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월드컵 기간동안 일시적으로 사용되는 게시판입니다.
Date |
2002/06/16 20:24:05 |
Name |
탄야 |
Subject |
[기타] 히딩크감독의 눈에 비친 한국축구 |
54년 스위스 월드컵 2패
86년 멕시코 월드컵 1무 2패
90년 이태리 월드컵 3패
94년 미 국 월드컵 2무 1패
98년 프랑스 월드컵 1무 2패
한국의 월드컵 총전적 4무 10패
한국축구가 총체적인 위기에 빠진 지금으로부터 1년하고도 6개월전에 한국에 첫발을 내딛은 히딩크감독.
"월드컵에서 네덜란드와 맞붙어서 꺽을것이며, 세계를 놀라게 하겠다."고 자신있게 말하는 히딩크 감독.
그가 본 한국축구는 어떠한 모습이였을까.
4년전 우리 한국대표팀은 네덜란드에게 5대0이라는 참패를 당하는 수모를 겪게 되었다.
그런 수모를 준 감독이 바로 세계적인 명장 히딩크 감독.
그 당시 그의 눈에 비친 한국은 아시아에 있는 별볼일 없는 나라로서 가장 손쉬운 1승상대로 생각했을 것이다.
그런 히딩크감독이 한국에 들어와 한국축구를 모조리 뜯어 고쳤다.
그전에는 상상도 할 수 없었던 부분까지 아주 획기적이고 혁신적으로 바꾸어 놓았다.
아마 자신이 전에 맡았던 네덜란드팀보다 더 애정을 가지고 한국축구의 발전을 위해 힘썼을 것이라 생각된다.
그리고 드디어 꿈만 같았던 한국축구의 48년간 쌓인 한인 월드컵 첫승과 16강진출이라는 금자탑을 이루었다.
16강 진출이 확정되고 선수들이 운동장에서 손에 손을 잡고 달리면서 슬라이딩을 하며 팬들의 환호에 답해주고 있을때 히딩크감독은 홀로 벤치에 앉아서 모든 상황을 조용히 물끄러미 바라보고 있었다.
관중석을 꽉매운 팬들의 환호성에 옆사람 말조차 제대로 안들릴 정도였지만, 히딩크감독은 혼자 동 떨어진 다른 세계에 있는 사람처럼 벤치에 홀로 앉아 보든것을 지켜보며 그동안의 많은 시간동안의 추억들이 주마등처럼 지나갔을 것이다.
자신이 이루어낸 믿을 수 없는 현실을 조용히 곱씹어 보고 있는 것 같았다.
자신과 전혀 상관없었던 아시아의 소국이였던 한국축구의 역사적인 사건을 일구어내고 그 자리에 자신이 있다는 사실에 누구보다도 기뻤을것이고 경기가 끝난후 선수들을 감싸고 환호한 그가 벤치에 홀로 앉아 팬들과 선수들이 환호하는 모습들을 지켜보고 있는 모습은 짧지만 내자신에게도 많은 생각을 떠올리게 했다.
히딩크감독은 아마 혼자 조용히 이 모든 상황을 즐기고 싶었으리라..
경기가 끝난후 인터뷰에서도 히딩크감독은 혼자 조용히 와인 한잔을 하고 싶다고 말한 것으로 봐서도 알 수 있을것 같았다.
이제 히딩크감독은 월드컵이 끝난후 그동안 정들었던 한국과 떠난다는 사실에 혼자 이별을 준비하고 이별에 대한 아쉬움과 혼자만의 고독을 곱씹고 있는듯 보였다.
아직 월드컵이 끝나지 않았다.
히딩크 감독은 아직도 배고프다며 더 좋은 성적을 거두길 기대하고 있다.
히딩크감독은 애초부터 한국이 바라는 16강이나 첫승이 아닌 4강이상의 야망을 가지고 있었다.
그리고 어쩌면 우스개소리로 치부될까봐 지금까지 말은 안했지만 아시아최초로 월드컵 우승이라는 목표까지 가지고 있을지도 모른다.
그를 믿고 한국의 태극전사들을 믿기에 16강이 아닌 8강 4강 결승진출이나 혹은 우승까지도 일구어 낼수 있을것이라 믿는다.
개인적으로 바라는 희망이 있다면 한국이 월드컵우승후 모든 선수들이 히딩크감독을 행가래치는 감격적인 모습을 보고 싶다.
주장인 홍명보선수와 히딩크감독이 우승트로피를 번쩍 치켜올리는 모습을 보고 싶다.
아마 수많은 사람들이 한없는 눈물을 흘리리라.
전세계 모든 사람들이 히딩크감독과 열심히 뛴 한국선수들에게 아낌없는 박수와 찬사를 보내리라.
그리고 월드컵이 끝난후 히딩크감독이 한국을 떠나게 될 때, 많은 사람들은 눈물을 흘릴 것이고 히딩크감독 또한 남몰래 많은 눈물을 흘릴 것이고 한국이란 나라를 잊지 못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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