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GR21.com
- 회원들이 연재 작품을 올릴 수 있는 게시판입니다.
- 연재를 원하시면 [건의 게시판]에 글을 남겨주시기 바랍니다.
Date 2012/07/09 22:43:17
Name VKRKO
Subject [번역괴담][2ch괴담]숲의 나쁜 요정 - VKRKO의 오늘의 괴담
나는 어릴 적 네덜란드의 위트레흐트라는 곳에 살았었다.

부모님이 해외 지사에 일하시는 바람에, 초등학교 1학년부터 6학년까지 그 곳에 머물렀었다.

원래대로라면 일본인 학교에 가야겠지만, 나는 왠지 일본인 학교의 분위기에 쉽게 섞일 수 없어서, 6년간 계속 네덜란드 초등학교를 다니며 네덜란드 친구들과 친하게 지냈다.



그리고 위트레흐트 교외에 살던 우리 집 근처에, 같은 반에 다니는 로베르트라는 남자 아이와 제시카라는 여자 아이가 있었다.

이 두 사람과 나는 매일 함께 놀곤 했었다.

그러던 어느 날.



우리는 3명이서 평소 놀던 공원에서 숨바꼭질을 하고 있었다.

내가 술래였는데, 단순하게 주변에 숨은 로베르트는 곧 찾을 수 있었지만 아무리 찾아도 제시카는 찾을 수 없었다.

둘이서 필사적으로 찾고 있는데, 공원 안 쪽의 숲에서 엉엉 울면서 제시카가 달려 나왔다.



그리고 놀란 우리가 사정을 묻자 이렇게 대답했다.

[숲 속에 무서운 도깨비가 잔뜩 있었어. 냄비에다 사람의 손 같은 걸 삶고 있었어.]

그럴 리 없다고 우리는 웃었지만, 제시카는 너무나 필사적으로 진짜라고 말해서 우리는 믿어 보기로 했다.



그리고 셋이서 몰래 보러 가 보기로 했다.

제시카도 모두 함께라면 괜찮다며 조심스레 안내를 해 주었다.

숲 안을 조심스럽게 걸어가자, 조금 넓은 들판이 나왔다.




거기서 제시카가 [쉿!] 하고 손가락을 입에 댄 뒤 주저 앉아 몸을 숨겼다.

그리고 그녀가 살그머니 가리킨 앞으로 보자... 있었다.

큰 남자 4, 5명이 모닥불을 피우고 있었다.



모두 검은색 너덜너덜한 옷을 입고 후드까지 쓴 채였다.

얼굴은 새하얬다.

하지만 이상한 화장을 한 것 같은 느낌이었다.



그런 사람들이 무엇인지 알 수 없는 이상한 노래를 큰 소리로 합창하면서 불에 얹은 냄비를 젓고 있었다.

그리고 나무로 된 테이블 위의 저것은... 사람?!

몸 이곳 저곳이 뿔뿔이 잘려나가 있다.



그리고 멀리 보이는 냄비에는 확실히 손목이 튀어 나와 있었다.

제시카는 우리들과 그 사람들을 번갈아 보면서 [저거 봐! 저거 봐!] 라는 듯한 얼굴을 하고 있었다.

나는 눈 앞에 보이는 광경을 믿을 수 없어 단지 망연자실 하고 있을 뿐이었다.



하지만 로베르트는 무서움을 견디지 못한 것인지 소리를 지르고 말았다.

그 순간 놈들은 일제히 우리가 있는 곳을 보았다.

심지어 한 명은 도끼를 들고 있었다.



[바보야!] 라고 제시카와 내가 동시에 소리를 지른 후, 우리는 미친 듯이 달렸다.

뒤에서 그 녀석들이 [으아아아!] 하고 소리를 지르는 것이 들려왔지만, 다행히 쫓아 오지는 않았다.

우리들은 빛이 보이는 마을까지 달려 도망쳤다.



그리고 제시카는 이렇게 말했다.

[오늘 봤던 건 틀림 없이 숲의 나쁜 요정일거야. 앞으로는 숲에 가지 말자.]

그것은 당시 네덜란드 아이들 사이에 널리 퍼져 있는 믿음이었다.



나와 로베르트 역시 그 말에 수긍하고, 두 번 다시 그 숲에는 다가가지 않았다.

어쩐지 그 일을 입 밖에 내면 그들이 찾아올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서 누구에게도 말할 수 없었다.

그 사건 이후 얼마 전까지 나는 [그 사람들은 분명 광신자나 이상한 종교를 믿는 사람이었을거야.] 라고 생각하고 있었다.



분명 테이블 위의 사람도 실은 인형이었을 것이라 믿고 있던 것이다.

그런데 얼마 전, 로베르트에게 연락이 왔다.

위트레흐트의 그 공원 숲 속에서, 사람의 뼈가 나왔다고.



그것도 뿔뿔이 토막 난 채, 숲 속 한복판의 들판에서 나왔다는 것이었다.

