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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24/10/29 05:01:33
Name 모래반지빵야빵야
Link #1 없음
Subject [스포츠] 삼성 라이온즈 수고 많았습니다..
과거 성준 김성래 있었을 때부터 라이온즈 팬이었고 (어린 나이에도 유독 성준 경기는 경기 시간 길었던 기억이 납니다 크크...)

분명 강팀은 맞는데 2002년까지 제대로 우승 못 하다가 (99년에 호세에게 쳐맞기도 하고...) 이승엽 마해영의 끝내기 연속타자 홈런으로 드디어 우승하고, 조라이더와 배영수로 상징되는 우중혈투 코시...무려 9차전까지 갔었죠.

그 후에 2010년대 초반 왕조를 건립했다가, 제가 마지막으로 직관했던 코시에서 윤안임이 싹 도박으로 쓸려나가서 투수진 터진 상태로 코시에 임했고, 결국 왕조가 마감됐죠. 그때 매형과 잠실 2층에서 보다가 최형우를 위시한 베테랑타자들의 삽질에 열불이 났었고, 매형이 (어디서 이런건 또 챙겨왔는지) 소형 메가폰에 대고 "최형우 이 xxx야!"라고 시원하게 갈기자 주변의 모든 삼팬들이 환호했던 (...)

그 경기의 마지막 타자가 당시 신인이었던 구자욱이었습니다. 그후 저도 유학을 갔었고, 라이온즈의 성적도 꼬라박으면서 자연스레 야구에 대한 관심이 줄어서 안 보게 됐습니다.

사실 전 LG를 다니는데 (자유게시판 본 분들은 아시겠지만 지금은 암투병으로 휴직 중입니다), 회사에서 매년 잠실 경기 티켓을 응모할 수 있어서 작년과 올해 갔었어요. 하지만 제게 직관흉신이 들었는지, 작년엔 최채흥 복귀전이었는데 지고 그 뒤로 13연패를 찍었고, 올해는 잠실예수 켈리의 퍼펙트게임 제물이 될 뻔했죠 후 (...) 역시 LG 다니면서 삼성응원석표를 끊은 업보가...

그래도 올시즌은 정말 볼만했습니다. 어느덧 베테랑이 된 구자욱이 커리어하이 시즌을 보냈고, 김영웅과 이재현이라는, 앞으로 내야 좌측을 10년 책임져줄 젊은 새싹들이 나타났고, 눈먼곤이 허블망원곤이 됐고, 이성규가 드디어 타격에 눈을 떴으며, 김지찬도 외야 전환에 성공했죠. 강민호는 그 나이에도 초반에 절었지만 결국 베테랑의 소임을 다했습니다. 그 외에 윤정빈이라는 준주전급도 발굴했죠. 대신 작년에 활약한 김현준과 김성윤은 두  걸음은 퇴보했고, 용병타자는 마지막에 디아즈를 잘 뽑았지만 그 전 맥키넌과 카데나스는 이래저래 논란이 됐었구요. 그리고 강민호의 뒤를 이을거라 생각했던 김진성 역시 퇴보하면서 이병헌이 등장했는데 아직은 많이 부족했습니다.

투수진의 경우 용병투수들이 초반에 꽤 심하게 절었지만 그래도 적응하면서 뷰캐넌 수아레즈에 버금가는 성적을 기록해줬고, 원태인은 한단계 더 성장하면서 용병들에 밀리지 않는 성적을 냈습니다. 좌승현이 나름 성공적인 선발전환 시즌을 보내기도 했고요. 황동재가 껍질을 깨기 시작했고 최지광도 몇년의 방황을 끝내고 다시 안착했습니다. 하지만 백정현은 드디어 에이징커브를 얻어맞고, 오프시즌에 대량 물량공급했던 불펜진은 지난시즌만큼은 아니어도 여전히 팀의 약점으로 작용했습니다. 임창민, 김태훈, 김재윤 모두 냉정히 미덥지 못했고, 우승현과 이상민, 이승민 등은 추격조나 맡아야할 수준이었죠. 물론 제일 큰 충격은 돌부처의 몰락이었지만요.

한국시리즈는 솔직히 기대도 안했고, 가뜩이나 시즌내내 타이거즈한테 후들겨 맞았는데 거기에 코너와 백정현, 최지광이 시작부터 아웃, 구자욱은 플옵에서의 부상으로 아웃, 원태인도 중간에 아웃, 강민호도 마지막에 아웃되면서 풀전력으로 붙어도 비등비등할까말까한데 무게추가 너무 기울었죠. 1차전에 크보의 어처구니없는 운영도 악영향을 끼쳤지만, 솔직히 1차전 잡았어도 우승 기대는 전혀 안 했을겁니다.

