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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18/05/13 11:51:54
Name MrOffic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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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ubject [연예] [나의 아저씨]퍼온 리뷰: 여자가 아니라 이지안? (스포주의)
디시인사이드 나의 아저씨 갤러리에 올라온 글로 반말체로 작성되어 있습니다.
원저자에게 퍼가도 된다고 허락받았습니다.
오늘은 홍보가 없습니다. 안심하고 보세요. 크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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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드라마에서 이성적인 의미에서의 사랑이란 개념을
유독 완고하게 부정하는 의견들에 자꾸 반발심이 생기는 이유는,
꼭 이건 이성적인 사랑이 맞는데 무슨 소리냐는 반대의견
때문은 아니야.



내 경우는 그들이 자신들의 발언에서
동훈의 눈에는 지안이 '여자가 아니라' 는,
지안의 고유하고 정당한 여성성을
부정하는 말들을 너무 아무렇지도 않게 써서 그렇다고 생각해.



이건 도덕적인 강박관념을 이기적으로 충족하기 위한
성적인 거세라고밖에 보여지지 않아.



내면의 간섭과 거세라는 관념적인 차원이 아니라 훨씬 더
실체적이고 존재적인 차원에서의 거세야.



그들의 발언에서 종종 어떤 심리적인 억압을 넘어서
물리적인 폭력을 당하는 기분이 드는 게 그 때문이야.



여자인데 왜 자꾸 여자로서 보는 건 아니라고 그러지?
여자로 안보면 왜 박동훈은 안아주고 싶다는 지안의 담담한 고백을
거절하고 그렇게 쓸쓸한 뒷모습으로 돌아갔을까?
그녀가 단지 성인이긴 하지만
자기에 비해 너무 어린 존재이기만 해서 그럴까?
외적으론 그래. 하지만 내적으론 어떨까.



지안은 분명히 아름답고 매력적인 존재지.
성적으로 말초적인 매력을 발휘하는 이성에게만 열광하는
심리적인 수준이 낮은 남성들이 이해하긴 힘든 매력이야.
근데 그게 훨씬 더 강력하고 치명적이야.
내적으로 우리가 확고하다고 생각했던 규율로 무장하고 유지됐던
경계선의 이곳저곳이 다 허물어지게 만드는 존재니까.



왜 이 드라마를 통해서 이토록 유난스럽고 병적인 강박증이 생겨났냐가
바로 그 위험성의 실재성을 반증한다고 생각해.
실제로 너무 위험하다는 걸 알고 그게 너무 불안하고 무서운 거야.



근데 그들은 모르지.
인간의 내면이 그와 같은 모험과 어려움을 거치면서야
이르를 수 있는 어떤 아름다움이 있다는 걸.
그건 우리의 상식적인 수준의 도덕을 파괴하는 게 아니라
넘어서게 하고 어쩌면 그 이상의 것을 선물하기도 한다는 걸.



그걸 넘어설 이유를 느끼지 못하는 사람들이 있지.
그런 내적인 필요를 느끼지 못하니까.



근데 이 드라마에서 여성으로서의 지안에 공감하는 사람들은
그들이 남성이든 여성이든
그녀가 그들에게 쾌락과 쾌감의 욕구충족이 아니라
거의 고통에 가까운 감정을 준다는 걸 받아들이고 그걸 소중하게 생각해.
그리고 동훈이 그것을 자신들과 함께 느끼고 있다는 점에서
그런 걸 느낄 수 있는 인간이란 점에서 그를 각별하게 보는 거야.



지안과의 관계를 떼어내고 보면
동훈은 물론 훌륭한 사람, 사회의 모범적인 인간이지만
그렇다고 그 이상일 수는 없는 사람이야.
그 선에서 그는 '넘어설 이유'도 없고 '필요'도 없는 사람들을
위한 존재야.



난 이 드라마가 그분들을 위한 결말이 되지 않길 바래.



난 박동훈 자신도 그걸 무의식적으로는 안다고 생각해.
이지안은 박동훈이 '나와 같은 사람'이라고 하지.
근데 박동훈은 이지안과 완전히 대척적인 영역에 속하고
또 그 영역의 가치관과 이상을 대변하는 인물이야.
그 영역에서 이지안의 텅빈 자리가 그의 시선에서 어떤 의미를 지니는지가
너무나 잘 표현되어서 난 이 드라마가 좀 더 각별해졌어.
그건 박동훈이 속한 세계가, 그 잘나고 번지르르하고 이 세상의 질서와
안전과 안정을 위해 건축된 세계가 어떤 한 존재의 결핍으로 인해
얼마나 허망한 것인지, 무의미한 것인지를 나타내고 있으니까.



그건 그저 이 사회의 주류에 속하지 못한 인물들도 끌어안고
품는다는 따위의 나이브한 감상이 아니야.
그보다 훨씬 절박하고 절대적인 요구가 담겨 있어.
난 내가 썼던 이전 글에서 지안의 존재가 나타내는 모든 것이
구원의 요구 이외의 다른 것일 수 없다고 한 적이 있어.
근데 그건 지안이라는 사람 자신에게만 속한 사적인 테마가 아니야.
지안이 살인자임을 알고 웅성거리는 직원들 틈에서
동훈의 얼굴은 자기가 속한 세계에 대한 좌절이었다고 생각해.
그 세계는 구원받을 수 없고 그 세계에서 내적인 양심을 대표했던
그는 더더욱 구원받을 수 없지.  
다른 인간들은 아무렇지도 않게 살아도
그만은 그들이 느껴야 하지만 느끼지 못하는

모든 인간적인 책무를 떠안고
무서운 나락으로 떨어져야 해.



