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GR21.com
- 회원들이 연재 작품을 올릴 수 있는 게시판입니다.
- 연재를 원하시면 [건의 게시판]에 글을 남겨주시기 바랍니다.
Date 2011/08/23 16:13:45
Name VKRKO
Subject VKRKO의 오늘의 괴담 - [실화괴담][한국괴담]슬픈 목소리
지금은 25살인 제가 고등학교 2학년 때 있었던 일입니다.

당시 저는 집안 사정으로 시골에 살고 계시는 할머니 댁에서 시내의 고등학교까지 통학을 하고 있었습니다.

할머니 댁은 한옥이었는데, 일자형으로 된 집이었습니다.

가방이라는 집 맨 끝쪽의 방이 제 방이었는데, 제일 넓고 깨끗한데다 여름에도 서늘한 기운이 느껴지는 방이었습니다.

그 때는 한여름이라 후덥지근한 열대야가 계속되고 있었습니다.



당시 할머니는 서울에 사시는 작은 아버지 댁에 가 계셨고, 큰 방에서는 아버지가 주무시고 계셨습니다.

저는 제 방에서 열대야에 시달리며 새벽까지 잠을 이루지 못하고 있었습니다.

새벽 2시쯤 저는 보고 있던 TV를 끄고 선풍기 바람을 쐬며 잠을 청하고 있었습니다.

그 때 제가 쓰던 선풍기는 약간 고장이 난 상태였는데, 회전 버튼을 누르면 회전 도중 머리가 잘 움직이지 않아 딱딱 소리가 났었습니다.

시골이다보니 밤에는 조용해서 다른 소리도 없고, 후덥지근한 날씨 때문에 뒤척이고 있다보니 그 소리가 무척 거슬려 잠을 이룰 수가 없었습니다.

그렇게 한 3분 정도 지났을까요?

갑자기 어디선가 누군가 흐느끼는 소리가 들렸습니다.

무엇이 그리 서러운지 흑흑 울고 있었습니다.

처음에는 이게 무슨 소리가 싶어 귀를 기울이고 있었지만, 곧 정신이 번쩍 들었습니다.

누워 있다가 벌떡 일어나 귀를 세우고 집중했습니다.

그 때, 숟가락으로 쇠그릇을 긁는 소리와 함께 서럽게 울고 있는 여자아이의 목소리가 들렸습니다.

[배고파요. 밥 좀 주세요, 네? 흑흑... 배고파요. 밥 좀 주세요, 네? 흑흑...]

그 소리를 듣는 순간 온몸의 털이 쫙 곤두섰습니다.

당시 저는 잠에 취해있거나 반쯤 잠든 것도 아니었고, 멀쩡한 정신으로 일어나 있었습니다.

집에서는 개를 15마리 정도 기르고 있었는데, 제 방에서 3미터 근처에 개집이 있었습니다.

그날 따라 우리집 개들은 아무 것도 들리지 않는 듯 조용히 있고, 제 귀에는 그 소리가 계속 들려왔습니다.

소리는 벽 쪽에서 들렸는데, 형체도 없이 계속 소리만 들려오니 정말 미칠 것 같았습니다.

정말 온 몸이 굳어 있는 와중에 수많은 생각이 머릿 속을 스쳐 지나가는데, 무조건 여기서 나가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베개를 품에 안고 나갈 기회만 엿보다, 선풍기를 끈 뒤 마루로 뛰쳐나가 아버지가 주무시던 큰 방으로 뛰어들어갔습니다.

무척이나 더운 날이었지만 그 날 저는 아버지 옆에 딱 붙어서 잤습니다.

아버지 곁에 있어서인지 아까 같은 일은 일어나지 않았고, 저는 마음을 가다듬고 잠을 청했습니다.

다음 날 아침 저는 아버지가 깨우셔서 일어나게 되었습니다.

그런데 여전히 누군가가 우는 소리가 들려왔습니다.

알고보니 울고 있는 것은 저였습니다.

기억은 나지 않았지만 굉장히 슬픈 꿈을 꾸었던 것 같습니다.

그리고 그 이후에는 마음이 무척이나 평안해졌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도대체 그 때 밥그릇을 긁으며 애처롭게 울던 소녀는 누구였을까요?

아직도 그 슬픈 목소리가 귓가에 생생합니다.