우연일지는 모르겠지만, 나도 로베르트도 그 때 그 사람들과 연관 짓지 않을 수가 없었다.




영어/일본어 및 기타 언어 구사자 중 괴담 번역 도와주실 분, 괴담에 일러스트 그려주실 삽화가분 모십니다.
트위터 @vkrko 구독하시면 매일 괴담이 올라갈 때마다 가장 빨리 소식을 받아보실 수 있습니다.

티스토리 블로그 VK's Epitaph( http://vkepitaph.tistory.com )
네이버 카페 The Epitaph ; 괴담의 중심( http://cafe.naver.com/theepitaph )

통합규정 1.3 이용안내 인용

"Pgr은 '명문화된 삭제규정'이 반드시 필요하지 않은 분을 환영합니다.
법 없이도 사는 사람, 남에게 상처를 주지 않으면서 같이 이야기 나눌 수 있는 분이면 좋겠습니다."
거간 충달
12/07/10 11:54
수정 아이콘
네덜란드사람 이름이 제시카??흠;;
9th_Avenue
12/07/11 07:30
수정 아이콘
순규보다는 자연스러운데요 뭘~ 크크크
아니면 제시카는 반 호이동크..
로베르트는 하셀바잉크나 반페르시로 바꾸는게 더 자연스러울 수도 있... (죄송합니다 -_-;)
속으론 수사반�
12/07/12 16:56
수정 아이콘
다음 이야기 또 올려주세요. 현기증 난단 말이에요.
목록 삭게로! 맨위로
번호 제목 이름 날짜 조회
447 [번역괴담][2ch괴담]타 버린 책 - VKRKO의 오늘의 괴담 [2] VKRKO 6725 12/05/19 6725
446 [번역괴담][2ch괴담]네 명의 조난자 - VKRKO의 오늘의 괴담 [1] VKRKO 6878 12/05/18 6878
445 [선비와 구렁이 6편] [1] 지옥의마검랑5463 12/05/18 5463
444 [선비와 구렁이 5편] [2] 지옥의마검랑5632 12/05/18 5632
443 [선비와 구렁이 4편] 지옥의마검랑5704 12/05/17 5704
442 [선비와 구렁이 3편] 지옥의마검랑5683 12/05/17 5683
441 [선비와 구렁이 2편] [4] 지옥의마검랑6200 12/05/16 6200
440 [선비와 구렁이 1편] [11] 지옥의마검랑10225 12/05/16 10225
437 [번역괴담][2ch괴담]장님 - VKRKO의 오늘의 괴담 [2] VKRKO 6948 12/05/16 6948
435 [번역괴담][2ch괴담]돌핀 링 - VKRKO의 오늘의 괴담 [4] VKRKO 6962 12/05/14 6962
434 [번역괴담][2ch괴담]새벽의 엘리베이터 - VKRKO의 오늘의 괴담 [3] VKRKO 6827 12/05/13 6827
433 [번역괴담][2ch괴담]한밤 중의 관찰 - VKRKO의 오늘의 괴담 [2] VKRKO 7446 12/05/11 7446
432 [번역괴담][2ch괴담]저주의 편지 - VKRKO의 오늘의 괴담 [6] VKRKO 7177 12/05/10 7177
431 [번역괴담][2ch괴담]쾅, 쾅. 그리고... - VKRKO의 오늘의 괴담 [4] VKRKO 6887 12/05/09 6887
430 [청구야담]중을 벤 이비장(鬪劍術李裨將斬僧) - VKRKO의 오늘의 괴담 VKRKO 6457 12/05/07 6457
429 [번역괴담][2ch괴담]긴 소매 아래에 - VKRKO의 오늘의 괴담 [3] VKRKO 6703 12/05/06 6703
428 [번역괴담][2ch괴담]사람이 사람을 먹다 - VKRKO의 오늘의 괴담 [5] VKRKO 23021 12/05/04 23021
427 [번역괴담][2ch괴담]죽음의 신 - VKRKO의 오늘의 괴담 [2] VKRKO 7345 12/05/02 7345
426 [번역괴담][2ch괴담]이세계로의 문 - VKRKO의 오늘의 괴담 [5] VKRKO 8616 12/05/01 8616
424 [번역괴담][2ch괴담]흑백사진 - VKRKO의 오늘의 괴담 [2] VKRKO 7413 12/04/21 7413
423 [청구야담]인술을 베푼 조광일(活人病趙醫行針) - VKRKO의 오늘의 괴담 [2] VKRKO 7128 12/04/20 7128
422 [번역괴담][2ch괴담]문방구의 괴한 - VKRKO의 오늘의 괴담 [8] VKRKO 7731 12/04/18 7731
421 [번역괴담][2ch괴담]지각 - VKRKO의 오늘의 괴담 [1] VKRKO 8010 12/04/12 8010
목록 이전 다음
댓글

+ : 최근 6시간내에 달린 댓글
+ : 최근 12시간내에 달린 댓글
맨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