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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09/09 20:24
한사람이 아이디어부터 완성까지 쓴 시나리오보다는 애초에 완성된 원작이 있는 상태에서 다른 사람이 각색해서 완성한 시나리오가 완성도가 높은 경우가 많더군요. 물론 오리지날 시나리오도 중간에 여러 작가들의 터치를 받는게 충무로 시스템이지만 최초 원안(원작)자와 마지막에 크레디트에 올라가는 각본가의 이름이 다른 경우가 좋은 결과물이 나올 확률이 높다고 봅니다.
박찬욱의 올드보이나 봉준호의 살인의 추억, (앞의 두 작품과 비교는 어렵지만) 이준익의 왕의 남자 등을 보면서 든 생각입니다. 최초 원안에서 뼈대 말고는 거의 모든 대사가 바뀐 것이 사실이라고 하더라도 좋은 결과물이 나온 것은 여전히 원안의 힘일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드네요. 물론 원안을 보지 못했으니 제 뇌피셜입니다.
19/09/09 21:38
당연한 이야기인게 커뮤니티에 똥글 쓴걸 퍼가도 한편으로는 ‘저런걸 퍼가나?’ 싶긴 하지만 다른 한편으론 좀 괘씸하거든요. 배설한 글이 이정도인데 한문장 한문장 고쳐쓰고 또 고쳐쓴 글쟁이들이 자신의 작품에 가진 애착은 상상 이상이죠. 그러다보니 그 세계관안에 매몰되어 버려서 다른 플램폿으로 컨버팅할 때 뭔가 기괴한 간섭이 나오는 거고요.
19/09/09 20:24
그냥 박훈정, 류승완 둘 다 돌연변이 연성한거에요. 비슷한것 자체가 없어요 둘 다에게. 평가는 어떤지 모르겠는데 저는 부당거래가 충격적으로 좋았어요 두 사람 나머지 모든 작품보다 더
19/09/10 01:00
충격적으로 좋았다는 표현에 정말 전적으로 동감합니다. 부당거래 보고 드디어 류승완도 거장의 반열에 올랐구나, 부당거래는 올드보이, 살인의 추억같은 작품들과 같은 선상에서 다뤄져야할 영화다, 류승완이 봉준호, 박찬욱에 비해서는 다소 모자른 평가를 받았는데 이제 거의 다 따라잡아가는구나 등등의 개인적인 평가를 내릴 만큼 정말 좋아했던 영화인데 이후 작품들은 부당거래만큼은 물론이고 그의 이전 작품들 보다도 감흥이 적어서 아쉽다는 생각을 갖고 있습니다.
19/09/09 20:47
약간 의심은 들었던게 박훈정 작품중에서 부당거래나 신세계는 진짜 대사가 살아 숨쉬었거든요. 호의가 계속되면 권리가 된다, 살려는 드릴게 등등... 근데 이후 박훈정 작품에서 가장 퇴색된게 그쪽이라. 사실 류승완 감독이 다른건 몰라도 대사 쓰는 내공은 대단해서 부당거래는 둘의 장점만 모인 걸작이 된 것 같습니다.
19/09/09 21:57
사실 부당거래는 검경 취재만 10년이 넘는 주진우 기자의 감수가 아니었으면 경찰내의 경찰대와 비경찰대의 갈등이나 검찰내에서 부장검사(이성민)이 장인어른을 거론하면서 류승범에게 사건배당하는 부분, 사건배당 서류를 류승범에게 집어던지는 여검사 등의 디테일은 주진우가 귀뜸 해 준거라고 보면 됩니다.
극에서 기획된 범죄자(나중엔 진범이라는 반전이 숨겨져있지만)가 피해자 가족이 옆차기했던 장면은 실제 유영철 검거 이후 청에서 내려오는 중간에 고인의 모친이 유영철에게 덤벼드니 옆에서 유영철을 호송하던 형사가 그 모친에게 옆차기를 날려서 모친은 댕굴 굴러떨어졌던 안타까운 장면을 영화에 인용한건데 검경 관계자가 류승완 감독 취재차 일일히 알려줬을리 없고 이건 다 주진우 기자의 공이죠. 실제 영화가 개봉하고 나서 검경은 욕하고 난리였다는데 사회부 담당 취재 기자들은 정말 디테일이 살아있는 최고의 영화라고 칭송을 한거보면 부당거래의 공로중에는 주진우 기자의 감수도 한 역할 했다고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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