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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19/11/23 00:30:29
Name Sinister
Link #1
Subject [스포츠] [야구]수비로 일낸다.
아래 단장님 인터뷰를 보고 떠올라서 몇 자 적습니다.

2010년, 메이저리그에 있었던 일입니다.

그 전해였던 09년 메이저리그 우승팀은 뉴욕 양키스 였습니다. 뉴욕 양키스는 월드 시리즈 우승을 위해 최고의 1루수 였던 마크 테세이라와 우완 a,j 버넷 그리고 사이영 상을 수상했었던 cc 사바시아를 영입합니다. 이들의 계약 총합은 2억 달러가 넘어갑니다. 단 세명이 선수가요. 2009년에 말이죠!

야구에서 양 코너 외야수와 1루수의 연봉이 전통적으로 높았던 이유는 해당 포지션에서 홈런을 칠 수 있는 거포가 많이 나왔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그와 동시에 수비적 영향을 떨어집니다.  마크 테세이라는 최고의 1루 수비수이기도 했습니다. 그의 깔끔한 글러브질은 다소 불안정했던 지터와 로드리게스의 수비 안정에 큰 공헌을 합니다. 그러나 그것은 부가적인 요소에 불과합니다. 그냥 테세이라가 홈런왕이어서 높은 연봉에 계약을 체결 할 수 있었죠.

탈삼진과 홈런 야구에서 온갖 노이즈를 제거한 후 남는 순수한 점수와 아웃카운트의 정수입니다. 양키스가 취한 전략을 간단합니다. 더 멀리 더 빠르게, 그리고 이를 위해 많은 돈을 쓸 것. 강자가 취할 수 있는 승리의 전략으로 악의 제국의 진면모를 보여주었습니다. 이는 우리가 알던 전통적인 야구였습니다.

그리고 이 시대는 전통적인 야구를 반대하는 새로운 야구가 등장하던 시기이기도 합니다.

당시는 세이버매트릭스가 고개를 들기 시작하던 시기입니다. 기초와 머니볼적 요소는 21세기 초반에 전설적인 단장 빌리빈의 팀, 에이스에서 제시했지만, 메이저리그를 강타한 진정한 세이버 매트릭스의 힘은 에이스와 정반대의 팀이었던 양키스의 라이벌인 레드삭스에서 빛을 발합니다.

어린 단장이었던 앱스타인은 자신이 이끄는 사단과 최첨단 장비를 이용해서 어느 선수를 발견합니다. 키는 작고 둔탁했으면 스윙은 쓸데 없이 둔탁했습니다. 스카우터들은 그 선수를 뽑을 수 없다고 말했습니다. 그는 메이저리그급의 선수가 될 수 없다고, 그러나 앱스타인은 말합니다. '이 선수야 말로 최고의 2루수가 될 수 있다고.' 그렇습니다. 앱스타인이 발견한 키작은 선수는 보스턴의 전설 더스틴 페드로이아였습니다. 그는 07년 mvp가 되었고, 새로운 레드삭스의 상징이 되었습니다.

레드삭스와 양키스의 야구는 마치 신구의 싸움을 보는듯 했습니다. 그 와중에 등장한 템파베이 레이스는 또 다른 의미의 충격이었습니다.

그리고 양키스의 야구가 최전성기를 이룰 때, 서쪽 바다의 한 팀이 고개를 듭니다. 그 팀은 21세기 최다승을 기록하였지만, 과거의 영광을 잃어버리고 침묵하고 있던 맹자였습니다.

시애틀 매리너스, 켄 그리피 주니어와 스즈키 이치로의 팀입니다. 역사는 짧지만 90년대에 빅리그에 충격을 주었던 팀이기도 합니다.

매리너스는 과거의 영광을 회복하기 위해 어떤 단장을 선임합니다. 그의 이름은 잭 쥬렌식. 그는 새로운 야구의 편에선 인물이기도 했으며, 삼진과 홈런 대신에 새로운 요소를 찾아냅니다.

옛 머니볼이 경시했던 스탯인 '수비', 쥬렌식은 주류에서 멀어지면서도 갖춰야할 능력으로 팀 수비를 꼽으면서 그 부분을 집중적으로 강화했습니다.

이미 작년도에 중견수인 구티에레즈를 영입하였고, 지구 2위를 차지했던 시애틀은 에인절스의 톱 타자며 3루수인 숀 피긴스, 중장거리 타자면서 준수한 수비력의 1루수인 카이시 케치맨을 영입하여 내야를 강화합니다. 화룡점정으로 과거의 전설이자 메이저리그 최고의 스타였던 켄 그리피 주니어를 복귀시킵니다. 물론 이 때는 수비능력을 상실하여 지명타자였지만요.

그리고 팀에는 중심이 있었습니다. 우익수에는 스즈키 이치로 그리고 투수의 킹, 펠릭스 에르난데스

쥬렌식 단장 부임 첫해였던 09년에 지구 2위였던 시애틀은 보강을 훌륭히 했고, 많은 팬들의 기대를 받게 됩니다. 자, 이 팀은 어떻게 되었을까요?

