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연히 인터뷰 일부를 가지고 뇌피셜 추측을 한 사람들 모두를 비난할 수야 없겠죠. 하지만 의도를 가지고 인터뷰 일부를 굳이 잘래내서 과잉 의미부여를 하고 김세정에 대한 인터넷 상의 프레임을 만들어내고자 한 사람들은 그렇지 않습니다. 

딱 잘라 이야기하면, 애초에 인터뷰를 부분 발췌해서 확대 재생산한 핵심은 트위터에서 활동하는 일부 김세정 팬들입니다. 물론 다 같은 김세정 팬은 아니고 아이오아이 팬출신으로 시작해서 구구단을 끝내 품지 못하고 김세정 개인팬(이라고 쓰고 악개라 읽는)의 포지션을 취하게 된 일부 팬층이라고 불러야겠네요. 평소에는 목소리가 큰 것도 아니고, 사실상 팬덤에서 이탈한 사람들도 많습니다. 프듀를 통해서 아이돌 팬덤화 된 사람들의 특징인지는 모르겠지만, 실시간으로 잡덕화되면서도 개인팬으로서의 성격은 꿋꿋히 유지하면서 이미 자신이 팬질하는 그룹이 아닌데도 끊임없이 관여하려 하는 태도가 놀랍네요.

그들이 인터뷰의 부분에 집중하고 과잉 의미부여를 하게 된 이유는 뻔 합니다. 구구단의 실패에서 김세정 개인을 '순진무구한 피해자'로 만들어 냄으로써, 김세정을 둘러싼 나머지 환경에 대한 비난을 유도하기 위함이죠. 소속사 젤리피쉬의 무능에 대한 비난만이 아니라 멤버에 대한 갈라치기, 그룹에 대한 망무새 인식의 확대, 솔로 데뷔나 탈젤피 등의 필요성을 환기하기에 이릅니다. 과연 그런 반응이 김세정의 인터뷰가 의도한 바일까요? 개인적으로는 아직 인터뷰 전문을 보지 않은 상태에서도 그런 심리나 의도를 맥락없이 거칠게 전달할 친구가 아니라는 걸 잘 알고 있습니다. 

이쯤되면 과연 김세정을 불쌍한 사람으로 만드는 건 누구인지를 되묻고 싶네요. 저는 김세정의 팬임에도 불구하고, 소속사와 그룹 활동에 있어서는 김세정 역시 그 일부이며 책임을 공유할 수밖에 없는 구조임을 분명히 알고 있습니다. 안타까운 일이지만 그렇다고 김세정의 불운을 피해자와 가해자의 구도처럼 환원하거나 프레임을 유도하고 싶은 생각은 없습니다. 그리고 대중의 기대치에 대한 무게를 감당하는 것이 어려운 일이라고해서 그것이 김세정을 불쌍한 사람으로 만드는 것은 아니죠. 오히려 김세정이라는 사람이 철저하게 대중의 오해 속에서 자기 자신에 대해서 자신감마저 잃어버리는 순간이 진정으로 불행해지는 순간일테니까요. 반대로 김세정을 불행하고 불쌍한 사람으로 바라보고자 하는 사람들의 심리와 욕망은 잘 알 것 같습니다. 제발 그들의 비뚤어진 팬질을 위해서 김세정을 불쌍한 사람으로 만들지는 않기를 바랄 뿐입니다. 

ps. 마찬가지로 아이오아이 출신 친구들에 대한 기대와 실망 사이에서 걱정을 빌미로 그 친구들 오히려 더욱 소외시키는 프레임도 인터넷상에서 자제되길 바라는 마음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