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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18/02/20 00:55:43
Name EndLEss_MAy
Link #1 본인
Subject [올림픽] 이번 올림픽 쇼트트랙 경기에서의 논란들에 관해서 써봅니다.
일단 저는 지방에 있어 현재 쇼트/스피드 대표팀의 정확한 내부사정은 모른다는 점 말씀드리고 글을 시작합니다.

쇼트트랙에서의 몇몇 논란들을 말씀드립니다.

1. 페널티로 실격된 선수들에 대해

대부분 선수들이 페널티의 위험을 무릅쓰고 추월을 시도하려 하지는 않습니다. 페널티를 받으면 경기가 망하는데 뭐하러 일부터 반칙을 하겠습니까? 쇼트트랙은 경기상황이 굉장히 복잡하고 예측이 어렵기 때문에
(물론 최상위권 선수들은 나머지 4~5바퀴를 남겨놓고는 시합의 결과를 대부분 예상해냅니다.)
찰나의 판단으로 추월을 시도해야만 합니다. 예전에는 대륙쪽에 있는 모 국가가 대놓고 한 명을 페널티로 희생시키면서까지 에이스를 밀어주는 경기가 있었지만, 최근에는 그 정도의 모습은 없어졌습니다. 제가 위에서 '대부분' 이라 쓴 것은 대륙쪽에 있는 모 국가가 기상천외한 반칙을 하는 경우가 있어서 쓴 것입니다.

우리 선수들이 국제대회에서 페널티를 받는 경우가 잘 없지만, 국내대회에서는 대표급 선수들도 페널티가 많이 나옵니다. 그만큼 경쟁이 치열하지요. 저변이 넓지는 않지만, 있는 선수들이 다 잘타는 선수들이라..

따라서 쇼트트랙에서의 페널티는 인성과 관계없이 몸싸움을 두려워하지않는 성향이면 언제든 발생할 수 있는 것이며, 반칙을 한 선수를 욕할 필요는 없습니다. 경기의 일부입니다. 일부러 누구를 밀어버리겠다고, 혹은 다치게 하겠다고 경기에 나오는 선수는 없습니다. 모 국가의 선수들도 상대를 부상시키려고 경기를 하지는 않습니다.


2. 남자 1000미터 결승전에 대해

먼저 준준결승에서 불운하게도 우리 세 선수가 한 조가 되면서 선수들의 정신적/체력적 피로도가 심했을 겁니다. 준준결 조 편성은 예선기록 기준으로 진행되는데 참 운이 없었습니다. 이건 우리 선수들을 노린 고의가 아닙니다.
또한 임효준/서이라 선수는 한체대고 황대헌 선수는 아니라서 그랬다고 하는데 정말 헛웃음이 나는 음모론입니다. 서이라 선수가 기가막히게 코스를 잘 탔구요. 초반부터 선두에서 막아가며 경기를 했던 두 선수가 마지막에는 약간 속도가 부족했지요.

결승 경기를 결과적으로 보자면 두 선수가 초반에 앞에 나서는 것이 좋았겠지만 당시 앞에 있던 캐나다/미국 선수가 속도와 코스 사수능력에 있어서 우리 선수들보다 떨어지기 때문에 초반 자리잡기에 실패한 후(초반에 너무 싸우면 마지막에 체력부담이 있지요), 뒤에 있다가 나머지 둘 정도가 남았을 때 결정지으려 했을 겁니다. 헝가리 선수가 들어오면서 충돌이 생겨 경기가 엉망이 되긴 했습니다만 헝가리 선수도 고의는 아니었습니다. 누구나 들어갈 수 있다고 판단을 하거나, 이게 마지막 기회라고 판단했을 때 위험을 감수하고 시도를 해 보게 되거든요. 제가 보기에는 나머지 둘에 충분히 결정지을 수 있는 상황이라고 생각합니다.

경기가 끝난 후 서이라 선수가 임효준 선수의 추월을 방해한 거라는 사람들이 있던데 이것도 이해할 수 없는 이야기입니다. 쇼트트랙은 팀 스포츠입니다. 종목의 포맷이 개인종목이지만 운동을 하는데 팀이 없으면 불가능합니다. 세계최고의 코치, 시스템, 지원 모든 게 있어도 조금 부족한 코치와 시설, 열 명 남짓한 동료보다 못합니다. 계주훈련을 같이 하고, 스피드업 훈련을 같이 하고, 지구력 훈련을 같이 할 열명, 그 이상의 동료가 있어야만 운동이 가능합니다.

