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GR21.com
- 회원들이 연재 작품을 올릴 수 있는 게시판입니다.
- 연재를 원하시면 [건의 게시판]에 글을 남겨주시기 바랍니다.
Date 2011/10/24 19:01:00
Name VKRKO
Subject VKRKO의 오늘의 괴담 - [번역괴담][2ch괴담]이상한 약속
중학교 2학년 끝무렵, 나는 이사를 가게 되었다.

이사 전날, 집 앞에서 같은 반 M군이 우물쭈물 혼잣말을 하며 걷고 있는 것을 보게 되었다.

M군과는 유치원부터 중학교까지 같은 학교를 다녔고, 집도 가까웠다.



하지만 초등학교 저학년 때 이후로는 그다지 말을 섞는 일은 없었다.

M군은 조금 뚱뚱해서 운동 신경이 둔했고, 마음이 약하고 친구가 적은 타입이라 나와는 영 맞지가 않았다.

그렇기 때문에 지금 와서 생각해보면 내가 도대체 왜 M군에게 말을 걸었던 것인지 나조차도 모르겠다.



그렇지만 그 때 나눴던 이야기만은 지금도 분명하게 기억하고 있다.

[뭘 중얼거리고 있는거야?]

[이상한 약속을 했어, 이상한 약속을 했어.]



[누구랑 무슨 약속을 했는데?]

[약속이니까 말하면 안 돼... 하지만 너는 이사 가는거지? 그럼 괜찮을까? 내가 내가 아니게 되어 버려... 아, 역시 안 되겠어. 약속이니까 말하면 안 돼.]

그리고 M군은 가 버렸다.



그리고 지난 달, 2학년 때까지 다니던 중학교 동창회가 열렸다.

도중에 전학을 가긴 했지만 나한테도 전화가 와서 참석하게 되었다.

그리운 얼굴들이 하나 하나 보이는 사이, 모르는 얼굴이 하나 있다.



게다가 굉장히 잘생겼다.

나는 친구에게 [저 사람 누구야?] 라고 물었다.

친구는 [M군이잖아.] 라고 가르쳐 줬다.



나는 놀라서 [M군 완전히 변했네. 딴 사람 같다. 옛날에는 살이 꽤 쪘었는데.] 라고 말했다.

그런데 친구는 [엥? M군은 옛날부터 인기 좋았잖아. 지금이랑 똑같은데?] 라고 말하는 것이었다.

다른 친구들도 M군은 스포츠 만능에 리더쉽이 있고 인기가 많았다는, 나와는 완전히 다른 기억을 가지고 있는 것 같았다.



그 날은 M군과 이야기 하지 못하고 돌아왔다.

집에 돌아와서, 나는 M군이 찍혀 있었을 단체 사진과 초등학교 때의 졸업 앨범을 찾았지만, 도췌 찾을 수가 없었다.

겨우 찾아낸 사진은 유치원 때의 것이었다.



조금 뚱뚱한, 어린 시절의 M군이 찍혀 있었다.

어머니와 누나에게 M군의 사진인 것을 확인하고, 인상을 물어보면 내가 기억하는 것과 같다.

그래서 나는 중학교 친구에게 중학교 졸업 앨범을 빌려 왔다.



거기에는 동창회에서 내가 봤던, 멋진 모습의 M군이 찍혀 있었다.

내가 마지막으로 만나고 겨우 1년 밖에 지나지 않았을 때의 사진인데도.

어머니와 누나도 [이건 M군이 아니잖아.] 라고 깜짝 놀라고 있었다.



묘하게도 앨범에 있는 M군의 롤링 페이퍼에는 [나는 나야. 약속이니까.] 라고 써 있었다.

다른 친구에게 이 이야기를 해 봤지만 [잠시 못 본 사이에 말도 안 되게 멋져지는 녀석도 종종 있어.] 라는 이야기만 들었다.

그렇지만 중학교 동창들과 내 기억이 완전히 다른 데다, M군과 마지막으로 나눴던 대화가 마음에 계속 걸린다.




영어/일본어 및 기타 언어 구사자 중 괴담 번역 도와주실 분, 괴담에 일러스트 그려주실 삽화가분 모십니다.
vkrko@tistory.com 으로 직접 겪으신 기이한 일들에 관한 이야기를 투고 받고 있습니다.
트위터 @vkrko 구독하시면 매일 괴담이 올라갈 때마다 가장 빨리 소식을 받아보실 수 있습니다.
http://vkepitaph.tistory.com/407 가장 무서운 이야기 투표 중!