2010년의 매리너스는 꼴등을 하게 됩니다. 보강한 선수들의 타격은 끔찍한 수준이었으며 수비 위주의 타자들에게 장타를 바라기 어려웠습니다.
우리가 불운하다고 말하는 13승 12패의 킹의 사이영상 시즌이 바로 이 해였습니다.

심지어 수비력을 보고 영입한 선수들의 수비력마저 저하되면서 팀은 걷잡을 수 없을 정도로 무너지니다. 하지만 이 팀의 근본적인 문제는 공격력이었으며 클린업도 변변한 장타를 쳐내지 못 했습니다. 수비 구장이었던 세프코 필드의 파크 팩터를 감안하더라도 리그 최악이었습니다. 단순 수치에서 내셔널 리그의 팀들보다도 떨어지면서 완벽한 30위를 차지하게 됩니다.

2010년의 시애틀 매리너스. 젊고 새로운 유형의 단장. 아무도 주목하지 않았던 새로운 가치의 발견과 영입. 의미있고 설들력있는 대전략의 실패를 목도하면서 저는 이렇게 말합니다.

선수를 영입하라. 홈런 타자를. 탈삼진을 잡을 수 있는 투수를

수비로 일낸다라는 제목은 당시 2010년 시애틀을 전망했던 김형준 기자님이 처음 쓴 말인데, 하도 유명해져서 지금도 나무위키에 남아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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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클랜드에이스
19/11/23 00:34
수정 아이콘
잭 쥬렌식이 쥬렌신에서 쥬발놈으로 변하기까지 정확히 1년....
Sinister
19/11/23 00:35
수정 아이콘
전 지금도 신인의 최대장점이 주루능력이면 그 친구에 대한 기대를 접습니다.
동굴곰
19/11/23 00:34
수정 아이콘
그리고 시대는 기계로 일낸다의 휴스턴으로...
Sinister
19/11/23 00:37
수정 아이콘
르나우는 부임때부터 지금까지 야구에 해악만 끼치고 있습니다.
신라파이브
19/11/23 00:55
수정 아이콘
저때 2010 보스턴도 띠오가 수비뽕맞아서 마이크까메롱 마르코스쿠타로 제레미허미다 벨트레 4명긁었는데 벨트레 빼고 다망하면서 플옵도 못갔죠

웃긴건 수비보고 데려온 까메롱은 수비가 UZR 바닥치고 다음시즌 은퇴했음
Sinister
19/11/23 00:57
수정 아이콘
그 해 보스턴은 페디랑 육길이랑 엘스버리 전부 부상이었던 점도 컸죠
예니치카
19/11/23 01:03
수정 아이콘
오오 잘 읽었습니다.
Sinister
19/11/23 01:28
수정 아이콘
감사합니다. 개인적으로 08~11년까지 al 동부 이야기를 써보고 싶은 생각도 있는데, 너무 오래전이고 제가 내셔널리그를 주로 봐서 기억이 조각나서 시도하기 두렵네요. 하하
지금만나러갑니다
19/11/23 01:06
수정 아이콘
크보(특히 롯데)의 압도적인 부실수비를 보고있자면 수비가 일내는건 맞아요. 역으로....
Sinister
19/11/23 01:29
수정 아이콘
크흠..흠흠
19/11/23 01:22
수정 아이콘
숀 피긴스 엄청 좋아했었는데 이적할때 혹시나 했는데 역시나 급하락...

저도 타자 용병은 무조건 잘 치는 놈이 최고라고 생각하지만
롯데 키스톤 생각하면 이 픽이 이해는 갑니다.
그냥 마차도가 오지환 정도 하고 신본기가 2루에서 평균만 하면 대성공하는 팀이라...
Sinister
19/11/23 01:29
수정 아이콘
1,3루가 비어있다는 말만 들었는데 그래도 외야는 괜찮은 편인가 보죠?
엘제나로
19/11/23 01:33
수정 아이콘
일단 민병헌 손아섭 부동의 주전 외야수 2명이...
롯데올해는다르다
19/11/23 07:49
수정 아이콘
외야는 국대 1.5군 선수 3명입니다.
보라도리
19/11/23 02:11
수정 아이콘
그것도 정상적인 야구를 할줄 아는 팀들 사이에서 공격 수비 비중 수치를 따져야지..

