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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2/06/22 14:09
저도 처음에는 강팀들이 줄줄이 떨어지는 것을 보며서 '아...스타플레이어도 없는 월드컵. 재미없을어'라고 생각했지만 곧 생각을 바꿨죠. 물론 스타플레이어들의 활약을 보는 것도 쏠쏠하고 강팀들의 완벽에 가까운 플레이를 보는 것도 좋지만 소위 약팀으로 분류되는 팀들이 활약하는 모습도 보기 좋습니다. 거만한 축구강국들이 쩔쩔 매는 것도 볼만 하고요. 저는 강팀들이 떨어진다고 해서 월드컵의 재미가 반감된다고는 생각하지 않습니다. 지금까지 강팀끼리 맞붙었다는 경기들이 몇개 있죠. 잉글랜드vs아르헨티나,스웨덴vs아르헨티나,브라질vs잉글랜드 등 대충 빅매치는 이정도가 되겠군요. 하지만 이 경기들 솔직히 경기 내용의 재미라는 측면에서는 그리 좋은 점수를 주긴 어렵군요. 서로 간의 조심스러운 플레이때문인지는 몰라도 소극적인 축구, 골 수도 적은 축구가 자주 펼쳐졌습니다. 그에 비하면 터키vs코스타리카전, 스페인vs남아공, 세네갈vs우루과이 등의 경기는 보는 사람으로 하여금 축구의 재미를 느끼게 해주었습니다.(물론 사람마다 관점을 다르겠지만요.)
골수 축구팬일수록 그리고 축구에 대해 좀 관심이 많다는 사람일수록(이런 분들은 대부분 세계축구의 흐름이나 유럽리그에 대해 쫙~꿰고 계시는 분들이죠. 물론 우리나라프로축구에 관심이 많으신 분도 계시고요.) 이번 월드컵이 재미 없다고 생각하시는 듯 합니다. 이분들은 약간의 고정관념을 가지고 계신게 안닐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유명한 선수들로 이루어진 축구 강호들의 수준 높은 플레이를 보는 것이 축구의 재미를 느끼는 것이다." 정말 그럴까요? 단순히 생각해보면 축구는 가장 원시적인 운동입니다. 서로 치고 박는 경기가 관중들에게는 더더욱 흥분을 느끼게 하죠. 저는 강팀들이 떨어져서 재미가 없어진다는 것은 그로인해 경기 내용이 재미없다는 것을 의미하는 걸까요? 사람들은 누구나 자신들이 주류라고 생각하는 가치나 집단이 비주류라고 일컬어지는 가치나 집단에 의해 손상될 때 왠지 모를 안타까움을 느낍니다. 하지만 그 주류와 비주류의 가치판단의 일부는 그 주류라는 명성에 의해 재생산된 측면이 많습니다. 최소한 무시할 수 없는 정도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 이번 월드컵에 재미를 느끼지 못하시는 분들....비주류의 새로운 가치 창조에서 재미를 느껴보시는 것이 어떨지....^^
02/06/22 14:34
요즘은 카메룬이나 나이지리아를 약팀으로 분류하는 사람이 별로 없습니다. 잉글랜드와 나이지리아의 예선 마지막 경기 0:0으로 비겼지만 그 경기에서 나이지리아가 이겼다고 해서 있을 수 없는 이변이 일어났다고 하진 않았겠죠. 축구의 역사가 단지 강팀들이 약팀을 이기기만 하는 구도로 가는게 좋을까요? 요즘 뜨고 있는 축구변방국가들은 그들 스스로의 노력을 통해 이 자리에 온것입니다. 강팀과 약팀의 분류는 실력에 있습니다. 실제 경기에서 실력을 보여주는 팀이 강팀입니다. 이런저런 이유로 실력발휘를 제대로 못했다고요? 이런저런 이유들이 불가항력적이라서 그 팀들이 떨어질 수 밖에 없는 환경을 조성하기라도 한건가요? 소위 축구 강국들은 어려서부터 좋은 환경에서 축구를 시작하고 세계최고의 리그에서 실력을 쌓죠. 최고의 대접을 받고 온갖 지원을 받으며 월드컵에 임합니다. 그에 비하면 축구변방의 약팀들의 환경은 훨씬 열악합니다. 이런데 이런저런 이유를 대는건 단지 마지막 남은 체면 차리기라는 인상이 짙습니다. 그 원인들은 통제 하지 못한것도 실수입니다. 다른 나라들은 통제하는데 강팀이라서 못하는 건가요? 강팀이라서 가지는 불리함도 분명 존재할 겁니다. 하지만 지금까지 그 많은 강팀들은 이런 불리함을 이겨내고 다들 잘하지 않았습니까? 여기까지만 말해도 충분할 듯 합니다.
혹 이변은 한두나라면 족하지 이렇게 줄줄이 일어나는 이변은 있을 수 없다고 생각하는 분이 계실지도 모르겠군요. 어느 월드컵에서 이변를 일으킬 나라의 숫자를 정한 적도 있습니까? 많으면 어떻고 적으면 어떻습니까? 왜 다들 열심히 뛰고 있는 월드컵이데 재미 없다느니 강팀이 떨어지는건 말이 안된다느니 강팀들은 이번에 이런저런 이유로 불리했다느니...한마디만 하죠. 축구를 그냥 축구로 느끼시기 바랍니다.
02/06/22 23:08
물론, 강팀들이 자신들의 실력을 100% 발휘하는 것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그로인해 전체적인 경기 수준이 많이 떨어지는 것도 사실이고 월드컵 매니아인 저로서도 프랑스, 아르헨티나, 포르투갈의 조기 탈락이 재미를 반감시키는 것도 사실입니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유로2000의 포르투갈을 우리가 절대 못 이길 것이다라고 말하는 것은 축구 전문가로서의 평이 아니라고 할 수 있습니다. 당시 포르투갈은 최강이긴 했지만, 타이트한 몸싸움을 하는 팀에는 약점을 보이는 편이었습니다. 즉 한국의 타이트한 마크와 몸싸움 및 체력전에는 그 당시의 포르투갈이라도 쉽지 않았을 거라는 이야기이지요. 매년 세계 축구는 기술적으로 체력적으로 전술적으로 발전하고 있습니다. 이번 월드컵의 의의는 강팀과 약팀의 격차가 점점 줄어들고 있다는 것을 증명하는 대회였다는 데에 있겠지요.
02/06/23 00:45
지금 이곳에는 월드컵의 열기로 뜨거워하고,
한국 축구의 엄청난 수확에 감동하기를 주저않는 분들이 서로 격려하며 기쁨을 나누기 위해 함께하는 곳이라고 생각합니다. 제 개인적인 의견으로는 이런 글은 별로 보고 싶지 않습니다. 물론 의견의 차이일 뿐이지만, 괴로운 심정은 어쩔수 없군요. 이런 생각보다는 똑같은 말이라도 지금은 "한국만세!!"를 100만번쯤 듣고, 보고, 느끼고 싶을 뿐입니다. 만세!! 그게 팬이 할수 있는 최고의 세러모니니까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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