영어/일본어 및 기타 언어 구사자 중 괴담 번역 도와주실 분, 괴담에 일러스트 그려주실 삽화가분 모십니다.
vkrko@tistory.com 으로 직접 겪으신 기이한 일들에 관한 이야기를 투고 받고 있습니다.
트위터 @vkrko 구독하시면 매일 괴담이 올라갈 때마다 가장 빨리 소식을 받아보실 수 있습니다.

티스토리 블로그 VK's Epitaph(http://vkepitaph.tistory.com)
네이버 카페 The Epitaph ; 괴담의 중심(http://cafe.naver.com/theepitaph)

통합규정 1.3 이용안내 인용

"Pgr은 '명문화된 삭제규정'이 반드시 필요하지 않은 분을 환영합니다.
법 없이도 사는 사람, 남에게 상처를 주지 않으면서 같이 이야기 나눌 수 있는 분이면 좋겠습니다."
눈시BB
11/08/31 06:50
수정 아이콘
무서우면서도 슬프네요. -_-; 무슨 원한 같은 것보다 이런 게 더 오싹한 거 같습니다
11/09/01 12:06
수정 아이콘
정말 미스테리하네요...
목록 삭게로! 맨위로
번호 제목 이름 날짜 조회
119 [소설] 불멸의 게이머 19화 - 승리의 여신 [21] i_terran5825 09/05/28 5825
118 [소설] 불멸의 게이머 18화 - 승자의 얼굴 [18] i_terran6009 09/05/28 6009
117 [소설] 불멸의 게이머 중간 홍보 - 불멸의 게이머 + 영화 타짜 [4] i_terran6705 09/05/28 6705
116 [소설] 불멸의 게이머 17화 - 필승법 [16] i_terran5791 09/05/28 5791
115 [소설] 불멸의 게이머 16화 - 승자들이 말하지 않는 것 [15] i_terran6255 09/05/28 6255
114 [소설] 불멸의 게이머 15화 - 행운의 여신 [11] i_terran6089 09/05/28 6089
112 [소설] 불멸의 게이머 14화 - 과거와 현재 [10] i_terran5824 09/05/28 5824
110 [소설] 불멸의 게이머 13화 - 화끈한 조지명식 [9] i_terran6334 09/05/28 6334
109 [소설] 불멸의 게이머 12화 - 사과 [9] i_terran6281 09/05/28 6281
108 [소설] 불멸의 게이머 11화 - 희생의 대가 [8] i_terran5982 09/05/28 5982
107 [소설] 불멸의 게이머 10화 - 진실과 거짓말 [9] i_terran6155 09/05/18 6155
106 [소설] 불멸의 게이머 09화 - 대박 아이템 [8] i_terran6095 09/05/18 6095
105 [연재홍보]불멸의 게이머, 연재 홍보 인사 드립니다. [1] i_terran6073 09/05/05 6073
104 [소설] 불멸의 게이머 08화 - 확실한 GG 타이밍 [16] i_terran6715 09/05/17 6715
103 [소설] 불멸의 게이머 07화 -승부사의 무덤 [14] i_terran6224 09/05/17 6224
102 [소설] 불멸의 게이머 06화 - 완벽한 패배 [8] i_terran6519 09/05/17 6519
101 [소설] 불멸의 게이머 05화 - Kiss [13] i_terran6494 09/05/12 6494
100 [소설] 불멸의 게이머 04화 - 아수라- [21] i_terran6399 09/05/08 6399
99 [소설] 불멸의 게이머 03화 - invisible -보이지 않는 적과 싸워라. [12] i_terran6324 09/05/15 6324
98 [소설] 불멸의 게이머 02화 - 지옥 [13] i_terran6633 09/05/06 6633
97 [소설] 불멸의 게이머 01화 - 자살 [18] i_terran7493 09/05/06 7493
96 [소설] 불멸의 게이머, 프롤로그 -- 사기스킬 <미러이미지>를 격파하라! (3) [32] i_terran7442 09/05/06 7442
95 [소설] 불멸의 게이머, 프롤로그 -- 사기 스킬 <미러이미지>를 격파하라! (2) [6] i_terran6954 09/05/06 6954
목록 이전 다음
댓글

+ : 최근 6시간내에 달린 댓글
+ : 최근 12시간내에 달린 댓글
맨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