그것이 관계의 무서움이고
한 인간에게 오롯이 사랑받았던 한 인간이 짊어져야 하는
부채의식의 전말이야.



그 짐의 무게는 추상적인 관념으로 환원할 수 없는
그 관계가 지녔던 전체성과 이어져 있어.
어느 것 하나도 빼놓을 수 없는 거야.



그런데도 그 관계에서 그들의 정체성인
여성과 남성을 제거하겠다는 건
내가 사랑하는 존재의 형상에서 내가 원하는 부분만 남기고
나머지 살점과 심장을 모조리 도려내겠다는 것과 같아.



그건 단순히 그 형상을 망치는 짓이 아니라
그 생명을 죽이는 짓이야.



감히 말하지만
이지안은 박동훈이 걸었던 끝도없이 어두운 길의 끝에서
그의 숨을 쉴 수 있게 다가온 유일한 존재야.
그 길의 끝이 그녀가 머문 곳이어서
그것이 어떤 길인지를
그녀만큼 알고 있는 사람은 없으니까.
그리고 생명체에게 목숨은 자기가 가진 모든 것이지.
그녀가 없던 자리에서 그는 죽어가고 있었던 거야.
왜냐면 그의 세계가 죽어가고 있었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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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드라마나 영화 보고 리뷰 찾아보는 게 태어나서 처음이라 나의 아저씨가 특별히 리뷰가 많은 건지

평소랑 다를 바 없는 건지는 모릅니다.  확실한 건 제 마음을 울리는 리뷰는 많네요.

혹시 다른 작품을 보게 되더라도 리뷰를 찾아볼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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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05/13 12:14
수정 아이콘
영상작품이든 게임이든 너무 깊게 생각하다보면 작품 자체에 집중을 못 하게 되죠

그냥 양쪽 너무 과몰입해있다고 해야 되나...
아라가키유이
18/05/13 12:23
수정 아이콘
애초에 이 정도 빌드업했으면 열린결말로 둘의 이성적교류에대한 가능성을 열어둔다고해도 뭐라하지말아야죠 당췌 둘이 왜 이성적으로 교류가있어서는 안되는지도모르겠고 박동훈이 이혼만한다면 이지안이랑 만나는 결말로가도 단 1의 불만도없네요
18/05/13 14:19
수정 아이콘
뭐라고 써놓긴 한건가요 이거..
글이 속빈 쭉정이도 아니고 별 내용이 음슴.
다반향초
18/05/13 14:26
수정 아이콘
본문 리뷰는 무슨말 인지 하나도 모르겠네요.
그냥 제가 보고 느낀건

이지안에게 박동훈은 진짜좋은사람, 괜찮은 사람, 나에게 잘해준 사람, 비밀을 알고도 잘해준 사람 그리고 불쌍한 사람, 잘해주고 싶은사람 그래서 좋아하는 사람. 여기에선 이성적인 호감도 있다고 생각하는데,

박동훈에게 이지안은 삼형제나 동네 친구들 같은 분위기로 느껴젔어요. 이성으로서 사랑을 느낀다기 보다 힘들때 유일하게 힘이되어준 친구 같은...내가 뽑은 직원, 내가 위기에 처했을때 도와준 직원, 같은 동네 사는직원, 안그러는 애가 나한테는 고맙다는 말도하고, 힘들 때 화이팅이라는 말도해주고, 마치 다알고있는거 처럼 말해줘서 동질감도 느끼고 (실제론 도청하고있었지만), 아저씨가 되어서 새로 생긴 진짜 마음통하는 친구 느낌 이라 생각하면서 시청중입니다
18/05/13 17:03
수정 아이콘
중2가 쓴 리뷰인가요
MrOfficer
18/05/13 19:20
수정 아이콘
(수정됨) 유유 저는 재밌게 읽어서 가져왔는데 혹평이 많네요...
18/05/14 07:44
수정 아이콘
글을 못쓰네요 리뷰쓰신분이..
사악군
18/05/18 17:32
수정 아이콘
이 리뷰는 박동훈의 입장에 대해 자기 망상을 사실로 전개하니까 좋은 소리를 못 듣는거죠.
나아가 이런 망상을 하는 이유는 '망가지고 상처입은 여성캐릭터의 매력'을 고평가하고 집착하는 데 있어보이고요.

유게에 올라왔던 '아 진짜 누나 안좋아한다니까요 34개쓸거에요'처럼
박동훈이 이지안 여자로는 안본다는데 뭐 이 단순한 이야기를 물고 늘어지는지...

막말로 이지안이 홀딱 벗고 안기면 박동훈도 서겠죠. 그건 생리적 반응이고.

그런데 박동훈은 그런 상황을 원하지 않는다고, 인간 대 인간으로서 호의관계가 있을 뿐
남녀관계라고 생각하지 않는다는데 그게 그렇게 받아들이기가 힘들고 무슨 폭력씩이나 됩니까..
거세라니.. 남녀관계 고백을 안받아주면 거세에요?? 이런 발상에서 출발하면 안 좋아하는데 고백하는거
자체가 폭력이라는 발상도 왜 나오는지 이해가 가네요. 출발이 틀렸으니까 도착지도 틀린 거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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