토하고 있다는 뜻이다.
음악이 어느정도 똑같냐 하면, 서울에서 차를 훔쳐다가 색깔도 안바꾸고 번호판도 '서울3마'만 '부산3마'로 바꾸고 지꺼라고 우기는 정도다. 확인을 위해 MP3를 첨부한다.
동방예의지국인 우리는 이런걸 보고 그제야 '도독질'이라고 조심스럽게 쓴다.
깐쬬네의 나라, 음악의 고장 이탈리아…
이것이 내겐 어린시절부터 아무런 여과없이 내 가슴에 흐르고 있던 이탈리아의 이미지였다.
하지만 이젠 생각이 좀 달라졌다. 이기기 위해 더티한 플레이를 일삼는 나라. 빼앗긴 기득권에 전전하는 나라. 패배를 인정하기 싫어 희생양을 찾아 단두대에 세워 공개 처형을 한 뒤에야 면죄부를 얻고 미소지을 나라...
이것은 비단 이탈리아 뿐 아니라 서방 여러나라가 지난 동계 올림픽과 월드컵을 통해 보여준, '선진국'의 모습이었다.
어린시절 내게 있어 '선진국'의 이미지는, 빼앗긴 것엔 발을 동동 구르고 남의 껀 빼앗으려고 몸부림치는 그런 것이 아니라, '후진국'이라는 냄새나는 터널을 지나 좌충우돌하는 '개발도상국'의 방황을 딛고 우뚝 일어선, 너그럽고 관대한, 그러면서도 범접할 수 없는 힘을 지닌 그런 것이었다.
이제 우리 교과서에 별뜻없이 쓰여 우리의 의식을 지배해온 '선진국'이라는 용어의 사용을 재고해야 할 때가 온 것 같다. 아울러, 걔네들이 무심코 바라보는 태극의 물결, 그 태극마크가 상징하는 '상생의 도'를 얘기해 주자.
적반하장도 유분수, 라는 진부한 말밖에 할말이 없는
Billy.Jo@warnerchappel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