한국시리즈에서 라이온즈는 정말...정규시즌의 모습을 그대로 보여주면서 졌는데, 일단 홈런이 아니면 답이 없는 타선. 시즌 중에도 시원하게 홈런으로 많은 경기를 이겼지만 타율과 득점권타율 등은 꼴찌였을 정도로 모래알 조직력을 보였고, 이는 포시에서도 그대로 나타났죠. 그나마 아교역할 해주던 구자욱까지 빠지자 정말 유기적인 연결이라고는 갖다 버려버렸고요.

선발진은 레예스를 필두로 충분히 자기역할 했다고 봅니다. 1차전 원태인은 언터쳐블이었고, 4차전은 와순부상이 있었던 것으로 밝혀졌죠. 3차전의 레예스는 유일한 승리를 가져다줬고, 오늘 좌승현도 딱 기대한 만큼이었습니다. 황동재가 2차전때 털리긴 했지만 플옵땐 잘 해줬었고 솔직히 이번에는 기대도 안 했으니까요. 하지만 구원투수진은...볼질에 폭투질에...선발진에 비해 너무나도 약해보였습니다. 타이거즈 불펜에 비하면 더더욱...물론 타이거즈 타선이 강한 것도 맞지만 기본적으로 스터프로 윽박지를 수 있는 투수가 막 상무에서  복귀한 김윤수 하나고, 나머지는 하나같이 140 초반이라도 던져다오 기도해야 하는 수준인데 제구까지 난리가 나니 답이 없었습니다. 타이거즈가 무수히 많은 잔루를 남겨줘서 망정이지...

이제 마무리 훈련 잘 하고, 올해의 밝은 부분은 잘 유지한 상태로 단점들을 잘 개선해서 2025 시즌은 더 탄탄한 모습을 보여주면 좋겠습니다. 구장을가득 채우는 엘도라도가 부끄럽지 않기를 빌며...

라이온즈 2024 시즌, 수고 많으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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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4/10/29 06:04
수정 아이콘
너무 아쉽네요 ㅠㅠ
하….통한의 한국시리즈인거 같습니다
+ 24/10/29 06:14
수정 아이콘
개인적으론 21시즌은 성적이 좋긴 했어도 뭔가뭔가 소위 말하는 후루꾸(;;;) 느낌이 있었는데,

올해는 왕조시절까진 아니더라도 가을야구는 무조건 확정이고 우승을 하냐마냐하던 때 생각나서 좋았습니다.

강민호 오승환 있는 다음시즌 어떻게 할지
그 뒤는 또 어떨지 내야불펜뎁스는 또 어떡할지 싶긴 합니다만
대종열 믿어볼만한 것 같습니다

마무리가 아쉽지 않다면 거짓말인데 그래도 진짜 정말 오랜만에 야구 볼만했습니다
오승환 은퇴식 갈 마음의 준비 해야겠어요 ㅜ
+ 24/10/29 06:50
수정 아이콘
초반에 연패할 때는 '아.. 올해도 망했구나' 했었죠. 그런 상황에서 희망을 불어넣어준 경기가 기아 상대로 연패 끊어내는 김헌곤의 적시타였는데, 어찌보면 수미상관이라 할 수도 있겠네요. 간만에 코시간 것만으로도 좋았습니다. 내년엔 부상 없이 우승 도전해보길!
서윤아범
+ 24/10/29 07:00
수정 아이콘
빠와까가 모두 들어 있는 글에서 라이온즈에 대한 진심이 묻어나는 글 감사합니다.
만수아저씨 장효조 김시진 김상엽 박충식 김태한 으아~~
저도 몇년간 등한시 했었습니다. 단장하는 짓도 짜증나고 야구도 못하고.. 그러던 제가 아들이랑 이승엽선수 사인받은 유니폼 같이입고 노래부르며 응원했네요.
결과가 예견되어 있긴 했지만 그래도 우리 아들이란 삼린이 한명 영입한거에 만족하려구요.

물론 많이 아쉬운것도 사실이지만

빵야빵야님 꼭 완쾌하셔서 내년 코시 우승하는거 같이 즐기도록 해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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