이번 시즌 롯데 수비 수치를 제대로 보셨나 모르겠네요.. 단일 시즌 최다 폭투 (103)개 최다 실책 (114)개 참고로 크보 기록관들 웬만한건 실책으로 안쳐주고 안타로 쳐줍니다.. 정상적인 게임과 정상적인 시즌을 치루는게 불가능한 세팅의 팀이었어요..
19/11/23 02:31
수정 아이콘
오 재밌게 잘 봤읍니다
Spike Spigell
19/11/23 03:23
수정 아이콘
수비로 일낸다는 마음이었으면 채태인은 묶어뒀어야 하지 않나요... 제가 한화팬이라서 잘 아는데, 연봉이 리그1등인데 성적이 10등이면 이걸 리빌딩을 해야할지, 윈나우를 해야할지 너무도 애매해지는 것 같습니다. 무조건 윈나우로 가야할거 같은데, 갑갑하긴 하겠네요. 수비용병이 항상 문제인게, 타격을 못 하면 팬들의 비난을 한 몸에 받는다는겁니다.
19/11/23 05:45
수정 아이콘
저 해의 시애틀 타격 기록이 9타자 중 한 자리에 투수가 들어가는 nl팀들보다 구렸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물론 시애틀은 al이므로 투수 타석 대신 지명타자릉 썼음에도요
19/11/23 06:36
수정 아이콘
나무위키의 수비로 일낸다 최초 항목 개설자 입장으로 굉장히 기쁘네요 시애틀 팬 놀리려고 만든 거였는데
롯데올해는다르다
19/11/23 07:48
수정 아이콘
(수정됨) '이기려면' 수비만 가지고는 안되는데 지금 롯데같은 리빌딩 팀은 '정상적인' 게임을 해야 코어 유망주들이 적절한 환경에서 클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지금 롯데 수비는 아무리 강철멘탈이어도 투수가 정상적으로 클 수가 없는 상황이라.. 게임을 게임같이는 해야 이기고 지는 경험이 쌓이죠.

당장 밑에 인터뷰 봐도 '우승할거면, 수비가 되고 투수가 된다면 거포를 데려와야 한다, 근데 꾸준한 경기를 하면서 플레이오프에 가려면 수비를 하고 스트라이크를 던져야한다' 정도의 얘기라..
닉네임을바꾸다
19/11/23 08:14
수정 아이콘
뭐 본프레레식으로 3점 실점하면 4점 득점하면 되는 식으로 하기엔 타격은 오르락내리락이 심하단 말이죠...일단 구멍이 너무 심하면 거긴 막고 생각해야...
세인트
19/11/23 08:29
수정 아이콘
수비로 일내는건 무리수인건 맞는데
수비가 인간 이하면 꼴찌하는 것도 맞습니다.
고로 롯데가 탈꼴찌하고싶으면
수비가 최소한 인간수준은 되어야...

아 쓰고보니 꼴빠로서 한숨만ㅜㅜ
19/11/23 09:29
수정 아이콘
저도 수비와 플레이오프는 거리가 있다고 생각하는데 수비가 2군 수준이면 확실하게 승리가 불가능 하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고액연봉자들 처리할 때까지 어떻게든 팀을 구성해야 하는 입장에선 최소한 어느 정도 수준까진 수비를 만들고 가는게 맞다고는 생각하네요.
물론 그 이후의 보강은 좋은 타자, 강한 투수를 영입해야겠죠.
D.레오
19/11/23 10:02
수정 아이콘
근데 메이저는 타국각도랑 공인구변경이후 수비나 주루의 가치가 좀 감소하긴 했죠.(동시에 2천년대 최고의 구종이었던 투심의 가치도 하락)
반면 크보는 올시즌 공인구변화도 다시 수비랑 주루의 가치가 올라갈거라고 봅니다.
그런점에서 아직까진 롯데구단의 행보는 괜찮아 보입니다.
Lord Be Goja
19/11/23 10:07
수정 아이콘
수비가 일났다
Chasingthegoals
19/11/23 10:29
수정 아이콘
(수정됨) 사실 오클랜드의 머니볼 전력의 핵심은 미겔 테하다였죠. 불안한 수비를 극강의 장타력으로 커버했으니까요. 그 시절 오클 경기도 챙겨봤는데, 책 보니까 테하다 언급 1도 없는거 보고 당황했습니다.

수비로 일을 내야겠지만 수비원툴로 몰빵하면 매리너스꼴이 되는겁니다. 첫 해는 진짜 운이 좋았다고 보는 편인데(피타고리안 승률이 어떤지 궁금하네요), 그 다음해부터 귀신같이 원래대로 돌아왔죠.
19/11/23 11:34
수정 아이콘
https://www.baseball-reference.com/teams/SEA/2009.shtml

2009 시즌 승률이 0.525인데 피타고리안 승률은 0.463이네요. 억수로 운이 좋았던 거군요.
Chasingthegoals
19/11/23 11:46
수정 아이콘
감사합니다!!
아이고배야
19/11/23 12:21
수정 아이콘
약쟁이라서..?
Chasingthegoals
19/11/23 15:37
수정 아이콘
책이 03년에 나왔는데, 도핑스캔들 적발 전입니다.
같은 약쟁이인 지암비는 도서 내에서 계속 하고 있습니다.
차라리꽉눌러붙을
19/11/24 17:49
수정 아이콘
이걸 크보에 적용시키려면 류현진 이승엽이 매해 1명은 나와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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