그런 팀 스포츠에서 같은 팀 동료의 추월을 방해한다구요? 아무리 이기적인 선수라 해도 경기를 흔들어야 하는 상황에서 팀 동료의 추월을 방해할 선수는 단 한명도 존재치 않습니다. 선두에서 마지막에 1/2위 싸움을 하는 순간이면 막을 수 있지만요.


3. 현재의 파벌은?

이제는 단대/체대의 파벌은 정리된 지 꽤 되었고, 대표선발전 시스템이 굉장히 합리적으로 자리잡아서 선수선발에 대한 불공정은 어불성설입니다. 1차에서 타임레이스로 한번 거르고, 두 번의 오픈 레이스로 선발을 하기 때문에 공정성이 담보되었다고 봅니다. 지금 대표팀 선수들은 정말 최고의 선수들입니다.


4. 왜 예전만큼 강하지 못한가?

90년대만 해도 쇼트트랙은 한국의 독무대였죠. 당시에는 외국 선수들은 거의 투잡선수였습니다. 그러나 이제는 외국 선수들도 직업 선수들이 대부분입니다. 다만 어릴 때 배운 기본기에서 우리 선수들이 아직 앞서있고 특히 지구력에서 우리 선수들이 뛰어나기 때문에 그래도 약간의 우위를 점하고 있습니다.

다만 운동이 굉장히 힘듭니다. 보통 어린 선수들부터 성인선수들까지 새벽 4시경에 기상해서 새벽/오전/오후/저녁의 하루 10 시간 정도의 훈련 일정을 1년에 30일 정도 제외하고는 견뎌내야 해서 시작하는 선수들은 많지만 낙오자도 많습니다. 예전에는 열명이 입문, 다섯명이 견뎌냈다면 요즘은 두세명만 견뎌내거든요. 환경은 훨씬 좋아졌는데 견뎌내는 선수들이 많지 않습니다. 인풋이 적으니 아웃풋도 적지요.ㅜ.ㅡ


5. 쇼트트랙 선수들이 스피드로 가는 이유는?

일단 쇼트트랙에서의 경쟁이 매우 심합니다. 그리고 쇼트트랙 선수들의 기술이 좋습니다.
쇼트는 좁은 코너를 돌기 때문에 지구력이 강하고 기술적으로도 뛰어납니다. 스케이팅은 하키, 피겨를 포함해서 직선구간보다 발을 넘기는 코너에서 가속이 되는데, 가속이 되지만 그만큼 체력소모가 심합니다. 그런데 코너가 주행의 70퍼센트 정도 거리를 차지하는 쇼트트랙은 그만큼 체력소모가 심하고 많은 기술이 요구되기 때문에, 쇼트 선수들이 넓은 스피드 링크에 가면 기술적/체력적으로 편해집니다. 다만 경기에서 늘 혼자 타야해서 정신적으로 힘들겠지요.



