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쓰는게 업이라 지금 현실 마감에 치어서 정신이 없는 차에(세상은 혼세혼세하고), 직업적 양심을 져버리고 걸그룹 리얼리티 감상문부터 쓰려니 키보드에 손이 안 붙네요 크크. 다른 리얼리티 전문가분들이 좋은 말씀 더해 주실거라 믿으며, 몇 가지 단상만 짧게 적어보자면...
1. 짧은 시간, 갈길 바쁜 편집, 그리고 조금 아쉬운 조편성25분은 짧았다... 짧아도 너무 짧았다는게 첫 감상이며 사실 뭘 크게 보여주기도 힘들고, 따라서 평가하기도 힘들다는 게 첫방송 감상 전부에 가깝습니다. 팬 입장에서든 객관적 3자 입장에서든 냉정한 평가는 회차가 거듭되야 내릴 수 있을 듯 하네요 근데 5부작이라 다함쳐도 125분 영상에 불과하다는게 함정 -_-;;
덕분에 카메라는 멤버 한명 한명을 크게 부각시켜줄 여유 없이 처음 소개와 줄곧 이어지는 미션수행을 쫓아다니기에도 급급한 느낌을 주었습니다. 뭐 사실 25분 정도 되는 시간에 무려 9명 걸그룹 멤버 각각의 매력을 살려서 보여준다는 건 피디가 김태호, 나영석이어도 불가능할 겁니다. 덕분에 전형적인 팀게임 방식으로 3인 3개조를 구성하는 건 나쁘지 않은 선택이었지만, 3팀을 교차편집으로 보여주다보니 더욱 갈길이 바쁘다는 느낌을 줬습니다. 개개인을 부각시켜주기도 어렵고 그렇다고 미션에 대한 몰입감을 만들기도 어려운... 여러모로 정신 없는 편집일 수밖에 없었습니다.
사족일수 있지만 조편성도 살짝 아쉬웠는데 하나-미미-나영 / 세정-미나-샐리 / 해빈-소이-혜연이 3개조에서 사실 누가 봐도 약한 구성은 해빈-소이-혜연 조였죠. 상대적으로 인지도가 제일 약한 세명이 묶인거라 집중도가 떨어져 보였습니다. 게다가 막내 혜연이가 팬들이 제2의 김세정이라 부를만큼 끼가 많은 친구긴 하지만 크게 나서지 않는 편인 해빈-소이 두 언니 사이에서 구심점이 되긴 조금 부족하지 않았나 싶네요. 그렇다고 최선의 조편성을 내놓으라면 그건 좀 힘들지만요 -_-; 상대적으로 다른조들 케미는 꽤 좋아보였습니다. 우선 세정 미나야 말할 것도 없고 샐리도 워낙 케미요정 느낌이라서요. 뭣보다 미나는 네임벨류에 비해서는 본인이 이끌어가는 성격은 아니라 세정이랑 붙여놓는게 사실 그림이 제일 좋아보입니다.
2. 현재로선, 본격 미미-나영 입덕 방송이 될 것인가
특별히 세정 미나 분량을 강조하길 바라는 팬들이 있을지도 모르겠지만, 그건 리얼리티 본연의 취지가 아니라고 했을 때 균등한 배분은 나쁘지 않았습니다. 덕분에 상대적으로 하나-미미-나영 조가 돋보이지 않았나 싶네요. 언니라인의 케미도 좋고, 각각의 캐릭터를 잘 보여줬다는 점에서 긍정적이었습니다. 특히 리더인 하나조차 함부로 손대지 못하는(오히려 리더 멱살을 아무렇지도 않게 잡는) '비선실세' 정미미의 한량 포스가 제대로 묻어나왔죠. 심지어 무당처럼 미래를 예지하는 능력까지... '구구단의 서열순위가 어떻게 되는지 아느냐' 드립이 저절로 나오게 하네요 크크
정신없이 흘러가는 미션 수행중에서 홀로 독야청정하는 미미가 짧은 분량 속에서도 자기 캐릭터를 확실하게 어필했다면, 미미는 물론 하나와도 좋은 케미를 보여준건 나영이었습니다. 확실히 프듀때부터 느낀거지만 나영이는 도미보다는 가자미, 화려한 기술을 가진 신현철보다는 팀을 받쳐주는 채치수랄까... 튀지 않으면서도 필요할때 적절히 망가질줄 아는 캐릭터라 멤버들 사이에 케미도 받쳐주고, 또 예상치 못하게 어필하는 개그자질도 있어요. 아마 앞으로의 분량에서 킬링파트를 만들어내는 요주의 캐릭터가 아닐까 합니다.
![](http://imgur.com/Oos2eLE.gif)
미션은 이미 망했어 망했다구 히힛 귤침 발싸~.gif
3. 아쉬움이 있는 1화, 본격적인 시작은 2화부터?
워낙에 각각의 분량이 번갯불에 콩구워먹듯 지나가서 팬들도 나노 단위로 즐기기 쉽지 않았는데, 리얼리티의 가치라는게 예능으로서는 느슨해보일지라도 멤버 정식활동에서는 보여주기 어려운 개개인의 캐릭터 어필과 케미에 있다고 보았을 때, 아직은 갈길이 멀어 보이는게 구구단 프로젝트 1화의 현실입니다. 이게 별도 촬영 없이 제주도에서의 4박 5일 촬영만으로 구성된 리얼리티라 여러모로 편성과 분량에서 압박에 시달릴게 뻔해서 앞으로의 내용도 1화의 약점을 극복할 수 있을지는 불안하지만... 그래도 첫 리얼리티로써의 최소한의 역할은 해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드네요.
다 보고 나서 뭔가 헛헛한 느낌을 받을 수밖에 없었는데, 리얼리티 방송이라는게 예능이라기보단 팬들 서비스용에 가깝지만, 리얼리티 방송에 목말라 하던 팬들에게조차 이런 급전개는 아쉬움을 살 수밖에 없을 겁니다. 그래도 다음주엔 걸그룹 필수코스화되어버린 흉가체험이라 구구단 쫄보는 누구일지 살펴 보는 포인트는 확실할 것 같네요. 조금 여유를 가지고 해당 파트라도 잘 살리면 괜찮지 않을까 합니다.
할말은 이만 줄이고 움짤이나 하나 추가하면서 마칩니다.
![](http://imgur.com/AeZotrW.gif)
하야해! 하야하라고! 비선실세 제압하는 인덕원고 적토마.gif