티스토리 블로그 VK's Epitaph(http://vkepitaph.tistory.com)
네이버 카페 The Epitaph ; 괴담의 중심(http://cafe.naver.com/theepitaph)

통합규정 1.3 이용안내 인용

"Pgr은 '명문화된 삭제규정'이 반드시 필요하지 않은 분을 환영합니다.
법 없이도 사는 사람, 남에게 상처를 주지 않으면서 같이 이야기 나눌 수 있는 분이면 좋겠습니다."
사파이어
11/10/25 12:31
수정 아이콘
내가 내가 아니게 되어버려
애패는 엄마
11/10/27 11:03
수정 아이콘
다이어트를 위한 자신과의 약속?
11/10/27 16:21
수정 아이콘
크크크크크크크크 빵 터졌습니다
정 주지 마!
11/10/29 12:31
수정 아이콘
항상 재미있게 보고 있습니다. 감사합니다.
목록 삭게로! 맨위로
번호 제목 이름 날짜 조회
119 [소설] 불멸의 게이머 19화 - 승리의 여신 [21] i_terran5826 09/05/28 5826
118 [소설] 불멸의 게이머 18화 - 승자의 얼굴 [18] i_terran6009 09/05/28 6009
117 [소설] 불멸의 게이머 중간 홍보 - 불멸의 게이머 + 영화 타짜 [4] i_terran6705 09/05/28 6705
116 [소설] 불멸의 게이머 17화 - 필승법 [16] i_terran5791 09/05/28 5791
115 [소설] 불멸의 게이머 16화 - 승자들이 말하지 않는 것 [15] i_terran6255 09/05/28 6255
114 [소설] 불멸의 게이머 15화 - 행운의 여신 [11] i_terran6089 09/05/28 6089
112 [소설] 불멸의 게이머 14화 - 과거와 현재 [10] i_terran5824 09/05/28 5824
110 [소설] 불멸의 게이머 13화 - 화끈한 조지명식 [9] i_terran6334 09/05/28 6334
109 [소설] 불멸의 게이머 12화 - 사과 [9] i_terran6281 09/05/28 6281
108 [소설] 불멸의 게이머 11화 - 희생의 대가 [8] i_terran5983 09/05/28 5983
107 [소설] 불멸의 게이머 10화 - 진실과 거짓말 [9] i_terran6155 09/05/18 6155
106 [소설] 불멸의 게이머 09화 - 대박 아이템 [8] i_terran6095 09/05/18 6095
105 [연재홍보]불멸의 게이머, 연재 홍보 인사 드립니다. [1] i_terran6074 09/05/05 6074
104 [소설] 불멸의 게이머 08화 - 확실한 GG 타이밍 [16] i_terran6715 09/05/17 6715
103 [소설] 불멸의 게이머 07화 -승부사의 무덤 [14] i_terran6224 09/05/17 6224
102 [소설] 불멸의 게이머 06화 - 완벽한 패배 [8] i_terran6519 09/05/17 6519
101 [소설] 불멸의 게이머 05화 - Kiss [13] i_terran6494 09/05/12 6494
100 [소설] 불멸의 게이머 04화 - 아수라- [21] i_terran6401 09/05/08 6401
99 [소설] 불멸의 게이머 03화 - invisible -보이지 않는 적과 싸워라. [12] i_terran6324 09/05/15 6324
98 [소설] 불멸의 게이머 02화 - 지옥 [13] i_terran6634 09/05/06 6634
97 [소설] 불멸의 게이머 01화 - 자살 [18] i_terran7493 09/05/06 7493
96 [소설] 불멸의 게이머, 프롤로그 -- 사기스킬 <미러이미지>를 격파하라! (3) [32] i_terran7442 09/05/06 7442
95 [소설] 불멸의 게이머, 프롤로그 -- 사기 스킬 <미러이미지>를 격파하라! (2) [6] i_terran6956 09/05/06 6956
목록 이전 다음
댓글

+ : 최근 6시간내에 달린 댓글
+ : 최근 12시간내에 달린 댓글
맨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