이상입니다. 자랑스러운 우리 선수들 많은 응원 부탁드립니다. 스피드는 제가 내부 상황을 거의 알지 못해 쓸 수 있을지 모르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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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02/20 01:00
수정 아이콘
애초에 서이라 선수 임효준 선수의 문제는 두 선수의 플레이스타일 차이가 결승전 상황에서 꼬여버린 문제라 봐야죠.
서이라 선수는 선두권 선수들 뒤에서 따라 붙다가 나중에 추월하는 스타일이고
임효준 선수는 거의 뒤에서 중간 이후에 올라가며서 따라 붙는 스타일인데
하필 이 경기에서 두 선수가 꼬여버리고 거기다 뒤에서 치고 오는 선수의 무리수 때문에 결국 완전히 꼬여버린 것이죠.
EndLEss_MAy
18/02/20 01:01
수정 아이콘
정확하십니다. 혹시 선출이신지요?
18/02/20 01:11
수정 아이콘
아니요. 그냥 두 선수가 해오던 경기를 보니까 스타일이 그런 것 같아서 그랬습니다.
실제로 결승전도 그렇게 진행이 되었구요.
아이오아이
18/02/20 01:03
수정 아이콘
흔히 빙상갤에서 불리는 4년어쩌고 하는 비하용어가 이번 서이라 까는 여론이 나올때 만큼은 빛이나더군요.
평소엔 쇼트트랙 찾아보지도 않다가 올림픽때만되면 나타나서 온갖 훈수두면서 김동성 전이경 때를 떠올리며 왜 요즘 애들은 예전만 못하냐는 소리를 해댈땐 어디부터 손을대야할지 몰라서 입이 다물어지곤하죠.
그리고 1번에서 부상 시키려고 경기를 하지 않는다고 하는데 우리 서쪽에 있는 나라는 꼭 그런것만은 아닌거 같...
작별의온도
18/02/20 01:20
수정 아이콘
지금도 생각하면 빡치는 왓멍...
18/02/20 01:07
수정 아이콘
4번같은건 아마 계속해서 나오는 얘기겟죠 솔직히 누가 저런생활을 하고 싶겟습니까...
마라톤에서도 삼성팀만 빡새고 시도청팀들 훈련이 상대적으로 널널해서 삼성팀에서 몇년만 훈련하다가 힘들어서 다 시도청팀으로 가는거 때문에 갈수록 성적이 안나온다는 인터뷰를 봤었네요
EndLEss_MAy
18/02/20 01:11
수정 아이콘
그래도 이게 이기는 기분에 심취하면 저 생활을 즐기게 됩니다. 저도 작은 성취를 느꼈을 때 정말 열심히 운동했었습니다.
18/02/20 01:11
수정 아이콘
당장 이번 사태의 피해자인 노선영 선수조차도 한체대 출신만 따로 모아 훈련해서 같이 연습을 못했다고 얘기한지가 얼마 안 되었는데 파벌이 없어졌다고 단언하긴 힘들다고 생각합니다.
EndLEss_MAy
18/02/20 01:16
수정 아이콘
체대에서 따로 훈련한 선수들은 매스스타트를 뛰는 선수들인데, 매스스타트를 뛰는 선수들은 사실 스피드스케이팅 링크에서 훈련하는게 별 필요가 없습니다. 쇼트만 훈련해도 좋은 성적이 나올 수 있거든요. 아마 파벌보다는 메달 가능성이 있는 선수들을 모아서 쇼트 훈련을 했을 가능성이 커 보입니다. 그나마 체대 링크가 시설이 좋거든요.
키리하
18/02/20 01:18
수정 아이콘
노선영 선수도 한체대에요. 한체대 파벌 문제는 아닌듯 합니다. 김보름 선수보다 4년 선배라네요.
당시 발언도 그렇지만 메달 가능성에 따라 나눠서 한 거 같아요. 따로 훈련한 선수는 이승훈 정재원 김보름 인 거 같은데
이승훈 선수는 팀추월 훈련을 개인훈련 혹은 시합 제외하고 일주일에 몇 번씩 했고 10년 이상을 공들인 종목이라고 한 반면 노선영 선수는 안했다고 한걸로 봐선 여자팀의 경우는 진짜 진즉에 깨진 팀이 아니었나 싶고요..
작별의온도
18/02/20 01:28
수정 아이콘
그쵸 한체대 파벌 문제라기보다 부회장 독단인지 뭔지는 몰라도 팀추월은 메달 가능성이 없으니 이 쪽은 아예 버리고 메달 가능성이 높은 쪽에 주력했다고 보는 게 맞겠죠. 근데 그렇게 할 거면 팀추월 국가대표로 왜 나갔는지 궁금...
무적LG오지환
18/02/20 01:32
수정 아이콘
사실 노선영 선수 출전 무산되면서 팀추월은 아예 출전 못 할 뻔 했는데, 러시아 선수 참가가 취소되고 노선영 선수의 올림픽 출전이 확정되면서 팀추월도 자연스레 출전권 획득했거든요.

근데 노선영 선수 출전 무산은 연맹의 삽질 덕분이고, 노선영 선수가 출전 번복되는 사이에 저 인터뷰를 했었죠.

연맹의 전통과 이런 정황들을 보면 뭐 시나리오 한 편 그려지긴 하는데 진실은 저 너머에 있긴 합니다 흠흠...
세렌드
18/02/20 01:27
수정 아이콘
이건 한체대 파벌보다는 전명규의 픽이냐 아니냐에 따라 갈린다고 봐야 ...
가만히 손을 잡으
18/02/20 01:34
수정 아이콘
그 것도 파벌이라고 봐야죠. 특정인맥에 의한..
애초에 파벌의 원흉이라는 양반이 저 자리에 앉아 있는거 부터 이상하죠.
18/02/20 01:29
수정 아이콘
음. 저 내용은 한체대 파벌보단 메달권 특혜에 대한 인터뷰였군요. 자세한 내용 감사합니다.
18/02/20 06:15
수정 아이콘
(수정됨) 1번은 약간 의문이 드네요.
전이경 시절부터 중국은 항상 그러던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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