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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11/08/21 21:20:40
Name VKRKO
Subject VKRKO의 오늘의 괴담 - [번역괴담][2ch괴담]삐삐
내가 고등학생이던 때의 이야기입니다.

그 날은 1학기 기말고사가 끝나고, 다음 날은 학교가 쉬는 날이었습니다.

그래서 나는 친구 두 명과 함께 기숙사에서 사는 친구 방에 놀러가기로 했습니다.



학교 기숙사에서는 딱히 뭘 할 것도 없었기 때문에, 우리 3명은 친구의 방에서 쓸데 없는 이야기를 하면서 놀고 있었습니다.

그 당시는 지금과는 달리 휴대폰이 그리 보급된 시절이 아니었기 때문에, 나는 연락 수단으로 삐삐를 쓰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12시를 넘어가는 그 순간, 내 삐삐가 울렸습니다.



삐삐의 화면을 보니 [구해줘.] 라는 문자가 찍혀 있었습니다.

보낸 사람의 이름이 없었기 때문에, 나는 친구와 웃으며 [이런 시간에 장난을 치다니, 한심하네.] 라고 말했습니다.

그렇지만 몇 분 지나지 않아 또다시 삐삐가 울렸습니다.



이번에는 [무서워. 구해줘.] 라고 찍혀 있었습니다.

우리들은 적당히 하라면서 투덜댔지만, 그 순간 다시 삐삐가 울렸습니다.

[도.와.줘.] 라고 찍혀 있었습니다.



그 순간, 친구 한 명이 이상하다는 듯한 얼굴로 [지금 누구 웃었냐?] 라고 물었습니다.

나는 물론이고 친구들 중 그 누구도 웃고 있지 않았기에 나는 고개를 저었습니다.

그러나 잠시 뒤 또 다른 친구가 [누군가 웃었지?] 라고 묻는 것입니다.



그리고 그 순간 나의 삐삐가 또 울렸습니다.

내가 삐삐에 시선을 돌린 순간, 방 창문 바로 밖에서 여자 아이의 목소리로 [으흐흐흐흐...] 라는 희미한 웃음 소리가 들렸습니다.

그 목소리는 다른 친구들에게도 들렸던 모양이었던지, 우리는 그저 멍한 얼굴로 서로를 바라볼 뿐이었습니다.



기숙사는 남자 기숙사여서 여자는 있을 리가 없었습니다.

게다가 우리가 있던 방은 안 쪽에 있었는데, 벽에 둘러쌓여 있어 결코 드나들 수 없는 공간이었습니다.

나는 어안이벙벙해져서 손에 들고 있던 삐삐를 바라보았습니다.



그리고 나는 등골이 오싹해지는 것을 느꼈습니다.

삐삐에 마지막으로 찍혀 있던 문자는 [으흐흐흐흐] 였던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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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년의 럴커
11/08/22 13:10
수정 아이콘
삐삐는 문자가 안찍혀요. 숫자만 찍히죠.
영구없다
11/08/22 13:15
수정 아이콘
나중에 나온 삐삐는 문자가 찍히던 기종이 있었다는 기억이....???
페일퓨리
11/09/07 03:16
수정 아이콘
일본 삐삐는 문자 서비스가 있었던 것으로 압니다.
도나카렌
11/09/27 17:01
수정 아이콘
제가 대학생때 썼던게 문자삐삐인데, 수신만 가능했죠. 지금 핸폰 문자기준으로 약 두줄 정도 가능했습니다.
이게 어떻게 입력하느냐하면 삐삐를 치는 사람이 (거는 쪽)이 음성으로 남기면 그걸, 상담원이 듣고 타이프해서 전송해 주는 식이었습니다. 그래서, 여자친구가 저에게 보낼때도 오글거리는 내용은 못했었죠. 그당시 택배기사들한테 꽤 인기있던 삐삐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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