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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장 투수의 변화중 가장 믿을만한건
구종 비율입니다.
구종 비율의 변화가 투수의 퍼포먼스에 어떤 영향을 줄 수 있는가는 지난 글들에서 이미 많이 설명했기 때문에 링크로 대체하겠습니다. (시즌 초에
구종 비율 변화를 보인 투수들에 대해 많이 다룬 이유기도 합니다.)
구종이 거의 10구 내에 안정화된다고 보셔도 됩니다. 날이 풀리면 구속이 더 나올 수도 있고, 무브먼트도 시즌이 진행되면서 팔 각도 등에 따라 조금 달라질 수 있으나, 지금과 드라마틱한 차이가 날 확률은 거의 없다고 보시면 됩니다.
구속은 위 짤에서도 보시다시피, 선수가 삼진을 잡는 능력, 즉 구위와 연관이 되어 있습니다. 선발의 경우 이를 구종의 다양화, 구종 비율의 변화 등으로 완화시킬 수 있으나, 불펜의 경우 거의 정비례한다고 볼 수 있죠.
예를 들어, 작년 해멀스의 직구 평균 구속은 92마일이었습니다. 올 시즌 초, 해멀스의 직구 평균 구속은 90마일을 채 넘지 못하고 있죠. 그러나, 작년에 비해 직구의 비율을 10%정도 줄이고 커터를 그만큼 던지기 시작하면서 헛스윙율은 오히려 올랐습니다.(9.7% -> 15.0%) 직구는 예년에 비해 확실히 별로지만, 이 변화를 성공적으로 유지할 수 있다면 오히려 더 나은 성적도 거둘 수 있겠죠.
그러나, 작년에 비해 구속이 2마일 가량 줄어든(93.3->91.1) 마무리 켄리 젠슨의 헛스윙율은 다른 부분에서의 눈에 띌만한 변화가 없기 때문에 18.2%에서 14.8%로 추락했죠. 구속이 더 올라오지 않으면 올시즌은 우리가 알던 리그 최고 클로저의 모습은 아닐지도 모릅니다.
2. 타자의 경우
타자의 경우는 이 정도 스몰 샘플에서 '당장 믿을만한' 스탯은 없습니다. 그래도, 금방 안정화되는 스탯을 몇개 꼽아보자면,
a. 스탯캐스트 지표들(발사 각도, 타구 속도, 비거리 등)
스탯캐스트 지표들은 50개의 타구 갯수 쯤에서 대부분 .5의 알파계수를 넘어섭니다( 0.5가 신뢰도를 가지는 절대적인 마지노선은 아닙니다)
지금 대부분 타자들이 30-40개 내외의 타구를 쳐냈으니, 아직 크게 믿을만한 자료는 아니네요. 그래도 작년에 비해 유의미하게 큰 차이를 보이는 경우 (ex) 미겔 카브레라, 17년 타구속도-91마일 18년 현재 타구속도-96.3마일) 변화를 기대해봐도 좋습니다.
b. 선구안 관련 지표들(헛스윙율, 스윙율)
타자의 선구안 관련 지표인 스윙율, 헛스윙율도 꽤나 빨리 안정화됩니다. 올시즌 이적과 부진으로 주목받고 있는 스탠튼의 작년 헛스윙율은 12.5%로, 커리어 로우였습니다. 올 시즌 지금까지 스탠튼의 헛스윙율은 19.1%로, 커리어 하이를 기록하고 있죠. 그냥 스윙율도 3%가량 늘었구요. 현재 공도 못맞추고, 선구안도 작년만 못한 상태입니다. 현재 스탠튼이 본 공의 갯수는 230개입니다. 기준에 따라, 지금 패닉 버튼을 누른 사람들이 오버하고 있다고 볼 수도 있지만, 이유 없는 걱정이라고 볼 수는 없겠죠.
물론 위에 언급된 것들이 죄다 틀릴지도 모릅니다. 스탠튼이 '엔카나시온' 해버리며 4월 내내 아무 것도 못하다 5월 이후 홈런 60개를 칠 수도 있고, 게릿 콜이 갑자기 다시 직구성애자로 돌아가면서 예년 기대에 비해 안터지는 투수의 아이콘이 될 수도 있겠죠. 그러나 시즌 초에 이런저런 예상을 하기 좋아하신다면, 위의 지표들을 살펴보는게 확률 높은 방법일 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