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월드컵 기간동안 일시적으로 사용되는 게시판입니다.
Date |
2002/06/22 10:18:05 |
Name |
서수원 |
Subject |
[기타] 영원한 짝사랑..히딩크 |
우리나라 사람들은 히딩크를 영웅처럼 생각한다.
그가 이루어놓은 것은 단순히 대표팀을 8강에 그리고 그 이상의 위치에 올려놓은 것 뿐만은 아니다.
우리는 그를 통해서 우리나라에서 오랫동안 실종되어있던 리더의 진정한 모습을 볼 수 있었다.
우리는 히딩크를 믿는다. 그는 우리에게 희망을 줬으며 그 희망을 실천으로 보여주었다. 그리고는 이 모든 성과에 대해서 칭송하는 국민들에게 자신은 스스로 높은 자가 되지 않을 것임을 보여주었다. 열광하는 국민에 편승하여 인기에 영합하지 않았고 승리의 순간에도 늘 굶주린 자의 모습으로 성실함을 보여주었다. 가끔 보이는 그의 인간적인면..."오늘은 이제 기진맥진이다. 승리의 기쁨을 위해 와인 한잔의 여유를 가지며 즐기고 싶다." 라고 한 말은 정말 그 스스로 그 자신에 대해서 얼마나 엄격한 사람인지를 알 수 있도록 해준다.
우리는 히딩크를 믿어버렸다. 우리는 누군가 믿을 수 있는 사람을 갈망하고 있었고 수십년간 불신과 불명예로 점철이 된 한국정치에서 국민들의 믿음이라고 하는 집나간 아이를 히딩크는 찾아주었던 것이다. 물론 그는 운이 좋았다. 축구란 실력과 정신력만으로 그 결과가 장담이 되는 것은 아니다. 축구만큼 승리를 예상하기위한 방법들이 비과학적인 스포츠도 드물다. 하지만 우린 승리했고 그 결과를 히딩크 덕분이라고 말한다. 그것이 단순히 확률상으로 운이 좋았을 뿐일지도 모른다는 결과에 대해서 우리는 지나치게 떠받들고 맹신하고 있다. 그것은 우리 국민이 진정한 지도자에 대해서 너무도 목말라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우리집 이웃에 살고있는 아저씨같이 푸근한 사람, 그러나 필요한 순간에는 강력한 카리스마와 설득력을 지닌 사람, 그리고 항상 밝은 비젼을 제시해주며 우리를 들뜨게 하는 사람, 그리고 그 비젼을 현실로 보여주는 사람. 그런 사람이 바로 히딩크다.
하지만 우리는 알아야 한다. 히딩크는 결국 우리나라사람이 아니다. 우리 민족이 아니다. 지금 시점에서 민족주의 운운하자는 이야기는 아니다. 다만 그가 커왔고 그가 그렇게 훌륭하게 되도록 키워주었던 사람, 장소는 이곳이 아니라는 것이다. 그는 언제든지 떠날 수도 있다. 그는 인기에 영합하여 이득을 챙기려는 그런 무리의 인간이 아니기 때문에 더더욱 그럴 가능성이 높다. 히딩크의 앞으로의 행보에 대해서 우리는 실망할지도 모른다. 마치 오래토록 엄마의 젖을 그리워하던 아이에게 젖을 먹여주던 대리모가 떠날때의 칭얼거림처럼 우리 국민은 또다시 보고싶지 않은 우리들의 모습에 마음이 착찹하게 가라앉아버릴지도 모른다.
나는 우리에게 필요한 변화의 방향을 제시해 주었다는 점에서 히딩크를 영원히 짝사랑할 것이다. 그의 말대로 우리는 순수하다. 우리는 할 수 있는 능력이 있는 나라이다. 이제 국민들은 무엇이 진짜이고 가짜인지, 무엇이 믿을 수 있고, 믿을 수 없는지, 무엇이 진정한 비젼의 제시이고 실천인지에 대해서 알고있다. 나는 우리 국민을 믿는다. 우리는 비록 지금은 몇가지 잘못된 버릇때문에 평가절하되어있지만 스스로 그 버릇을 고칠 수 있고 또한 고치고 있다. 월드컵을 통해서 세계화를 통해서 우리는 우리 자신을 다시 한 번 바라볼 수 있는 기회를 가지게 되었고 무엇이 우리의 가슴을 설레이게 하는지에 대해서 우리모두의 함성으로 확인하였다.
이제 목표는 우승이다. 오늘의 패배는 결코 우리의 목표를 흔들리게 하는 걸림돌이 아님을 안다. 지금의 우리가 50%이고 우리 모두가 일년에 1%씩 성장하고 있다면 내년이면 51% 그리고 내 후년이면 52%씩 성장하여 결국 50년 후에는 100%의 승리하는 대한민국이 될 수 있을 것이다. 우리의 자손들의 국사 교과서에는 치욕의 역사가 아닌 승리의 역사를 가르치고 언제 우리가 그랬냐는 듯 우리는 당당히 세계를 이끌어 갈 수 있는 훌륭한 국가가 되어있을 것이라 확신한다.
(좀 오버했나보다. 너그럽게 이해해주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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